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재천 인근 단지들이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외부인도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커뮤니티 시설’을 정비계획안에 담아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심의 통과와 용적률 인센티브 등을 위한 시설 개방이 아파트 준공 후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일 서울시와 정비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현대2차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정비계획 변경안은 실내운동시설, 수변 카페 등 개방형 커뮤니티 시설 신설 안을 포함했다. 앞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한 강남구 개포우성4차아파트도 작은도서관, 열람실 등 개방형 커뮤니티시설을 계획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개방형 커뮤니티 시설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정비 사업 완료 후 공공보행로를 두고 외부인의 출입을 막는 단지가 나오는 상황에서 커뮤니티 시설의 공공 개방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서울 강동구 고덕 아르테온은 단지 내 공공보행로를 제외한 전 구역에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고, 위반 시 최대 20만 원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공문을 주변 아파트에 발송한 바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개방운영에 대한 기준’을 마련한 만큼 이들 시설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건축법 위반으로 건축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서초구청은 2016년 준공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가 1년이 넘도록 공공시설을 개방하지 않자 강제 이행금 부과를 예고했다. 이에 단지는 2018년에 시설을 개방했다. 2023년 준공한 반포동 원베일리 역시 아이돌봄센터·독서실 등 공동시설에 외부인 출입을 막으려 했다가 서초구가 매매와 담보 대출을 막는 초강수를 두자 개방했다.
하지만 담장을 통해 출입을 번거롭게 만드는 방식으로 공공개방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높이가 2m 이내의 불법 담장은 건축법상 과태료를 1회만 부과할 수 있는데다 강제 철거도 불가능하다. 특히 사유지에 담장 설치를 막기 어렵다는 판결도 나왔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8월 종로구 경희궁자이2단지 입주자대표회의가 종로구청장을 상대로 담장 설치 불허에 대한 소송에서 원고인 입대의 승소 판결을 내렸다. 결국, 담장 등을 통해 비효율적인 커뮤니티 입장 동선을 계획하면 사실상 입주민 전용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시 관계자는 “담장 설치를 통한 동선 비효율화는 운영권과 또 다른 이야기라 막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대안으로 개방형 공유시설의 기부채납을 제안했다. 권대중 한성대 교수는 “서울시나 구청에서 재건축 인허가 전 해당 부지를 기부채납 받아 국공유지로 만들 수 있다”면서 “기부채납만큼 용적률 인센티브를 준다면 효과가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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