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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엔 관세, 다른 손엔 공습 카드…"트럼프 선제공격 후 대화"

■美, 이란 교역국도 경제제재

교역길 끊은데 이어 무력개입 시사

경제·군사 총동원, 최대 압박 전략

핵 시설·미사일 기지 타격 가능성

코너 몰린 이란 "핵협상 준비됐다"

美정부 "시간 벌려는 속셈" 경계도

12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이란 반정부 시위에 참석한 한 사람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사진을 이용해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거래를 하는 모든 국가에 25%의 관세를 즉시 부과하겠다고 한 것은 경제제재가 이란의 숨통을 조이는 가장 확실하고 즉각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세계 각국의 이란과의 거래는 위축될 수밖에 없고 이는 가뜩이나 어려운 이란 경제를 악화시켜 반정부 시위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이란에 체류 중인 자국민들에게 즉각 출국하라고 경고하고 나서 군사개입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2일(현지 시간)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제재와 동시에 군사개입 카드도 놓지 않으며 특유의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 전술을 이어갔다. 이날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모든 선택지를 열어두는 데 능숙하다”며 “공습 역시 최고 군 통수권자가 선택할 수 있는 많은 옵션 중 하나이며 외교는 항상 대통령의 첫 번째 선택”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군사 옵션을 쓰는 데 주저하지 않으며 이란은 그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이 1979년 이후 중동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에 맞서 이란 국민의 편에 선 최초의 대통령이고 역사에 길이 남을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레빗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이란 내 인터넷 사용과 관련해 인공위성 인터넷망인 ‘스타링크’를 운영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통화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군사행동을 승인하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제공격을 한 후 이란과 진지한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플로리다에서 워싱턴DC로 돌아오는 에어포스원에서 “이란과의 대화 전 상황 때문에 행동해야 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미 국방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선택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습보다 강도가 센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공습과 탄도미사일 기지 공격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 국방부 관계자는 “사이버 공격이나 시위대에 무력을 사용하는 이란 국내 안보 기관에 대한 공격 등이 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외에 사이버 공격, 새로운 제재 부과, 온라인 반정부 계정 강화 등도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미국 항공모함 등 주력 전력이 베네수엘라 인근 해상에 집중돼 있는 데다 이란에 대한 직접 공격을 감행할 경우 중동 문제에 깊숙이 관여할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을 동원해 이란에 대한 군사 옵션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으며 13일 고위 참모들과 만나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가 운영하는 ‘테헤란 가상 대사관’은 이날 긴급 공지를 통해 “지금 이란을 떠나라”고 경고했다. 가상 대사관은 “이란에서 미국과의 연관성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구금될 수 있다”며 아르메니아 또는 튀르키예 등을 통한 육로 출국을 권고했다.

코너에 몰린 이란은 핵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알자지라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이 공정하고 정당하게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미국이 준비가 된다면 이 문제(핵 협상)를 진지하게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윗코프와 시위 전후로 소통을 이어왔다며 윗코프 특사와 직접 만날 가능성에 대해서도 “현재 고려하고 있는 아이디어가 여럿”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도 윗코프 특사와 아라그치 장관이 지난주 말 소통을 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 정부는 이란의 이 같은 핵 협상 제안이 현재의 국면을 넘기려는 시간 벌기용일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하고 있다. WSJ는 “미 행정부 내 일부 관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이란이 미국의 공습을 지연시키고 시위가 잠잠해질 때까지 시간을 벌려는 속셈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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