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40명 넘는 후배 길러낸 스승"…'개그계 대부' 전유성 별세에 연예계 추모

고 전유성. 뉴스1




'개그계 대부' 전유성이 25일 세상을 떠나자 연예계가 깊은 애도에 빠졌다. 동료들은 한국 코미디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고인을 기리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조직위원회는 26일 "대한민국 개그계의 큰 별이 우리 곁을 떠났다"며 "고인의 발자취는 한국 코미디 역사에 길이 기억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조직위는 "고인이 '개그맨'이라는 용어를 직접 만들고, 국내 최초 공개 코미디 무대와 개그 콘서트 실험 무대를 통해 한국 코미디의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1970년대부터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고인은 재치와 풍자, 따뜻한 유머로 시대를 아우르며 웃음의 가치를 전파했다고 덧붙였다.

조직위는 "방송과 무대에서 수많은 명장면을 연출했을 뿐 아니라 후배 개그맨들에게는 든든한 스승이자 멘토 역할을 했다"며 "아시아 최초 최대 규모 코미디 페스티벌인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창설에 주춧돌 역할을 하며 한국 코미디의 세계 진출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초'라는 수식어와 함께 항상 새로운 길을 개척한 한국 코미디의 선구자였다"며 "웃음으로 사람들을 하나로 만들고 힘든 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선사한 발자취가 한국 코미디 역사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조직위는 "무대 뒤편에서 조용히 지켜보실 고인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리며 명복을 빈다"고 애도를 표했다.

후배 개그맨 엄영수는 "전유성의 지도로 개그맨이 된 후배가 40명을 넘는다"며 "늘 우리의 정신적 지주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제가 방송 프로그램에서 여러 번 하차 위기에 놓였을 때 전유성이 PD들에게 '엄영수 같은 인재를 함부로 내보내면 안 된다'며 방패막이가 돼 줬다"고 말했다. 엄영수는 "최근 출간한 '연예비사, 남기고 싶은 이야기' 책에 전유성이 지난 7월 병원 입원 중에도 서평을 써 줬다"며 "생전 마지막 글을 사력을 다해 써 줄 만큼 후배 사랑이 각별했다"고 기억했다. 그는 "전국 축제와 지방 행사 중 전유성이 기획한 것이 많다"며 "지자체로부터 점심값 수준의 적은 돈만 받고 컨설팅을 해주며 코미디 아카데미를 세워 지방 사람들도 코미디언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 지방 코미디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엄영수는 "오늘날 우리나라 코미디 발전에 크게 기여한, 코미디에 평생을 바친 분"이라고 덧붙였다.

고 전유성. 연합뉴스




김학래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은 "어제 병원에서 만난 것이 마지막이었는데 그때까지도 유머를 애드리브하듯 말을 주고받았다"며 "'먼저 가 있을 테니 가서 만나자'는 말도 했다"고 떠올렸다. 김학래 회장은 고인을 "한국 코미디의 인적 자원을 업그레이드하고 유망한 후배들을 이끌며 코미디 위상을 높인 인물"이라며 "코미디 하면 유랑극단만 떠올리던 시절 '개그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해 코미디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았다"고 회상했다.

고인과 절친한 사이였던 가수 조영남은 별세 소식을 듣고 "확실한 뉴스냐"고 되물으며 믿기 어려워했다. 조영남은 "코미디언 중에 그처럼 선량한 사람이 없었다"며 "짬뽕을 파는 중국집을 운영하며 본인도 어려운 형편이었는데 TV에 나가지 못하는 후배 코미디언들을 불러 모아 연습시켜 줬다"고 기억했다. 그는 "전유성이 위독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며 "몇 년 전에도 야위어서 찾아와 크게 걱정했는데 회복했고, 몇 달 전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식에 조의금을 미리 보내뒀다"고 말했다.

가수 남궁옥분은 SNS에 "8월 28일 오빠 딸 제비가 운영하는 남원 인월 카페에서 마지막으로 만났는데 이렇게 빨리 떠날 줄 몰랐다"며 "어제 전대 병원 응급 상황에서도 근력 운동 하라는 카카오톡에 밤 9시 4분 '응'이라고 답한 뒤 하루 만인 오늘 밤 9시 5분에 세상을 떠났다"고 적었다. 남궁옥분은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딸 제비와 많은 대화를 나눈 뒤 전유성다운 방식으로 떠났다"며 "세상 돌아가는 일을 휴대전화로 살피고 SNS도 보며 책을 손에서 놓지 않던 소중한 사람"이라고 추모했다.

개그맨 김대범은 SNS를 통해 "스승인 개그계 대부 전유성 선생님이 하늘의 별이 됐다"며 "오늘 낮 건강 회복을 바랐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 그는 "나이에 관계없이 항상 젊은 감각의 신선한 개그를 해 늘 감탄하며 배울 수 있었다"며 "스승님처럼 나이를 먹고 싶었다"고 애통해했다. 김대범은 "스승님 성함처럼 하늘에서 유성으로 계속 빛나며 여행하기 바란다"고 남겼다.

전유성은 25일 오후 9시 5분께 폐기흉으로 입원 중이던 전북대병원에서 향년 76세로 타계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되며 희극인장으로 장례를 치른다. 유족으로는 딸이 있다.

“코미디계 큰 별 졌다”…개그맨 전유성, 향년 76세로 별세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