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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록의 비트코인 포커스

'1경원 큰손' 블랙록의 재등장과 이더리움 '에어드롭' 랠리 가능성[김흥록의 비트코인포커스]

경제·금융일반 2022.08.09 06:52:25
지난 주말이 이후 암호화폐 시장은 나홀로 강세입니다. 4일 2만2511달러 수준이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2만3940달러 수준으로 3일 간 5.9% 상승했습니다. 주간 기준으로는 소폭의 상승이었습니다 지난달 31일 2만3880달러 대였습니다. 이더는 좀 더 상승률이 높습니다. 주간 기준 7월 31일 1721달러 대에서 현재 1783달러 대로 3.6% 상승했고요, 주말이었던 4일 이후로는 5.7% 상승했습니다. 지난 주에 소개해드린 이더리움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머지(Merge)' 이슈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모습입니다. 현재의 상승은 거시 경제 환경의 변화나 거래량의 증가 없이 일시적으로 가격은 유지되거나 올라가는 '약세장 랠리(Bearmarket Rally)'의 모습입니다. 앞서 5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참고하는 경제 지표인 고용보고서가 발표되면서 자산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진 것이 암호화폐 시장의 흐름에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7월 고용보고서는 새 일자리가 25만개 생길 것으로 봤던 시장 전망치가 무색하게 52만8000개의 일자리가 생겼습니다. 실업률은 3.6%에서 더 떨어져 3.5%로 1969년 이후 최저치 였던 2020년 2월과 같아졌습니다. 암호화폐 시장의 경우 7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됐던 5일 8시30분 부터 잠시 급락했습니다. 이후 가격은 다시 회복했습니다. 연준은 금리를 올릴 때 고용이 둔화되지 않도록 깊이 주의를 기울이는데요, 이번 수치는 연준이 그동안 금리를 굉장히 빠른 속도로 올렸음에도 아직 고용을 해치지 않는다는 증명입니다. 이에 연준이 경기 침체를 우려해 금리 인상 속도를 조만간 낮출 것이라는 안도감이 급격히 사라지면서, 주식 시장부터 암호화폐 시장까지 큰 변동없이 이른바 눈치보기, 혼조세 장세가 나타나는 것이 현재 분위기입니다. 주식시장에서는 상대적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주간 기준 나스닥(+2.2%)이 다우존스지수(-0.1%)나 S&P500(+0.3%) 보다 더 오른 것도 이런 분석을 방증합니다. 암호화폐 시장의 상대적 상승도 이같은 나스닥 상승과 궤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약세장 랠리라고 표현한 이유는 실제 비트코인 가격 상승 아래의 거래량에서도 드러나는 데요,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잠시 8월 들어 2만4000달러 대를 처음으로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다만 비트코이니티에 따르면 거래량은 지난번 2만4000달러를 넘어섰던 7월 30일 5억7000만 달러 였던 점과 달리 7일은 3억1000만 달러로 더 낮았습니다. 로렌트 크시스 해시덱스 유럽 헤드는 이를 두고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은 (외부 유입보다는) 현재 시장 참가자나 시장조성자의 거래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월가에서 암호화폐 바닥론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JP모건의 케네스 워딩턴은 이날 고객 메모에서 "지난달 암호화폐 가격이 상승했지만 연초 대비 여전히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고 거래량도 ??침체돼 있다"며 "그러나 암호화폐 시장이 바닥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7월에 가장 큰 토큰 100개의 가격이 36% 상승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황소론자' 마이클 세일러의 CEO 사임, 블랙록의 재등장 지난주 월가와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 투자로 9억 1780만 달러(약 1조 2016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고 CEO 직에서 사임한 소식이 주목을 끌었습니다. 마이클 세일러 전 CEO가 워낙 암호화폐 황소론자였고, 실제 2년 전부터 회사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평균 3만700달러에 40억 달러 어치 매수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현재 그의 CEO직 사임을 두고 일종의 경질성, 손실에 대한 책임, 비트코인투자에 대한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실패 인정 등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있는데요, 본인은 "비트코인 투자 손실과 CEO 사임과는 관련이 없다. 이미 예정돼 있던 것"이라고 부인했습니다. 실제로 비트코인 손실 책임론으로 해석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마이크로 스트래티지의 지배구조는 기관투자자나 펀드 등에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사회에서 의사 결정을 하는 구조인데, 세일러는 이번에 CEO직을 내려놓고 이사회 의장을 맡았습니다. 여전히 의사결정 권한은 쥐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측도 “비트코인 보유분을 아직 팔지 않았고, 당분간 그럴 계획도 없다”며 “리더십의 변화가 비트코인 인수 및 장기 보유 전략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앞서 손실 회피 전략으로 보유 비트코인을 상당량 매도한 테슬라와 같은 경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월가의 흐름 중 더욱 주목할만한 이슈는 바로 블랙록의 암호화폐 투자 플랫폼 구축 소식입니다. 4일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블랙록이 기관 투자자 고객들을 상대로 제공하는 포트폴리오 관리 플랫폼 '알라딘'에 코인베이스의 서비스가 함께 제공 되는 시스템 통합 작업을 진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뭘 해주느냐 보니, 일단 암호화폐 거래, 암호화페 수탁, 스테이킹(예치), 데이터, 보험, 법률, 프라임 브로커리지 같은 통합 서비스입니다. 프라임 브로커리지는 투자은행이나 금융기관이 헤지펀드 같은 대형 투자자 고개들을 대상으로 자금관리나 주식 대여, 레버리지 투자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골드만 삭스, UBS, 모건스탠리 등 대형 투자 은행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암호화폐 버전으로 구현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블랙락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입니다. 8조 달러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 돈으로 1경원이네요. 블랙록의 조셉 샤롬 전략생태계 파트너십 글로벌 헤드는 "우리의 기관 고객들은 점점 더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접점을 늘리는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 자산들을 운용하는데 (구매부터 차익실현까지) 투자 생애주기에 맞춰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찾는데 몰두하고 있다"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기관 고객들은 비트코인을 (여러 단계나 기관을 거칠 필요없이) 직접 그들의 거래 업무 선상에 올리고 포트폴리오로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상은 비트코인입니다. 이 소식이 전해졌던 4일 오전 9시30분 비트코인의 가격은 잠시 올랐는데요, 오래 가진 않았습니다. 다만 이 이슈는 장기적으로 의미있는 일은 분명합니다. 암호화폐 현물 ETF를 기대하는 이유는 제도화된 시장에 제도화된 상품을 내놓음으로써 수많은 일반 투자자는 물론 기관 투자자의 유입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헷지펀드 등 대규모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가 론칭되고, 이미 막대한 고객 풀을 형성한 블랙록을 통해서 제공된다면 ETF와 같은 공개적인 상품은 아닐지언정 월가의 자금이 비트코인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게 됩니다. 이는 추후 다시 금융자산시장이 상승 싸이클로 접어들 때, 암호화폐 시장, 비트코인 시장의 시가 총액을 더큰 규모로 키울 수 있는 밑거름이 됩니다. 당장 오르지 않더라도, 나중에 더 크게 암호화폐 시장이 덩치를 키우는 기반을 다진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코인베이스는 파트너십을 발표하면서 거래 대상 코인을 일단 '비트코인으로 시작한다'고 표현했는데, 추가될지는 지켜볼 문제겠죠. 만약 특정 코인이 추가된다면 해당 코인 역시 기관투자자의 접근을 기대할 수 있게 됩니다. 만약 추가한다면 기관이기 때문에 시총이 높고 역사가 깊은 코인부터 검토를 할 것이라 보는것이 합리적입니다. 사실 블랙록이 암호화폐에 관심을 가지고 사업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블랙록은 올해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ETF인 아이셰어 블록체인 앤드 테크 ETF(ILBC)를 론칭했습니다.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를 한 뒤 4월 25일 ETF 등을 거래하는 뉴욕증권거래소 ARCA에서 거래를 개시했습니다. 다만 이 ETF는 암호화폐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 암호화폐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구조입니다. 현재 33개 기업 및 7개 자산과 통화를 포트폴리오로 두고 있고,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은 채굴 기업인 매러선 디지털홀딩스과 거래소 코인베이스 입니다. 그외 페이팔, NVIDIA, 블록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성적은 좋지 않습니다. 올들어 4월 말 이후 암호화폐와 나스닥 시장 등 다 하락했으니 출범 시기가 좋지 않았던 걸까요? 출범 당시 1만 달러를 투자했다면 지금 가치는 7764달러로 -22.35% 입니다. 그나마 6월 30일 -51.19%로 반토막 이상 났던 데서 많이 회복한 모습입니다. 암호화폐 관련 ETF로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음에도 다시 암호화폐 투자 플랫폼을 통해 고객들의 직접 투자 기반을 조성하고 나서는 걸 보면 월가의 관심과 투자 수요가 적지 않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더리움 머지 업그레이드에 '에어드롭' 랠리 이더리움도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머지(Merge)'를 앞두고 시장의 관심이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앞서 서두에 언급한 JP모건의 케네스 워딩턴은 "가장 최근의 암호화폐 랠리를 주도한 것은 비트코인이 아니라 이더"라며 "이더리움 머지에 대한 시도가 시장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머지 업그레이드는 지난 시간에 소개드린대로 채굴 방식을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로 바꾸는 것이 핵심입니다. POW는 그래픽 카드로 만든 채굴기를 돌려 조건에 맞는 값을 제일 먼저 찾은 채굴 후보가 채굴 권한과 채굴 보상을 방식입니다. 채굴에 성공한 후보 뿐 아니라 채굴 경쟁에 뒤진 후보들도 채굴기를 돌려야 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운영을 위해 전력 소모가 많이 든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는데요, 지분증명은 연산 경쟁에서 이긴 후보가 채굴 권한을 받는 POW와 달리 참가자 중 예치해 둔 이더의 양에 비례해 채굴 권한을 줍니다. 자신의 이더를 네트워크에 예치해 둔 채굴자가 엉터리로 거래를 검증해서 네트워크의 신뢰도를 낮출 이유가 없다는 전제로 운영되는 방식입니다. 이더리움 재단은 이를 통해 전략 소비를 99.95%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더의 공급량도 줄어들 것이란 설명도 있습니다. 일단 ESG에 대한 요구에 부합하고, 수요-공급 논리에 따라 좀 더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재단과 지지자들의 판단이고, 실제로 이런 이슈가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또 다른 관심사 중의 하나는 하드 포크입니다. 머지 업그레이드를 거친 이더리움은 이더리움대로 가고, 현재의 POW 방식을 사용하는 이더리움 네트워크도 그대로 떼어 내와서 별도의 코인으로 시장에 남겨두겠다는 것인데요, 지금 이더리움의 하드포크를 돕겠다는 선언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트론' 코인을 만든 저스틴 선이 하드포크를 지지했습니다. 저스틴 선은 "지금 나는 100만 이더(WTH)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더리움 하드포크가 성공한다면 떨어져나온 ETHW 중 일부를 ETHW 커뮤니티와 개발자들에게 기부해 생태계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저스틴 선이 갖고 있는 거래소 폴로닉스는 하드포크된 버전의 이더리움도 상장을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저스틴 선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스테이블코인 USDD도 하드포크된 버전의 이더리움 생태계의 첫번째 스테이블 코인이 되겠다고 지지의사를 밝혔습니다. 저스틴 뿐 아니라, 채굴사업가로 알려진 챈들러 구오라는 인물도 하드포크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그는 일찍이 이더리움에서 떨어져 나온 이더리움 클래식의 탄생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구오는 트윗에서 "나는 이더리움을 한번 포크한 적이 있다, 또 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현재 선과 구오가 각각 별도의 하드포크를 추진하고 지지할지, 하나의 하드포크에 대한 공통된 지지인지는 불명확합니다. 이에 따라 이더리움은 같은 뿌리에서 3형제 또는 4형제가 되겠네요. 4형제의 경우 비탈릭 뷰테린이 이끄는 정통 이더리움과, 일찌감치 떨어져 나온 이더리움클래식, 저스틴 선이 이끄는 ETHW, 챈들러 구오의 또다른 POW방식의 ETH입니다. 이들은 왜 쪼개는 걸까요? 채굴과 거래 수수료 수익을 계속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 블록에 따르면 7월 기준 이더리움 채굴자의 총 월간 수익은 6억2065만 달러에 이릅니다. POS로 전환되면 기존 POW 채굴자는 이같은 수익이 사라지는 만큼, POW 방식의 이더리움을 하드포킹해 계속 시장에서 거래되도록 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이미 이더리움클래식의 사례를 통해 성능이나 기능이 떨어져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에 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챈들러 구오나 저스틴 선이 하드포크에 나서고 있습니다. 저스틴 선은 ETHS/USDT, ETHW/USDT, ETHS/ETH, ETHW/ETH, ETHS/USDD, ETHW/USDD 등의 거래쌍을 만들어 수수료를 '제로'로 하는 등 이미 ETHW 생태계 활성화에 적극적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하드포크가 이뤄지고 나면, 기존 이더리움 보유자에게 에어드롭으로 새로운 하드포크 버전 코인을 받게 될 수도 있어 자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저스틴 선의 폴로닉스는 이미 기존 이더 보유량과 1:1의 비율로 에어드롭을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전문 매체 등 일각에서는 "에어드롭을 위한 현물 이더리움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연준 긴축행보의 두 번째 힌트 '7월 소비자물가지수' 10일 나온다. 이번 주 암호화폐 시장 흐름에 영향을 미칠만한 경제 지표 발표가 있습니다. 10일 예정된 7월 CPI입니다. CPI는 미국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연준이 최근 들어 유심히 지켜보는 수치입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앞서 9월에 열릴 금리 결정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 까지 나오는 데이터들을 살펴본 뒤 금리 인상폭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7월 CPI는 그 데이터 중 하나입니다. 6월 CPI 발표에서 미국의 물가가 전년대비 9.1% 상승한 것으로 나오면서 시장을 놀래켰습니다. 당시 1%포인트 인상론이 일기도 했었지요. 현재 예상은 8.7% 상승입니다. 기름값과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더욱 오른다는 것이 시장의 예상입니다. 전월 5.9% 였는데요, 현재 7월 전망치는 6.1% 입니다. 근원 수치가 오른다면 연준 입장에서 긴축을 완화할 근거로 삼긴 어렵습니다. 시장의 단기 움직임은 '절대 수치가 높냐, 낮냐' 보다 '예상치에 부합하느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7월 CPI를 해석하는 첫번째 포인트는 과연 6월이 정점이었을지, 예상치보다 크게 높아지지는 않을 지에 있습니다. #[비트코인포커스]는 서울경제신문의 자산과 경제 지식 유튜브 채널 ‘어썸머니’에서 매주 화요일 아침 7시10분 부터 라이브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아래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미국의 거시 경제와 월가, 암호화폐 등 자산 시장 관련 소식을 더욱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강한 고용, 증시 위아래 완충역할”…“AMTD에 밈주식 귀환”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국제일반 2022.08.09 06:09:25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10일 나올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앞두고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전날 연 2.85%에 육박했던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한때 2.76% 선까지 하락했지만 엔비디아의 실적 부담에 나스닥이 0.10% 하락 마감했는데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도 0.12% 떨어진 반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089% 상승 마감했습니다. 시장은 이날도 지난 5일에 나온 고용 보고서의 의미를 곱씹었습니다. 강한 고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상승을 불러오지만 지금이 경기침체가 아니며 앞으로도 어느 정도 버틸 체력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이 되기 때문인데요. 오늘은 핵심 데이터인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앞두고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와 투자자들이 지금 생각하고 있는 건 무엇인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강한 고용에 침체 시계 늦춰졌지만 정책실수 가능성↑”…“뉴욕 연은 3년 인플레 기대 3.6%→3.2%” 10일 나올 7월 CPI는 전년 대비 8.7%로 추정됩니다. 6월(9.1%)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절대 수치가 너무 높은데요. 에너지와 농산물을 뺀 근원 CPI는 6.1%로 6월(5.9%)보다 상승세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종 숫자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이날도 시장은 7월 CPI를 앞두고 미국 경제가 튼튼하다는 상승세와 기준금리 추가 상승에 증시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세력이 힘겨루기를 했지요. 이날도 장초반 나스닥이 1.2% 넘게 오르기도 했습니다. 지난 금요일(5일) 역시 나스닥이 -0.5%, S&P가 -0.16%를 기록했지만 다우는 0.23%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잘 버텼죠. 미 경제 방송 CNBC는 “(강한 고용에 따라) 증시 상승세는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을 이유로 제한될 수 있지만 반대로 소비자들이 강하다는 측면에서 하락세도 제한적일 수 있다”며 “7월 CPI가 예상을 웃돈다면 누구도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는 데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폭이다. 강력한 고용시장 아래에서는 하락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해석했습니다. 이 부분이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합니다. 강한 고용은 추가 금리인상을 불러와 증시의 상승을 막지만 동시에 침체가 오더라도 더 늦게 오게 하는 쿠션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말인데요. 오늘의 장마감 결과도 이를 보여줬다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데이터트랙의 니콜라스 콜라스는 이날 고객들에게 “강한 고용에 투자자들이 다가오는 경기침체의 카운트다운 시계를 재설정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강한 고용의 완충 역할에도 앞으로의 핵심은 7월 CPI 수치입니다. 전망치를 중심으로 어떤 숫자가 나오느냐가 중요하죠. 6월 대비 수치가 낮아지더라도 얼마나 떨어지느냐, 근원 CPI는 어떻게 되느냐 등이 관건인데요. 일단 7월 CPI를 앞두고 긍정적 자료가 하나 나오긴 했습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7월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1년 뒤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6.2%로 전달(6.8%)보다 0.6%p나 떨어졌습니다. 3년 뒤 인플레이션 기대도 3.6%에서 3.2%로 낮아졌는데요. 이는 휘발유값과 농산물 가격 하락 덕입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 전역의 보통 휘발유 가격 평균은 갤런당 4.059달러로 6월14일 최고치(5.016달러)에서 19% 넘게 빠졌는데요. 옥수수 가격은 지난 3개월 동안 24%, 밀은 27%, 콩은 14% 내렸죠. 하지만 이것만 갖고 안심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닙니다. 1년 뒤 인플레 6.2%는 연준의 목표치(2%)를 고려하면 높아도 한참 높죠. 당분간 계속해서 금리를 높일 이유는 여전합니다. 그에 따른 침체 가능성도 마찬가지인데요. 로저 퍼거슨 전 연준 부의장은 “고용보고서는 연준이 할 일이 더 많이 있으며 9월에는 매우 높은 가능성으로 0.75%포인트(p)가 검토될 것”이라며 “연준은 크게 물가와 고용지표를 보며 헤드라인과 근원수치, 인플레이션 기대, 임금비용지수(ECI), 급여 등을 볼텐데 (과도한 금리인상에 따른) 정책 실수 가능성이 매우 높다(very high). 연준은 최상의 상황을 바라지만 아마도 소프트랜딩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인플레 감소 법안 S&P500 순익 1% 감소. 영향 거의 없어”…“AMTD에 자극 받은 개미 투자자” 실제 여러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고물가가 오래갈 수 있지요. 7월 CPI에서도 렌트비처럼 향후 물가를 계속 자극할 가능성이 있는 요인을 봐야하죠. 이날 실적을 내놓은 육가공 업체 타이슨도 주당순이익이 예상을 살짝 밑돌면서 8.40% 빠졌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타이슨은 인플레이션에 지난 분기 매출이 증가했지만 높은 임금과 사료, 운송비가 이익에 부담을 줬다”며 “쇠고기 사업의 평균가격은 소비자들이 비싼 고기를 외면하면서 약간 감소했고 돼지고기도 수요가 줄면서 약세를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관련한 소식이 하나 더 있는데요. 지난 주말 미 상원이 ‘인플레이션 감소법안’을 통과시켰죠. 최저 15% 법인세율 도입과 과세 누수 방지 등으로 7390억 달러의 세원을 마련하고 이중 4330억 달러는 기후변화 같은 곳에 투자하며 3000억 달러가량은 정부 재정 적자를 줄이는데 쓰기로 했습니다. 이론적으로 증세와 재정적자 감소에 인플레이션에 효과가 있을 듯하긴 하지만 실질적이며 즉각적인 효과는 없을 듯하다는 분석이 많은데요.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은 해당 법안이 인플레를 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당장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8~9%를 오르내리는 고물가가 인플레 법안이 통과된다고 해서 급격하게 하락하는 게 아니라는 거죠. 겉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는 수준부터 천천히 영향을 주게 될 겁니다. 골드만삭스는 해당 법안이 시행되면 내년에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이 1% 정도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실효세율이 낮은 헬스케어와 기술기업들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는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는 수준으로 보입니다. 스콧 크로너트 씨티 애널리스트는 “인플레 감소법안의 증세는 포트폴리오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최저한 세율과 바이백에 대한 세금부과는 S&P500 기업의 주당 순익에 1%도 안 되는 영향만 줄 뿐”이라며 “일부 매출이 늘어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큰 사안(big deal)은 아니”라고 짚었는데요. 흥미로운 것은 지금처럼 복잡한 시장 상황에서 밈주식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날 베드앤베스가 39.83% 폭등한 것을 비롯해 AMC(7.93%)와 게임스톱(8.65%)도 높은 상승세를 보였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아침 레딧의 월스트리트 베츠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종목 3개가 베드앤베스와 AMC, 게임스톱이었다”며 “지난해 광란 이후 많은 게 바뀌었지만 최근의 움직임은 지난 주 AMC가 우선주 형태로 모든 보통주 주주에게 배당을 하겠다고 발표한 뒤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했는데요. 나스닥의 움직임과도 관련 있는 암호화폐 역시 바닥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JP모건은 “암호화폐가 이번 사이클의 바닥을 찾았다”고 했는데요. 다소 걱정스러운 건 현 상황이 최근 AMTD 디지털과 매직 엠파이어 글로벌처럼 정확히 알 수 없는 폭등 종목이 나오고 있는 것과 겹친다는 점입니다. 이날 AMTD 디지털은 이날 46% 폭락했지만 매직 엠파이어 글로벌은 또 20.62% 폭등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밈주식의 부활이 쇼트스퀴즈 때문이라고 보지만 과도한 변동성은 상황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크게 해칠 수 있지요. 에드 모야 오안다의 선임 시장 전략가는 “만약 미국 증시가 계속해서 더 광범위하게 상승한다면 이같은 밈주식 랠리는 계속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AMTD 디지털이 월스트리트 베츠의 군중을 다시 한번 일깨우게 했다”고 전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낮은 채권금리, 투자자들에게 영향”…“부동산 시장 붕괴? 고신용자들이 대출 버틸 체력 있어” 판단히 어려운 증시 상황과 관련해 하나 봐야할 게 미 국채금리입니다. 지난 6월16일 증시 바닥 직전인 6월14일 연 3.480%까지 갔던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지금은 2.75% 수준인데요. 정책금리를 가장 잘 반영한다는 2년 물도 3.2%대까지 올랐지만 여전히 6월14일(3.42%)에는 못 미칩니다. 세 달 연속 0.75%p 인상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음에도 2년 만기 국채금리가 6월 달보다 낮은 거죠. 이런 상황은 상대적으로 주식의 매력을 높여주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날 JP모건의 전략가 미슬라브 마테예카는 7월의 강한 고용보고서에도 연말로 보면 증시가 괜찮을 수 있다는 근거로 10가지를 댔는데요. 하나씩 보면 △밸류에이션은 절대적 측면이나 채권 대비 상대적 측면으로 봐도 매력적 △기관 투자자들은 현금이 많고 자산을 굴릴 필요 △투자심리가 너무 약세(바닥이라는 신호) △연준의 매파 성향이 피크일 가능성 △미국 달러도 피크 △심각한 경기침체는 아닐 전망 △고소득자의 소비 유지 △어닝 전망이 공격적으로 낮춰질 것 같지는 않음 △팬데믹 동안 쌓아둔 추가 저축이 소비 완충 △글로벌 경제가 동시에 침체로 빠지지는 않을 것 등인데요. 전부 다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는 시장 상황을 이해하는데 분명 도움이 되죠. 추가로 미국의 부동산 대출 부실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경기침체 논의와 부동산 시장의 빠른 둔화 신호에 이러다가 부동산 시장이 다시 한번 큰 위기를 맞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아직은 연체율이 낮지만 앞으로 더 올라갈 수 있고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 모기지 대출금리도 상승 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모기지 대출 구조를 보면 꼭 그렇지는 않은데요. 뉴욕 연은에 따르면 신용점수 760점 이상의 고등급자들의 비중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50%에 못 미쳤지만 지금은 70% 가까이됩니다. 20%p가량 증가했다는 거지요. 가계부채는 질과 양을 함께 봐야 합니다. 전체적인 규모가 증가했어도 질이 좋으면 상대적으로 문제가 적지요. 예를 들어 현금이 1억 원 있는 사람에게는 대출이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100% 증가해도 크게 부담되는 일이 아닙니다. 신용도를 보면 부동산 시장에 충격이 와도 2008년처럼 확 무너질 확률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판단이 가능한데요. 최소한 위기로 가기 전까지 그 시간이 꽤 걸리겠죠. 더 오래 버틸 수 있다는 뜻입니다. 리트홀츠 웰스매니지먼트의 벤 칼슨은 “2020년 7월까지만 해도 기존 주택의 매매 중간값은 30만 달러가 조금 넘었지만 이제는 40만 달러를 훌쩍 넘는다”면서도 “미국인들 가운데 주택을 보유한 비율은 여전히 3분의2밖에 되지 않으며 주택 버블이 일어났던 2000년대 초중반에 비하면 최근엔 더 신용점수가 좋은 이들이 모기지 대출을 받았다. 이들은 대출을 갚을 여력이 있는 이들이며 주택가격이 5% 떨어진다고 해도 2만 달러(40만 달러 기준) 정도의 평가손을 입는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은 “베어마켓 랠리의 가장 좋은 부분이 이제 끝났다”고 단언했습니다. 그가 지속적으로 약세론을 주장해왔다는 점을 감안해야지만 추가적인 거시 지표를 확인할 때까지는 입체적으로 상황을 볼 필요가 있는데요. 7월 CPI 발표까지 미국 시간으로 이제 이틀, 장은 하루 남았습니다.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매주 화~토 오전6시55분 서울경제 ‘어썸머니’ 채널에서 생방송합니다. 방송 시간을 놓치신 분들은 생방송 뒤 기사에 첨부되는 동영상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미국 경제와 월가의 뉴스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멘토뷰

당근마켓을 발굴한 카카오벤처스가 ‘우주’에 관심을 갖는 이유[멘토뷰]

기업 2022.08.09 06:00:00
초기 스타트업의 성장 배경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바로 카카오벤처스다. 국내 초초기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벤처캐피탈 회사인 카카오벤처스는 1호 패밀리 왓챠를 시작으로 어느덧 10년째 새로운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고 있다. 유니콘 기업으로 분류되는 중고거래플랫폼 ‘당근마켓’,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등 약 240개의 패밀리사들이 카카오벤처스를 거쳐 성장했다. 카카오벤처스의 전신은 2012년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세운 ‘케이큐브벤처스’다. 2015년 3월 카카오 자회사로 편입돼 2018년 ‘카카오벤처스’로 사명을 변경했고, 2018년부터 정신아 대표가 이끌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카카오벤처스가 카카오 그룹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오해다. 장승룡 카카오벤처스 수석 심사역은 “카카오 공동체에 속해있지만 카카오 그룹의 CVC라기보다는 독자적으로 투자 판단을 하는 재무적 투자자(FI)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며 “카카오 그룹과의 시너지를 고려해서 투자하기보단 기업 자체를 보고 투자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이유, “현재는 성장이 귀한 시대” 카카오벤처스는 왜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걸까. 장 심사역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성장이 귀한 시대’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인프라가 전무하던 과거엔 도로망과 통신망을 구축하고 자동차와 스마트폰을 파는 등 인프라를 깔며 국가와 산업이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인프라가 형성된 이후엔 성장 속도가 더뎌진다. 도로망을 더 이상 구축할 필요도 없고, 한 사람이 열 대의 스마트폰을 구매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장 심사역은 “성장은 새로운 것에서 시작되는데, 그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조직이 스타트업”이라고 설명했다. 혁신의 진입장벽이 지속해서 낮아지는 것도 이유다. 장 심사역은 “조선업과 통신업은 막대한 자본금이 필요해 일부 대기업들 위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며 “넷플릭스 창업 이야기가 낮아진 혁신의 허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초창기 넷플릭스는 온라인으로 DVD를 대여해주는 웹사이트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현재와 달리 웹사이트 만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실력 있는 엔지니어 만이 웹사이트를 만들고 유지·보수할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사이트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서버가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해 데이터센터에 문제가 생긴 것. 결국 전체 서비스가 다운되고 3일 동안 DVD 배송이 중단됐다. 당시에는 웹사이트를 관리할 때 컴퓨터 여러 대를 따로 사용해야 했다. 결국 직원이 주변 컴퓨터 매장으로 뛰어가서 서버 컴퓨터를 사 오며 문제는 해결되는 듯했지만 웹사이트는 계속 다운됐다. 넷플릭스가 클라우드로 이전하게 된 배경이다. 장 심사역은 “넷플릭스의 사례처럼 요즘은 ‘웹빌더’를 통해 클릭 몇 번이면 누구나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고 서버는 AWS를 이용해서 트래픽에 비례한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며 “스타트업이 창업 후 유니콘으로 성장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벤처스가 꾸준히 유니콘 기업을 발굴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사람들은 흔히 ‘아이디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장 심사역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아이디어는 우리 같은 비전문가가 파악하기 어렵다”며 “아이디어의 우수성, 우월성, 성공 가능성을 고려하기보다 변하지 않는 가치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가치는 바로 ‘팀’과 ‘시장’이다. 장 심사역이 언급한 대표적인 사례는 OTT 통합검색 및 콘텐츠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다. 그는 “무엇보다 팀이 너무 좋았다”며 “키노라이츠 대표가 콘텐츠의 마니아였고 콘텐츠 소비자들의 니즈를 굉장히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시장 측면에서는 “키노라이츠 설립 당시가 넷플릭스가 본격적으로 한국에 진출해 활동하던 시기였다”면서 “OTT 산업이 발전하면서 콘텐츠 전역에 걸친 밸류체인이 많은 혁신을 이루고 있었다, 모든 콘텐츠의 소비 여정을 OTT가 장악하게 됐는데, 콘텐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콘텐츠 소비자 입장에서 소비 여정의 가장 앞단을 장악하는 메타 서비스들이 분명히 수요가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키노라이츠에 투자하는 여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초기 투자는 기업의 태동기다. 미래가 희미하기 때문에 내부에서 의견충돌이 발생한다. 키노라이츠 역시 투자를 반대 의견이 우세했지만 장 심사역은 ‘슈퍼패스’ 카드를 꺼냈다. 모두가 반대해도 투자할 수 있는 카카오벤처스만의 특별한 제도다. 장 심사역은 이를 활용해 반대를 무릅쓰고 키노라이츠에 투자했다. 그는 “지금까지 기대 이상으로 회사가 잘 성장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눈독 들이는 산업… ‘디지털 헬스케어’, ‘가상세계’, ‘우주’ 카카오벤처스 내에는 세 명의 파트너가 있다. 각 파트너는 하나의 영역을 맡아 투자를 주도한다. 정신아 대표는 IT서비스를, 김기준 부사장은 선행 기술(AI·로보틱스·로켓·반도체·자율주행 등을 기반으로 한 최첨단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포괄한 딥테크 분야)을, 김치원 상무는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을 담당한다. 세 영역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는 ‘소프트웨어를 통한 혁신을 이루고 있는가’다. 실제로 카카오벤처스는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의사 출신 심사역인 김치원 파트너와 정주연 심사역 채용을 시작으로 임상 시험 프로세스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한 ‘제이앤피메디(JNPMEDI)’, 응급실에서 의료인을 지원하는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 기업 ‘알피(ARPI)’, 하이퍼로컬 원격진료 및 약 배송 서비스를 실시하는 ‘메디르(MEDIR)’ 등에 투자했다. 장 심사역은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며 헬스케어 시장이 구조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어 소프트웨어를 기반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구체적인 가치를 만들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해를 거듭하며 성장 중이다. GIA(Global Industry Analysts)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2020년 1520억 달러로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인 4330억 달러의 35%에 해당하는 규모를 기록했다. 이후 연평균 성장률 18.8%로 성장하며 2027년 509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덧붙여 장 심사역은 ‘가상세계’와 ‘우주 산업’을 현세대의 신대륙으로 언급했다. 그가 말한 ‘가상세계’는 단순한 VR을 의미하지 않는다. 현실의 아이덴티티와 다른 아이덴티티를 갖고 활동하는 세계로, 메타버스·게임·SNS 활동을 모두 일컫는다. 장 심사역은 “가상세계에 맞는 기술들, 가상세계에 적합한 서비스들이 굉장히 많은 각광을 받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가상세계에서 필요한 자산들이 늘어날 거라 생각하고 그 자산을 안전하게 담을 만한 블록체인과 같은 기술을 유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주 산업의 유망성은 미국의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스페이스X를 보고 떠올렸다. 그는 “로켓을 재사용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성공시킴에 따라서 우주 산업의 판도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고 느꼈다”며 “천문학적인 우주여행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듦에 따라서 우주 산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우주 산업의 성장은 단순히 인류가 달나라 여행을 떠나는 문제가 아니다. 로켓을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을 이용해서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Starlink)’처럼 통신 환경을 혁신하거나 항공 운송보다 더 빠른 초고속 운송을 할 수 있는 관점에서 우주 산업을 바라본 것이다. 장 심사역은 우주 산업이 발전하면 현실의 다양한 영역들을 혁신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는 오히려 ‘기회’다 글로벌 시장이 경기 침체 국면에 들어서면서 벤처 투자가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에 장 심사역 역시 “지난 10년 간 증가한 유동성이 피크아웃 하고 회수되는 국면에서 벤처 투자자 역시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장 심사역은 “상장 기업의 밸류에이션, 특히 스타트업이 속하게 되는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이 재조정되면서 상장을 목전에 둔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 역시 조정된다”며 “그러다 보니 상장 시장, 프리IPO 시장, 시리즈C, B, A로 넘어오면서 책임을 전가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 심사역은 “우리가 운용하는 벤처 펀드가 독특하다”며 “초기로 가면서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른 영향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벤처 펀드는 기본 8~10년이라는 긴 호흡을 가진다. 이중 절반인 4~5년이 투자 기간인데, 레이 달리오가 말한 단기 부채 사이클이 5년 정도라는 걸 감안해보면 벤처 펀드는 경기의 업사이클뿐만 아니라 다운사이클을 모두 겪으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리스크가 헤징되는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제로 미국 VC 블라인드 펀드 수익률 추이를 살펴보면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에 비해 굉장히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다”며 “다운 사이클에서 태어난 펀드의 빈티지가 더 좋은 사례도 많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꿔 얘기하자면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현재 시점이 더욱더 공격적으로 투자하기엔 적기라는 설명이다. 카카오벤처스는 창업자를 ‘파일럿(조종사)’, 스스로를 ‘코파일럿(부조종사)’이라 칭한다. 필요한 미래를 앞당기는 것이 창업자라 믿고, 이들이 ‘되는 이유’ 한 가지를 찾아서 나머지는 채워주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고자 하는 철학에서 비롯됐다. 장 심사역은 “패밀리사들과 함께 카카오벤처스 마피아를 만들어서 사회에 산적한 많은 문제를 풀어나가며 우리에게 필요한 미래를 앞당기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투자를 희망하는 미래의 패밀리사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투자를 검토하다 보면 팀을 늦게 발견해 투자 검토가 어려운 스테이지로 가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카카오벤처스는 기업의 현재 실적, 아이디어의 완결성보다는 ‘이 팀이 어떤 팀인지’, ‘왜 이 사업을 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카카오벤처스를 만나고 싶다면 바로 지금 만나는 게 적절한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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