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민혁의 실리콘밸리View
H20에 딥시크까지… 엔비디아 AI칩, 미중 관세 전쟁 '판돈' 됐다 [윤민혁의 실리콘밸리View]
IT
2025.04.17 08:32:15
엔비디아가 거액의 미국 내 투자 발표에도 중국 전용 인공지능(AI) 가속기 H20 수출 제재를 받으며 이날 테크주가 동반 폭락했다. 직후 미 의회는 중국산 AI 딥시크의 안보 위협을 지적하며 차단 검토에 나섰다. 미·중 관세 전쟁 여파에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이 협상 테이블의 ‘칩’이 된 꼴이다. 1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UBS를 인용해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 칩 재고를 120억 달러 상당으로 분석했다. 엔비디아가 1분기에만 160억 달러에 달하는 H20 주문을 받았다는 디인포메이션 보도를 뒷받침하는 소식이다. 전날 장 마감 후 엔비디아는 H20이 대 중국 수출 허가 품목에 지정됐다고 밝혔다. 미 상무부 수출 허가를 받아야만 팔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H20은 엔비디아가 수출 규제 속 중국 전용 칩셋으로 제작한 제품이다. 최신 AI 가속기인 블랙웰은 물론, 전 세대 주류 모델인 H100보다도 75%가량 성능이 낮다. 때문에 중국 외 국가에서는 사실상 수요가 없다. 엔비디아는 규제에 따라 1분기 55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공시했다. 이 소식에 이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는 6.87% 내렸다. 55억 달러라는 수치는 엔비디아 총 매출을 감안할 땐 비중이 작은 편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1년간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1152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월가는 올해 총 매출이 18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은 엔비디아가 당장의 H20 수출 제한을 넘어서 미중 분쟁 사이 ‘판돈’으로 올랐다는 점을 우려 중이다. WSJ은 "엔비디아는 AI 개발을 둘러싼 패권 경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 두 초강대국 사이에 낀 신세가 됐다"며 "성능이 낮은 칩조차도 중국 시장에 판매하지 못하게 된 것은 무역전쟁이 엔비디아 사업을 얼마나 흔들 것인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마러라고를 찾아 H20 수출 허가와 대 미 투자를 거래했다는 소식이 있었고, 실제 엔비디아가 4년간 5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내 투자를 발표한 직후 H20 수출 제한이 이뤄졌다는 점도 리스크 우려를 더욱 키운다. WSJ은 이 점을 지적하며 “트럼프의 환심을 사기 위한 의도였으나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5000억 달러로 충분하지 않은듯하다”고 했다. 미국은 엔비디아의 ‘로비’와 무관하게 중국 AI 산업을 고사시키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는 “딥시크가 미국 안보에 ‘심각한 위협(profound threat)’이 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딥시크는 중국으로 데이터를 유출시키고 이용자 보안 취약점을 만들어내며 중국 법에 따라 정보를 은밀히 검열하고 조작하는 모델”이라며 “딥시크는 수집한 정보를 중국 정부가 소유한 통신업체 '차이나 모바일'과 연결된 백엔드 인프라를 통해 전송한다”고 밝혔다. 또 “딥시크는 중국으로 수출이 금지된 미국 반도체 칩을 기반으로 미국 기술을 훔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딥시크 설립자 량원펑은 중국 정부와 연계된 하드웨어 유통업체, 전략 연구소와 관련돼 있다”고 봤다. 위원회는 결론적으로 중국 AI 모델 위험성에 대처하기 위해 AI 칩 수출 통제를 확대하는 한편, 중국 뿐 아니라 싱가포르 등 ‘우회 수출로’로 이용되는 지역에 대한 수출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싱가포르는 지역 기준 엔비디아 매출 2위를 기록 중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딥시크에 대한 징벌 조치를 저울질하고 있으며 미국인들의 딥시크 접근을 차단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이에 엔비디아에 대한 미 행정부의 AI칩 수출 제한이 궁극적으로 딥시크를 위시한 AI 모델 개발을 막아서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따른다. NYT는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가 엔비디아의 아시아 지역 칩 판매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며 “엔비디아는 2주 내 아시아 11개국 내 모든 고객사에 대한 세부 정보를 답변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가 딥시크에 AI 칩셋을 고의적으로 제공했는지 따져보겠다는 뜻이다.
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급' 낮은데…日 협상단 만남 트럼프, 中 주요 수입국에 '2차 관세'도 거론[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정치·사회
2025.04.17 07:50:29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 대통령이 '급'이 한참 낮은데도 일본 무역대표단을 만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계산과 달리 중국이 협상에 응하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소 코너로 몰리고 있죠. 결국 미국 입장에서 다루기 쉬운 일본을 직접 만나 빠른 타결을 압박, 자신의 관세 정책이 효과가 있다는 ‘홍보’를 하려는 행보로 풀이됩니다. 한국은 다음 주 미국과 협상을 하는데, 그 때도 트럼프 대통령이 등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각국에 중국과의 무역을 억제하라는 요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과거보다 많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한국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많은 국가죠. 한국이 받아들 숙제는 점점 더 복잡해지는 형국입니다. 성과 조바심 트럼프, 日 협상단 직접 만나…韓도?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오후 5시 48분(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일본 무역대표단과 만나서 큰 영광”이라며 “큰 진전(Big Progress)!”이라고 밝혔습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을 찾은 일본 측 관세 협상 수석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 등 일본 대표단의 예방을 받고 면담했습니다. 이카자와 경제재생상은 트럼프 대통령 면담에 이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본협상을 진행합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이번 협상에서 일단 미국 측의 요구사항을 파악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6시 18분 트루스소셜에 "일본은 오늘 관세, 군사지원 비용, 그리고 '무역 공정성'을 협상하기 위해 (미국에) 온다"며 "나는 재무부, 상무부 장관과 함께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일본과의 협상에 본인이 직접 참석한다고 협상 당일에 깜짝 발표를 한 것이죠. 이에 따라 다음주 최상목 경제부총리의 방미 계기에 열리는 한미 관세 협상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中과 가까운 나라에 ‘세컨더리 관세’도 거론…韓, 대중 견제 동참 압박 커질 듯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협상에서 중국과의 무역을 억제하도록 각국에 압박을 가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각국이 미국에 관세 인하 혹은 면제를 요구하는 가운데, 미국은 그 대가로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해당국에 요구할 예정이라는 겁니다. 블룸버그는 "이는 중국이 트럼프 관세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매체는 또 "미국은 교역 상대국들이 중국산 과잉 생산품을 흡수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세컨더리 관세(2차 관세)’ 카드도 만지작 거리고 있습니다. 2차 관세는 트럼프 행정부가 고안한 새로운 개념으로, 앞서 베네수엘라산 석유를 수입하는 나라에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며 도입한 정책입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석 경제보좌관들이 세계 각국에 중국과 가까운 나라로부터의 수입품에 소위 2차 관세를 매기라고 요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구체적인 정책은 나와봐야 알 것입니다. 하지만 핵심은 미국이 중국의 주요 무역파트너에 "중국산을 많이 수입해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관세 정책을 방해하지 말라. 중국산에 관세를 매겨라. 중국의 과잉생산품도 받아들이지 말라"는 등의 요구를 향후 협상에서 할 것으로 보입니다. 블룸버그는 이 아이디어의 최대 지지자 중 한 명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라고 전했습니다. 최근 베선트 장관은 "미국의 동맹국은 좋은 군사동맹이었지만 완벽한 경제적 동맹은 아니었다"며 "합의에 도달하면 우리는 하나의 집단으로서 중국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제에 있어서도 미국과 같은 입장에 서라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김광수의 中心잡기
거세지는 트럼프 폭풍, 한중일 경제협력 활용해야[김광수특파원의 中心잡기]
경제·마켓
2025.04.06 20:48:36
이달 4일 중국에 있는 많은 교민과 주재원들도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눈과 귀를 기울였다. 모국의 정치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그들은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나 불안정한 정세가 하루빨리 해소되기를 기원했다. 한국의 상황이 안정돼야 중국과의 관계도 개선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몇 년간 한중 관계는 유독 부침이 컸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이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의 한미 동맹을 강화하면서 중국과의 관계는 소원해졌다. 윤 전 대통령이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를 언급하고 한국 외교부가 남중국해 분쟁 관련 논평을 내놓자 중국 정부도 강한 불만을 제기하며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윤 전 대통령의 고교 동창 정재호 전 주중대사 역시 한중 관계 개선에 의미 있는 역할도 하지 못하고 짐을 쌌다.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한중 간 소통 확대가 기대를 모았으나 2년 반 동안 정 전 대사가 중국 외교 채널과 직접 만난 것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지난해 5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하반기부터 교류가 늘어나면서 조금씩 변화의 기류가 포착됐다. 특히 중국이 한국 측에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하며 경색됐던 관계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일방적 무비자’ 정책의 시행이다. 지난해 11월부터 15일간 비자 없이 관광, 비즈니스, 가족 방문 등의 목적으로 중국을 찾을 경우 과거처럼 비자 발급을 받지 않도록 하자 중국을 찾는 한국인 수는 늘기 시작했다. 현재는 기간이 30일까지 늘어났고 상하이·칭다오 등의 번화가에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부쩍 많이 눈에 띄고 있다. 내수 침체를 극복하려는 중국 당국이 소비를 늘리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문호를 넓힌 것이지만 한중 관계를 의식한 정치적 목적이 담긴 조치라는 해석에도 무게가 실린다.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해빙기를 맞는가 싶었지만 비상계엄 이후 탄핵 정국으로 양국 관계는 다시 얼어붙은 모양새다. 선거 조작, 탄핵 배후 등 중국을 겨냥한 주장들이 이어지자 한국에 대한 중국인의 불안감은 커졌고 일부는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중국 내 한 한국 여행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인들이 한국 대신 일본을 여행지로 선택하는 이유에는 이 같은 한국의 상황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우려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대적인 관세 폭탄 투하로 한국과 중국 모두 새로운 시험대에 올라서게 됐다. 각각 25%, 34%(추가 관세 포함 시 54%)의 고율 관세를 때려 맞은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 이미 중국은 여러 차례 한국에 우호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단적으로 10월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국가주석이 참석해 한중 정상회담을 갖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정상회담에 앞서 실무진 차원에서 사전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는 만큼 한중 관계에 전기가 마련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에는 한중일 사이에 전과 다른 우호적 흐름이 포착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 무토 요지 일본 경제산업상이 손을 맞잡았다. 당시 3국 장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한중일 3국의 통상장관 회의가 6년 만에 처음 개최됐다는 점, 그것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마련됐다는 점은 여러 면에서 의미심장한 변화로 해석된다. 전 세계가 트럼프발 관세 폭탄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정 공백 상태인 우리나라 역시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고 오직 국익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중에는 한중일 경제협력 역시 활용할 만한 카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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