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이 종전안 논의를 위해 회동한 지 하루 만에 우크라이나의 ‘푸틴 관저 공격설’이 불거져 협상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가자 종전의 최대 쟁점인 무장해제를 완강히 거부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화 구상이 올해 큰 성과 없이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현지 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28일에서 29일로 넘어가는 밤에 우크라이나가 노브고로드주에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관저를 향해 91대의 드론을 발사했다”며 “우리 방공망이 모든 드론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가 ‘국가 테러리즘’ 정책으로 전환한 것을 고려해 (종전) 협상에 대한 러시아 입장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설에 대해 “지금은 (러시아를 공격할)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 매우 화가 났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일축하며 진실 공방까지 불거졌다. 무엇이 진실인지 여부를 떠나 러시아가 협상과 관련한 입장을 바꿀 것이라고 시사한 만큼 전날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회담 이후 제기된 평화의 불씨가 다시 위태롭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가자지구 평화 구상의 2단계 추진과 관련해서도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올 10월 합의된 가자지구 평화 구상 2단계에 하마스의 무장해제가 포함돼 있다. 그러나 하마스 차기 수장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할 때까지 무력 투쟁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강경파 칼릴 알하야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그들이 합의한 대로 무장해제에 나서지 않는다면 지옥을 맛보게 될 것”이라며 “그들은 상당히 짧은 시간 내 무장해제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59개국이 가자 평화 구상을 지지하고 있다”며 “하마스가 무장해제하지 않으면 이들 국가가 하마스를 뿌리 뽑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로이터통신은 “현재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서로 합의 사항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비난하고 있다”며 “평화 구상 다음 단계에서 예상되는 훨씬 더 어려운 조치들을 수용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란과 관련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재개할 경우 이스라엘과 함께 즉각 공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지상 공격을 감행했다고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마약을 적재하는 부두 지역에서 큰 폭발이 있었다”며 “우리는 모든 보트들을 타격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베네수엘라에 대한 지상 공격이 단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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