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 병원 문이 닫혔거나 약국에 갈 수 없는 상황에서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나면 부모들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해열제는 열이 어느 정도 올랐을 때 먹이면 되는지, 해열제 복용 후에도 열이 떨어지지 않으면 언제 다시 먹여야 하는지 발만 동동 구르게 마련이다. 상비약 상자를 뒤적여 겨우 약을 찾아도 얼마나 먹여야 할지, 이 약과 저 약을 함께 먹여도 될지 고민될 때가 많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소속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겨울철 고열이 동반된 감기, 독감 유행에 따라 소아 해열제의 올바른 사용방법을 안내했다.
아이가 정상 체온인 36.5도를 훌쩍 넘겨 고열에 시달리면 부모로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발열 자체는 질병이 아니며, 우리 몸이 외부에서 침입한 바이러스 등과 싸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면역 반응이다. 따라서 열을 무조건 낮추기 위해 해열제를 남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해열제를 투여해야 할 기준이 명확히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아이의 평균 체온보다 1도 이상 높거나 38℃ 이상일 경우 '열이 있다'고 판단한다. 체온과 함께 아이의 전반적인 상태에 따라 해열제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해열제 성분은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이다. 이 중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은 안전상비의약품으로 분류돼 약국 뿐 아니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반면 덱시부프로펜은 약국에서만 판매된다. 이부프로펜과 덱시부프로펜은 해열·진통 작용과 함께 염증 완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해열제를 사용할 땐 아이의 연령과 체중에 따라 적정량을 복용하도록 하고 복용 간격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생후 4개월부터, 이부프로펜과 덱시부프로펜은 생후 6개월부터 사용할 수 있다. 소아가 많이 복용하는 시럽제 중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은 1회 10~15㎎/㎏을 4~6시간 간격으로 복용하되, 하루 최대 5회를 넘겨선 안된다. 이부프로펜 시럽제는 1회 5~10㎎/㎏, 덱시부프로펜 시럽제는 1회 5~7㎎/㎏을 6~8시간 간격으로 하루 최대 4회까지 투여 가능하다. 복용 간격을 지키지 않거나 과다 투여하는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해열제 복용 후에도 고열이 지속될 땐 동일한 해열제를 복용 간격 이내에 반복해서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의사의 지시에 따라 다른 계열의 해열제를 먹이되, 2~3시간의 간격을 두고 교차 복용하도록 해야 한다.
해외에서 사온 약의 경우 성분명이 다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아세트아미노펜은 유럽에서 파라세타몰로 불린다. 명칭은 달라도 동일 성분이므로 두 제품을 함께 복용해서는 안 된다. 덱시부프로펜은 이부프로펜의 이성질체다. 약효 성분의 특성이 다르지만 화학식은 동일하기 때문에 두 성분의 해열제를 번갈아 사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식약처는 “아세트아미노펜은 과량 복용 시 간손상을, 이부프로펜과 덱시부프로펜은 위장장애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며 “제품 용기나 사용설명서에 기재된 연령·체중별 권장 용량과 1일 최대 용량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종합감기약이나 병원 처방약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 해열제 성분이 중복될 수 있는 만큼, 복용 전 반드시 의사나 약사에게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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