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윤동주의 기념비가 일본 도쿄에도 세워진다.
도쿄 도시마구 이케부쿠로에 있는 릿쿄대는 다음달 11일 기념비 제막식을 열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릿쿄대는 윤동주가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를 졸업하고 일본에 유학하면서 처음 진학한 대학이다. 그는 이 대학에 다니면서 쉽게 쓰여진 시(1942년 6월 3일), 흰 그림자(4월 14일), 흐르는 거리(5월 12일) 등 5편의 시를 남겼다.
윤동주가 일본 유학 시절 쓴 다른 시는 확인이 안 되지만 이들 5편의 시는 친구 강처중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남겨졌다. 이들 시는 릿쿄대의 상징 마크가 찍힌 편지지에 남아있어 시가 쓰인 장소나 시기가 명확하다. 현재 연세대가 편지 진본을 소장하고 있고, 릿쿄대는 연세대의 도움을 받아 복사본을 학교 기념관에 상설 전시하며 윤동주를 기념하고 있다.
이번에 세워지는 기념비는 좌우로 긴 직사각형 모양이다. 가운데 부분에 윤동주의 사진이 들어가고 좌우에는 그의 약력과 간단한 설명, 그가 한글로 남긴 ‘쉽게 쓰여진 시’와 일본어 번역본이 실린다. QR코드도 있어 스마트폰만 있으면 시인의 삶과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접할 수 있다.
윤동주 기념비는 도쿄에서 처음 세워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니시하라 렌타 릿쿄대 총장은 “조사를 한 것은 아니지만 윤동주 기념비가 도쿄에는 없을 것”이라며 “기념비 설립은 윤동주가 릿쿄대를 다니면서 멋진 시를 지은 데 대한 표창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동주의 시비나 기념비는 그의 두번째 일본 모교 도시샤대가 있는 교토에 집중적으로 세워져있다. 도시샤대에는 1995년 시비가 건립됐고 현재는 교토예술대학 캠퍼스로 바뀐 윤동주의 하숙집터에도 시비가 세워져있다.
앞서 도시샤대는 윤동주 서거 80주기인 올해 2월 16일 그에게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했다. 이 대학이 1985년 설립 이후 사망한 사람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한 것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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