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급등 우려를 거론하면서 연내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발언을 내놓았다. 최근 연준 내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목소리가 점점 크게 엇갈리는 가운데 대폭적인 금리 인하는 힘들다는 신호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23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로드아일랜드주에서 열린 ‘그레이터 프로비던스 상공회의소 2025 경제 전망 오찬’ 행사에서 연설자로 나서 “연준이 예상보다 빠른 인플레이션 위험이 지속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약한 고용 성장으로 인해 노동 시장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다음 금리 인하 시기를 전혀 시사하지 않은 채 “너무 빨리 금리를 인하해 새로운 인플레이션 급등의 위험을 감수하거나 너무 느리게 금리를 인하해 실업률이 불필요하게 상승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고용 하방 위험으로 인해 위험 균형이 바뀌어 지난주 금리를 내렸다”면서도 “금리 인하는 보다 중립적인 정책 기조를 향한 단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와 고용의) 양면적 위험은 위험이 없는 길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노동 수요와 공급이 이례적이고 도전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8월 12개월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은 2.7%, 근원 PCE는 2.3%로 전년 대비 상승했고 이는 상품 가격에 의해 주도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품 가격 인상은 관세를 반영한 것이지 광범위한 물가 압력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며 “서비스 부문 침체는 계속되고 있고 일회성 물가 인상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연준은 지난 17일 9개월 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서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해 분기마다 발표하는 표) 상으로 올해 남은 두 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50%포인트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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