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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공세 차단·도발 정당화…'적대적 두 국가론' 명분쌓기

北 노동신문 대서특필 속내는

"민간이 했더라도 정부 책임"

대북 유화 정책 견제 분석

북한이 지난해 9월 격추, 개성시 장풍군 논에 추락했다고 주장하는 무인기.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한국 무인기 침투 소식을 주민들에게도 공개했다. 한국 정부의 ‘평화 공세’를 차단하고 향후 ‘적대적 두 국가론’을 법제화·정당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대내용 매체인 노동신문은 10일자 2면과 3면을 통해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의 성명과 무인기 잔해 사진 등을 보도했다. 대변인은 “(한국이) 앞에서는 우리와의 의사소통을 위해 ‘바늘 끝만 한 구멍이라도 뚫어야 한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우리에 대한 도발 행위를 멈추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2024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후 남한 소식을 아예 언급하지 않거나 비판을 자제하는 등의 행보를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 무인기 사안은 대내 매체를 통해서도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그 시점이 한중 정상회담 직후라는 점이 눈에 띈다. 또 1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에서는 “이번 한국발 무인기 침범 사건은 또다시 한국이라는 불량배, 쓰레기 집단에 대한 더욱 명백한 표상을 굳히는 데 커다란 도움을 주었다”며 이재명 정부에 대해 처음으로 거친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개최될 제9차 당대회에서 ‘적대적 두 국가론’을 법제화하고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의도로 분석하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노동신문 게재를 통해 한국의 적대적 행위를 부각하고 ‘적대적 두 국가’를 헌법 개정을 통해 명문화하려는 명분을 쌓는 것”이라면서 “또 민간이 했더라도 정부 책임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한국 정부의 대응을 곤혹스럽게 하고 대북 유화 정책을 견제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남북 관계 회복을 추진해온 이재명 정부의 평화 공세에 선을 그었다는 의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불량배, 쓰레기 집단이라는 표현을 통해 앞으로도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를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평화 공존의 메시지는 유지하되 북한의 주권 침해 위협에는 단호하고 절제된 공식 입장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향후 북한의 도발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임 교수는 “단순한 비난을 넘어 향후 북측이 감행할 도발을 정당화하기 위한 논리적 근거를 축적하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며 “무인기 공격, 정체불명의 비행체 투입 등 새로운 형태의 도발 예고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무인기 도발의 빌미를 주지 않도록 접경 지역 드론 운용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 및 다층 방어 체계 가동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는 남북 간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통일부는 “유관기관과 함께 남북 간 긴장 완화와 신뢰 조성을 위해 일관된 노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지난 4일 개성시 개풍구역에 추락한 한국 무인기라고 주장하며 공개한 사진.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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