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역사를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고서는 밝은 미래를 이어갈 수 없다”며 ‘전후 80년 메시지’를 발표하겠다는 방침을 공식 표명했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메시지라는 방법으로 나름의 생각을 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메시지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왜 그 전쟁을 막지 못했는지와 전쟁의 기억이 사라져서는 안 된다는 관점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메시지는 군부에 대한 통제 실패로 전쟁이 발생한 과정을 검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은 계승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신문 등은 내달 4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후 총리직 퇴임 전에 메시지를 내는 쪽으로 최종 검토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시바 총리는 당초 전후 80년을 맞아 각의(국무회의)를 거친 담화 발표를 검토했으나 자민당 내 옛 ‘아베파’ 등 강경 보수 세력의 반발을 의식해 개인 명의로 견해를 내기로 했다. 일본 총리들은 전후 50년인 1995년부터 10년 간격으로 패전일인 8월 15일께 각의를 거쳐 담화를 발표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15년 전후 70년 담화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대전에서의 행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해 왔다"며 '과거형'으로 사죄하고 후대에 사죄를 계속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을 보류한 데 대해 “승인하면 좋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경제적 자립과 국가 통치의 실효성을 확보하도록 우리 나라(일본)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민당 총재 선거와 관련해서는 '비자금' 문제가 주요 논점이 될 것이라면서 “국민 지지를 얻으려면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간, 함께 땀 흘리고 함께 눈물 흘린 분이 많은 지지를 얻기를 개인적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시바 내각에 각료로 참여한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을 선호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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