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가뭄으로 재난사태까지 선포됐던 강원 강릉지역에서 기부받은 생수를 중고거래로 판매하는 사례가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강릉 지역의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기부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생수 판매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2리터 6개 묶음을 2000원에서 3600원 사이의 가격으로 판매하는 글이 대표적이다. 제조업체나 수량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일부 판매자는 “직접 구매한 물”이라고 주장했지만, 상당수는 시민 배부용으로 공급된 생수로 보인다.
앞서 강릉시는 기록적 가뭄에 따라 지난달 중순과 말 두 차례에 걸쳐 전 시민에게 생수를 배부했다. 아파트 주민은 1인당 2리터 6병 묶음 3개, 비아파트 시민은 2개씩을 지급했고, 1차로는 전 시민에게 6병 1묶음을 나눠줬다. 이외에도 사회복지시설, 병원, 대학생, 외국인 근로자, 어린이집, 영아 가정, 소상공인 등에도 대량 배부가 이뤄졌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온정으로 강릉에는 총 1천만 병 규모의 생수가 지원됐으며 배부 이후에도 남은 280만 병을 추가 배포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19일 집중호우로 저수율이 회복되고 재난사태가 해제되자, 일부 물량이 시중에 흘러들며 거래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전국에서 모인 성금과 정성이 상업적으로 소비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반대로 “국민 세금으로 받은 물인 만큼 필요한 이들에게 나누겠다”는 글도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오고 있다. “배부받은 생수가 필요 없어 나눔한다”는 글에는 순식간에 신청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한편 강릉시는 남은 생수를 소상공인 등에게 계속 배부하고 있으며 강릉아레나에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시민들에게 무료 공급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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