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가 흩어져 있던 각종 서비스의 고객 ID를 하나로 통합하고, 자동차 생활을 통해 쌓은 포인트를 편의점 등 일상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독자적인 ‘포인트 경제권’ 구축에 나선다. 단순한 차량 판매를 넘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을 자사 생태계에 묶어둠으로써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을 꾀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지금까지 렌터카, 커넥티드카 애플리케이션, 차량 공유 등 개별적으로 운영되던 서비스 ID를 지난해 말까지 ‘도요타 어카운트(계정)’라는 공통 ID로 통합했다. 향후 이 통합 ID 시스템을 결제 기반과 연동해 고객들이 도요타 서비스를 이용하며 적립한 포인트를 전자화폐로 교환하고, 이를 편의점이나 일반 상점에서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닛케이는 “자사 서비스에 걸친 포인트 경제권을 구축하는 것은 일본 완성차업체 중에서는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도요타의 이번 행보는 ‘판매’ 중심의 전통적인 제조업 모델에서 탈피해 사업 영역을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구독형 서비스업’으로 확장한다는 의미가 있다. 도요타는 차량 인도 후 고객에게 판매하는 장비나 소프트웨어, 자동차보험 등 구독형 서비스를 ‘밸류체인’으로 명명하고 이 부문을 강화할 계획이다.
통상 자동차는 구매 빈도가 낮아 포인트 마케팅에 적합하지 않다는 통념이 있었지만, 도요타는 지속적인 과금이 발생하는 ‘밸류체인’ 사업 추진에는 포인트 제도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일본 내 승용차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는 도요타의 지배력을 감안할 때, 수백만 명 규모의 모빌리티 특화 경제권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활용 측면에서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ID와 포인트가 통합되면 차량 구매 이력부터 렌터카 이용 패턴, 각종 부품 구매 성향까지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수집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개별 부서와 판매점에 분산돼 있던 구매 이력을 활용해 고객의 수요를 미리 파악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안하는 비즈니스가 가능해진다. 라쿠텐 그룹이나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이 1억 개가 넘는 ID를 보유한 것과 비교하면 규모는 작지만, 모빌리티를 축으로 한 일상적 결제 수단으로 소비자 수요를 포착할 잠재력이 있다.
일본 포인트 시장의 급성장도 도요타의 진입을 부추겼다.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국내 포인트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24년 2조8000억엔(약 25조9000억원)에서 2029년에는 3조4000억엔(약 31조4000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비현금 결제 증가에 따른 포인트 발행이 늘고 있고, 포인트를 이용할 수 있는 가맹점도 확대되고 있다.
시장 성장 속에 이종업계간 협업도 활발하다. 라쿠텐그룹은 지난해 말 차량공유 대기업 미국 우버테크놀로지스와 제휴 확대를 발표했고, NTT도코모는 아마존재팬과 제휴하며 자사 경제권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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