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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의 친구' 세계적 동물학자 제인 구달 박사 별세

동물행동학 새 지평 열어…향년 91세

야생 침팬지와 생활 '도구 활용' 밝혀

세계 돌며 변화 호소한 '환경운동가'

영국의 영장류학자 제인 구달이 2018년 우간다 엔테베에 있는 침팬지 구조 센터에서 어린 침팬지를 안고 있다. AFP연합뉴스




야생 침팬지가 인간 고유의 특징으로 여겨졌던 도구 사용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며 과학사에 혁명을 일으킨 세계적인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 박사가 별세했다. 향년 91세.

제인구달연구소는 1일(현지 시간)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연구소 설립자인 구달 박사가 미국 강연 투어로 캘리포니아에 머물던 중 이날 자연적 요인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1934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구달은 어린 시절 ‘타잔’과 ‘닥터 두리틀’ 같은 아동문학 고전을 읽으며 동물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하지만 어려운 형편으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런던에서 건설회사 비서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한 친구의 초대로 1957년 케냐를 방문하면서 그의 인생이 바뀌었다. 그곳에서 만난 저명한 고인류학자 루이스 리키가 구달을 영장류 연구로 이끈 것이다.



기존 연구가 포획 상태의 침팬지에 대해 이뤄졌던 것과 달리 구달은 장기간 야생 상태의 침팬지와 함께 생활하며 체계적으로 관찰·연구하는 방식으로 동물행동학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했다. 구달은 인간 고유의 특성으로 여겨졌던 도구 제조와 사용을 야생 침팬지가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 1964년 학술 잡지 ‘네이처’에 발표하면서 학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동물학자로 명성을 얻은 그는 환경 운동에도 헌신적으로 참여했다. 구달은 침팬지 서식지가 사라지는 문제를 해결해야만 침팬지를 보호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연구와 환경보호 활동을 위해 1977년 본인의 이름을 딴 비영리 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는 연평균 300일 세계 각국을 여행하면서 현지 당국·지역사회와 만나며 자연 보전을 위한 인간의 변화를 호소했다. 이 같은 세계여행은 90대가 되도록 계속됐다. 1991년에는 어린이를 환경운동가로 성장시키는 프로그램 ‘뿌리와 새싹(Roots and Shoots)’을 출범시켰다. 탄자니아 어린이 10여 명으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현재 100여 개국 10만 명을 대상으로 한다. 한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은 구달에게 ‘어머니 대지의 자매’라는 뜻의 이름을 지어줬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구달은 베스트셀러가 된 ‘희망의 이유: 자연과의 우정, 희망 그리고 깨달음의 여정’과 여러 아동 서적 등 30여 편을 내며 활발한 저술 활동도 펼쳤다. 2002년 구달 박사는 유엔 평화 사절로 임명됐으며 2004년 영국 버킹엄궁전에서 기사 작위를 받았다. 미국 최고 민간인 훈장인 대통령 자유 메달도 받았다.

그는 2001년 한 인터뷰에서는 “동물을 향한 (인간의) 태도를 바꾸려고 할 뿐이고 그렇게 해서 세상을 조금 바꾸고 싶을 뿐”이라며 “내가 그걸 이룰 수 있을까. 아니겠지만 그래도 해나가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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