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이 동북아 기항지를 넘어 글로벌 크루즈 항로 재편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에서 출발한 월드와이드 크루즈의 신규 입항과 중국발 크루즈의 급증, 일본 등 비(非)중국 노선의 동반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며 부산항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전날 독일 아이다크루즈 소속 세계일주 크루즈선 ‘아이다디바 호'가 부산항 북항 크루즈터미널에 처음 입항했다. 6만 9000톤급인 이 선박은 지난해 11월 독일 함부르크를 출항해 북미와 유럽, 아시아를 잇는 133일 일정의 항해 중 부산을 기항지로 선택했다.
이번 입항은 부산 크루즈 시장이 중국·일본 중심의 단거리 노선 구조에서 벗어나 장거리 글로벌 항로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세계일주 크루즈가 부산을 항로에 포함시킨 것은 항만 운영 안정성과 관광 경쟁력이 국제적으로 검증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수치상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지난달 기준으로 올해 부산항 입항을 신청한 크루즈는 총 420항차, 91만 명으로 지난해 205항차, 24만 명보다 항차 기준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증가의 핵심 축은 중국발 크루즈다. 중국발 크루즈는 173항차, 66만 명으로 지난해 8항차, 4만 명에 비해 항차 수와 인원은 각각 21.6배와 16.5배 늘었다. 중국발 크루즈 급증의 배경으로는 최근 중·일 외교 갈등 속 항로 재편이 꼽힌다. 당초 일본 기항을 계획했던 중국 크루즈 선사들이 대체 항만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부산이 대체지로 떠올랐다.
주목할 점은 중국 변수에만 의존하지 않는 구조적 성장이다. 중국을 제외한 일본 등에서 부산항에 입항하는 크루즈 역시 247항차로, 지난해 197항차보다 1.3배 늘었다. 부산항의 크루즈 네트워크가 특정 국가 중심이 아닌 다변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중국 최대 크루즈 선사 아도라 크루즈 소속 13만 5000톤급 대형 크루즈선 ‘아도라 매직 시티’호가 1일 첫 기항을 하며 올해 크루즈 관광의 포문을 열었다. 중국 크루즈 관광객은 쇼핑·외식 지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지역 상권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 관계자는 “월드와이드 크루즈 입항과 중국·일본 노선의 동반 확대는 부산항이 글로벌 크루즈 네트워크의 교차점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차별화된 관광 콘텐츠와 인프라 개선을 통해 부산을 다시 찾고 싶은 국제 크루즈 허브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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