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서 확산하는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미국의 개입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경고하면서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란은 즉각 미국과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2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평화 시위대에 발포해 폭력적으로 살해할 경우 미국은 그들을 구출하러 나설 것”이라며 “우리는 완전히 준비된 상태이며 출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한 예방적 선제타격 가능성을 시사해온 만큼 이번 발언도 강경 노선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플로리다 마러라고 사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이란이 다시 전력을 키우려 한다면 우리가 그들을 때려눕혀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은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당시 이스파한·포르도·나탄즈 등 핵시설 폭격에 가세한 전례도 있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 직후 강하게 반발했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가 이란 내정에 간섭하면 지역 전체를 혼란에 빠뜨리고 미국의 이익을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스라엘 관리들과 트럼프의 발언을 통해 이번 사태의 배경이 명확해졌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위를 배후에서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지도자 정치 고문도 “이란의 국가안보는 레드라인”이라며 “모험적인 트윗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은 “외부 정보기관 요원들이 시위를 무장 폭력 사태로 변질시키려 했으나 실패했다”며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 역내 모든 미군 기지가 정당한 공격 대상이 됐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이 ‘이란인을 구한다’는 명분으로 저지른 행적을 되돌아보라”며 1953년 이란 쿠데타, 1988년 이란 여객기 격추,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사담 후세인 지원, 대이란 제재 등을 열거했다.
한편 이란에서는 화폐 가치 급락과 고물가 등 경제난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시위대와 민병대 간 충돌로 최소 7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란 정부가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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