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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의 中心잡기

美 대선 앞서 한중 관계 개선 나서야 하는 이유[김광수특파원의 中心잡기]

경제·마켓 2024.07.21 17:54:45
지난 한 주 미국과 중국 양국이 지구촌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대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미국에서는 양당 후보 진영이 격랑에 휩싸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 중 총격 피습을 당했다. 대선 후보 공식 지명 절차가 예정된 공화당 전당대회 개막을 이틀 앞두고 발생한 테러는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총알은 빗나가며 오른쪽 귀 윗부분에만 상처를 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사조’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지지율이 상승,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반면에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의학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 사퇴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언급을 한 지 하루 만에 코로나19에 확진되며 유세를 접고 백악관으로 돌아와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첫 TV 토론에서 고령으로 인한 인지능력 저하 논란 등에 휩싸이며 당 안팎에서 후보 교체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의 지지율 상승과 맞물려 바이든을 향한 사퇴 요구는 더욱 증폭하는 양상이다. 중국에서는 시진핑 3기의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할 중국공산당 제20기 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3중전회)가 열렸다. 더딘 경제 회복 상황을 타개할 대책이 나올지 전 세계가 주목했지만 구체적인 해법은 보이지 않았다. 건국 80주년인 2029년까지 이번 3중전회에서 제시한 개혁안을 완성한다고 밝히며 사실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4연임을 예고한 것 정도가 뉴스라는 자조 섞인 농담까지 나올 정도다. 다만 과거와 달라진 점을 꼽으면 중국이 현재 위기 상황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사실이다.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동산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보였다. 다만 중국이 얼마나 해결 의지가 있는지는 앞으로 나올 후속 조치로 판가름 날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난주 펼쳐진 ‘정치적 장면’은 미중 패권 경쟁이 시진핑과 바이든의 대결 구도에서 시진핑과 트럼프의 대결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확인시켰다. 이미 주요 2개국(G2)을 이끄는 두 지도자는 화끈한 1차전을 펼쳤다. 트럼프 1기 시절 미국은 대중 고율 관세를 때리며 미중 무역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려 3000억 달러(약 417조 원)에 달하는 중국산 제품의 관세를 인상했다. 중국은 보복 관세로 맞받아쳤다. 미국은 중국의 취약 분야인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수출을 제한하고 나섰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동맹국과의 연합 전선으로 확대해 중국을 옥죄고 있다. 중국은 자신들이 틀어쥐고 있는 희소 광물의 수출 제한 등으로 저항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재집권 가능성이 커진 트럼프는 다시 한번 칼을 휘두를 태세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선거 구호로 내건 트럼프는 “중국산 수입 제품에 60~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예고하고 있다. 전당대회 마지막 날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는 “(중국산 전기차에) 100%에서 2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문제는 미중 갈등이 격화될수록 한국을 비롯한 세계경제가 출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배터리·전기차 등은 한미 동맹 강화 이후 미국의 보조금을 지원받는 등 미국 투자를 늘려왔다. 트럼프가 예고한 대로 바이든의 정책을 뒤집는다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미 대선 결과를 속단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미중 패권 경쟁은 지금보다 격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경제는 물론 북미 관계와 대만에 대한 지원 등에 따라 동북아 안보 지형이 크게 흔들릴 것이다. 그 중심에는 중국이 있다. 미 대선에 앞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해야 하는 이유다. 다행히 꽉 막혔던 한중 관계는 한일중정상회의를 계기로 풀리고 있는 만큼 중국과의 대화를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할 것이다.
윤민혁의 실리콘밸리View

혁신의 현장에서 ‘의전’ 찾는 사람들 [윤민혁의 실리콘밸리View]

사내칼럼 2024.07.14 18:43:00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한결같다.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19’에서 황 CEO를 마주친 적이 있다. 트레이드 마크인 가죽 재킷을 입고 수행원도 없이 행사장을 오가던 그는 누구든 말을 붙이면 친절히 응대했고 사인과 사진 요청도 흔쾌히 받아주고는 했다. 지금처럼 시가총액 1위를 넘볼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엔비디아와 황 CEO는 그래픽처리장치(GPU) 1인자로 테크계에서 존경받고 있었다. 이름 높던 젠슨 황의 ‘동네 아저씨’ 같은 소탈한 모습에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있다. 5년이 지난 현재 엔비디아와 황 CEO의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빅테크 CEO 모두가 황 CEO에게 진심으로 예의 바르게 대하며 심기를 거스를까 두려워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럼에도 올해 GTC와 컴퓨텍스에서 황 CEO는 5년 전 마주쳤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여전히 쏟아지는 사인과 사진 요청도 마다하지 않으며 이렇다 할 수행원 군단도 끌고 다니지 않는다. 황 CEO는 최근 최태원 SK 회장과의 만남에도 수행원 없이 홀로 나섰다고 한다. 부·지위와 상관없어 보이는 젠슨 황의 한결같은 태도가 실리콘밸리식 ‘멋’일지도 모른다. 최근 들어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한국 정치인, 고위 관료, 대기업 경영진의 방문이 유달리 잦다. 혁신의 심장부에서 미국 정부·기업과 접촉하고 이를 실제 정책과 사업으로 이끌어나간다면 적극 권장할 일이지만 아름다운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 구글 본사 임원을 만나 책상을 내리치며 호통쳤다는 얘기가 흘러나와 빈축을 샀다. ‘부산 유튜버 칼부림 사건’ 영상이 뒤늦게 삭제된 데 대한 항의 차원이라는 게 방심위의 해명이다. 류 위원장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했다”며 이를 ‘무용담’처럼 말했다고 한다. 공포스러웠을 것이다. 미국에서 이는 폭력에 준하는 행위다. 외교적 문제로 번지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 규제 기관인 방심위에 ‘을’인 구글코리아가 항의 방문했을 정도니 본사에서 어떻게 봤을지 부끄럽기만 하다. 테크 행사장에서 마주친 일부 정치인들은 기념사진에만 관심 있어 보였다. 수행원이 줄줄이 따라붙어 촬영에만 몰두하는 이들의 모습은 현지인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다. 한국 정치인·기업인과 빅테크 임원 회동도 사정을 알고 보면 뜬금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부사장(VP)’으로 뭉뚱그려 칭해지는 상대 임원의 실제 업무 분야가 알려진 미팅 목적과 무관할 때가 잦아서다. 취재에 나서면 어김없이 “업무와 관계가 없더라도 직위가 높은 임원을 불러달라고 요구받았다”는 말이 들려온다. 사업 자체보다는 ‘빅테크 고위 임원과의 사진’이 목적인 셈이다. 떠들썩하게 방문할수록 의전 요구가 도를 넘고는 한다. ‘높으신 분’의 기쁨이 커질수록 수행해야 할 직원들은 고통을 받는다. 전문경영인 모시기보다 총수 방문이 더 편하다는 하소연에 헛웃음만 나왔다. 외려 대기업 총수의 일정은 극비 사항이다 보니 일반 직원들은 총수가 실리콘밸리를 찾은지도 모르고 지나갔다는 후문도 들려온다. 자수성가한 실리콘밸리 거두들은 허례허식에는 관심이 없다. 젠슨 황은 아내가 사준 가죽 재킷 차림으로 프랜차이즈 식당 데니스를 찾는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흔한 청바지를 입고 회사 앞 단골 빵집에 출몰한다. 보여지는 것 대신 실리를 따지는 문화인 탓이다. 실용적인 문화에서 혁신과 창의가 나온다. 이런 실리콘밸리에서 떠들썩한 의전을 뽐내며 현지 비즈니스를 추진하겠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대한민국도 어엿한 선진국 반열에 올라 있다. 2030세대는 세계시민을 바라보는데 돈과 지위를 거머쥐고 있는 ‘사회지도층’들은 개발도상국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부끄러움은 세계 무대로 나아가는 젊은이들의 몫이다.
윤홍우의 워싱턴 24시

대통령의 비밀이 새기 시작한 백악관[윤홍우의 워싱턴 24시]

정치·사회 2024.07.07 17:43:49
미국 민주당을 패닉에 빠뜨린 지난달 27일 대선 후보 TV 토론 이후 당의 한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WP)에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칼로 찌르는 첫 번째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처참한 토론 성적을 받아든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선 후보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싶어도, 그 누구도 브루투스처럼 손에 피를 묻히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30대의 나이에 상원의원을 시작해 8년의 부통령을 거쳐 70대에 대통령직까지 오른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에서는 ‘성역’ 같은 존재다. 이런 이유로 당 내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사퇴 요구는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드러나지 않은 채 수면 아래 꾹꾹 억눌러진 모습이다. 하원의원 5명이 공개적으로 사퇴를 촉구했다지만 의사 결정의 중심에 있는 민주당 지도부와 차기 대선 주자들이 반기를 들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사퇴는 없다”며 정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이달 5일(현지 시간) ABC뉴스에서 방영된 조지 스테퍼노펄러스와 인터뷰에서 “오직 전능한 주님만이 나를 물러나라고 설득할 수 있다”며 완주 의지를 분명히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 토론은 “나쁜 밤”이었을 뿐이며 여론조사는 “부정확”하고 3년 반 전 자신과 “다를 게 없다”는 주장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수많은 역경을 이겨낸 특유의 자긍심을 보여줬으나 인터뷰 이후에도 그를 둘러싼 당내 불안감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수석 전략가였던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바이든은 이번 선거를 이끌 그의 역량에 대한 사람들의 우려에 위험할 정도로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위험신호는 백악관에서 감지되고 있다. 미국 정치권은 바이든 대통령의 주변에서 은밀한 정보들이 새어 나오는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이 백악관 참모진 회의까지 참석하고 있으며 대선 레이스를 완주할 것을 강력히 설득했다는 NBC뉴스의 보도가 대표적이다. 헌터는 중범죄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바이든 대통령의 ‘아픈 손가락’이자 트럼프 캠프의 공격 대상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전용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토론을 준비하는 6일 동안 토론 준비가 늘 11시 이후에 시작됐으며 매일 바이든 대통령에게 ‘낮잠 시간’이 주어졌다는 뉴욕타임스(NYT)의 보도 역시 충격적이다. 내부 소식통을 통해 흘러나온 이 보도는 “TV토론을 앞두고 전 세계 출장을 다니느라 무대에서 거의 잠들 뻔 했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주장과 정면 배치된다. 백악관 웨스트윙(업무동)의 잇따른 정보 유출은 거취 논란이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익명의 한 정치 분석가는 “NBC와 NYT의 보도는 이 사태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신호”라고 진단했다. 4년 전 트럼프 행정부의 존립을 흔들었던 내부자들의 폭로가 이번에는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주 토론에서 바이든이 붕괴되기 훨씬 전부터 백악관 내부에서 그의 한계는 점점 분명해졌고, 고위 보좌관들이 대통령의 노출 등을 엄격하게 통제해왔다”고 전했다. 현직 대통령이자 차기 대선 후보가 대통령직을 수행할 건강 상태가 아닐 수 있다는 논란이 거세지면서 미국 대선은 초유의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바이든 대통령을 조롱하면서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그 역시 고령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정치 온라인 베팅사이트 프리딕트잇(predictIt)은 이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올해 11월 민주당의 대선 주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점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전략가는 “민주당의 의원들이 대통령과 언제 결별할지 논의하고 있으며 독립기념일 휴회를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이번 주에 (사퇴 요구의) 댐이 터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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