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노비가 서럽다."
"공무원 탈출은 지능순이라더니…"
울산 남구청이 '울산 고래축제' 개막식을 앞두고 소속 공무원 300여 명을 강제 동원해 ‘1대1 의전’을 진행하려던 계획을 쏟아지는 비판 여론에 결국 철회했다.
남구청은 22일 오전 축제 준비 회의에서 의전 교육과 1대 1 의전을 모두 취소하고, 구청 총무과와 교류 도시 담당 직원 등 필수 인력 40여 명만 내빈 안내에 투입하기로 했다. 대신 질서 유지는 경호업체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앞서 남구청은 전체 공무원 900여 명 중 294명에게 의전 근무를 통보했다. 남구청이 발송한 공문에는 “고래축제 성공적 개최를 위해 불가피하게 의전 근무 대상자를 지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는 국내외 교류 도시 귀빈 담당 공무원 38명, 1대1 의전 217명, 개막식장 안내 39명 등이다. 평일 저녁 개막식과 주말 폐막식까지 추가 근무를 요구받은 공무원들은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대상에는 자유총연맹, 바르게살기, 새마을운동 등 관변단체 인사들까지 포함되면서 “과잉 동원”이라는 비판이 커졌다.
온라인 여론은 싸늘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얼마나 귀하신 분들이 오길래 공무원을 1대1로 붙여주나, 명단을 공개하라”, “의전에 미친 나라다”, "공무원 탈출은 지능순이라더니... 공노비가 서럽네" 등 비난을 쏟아냈다.
결국 300명을 동원하겠다던 계획이 40명으로도 충분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애초에 필요 없는 의전이었다"는 지적이 확산됐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졸속이 아니라 보여주기식 행정이 문제였다"는 냉소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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