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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노펙·CNAF 합병…'항공유 패권' 선점 나섰다

中 국유기업 구조조정 속도

中 당국, 세계 최대 정유사 시노펙

항공유 유통사와 수직 통합 승인

美 베네수엘라 원유장악 움직임에

초대형 에너지 국유기업으로 대응

조선·증권 이어 '中공룡기업' 또 나와

공급 과잉 해소 등 질적향상 목적도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시노펙 정유소. 로이터연합.




중국이 세계 최대 정유 업체인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과 아시아 최대 항공유 서비스 기업 중국항공유료그룹(CNAF)의 초대형 합병을 승인하며 석유 산업 주도권 장악에 나섰다. 중국은 최근 몇 년 새 주요 산업군에서 국유기업을 중심으로 인수합병(M&A)을 늘려가며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잉생산과 재고 조절을 통해 중국 제조업의 질적 향상을 꾀하는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선도 기업을 만들겠다는 전략에서다.

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전날 국무원이 시노펙과 CNAF 간 자산 개편을 비준했다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중앙기업 간 자산 재편은 합병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중국 중앙기업은 국무원 직속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의 관리를 받는 국영기업을 말한다. 특히 이번 합병은 1998년 페트로차이나·시노펙·시누크 등 3대 국영 정유 업체가 분리된 후 중국 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상징적인 통합 조치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세계 정유 업체 1위 시노펙은 중국 항공유 생산의 40%를 차지하는 기업이다. CNAF는 아시아 최대 항공유 서비스 기업으로 항공유 판매 네트워크의 95%를 독점하고 있다. 항공유를 정유 업체로부터 사들여 저장했다가 최종 급유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전 세계 500여 개 항공 고객을 보유 중이다. 이들은 합병을 통해 생산에서 급유까지 이뤄지는 항공유 서비스 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여 경쟁력을 극대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화통신은 항공유 분야 등에서 기술 연구개발(R&D), 산업화 능력, 운송·저장, 국제무역 분야 우세 등을 결합해 항공업 분야의 탄소 저감을 돕고 산업망의 고품질 발전도 추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합병 이후 조직은 직원 39만 5000명, 연간 매출 규모는 3조 3500억 위안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를 공습해 글로벌 석유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상황에서 중국이 급성장하고 있는 항공유 분야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블룸버그통신은 이들의 합병 논의 소식을 전하며 정부 주도 아래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금융 서비스 업체 예랑자본의 왕펑은 “당국이 주요 산업군에서 자금력과 운영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더 많은 합병을 조직하려 하고 있다”며 “(합병을 계기로) 더 수직적으로 통합된 석유 제국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제조 역량 및 국영 자산의 질적 제고 등을 위해 과잉생산 능력과 재고를 줄일 것을 촉구해왔다. 이러한 작업은 석탄·철강·전력 등 중공업 분야를 대상으로 진행돼 2009년 170개였던 중국 중앙기업은 현재 100개 수준으로 줄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추진된 중국선박공업(중국선박)의 중국선박중공(중국중공) 흡수합병이다. 중국 정부 주도 조선업 구조조정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된 대형 M&A로 A주 상장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흡수합병 거래였다. 두 회사는 합병을 통해 수주량, 자산 규모, 매출 등의 분야에서 모두 세계 1위의 초대형 조선사로 재탄생했다. 증권 업계에서도 빅딜이 진행됐다. 지난해 11월 중국국제금융공사(CICC)가 국유 증권사인 둥싱증권과 신다증권 흡수합병에 나섰다. CICC는 3자 합병으로 총자산 1조 위안이 넘는 중국 ‘톱4’ 증권사로 올라선다. 지난해 초에는 중국 상하이 양대 증권사인 궈타이쥔안과 하이퉁증권이 합병하며 중국 ‘톱2’ 증권사로 우뚝 섰다. 이는 중국 당국이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IB)에 맞설 ‘중국판 골드만삭스’ 육성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자동차·반도체 등 중국이 최근 전략적으로 키우는 분야에서 합병이 추진되기도 했다. 국유기업인 창안자동차와 둥펑자동차는 지난해 2월 합병 계획을 발표했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중국 최대, 글로벌 5위 수준의 자동차 회사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중복 투자, 과잉생산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로 업계를 재편한다는 목표였으나 결국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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