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 시의원이 공천을 대가로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게 1억 원을 건넸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주말에도 관련자들을 잇따라 소환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김 시의원과 강 의원은 물론, 강 의원의 전직 보좌진 남 모씨까지 핵심 관계자 3명의 진술이 모두 엇갈리고 있는데다 압수수색을 벌였지만 물적 증거 확보에 암초를 마주치는 등 경찰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18일 사안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의 소환에 응한 김 시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4분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시의원은 수사선상에 오른 뒤 미국에 출국했다 귀국한 이후로 이달 11일과 15일에 이어 3번째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김 시의원은 "제가 하지 않은 진술과 추측성 보도가 너무 난무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성실히 수사에 임하고 있다”고 짧게 답한 뒤 건물로 들어갔다.
오는 20일 강 의원에 대한 조사를 앞두고 있는 경찰은 의혹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진실공방’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연속으로 김 시의원을 소환하는 한편, 강 의원의 전 사무국장 남 모 씨 또한 전날 소환해 11시간의 고강도 조사를 벌인 바 있다. 경찰은 빠르면 이날 오후 남 씨를 3차 소환할 계획이다.
이번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강 의원, 김 시의원, 남 씨의 경찰 진술은 모두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으로 출국했다 돌아와 경찰에 자수서를 제출한 김 시의원을 줄곧 남 씨가 강 의원에게 공천헌금을 먼저 제안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왔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남 씨가 자신에게 접촉해와 ‘한 장’(1억 원) 이라는 액수를 먼저 제시했다는 것이다. 김 시의원은 이후 남 씨와 강 의원이 동석한 자리에서 돈을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다만 김 시의원은 자신이 공천을 위해 현금을 건넨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반면 남 씨는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입장이다. 남 씨는 경찰 진술에서 강 의원과 김 시의원과 함께 자리를 가졌지만 자신이 잠시 자리를 비운 동안 돈이 오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후 ‘물건을 차에 옮기라’는 강 의원의 지시를 받고 이를 수행했지만 그 물건이 돈인지는 몰랐다고도 전했다.
김 시의원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강 의원은 앞서 ‘보고 받기 전에 금품수수 사실을 몰랐다’, ‘금품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지한 뒤 돈을 김 시의원에게 돌려주도록 지시했다’는 취지의 해명을 한 바 있다.
경찰이 풀어야 할 숙제는 진술 진실공방뿐만이 아니다. 물적 증거 확보도 갈 길이 멀다. 강 의원이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금품수수 사실을 밝혔다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된 지 2주 만에 경찰은 강 의원과 김 시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그 사이 김 시의원은 유유히 미국으로 도피성 출국을 한 뒤 텔레그램 등 각종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을 탈퇴한 흔적을 보이기도 했다. 수사의 ‘골든 타임’이 지나가는 사이 핵심 관계자들이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압수수색 과정에서 김 시의원의 태블릿 PC와 노트북 등 중요 디지털 증거 확보도 불발에 그쳤다.
핵심 인물들의 협조 문제도 불거졌다. 강 의원을 상대로 한 압수수색에서 경찰은 강 의원의 아이폰을 제출받았지만 강 의원이 비밀번호를 답하지 않아 포렌식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는 20일 강 의원을 소환해 엇갈리는 진술의 진실을 파악할 방침이다. 경찰은 강 의원과 김 시의원, 남 씨 3명을 함께 소환해 3자 대질신문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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