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외 수출에 나선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문화상품 ‘뮷즈’가 미국 현지 전시에서도 ‘솔드아웃’을 기록하며, 재입고를 기다리는 대기자 명단이 이어지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16일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유홍준)과 국립박물관문화재단(대표 정용석) 등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워싱턴 DC의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개막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기증품 국외순회전의 첫 전시 ‘한국의 보물:모으고, 아끼고, 나누다’의 전시 연계로 선보인 문화상품 ‘뮷즈’가 전시 개막 일주일 여 만에 ‘솔드아웃(soldout·매진)’을 기록했다. 현지 박물관에서는 초도 물량의 3배로 주문량을 늘려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쪽에 재주문을 요청한 상태다.
국중박에서 ‘뮷즈’를 사려는 외국인 관람객의 ‘오픈런’이 종종 펼쳐지는 상황이지만, 해외 전시와 연계해 ‘뮷즈’를 수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미경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상품사업본부장은 “국외 전시에서 처음으로 전시와 연계한 문화 상품을 준비하게 돼 각별히 신경을 썼는데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완판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일찌감치 재주문이 들어왔고 물량도 3배로 늘어나 현지 반응이 좋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물관 문화상품 ‘뮷즈’는 K컬처 확산과 맞물려 한국 문화의 원형에 주목하는 박물관 관람객이 늘면서 온·오프라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여기에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와 함께 극중 캐릭터 ‘더피’를 닮은 호랑이 배지 등에 관심이 쏠리며 매출이 급증했다. 올해 11월 기준 누적 매출액 356억원을 기록했는데, 지금 같은 추세라면 연말까지 지난해 연간 매출 213억원의 두 배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는 중이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관장 김성희)이 함께 기획한 이번 전시에는 국중박이 소장한 정선 ‘인왕제색도’를 비롯해 국보 7건과 보물 15건 등 총 172건 297점의 문화유산과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박수근, 김환기 등 한국근현대미술 24점이 출품됐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중지)에 따른 임시 휴관으로 전시 개막일이 연기되면서 홍보가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막 3주 만에 누적관객 1만명을 넘겼고, 관람객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게 현지 전언이다.
◆수출 효자상품 된 박물관 ‘뮷즈’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이번 ‘미국 수출’을 위해 준비한 국가유산 모티브의 문화상품은 총 38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인왕제색도 한지조명’. 이건희 회장 기증작품 2만3000여점을 대표하는 국보 ‘인왕제색도’가 이번 전시의 주요 출품작임을 고려해 인왕제색도가 그려진 전통 수공예 한지로 조명을 제작했다. 한지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과 따스하고 은은한 빛이 살아난 무드등이 빠르게 팔렸다. 인왕제색도를 그린 접이식 전통 부채도 일찌감치 매진됐다.
‘뮷즈’를 구입하려는 미국 현지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구매 대기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품목 중 하나는 달항아리다. 넉넉하고 푸근하면서도 꾸미지 않은 미감으로 독보적인 조선 시대 백자 달항아리를 비롯해 달항아리를 소재로 작업했던 도상봉, 김환기, 김인승의 작품이 함께 전시에 선보였다. 이에 맞춰 대형 달항아리와 달항아리 미니어쳐, 향꽂이로 쓸 수 있는 달항아리 명상 오브제, 여러가지 형태의 달항아리 마그넷이 매대에 올랐다.
박물관 애호가인 방탄소년단(BTS)의 RM도 원하는 색상이 없어 빈 손으로 발 돌렸다는 일화가 전하는 ‘미니어처 반가사유상’은 은은한 펄을 더한 파스텔톤 5가지 색상이 수출품목으로 이름을 올렸다. 국중박에서 외국인 ‘오픈런’이 가장 많은 상품 중 하나이며, 미국 현지에서도 이미 다 팔렸다.
청화백자 접시도 인기가 높았다. 백자에 그린 ‘청화’의 푸른 안료는 금보다 비싼 희귀 광물인 청금석에서 추출하기에, 조선시대에는 왕명으로만 대형 청화백자를 제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 고려청자매병, 달항아리 형태에 천연 자개 장식을 더한 키링도 불티나게 팔렸다. 석류,참외,죽순 등 식물 형태를 본 따 만든 고려 상형청자는 그릇으로 태어났다. 푸른 유약으로 고려 청자 특유의 색을 품은 청자 주자접시세트 역시 품절이다.
이번 전시는 내년 2월 1일 폐막 후, 워싱턴 DC를 떠나 미국 중서부 시카고박물관(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3월 7일부터 7월 5일까지 다시 열린다. 이후 전시는 대서양을 건너 영국 런던의 영국박물관(British Museum)에서 9월 10일부터 이듬해 1월 10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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