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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의 中心잡기

中 무차별 공습은 이미 시작됐다 [김광수 특파원의 中心잡기]

경제·마켓 2024.02.25 21:47:11
연초부터 중국 기업들의 한국 공습이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중국 시장에서 성장 가도를 달려온 중국 기업들이 내수 부진을 탈피하기 위해 해외 공략을 가속화한 데 따른 것이다. 이미 자국 시장에서 짧게는 몇 년, 길게는 10년 이상 실력을 다지면서 상당한 내공도 쌓았다. 가격 경쟁력을 핵심 무기로 내세우고는 있지만 제품의 질이나 서비스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크게 두려워할 수준은 아니라며 애써 외면하고 있다. 한술 더 떠 중국산의 민낯이 금세 드러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자동차 시장에서는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로 떠오른 비야디(BYD)의 공세가 만만치 않다. 국내 진출을 위한 사전 단계로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한다. 승인을 받고 나면 판매망을 본격 가동할 것이다. 비야디는 이미 한국에서 전기버스·상용차 판매로 입지를 다졌다. 아직까지 시장점유율은 높지 않지만 서서히 영역을 확대하는 만큼 점유율 역시 머지않아 오를 것이다. 버스나 트럭 등의 차량은 중국산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지만 이른바 하차감을 중시하는 승용차 분야에서는 중국산이 쉽사리 자리 잡기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역시 속단할 일이 아니다. 비야디 승용차가 진출하면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예단할 수 없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산’이라는 꼬리표에 대한 거부감이 옅어지는 순간 폭발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스웨덴 볼보를 중국 지리자동차가 인수했을 때만 해도 “중국산이 된 볼보를 앞으로 누가 사냐”는 비아냥이 거셌다. 중국산인 볼보는 현재 한국에서 몇 달씩 출고를 대기해야 한다. 볼보의 전기차 브랜드인 폴스타도 지난해 국내에서 출시 직후 완판됐다. 구매자 대부분은 볼보나 폴스타가 중국 지리자동차에 속해 있는 중국차로 인식하지 않는다. 브랜드도 중요하지만 자동차라는 제품 자체에 만족하니까 구매할 뿐이다. 테슬라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상하이에서 생산된 중국산 테슬라가 국내에 판매됐을 때도 싼 가격에 국내 고객들은 앞다퉈 구매에 나섰다. 중국에서 만든 거부감보다는 테슬라라는 브랜드를 믿은 결과다. 비야디라는 제품이 국내에서 자리 잡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쌓이게 된다면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불신이 생각보다 쉽게 빨리 사라질 수도 있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의 공습도 쉽게 볼 일이 아니다. 국내 유통가에서는 위기감을 느끼면서도 애써 태연한 척하고 있다. ‘짝퉁 제품을 판매하는 전략으로는 한국에서 성공하지 못한다’ ‘호기심으로 한두 번씩 구매하고 나면 더 이상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류의 반응 일색이다. 지금과 같은 무료 배송을 유지하면 눈덩이처럼 커지는 투자를 감당할 수 없다거나 결국은 가격이 올라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흘러나온다. 이런 예측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다만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의 경쟁력을 키우는 일이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경쟁력은 중국에서 값싼 제품을 만들어서 중간 유통 과정을 최대한 생략해 판매 단가를 낮춘 제품으로 승부하는 데 있다. 국내 기업들은 공급망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춰야 한다. 중국산이 짝퉁으로 대응한다면 우리는 브랜드 가치를 높여 맞서야 한다. 고관여 제품일수록 고객들이 가격보다는 브랜드 만족도가 높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고객 데이터를 적극 분석해 개인별 니즈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는 등 맞춤형 서비스도 지금보다 세분화돼야 한다. 상대는 우리보다 28배나 인구가 많은 중국인을 대상으로 엄청난 데이터와 노하우를 쌓은 대기업이다. 중국 기업의 한국 공략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산업별·분야별로 물밀듯 밀려올 것이다. 철저한 준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패할 뿐이다. 대응 전략을 짜기 위해 지금부터 기업·협회·정부가 나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 공들여 지켜온 시장을 해외 기업의 무차별 공습에 그냥 내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김흥록 특파원의 뉴욕 포커스

'무조건 손실 보전'은 없다…ELS 배상안, 투자이력 따져 결정할 듯 [파이낸스 포커스]

금융정책 2024.02.19 17:43:06
금융 당국이 마련하고 있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르면 다음 주에 배상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배상 유형을 구체화하기 위해 16일부터 주요 ELS 판매사를 대상으로 2차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19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과거에 ELS 상품에 투자를 했던 경험이 있는 투자자에 대해서는 배상액을 줄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또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때와 달리 단지 손실을 봤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투자자가 최소한의 배상을 받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품에 대한 정확한 설명과 투자자 성향에 따른 상품 추천을 하지 않았다는 불완전판매 여부와 투자자가 ELS 상품의 특징에 대해 어느 정도 실제 인지하고 있었는지가 배상액을 가르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 이력 따라 배상액 달라질 듯=금융 당국은 ELS 투자자의 과거 경험을 배상 기준으로 삼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투자 횟수가 많을수록 배상 규모를 줄이거나 단순히 투자 경험 유무만 따져 배상액을 차등하는 식이다. 앞서 금융 당국은 2019년 DLF 손실 사태를 수습할 때도 금융투자 상품 구매 경험에 따라 배상 비율을 달리 적용한 바 있다. 특정 금융 상품에 대한 투자 경험이 있다면 특성에 대한 이해도도 높을 가능성이 많은 만큼 배상 비율에도 이를 감안했던 것이다. 과거 투자 때 수익을 낸 투자자에 대해 배상액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라 있다. 이익을 봤을 때는 침묵하고 손실이 발생하면 배상을 요구하는 사례마저 용인하면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과거 수익의 일부를 이번 홍콩H지수 ELS에서 입은 손실에서 공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과거 수익을 손실에서 공제하는 안은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면서도 “소비자가 과거 수익을 냈던 경험이 있는지를 따져 손실액을 차등하는 방안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손실 봤다고 무조건 배상 없다=당국이 최소 배상 비율을 설정할지도 관심거리다. 과거 DLF 배상 사례를 보면 당국은 기본 배상 비율을 손실액의 20%로 책정했다. 은행이 소비자에게 내민 서류 자체에서 문제가 발견됐을 정도로 은행 전반의 불완전판매 정황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ELS 검사 과정에서는 은행 전반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의 공통적이면서 심각한 불완전판매 혐의는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당국 안팎에서는 ELS 배상안에 최소 배상 비율이 담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손실을 봤다는 이유만으로 배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만약 최소 배상 비율이 없거나 미미할 경우 DLF 배상안보다 손실 보전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아질 수도 있다. 금융 당국은 DLF 사태를 수습하면서 손실액의 최대 80%를 배상하도록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투자 경험이나 연령 등 세부 기준을 세우고 각 기준을 충족하면 배상 비율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식으로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것이라 본다”면서 “DLF 사태 때와 달리 은행권을 몰아붙일 ‘한 방’이 없기 때문에 최저 배상액을 정하기 난해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온라인 투자 배상안서 빠질 듯=증권사를 찾아 ELS 상품에 투자한 경우는 배상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원금 보장 상품이 대다수인 은행과 달리 증권사를 찾은 고객은 상품의 원금 손실 가능성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아울러 창구 직원의 권유를 받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직접 가입한 소비자도 배상 대상에서 빼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ELS 상품을 비대면으로 가입했을 정도라면 투자했을 때 손실이 날 수도 있는 상품이라는 점을 이미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은 막판까지 다양한 배상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양한 배상 방식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안은 없다”면서 “검사 결과 워낙 다양한 사례들이 발견된 만큼 공정성에 초점을 맞추는 작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홍우의 워싱턴 24시

'美의 원전 패권 장악' 바이든도 트럼프도 똑같다[윤홍우의 워싱턴 24시]

정치·사회 2024.02.04 18:42:49
올해 미국 대선에서 ‘리턴매치’가 유력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은 대부분 판이하게 다르지만 잘 들여다보면 공통점도 적지 않다. 기후변화 대응이 우선(바이든)이냐, 아니면 미국 에너지가 우선(트럼프)이냐를 놓고 갈라선 에너지 정책에서도 원자력발전만큼은 양측의 정책 방향이 거의 일치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탄소 중립의 징검다리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효율적인 에너지원으로 원전을 내세우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다. 미국은 원전 기술의 종주국이지만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수십 년에 걸쳐 원전 산업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사고 여파로 신규 원전 건설이 사실상 중단된 데다 천연가스 가격 하락 탓에 원전이 설자리를 잃은 탓이다. 지난해 조지아주에서 상업운전을 시작한 보글 3호기와 4호기는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34년 만에 준공된 원전이라는 상징성은 있으나 웨스팅하우스 파산 등의 영향으로 준공이 7년이나 지연됐고 건설 비용도 천문학적으로 증가했다. 탈원전 이후 다시 원전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얼마나 험난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 원전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원전 부활’을 공식화한 사람이 바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다. 그는 취임 첫해인 2017년 미국의 에너지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 원자력 산업을 다시 부흥하겠다고 선언했다. 보글 3·4호기 건설에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고 소형모듈원전(SMR) 부지를 선정하며 국가원자로혁신센터(NRIC)를 설립한 것이 트럼프 행정부 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의 집권 2기 공약인 ‘어젠다 47’에서도 “원자력규제위원회를 현대화하고 기존 발전소를 계속 가동하는 한편 혁신적인 SMR에 투자함으로써 재임 기간 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원자력에너지 생산을 지원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취임 첫해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원으로 탄소 배출 없는 ‘무공해 전력’인 원전을 명시했다.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탄소 중립을 달성할 수 없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였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는 노후 원전 재가동에 60억 달러를 투입하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대상에 원전을 포함했으며 SMR 개발에도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이달 미시간주 팰리세이즈 원전 재가동을 위해 약 15억 달러 규모의 대출을 지원할 예정인데 이는 노후 원전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이처럼 ‘미국 원전 굴기’에 나선 배경에는 중국 및 러시아와의 안보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SMR을 상업용으로 가동하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만 원전 10기의 건설을 승인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를 놓고 미국과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대규모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해외 원전 건설을 늘리고 있다. 러시아도 국영 에너지 기업 로사톰을 앞세워 세계 각국에서 24기의 원전을 건설 중이며 SMR의 필수 연료인 ‘고순도저농축우라늄(HALEU)’ 공급망을 움켜쥐고 있다. 미국이 원전 산업에 손을 놓은 사이 중러가 글로벌 원전 시장을 야금야금 장악해온 것이다. 이처럼 에너지 패권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원전을 둘러싼 미국의 선택지는 분명해지고 있다. 스타일이 정반대인 전·현직 대통령 간의 리턴매치로 정책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지만 분명한 것은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고 미국은 원전 산업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미국이 아직 상용화 단계에도 이르지 못한 SMR을 개발도상국 등에 수출하기 위해 외교적 영향력을 동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중러에 뒤처질 수 없다는 미국의 초조함을 방증한다. 우리 정부도 원전 수출 확대에 힘을 쓰고는 있지만 단순히 기술과 가격만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는 어려운 시대가 됐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미중러 간의 복잡한 정치경제학적 함수를 풀어내면서 그 속에서 실익을 찾는 고도의 외교적 역량을 발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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