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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시절 '노인 권익' 눈떠…세대화합 할일 많죠"

■'노인의 날' 기념일 제정 산파 이돈희 대한노인신문 대표

54년전 신촌서 노인 행사 직접 열어

26년간 기념일 제정 요구해 지정 결실

국내 첫 전문신문 창간, 관련정책 다뤄

경험과 지혜 후세 전수하는 건 의무

사회인식 개선·노장청 화합 힘쏟을것”

이돈희 대한노인신문 대표가 서울 강남구 개포동 자택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인 문제는 특정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감정평가사 출신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21년간 근무했던 이돈희(78) 대한노인신문 대표는 인생 대부분을 노인들의 존엄을 지켜내는 일에 바쳐왔다고 자부한다. 반세기 넘게 노인 권익 향상을 위해 앞장섰다. 노인의 날인 2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그는 “오늘의 청년도 언젠가는 노인이 된다”면서 “고령화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인 만큼 정부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후반이다. 당시 대학생이던 그는 아르바이트를 해 번 돈으로 신문에 광고를 내며 ‘아버지날 제정’을 호소했다. 이 대표는 “원래 5월 8일은 어머니날이었는데 어린 시절부터 왜 아버지날은 없을까 늘 의문이었다”며 “그래서 사비를 털어 신문 광고를 내고 사회적 공감대를 쌓아갔다”고 말했다. 그의 끈질긴 운동은 마침내 정부를 움직였다. 1973년 정부는 5월 8일을 아버지와 어머니를 함께 기리는 ‘어버이날’로 지정했다. 이 대표는 “아버지날은 별도로 만들어지지 못했지만 뜻이 전달된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며 “어린이날이 공휴일이듯 어버이날도 공휴일로 지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돈희 대한노인신문 대표가 인터뷰를 마친 후 자신의 저서 ‘효 친경로사상의 부활을 위하여’와 ‘이 지구상의 모든 아들과 딸들에게’를 소개하고 있다.




노인 문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도 젊은 시절이었다. 1968년 대학생이던 그는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노인을 본 뒤 서울 시내 경로당과 양로원을 돌며 실태를 조사했다.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을 자신만 가질 게 아니라 사회 전체가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노인의 날’을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는 3년간의 준비 끝에 1971년 4월 8일 서울 신촌에서 첫 ‘노인의 날’ 행사를 열었다. 이 대표는 “내가 개인적으로 만든 노인의 날 행사에 어르신 450여 명이 참석했고 대한노인회장과 서대문구청장·서대문경찰서장까지 행사장을 찾았다”며 “당시 노인의 날 행사를 일부 언론에서도 보도해 노인의 날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떠올렸다. 이 대표가 첫 노인의 날 행사 이후 줄기차게 국가 차원의 노인의 날 제정을 요구했고 26년이 지난 1997년 정부는 10월 2일을 노인의 날로 지정했다.

이 대표는 1991년 국내 최초의 노인 전문 신문인 ‘대한노인신문’ 창간에 참여했다. 노인 정책과 복지 이슈를 다루면서 권익 옹호를 위한 여론의 장을 만들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노인의 권익을 대변하고 노인의 복지 정책 실현을 촉진하는 것이 대한노인신문의 창간 정신이자 철학”이라며 “단순한 언론을 넘어 ‘노인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통로가 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한국의 노인 복지 제도가 나날이 향상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부족해 아직도 노인을 무시하는 경향이 잔존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의 노인들이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극복하며 현재의 부강한 대한민국을 세웠지만 젊은 세대에게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듯하다”면서 “노인들이 인생을 살면서 축적한 경험과 지혜라는 자산을 다음 세대에게 전수될 수 있도록 해 노·장·청년 세대 간 화합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시선은 국내를 넘어 세계로 향한다. ‘세계어버이날’을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새로운 목표다. 이 대표는 “유엔도 이미 1980년대부터 노인 권익을 강조해왔다”면서 “노인 문제는 인류 전체의 과제인 만큼 우리 정부와 민간단체가 함께했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앞으로도 노인 권익 향상을 위한 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라는 그는 “자신이 살아온 삶의 경험과 지혜를 후세에 전수하는 것이 노인의 의무이자 권리”라며 “아직 이 사회에서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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