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용 통계에서 공공 일자리의 기형적 급증 탓에 빚어지는 착시 현상이 심각하다. 관련 통계가 민간·공공 구분 없이 전체 취업자를 기준으로 집계돼 민간 일자리 둔화가 가려지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민간 고용 추정을 통한 최근 고용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5년 3분기까지 전체 취업자가 68만 1000명 증가했는데 공공 일자리가 30만 6000명 늘어 전체 증가분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2024년의 경우 총취업자 증가분 15만 9000명에서 공공이 11만 8000명에 달했고 민간은 4만 2000명에 그쳤다. 공공 일자리가 없었다면 총취업자 증가는 연 4만 명 수준으로 축소되는 셈이다.
최근 고용 동향을 보면 공공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공공 일자리는 2015년 113만 명에서 지난해 208만 명으로 늘었고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3%에서 7.2%로 확대됐다. 특히 노인 일자리가 공공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6%에 달했다. 반면 민간 일자리 증가는 2022년 23만 7000명에서 2025년 3분기 12만 2000명으로 둔화됐고 2025년 연간 증가 폭은 5만 명에 그쳤다. 민간 일자리가 아닌 세금으로 만드는 공공 일자리가 사실상 전체 일자리를 떠받치고 있는 현실을 방증한다.
세금으로 떠받치는 공공 일자리 증가는 사상누각이나 다름없다. 무엇보다 공공 일자리는 고령층 등 취약 계층의 고용 안정과 소득 보전에 기여하지만 통계상 고용 여건을 실제보다 좋게 부풀리는 착시를 일으킨다는 점이 큰 문제다. 민간 일자리는 소비 및 근원물가와의 상관계수가 총고용보다 월등히 높은 반면 노인 일자리처럼 세금으로 떠받쳐지는 공공 일자리는 실질적인 내수 진작이나 경기 선순환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 않다. 한은은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구조적 위기 속에 민간 고용 창출력이 정보기술(IT) 이외 분야에서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시장 친화적 고용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특히 사회적 공론화 과정이 없는 정년 연장은 기업의 비용 부담만 가중시켜 청년층의 신규 채용 문을 더 좁게 만들 뿐이므로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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