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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악어의 눈물’은 누가 판단하나
사회 사회일반 2023.10.29 11:13:17“피해자가 용서하지 못하겠다는데 왜 판사가 마음대로 용서합니까.”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20대 여성 A씨는 지난 20일 부산고등법원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가해자는 1심 공판 내내 살인미수에 대해 인정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어떻게 가해자의 반성이 인정되는지 저는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A씨가 강한 의문을 제기한 건 양형기준상 일반 감경요소인 ‘진지한 반성 -
[동십자각] 리더와 '설득의 3조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10.27 17:40:19일본 아사히신문이 10월 정기 국정 여론조사 때 ‘색다른 질문’을 던졌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취임 2년을 맞아 추가한 항목은 ‘지금까지 일하는 모습을 보고 총리에게서 열정을 느끼는가’ ‘총리가 정책을 알기 쉽게 설명할 힘을 지녔다고 평가하나’ ‘총리의 일하는 모습을 보고 신뢰할 수 있느냐’의 세 가지였다. 질문을 만든 기자는 최근 칼럼에서 이 세 개 항목이 아리스토텔레스가 꼽은 ‘설득의 조건’에 해당한 -
[동십자각] 칼국수와 중고차 사장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10.22 17:30:5410년 전 한 독일 수입차 브랜드의 2000년식 초록색 승용차를 서울의 한 중고차 매매 단지에서 샀다. 현장에서 계약서를 쓰고 사장에게 매매 대금을 이체했다. 생애 첫 차였다. 사장은 친절했다. 이곳에서 20년 넘게 중고차를 팔았다고 소개한 그는 “차를 산 고객에게 밥을 대접해왔다”면서 근처 칼국숫집으로 데려갔다. 그때는 차를 잘 샀다고 생각했다. 생각이 바뀐 것은 오래지 않았다. 한번은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머플러에서 -
[동십자각]가계부채, 집값 상승 기대감부터 잡아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10.20 17:28:35“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니까 대출을 일으켜 집을 사는 거죠. 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결국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줄여야 합니다.” 최근에 만난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가계 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현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가계 부채의 상당 부분이 집을 사기 위한 대출에 기인한 만큼 집을 사려는 수요를 억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얘기다. 이는 한 사람의 의견만은 아닌 듯하다. 적 -
[동십자각]文정부의 이상한 ‘부동산 통계’
정치 정치일반 2023.10.15 20:29:06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출간한 저서 ‘부동산과 정치’에서 부동산 통계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한국부동산원과 KB국민은행·부동산114의 주간동향지수는 표본이나 분석 방법이 다르다”며 “통계학적으로 세 기관의 지수는 가격 변동에 대해 최대 2.3배 증감률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절대적으로 맞는 유일한 통계가 있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통계의 안정성·독립성을 획기적 -
[동십자각]기무치, 파오차이, 개존맛 김치
사회 사회일반 2023.10.13 17:40:45최근 일본에서 출시된 ‘개존맛 김치’라는 제품 이름을 놓고 소셜미디어상에서 논란이 됐다. 한글날을 맞아 해외에서 사용되는 한글 표기 오류 제보를 받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이 소식을 알렸다. 표현의 극대화를 위해 사용해도 괜찮다는 의견과 속어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맞섰다. 해당 회사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제품명도 변경하기로 했다. 개존맛 김치는 한글 비속어에 익숙해지고 무뎌진 한국인이 듣기에도 어색하고 껄끄 -
[동십자각]파맛 ‘첵스’와 여론 조작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10.06 17:52:32농심켈로그는 2004년 자사의 시리얼 브랜드 ‘첵스’ 홍보를 위해 ‘첵스초코나라 대통령 선거’라는 이벤트를 열었다. 당선이 되면 초콜릿 맛이 더 진한 첵스를 내겠다는 1번 후보와 파 맛 첵스를 내겠다는 2번 후보가 출마했다. 회사는 당연히 1번의 당선을 기대했을 테지만 결과는 달랐다. 장난기가 동한 누리꾼들이 2번에 몰표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결국 매크로(특정 작업을 반복하게 하는 소프트웨어) 등을 통한 중복 투 -
[동십자각] 이건희도 5개 중 3개는 실패했다
산업 기업 2023.09.24 17:43:51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10년 삼성의 신수종 5대 사업을 발표했다. 삼성의 에이스들이 2007년부터 신사업 발굴을 위한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해 명단을 확정하기까지 약 3년의 시간이 걸렸다. 반도체의 뒤를 잇는 삼성의 먹을거리로 꼽히는 바이오와 배터리 등이 이때부터 집중 투자를 받은 사업들이다. 물론 모든 사업이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태양전지·발광다이오드(LED)·의료기기 등 나머지 사업은 불과 10년도 -
[동십자각]선거제 개편, 정치에 '넛지' 될까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3.09.22 17:29:3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진 21일 국회 앞은 평소보다 혼잡하고 소란스러웠다. 오전부터 부결을 주장하는 측과 가결을 주장하는 측이 각각 집결해 시위를 벌였다. 표결 전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체포동의안 설명은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오가는 아수라장 속에 여러 차례 중단됐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의원은 경청할 의무가 있다”고 자제를 당부해도 소용이 없었다. 선명하게 -
[동십자각]추경호 "추경은 없다" 버티는 이유
경제·금융 정책 2023.09.17 17:51:42연초부터 부족하게 걷힌 세수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수출 부진과 자산시장 침체로 결손 규모는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결국 세수를 재추계해 이번 주초 발표한다. 결손 규모는 60조 원에 가까울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급이다. 그나마 2021년과 2022년에는 세금을 더 걷다 보니 정부가 머쓱하기는 해도 여유가 있었다. 이번에는 다르다. 역대급 세수 결손에 당황한 기재부는 세계잉여금(지난해 -
[동십자각]끝이 보이는 엔캐리 트레이드
증권 국내증시 2023.09.15 18:41:272002년 방영돼 큰 인기를 얻은 일본 드라마 ‘하늘에서 내리는 1억 개의 별’을 보면 주인공의 단골 식당 벽에 붙어 있는 백반 정식의 가격은 지금과 비슷한 1000엔(약 9000 원)이다. 20년 넘게 요지부동한 물가는 디플레이션에 빠진 일본 경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랬던 일본이 변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은 40여 년 만에 최고치를 달리고 있고 기업의 임금 인상률도 약 30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신중한 일본 정부조차 -
[동십자각] 낯 두꺼운 중국, 그래서 더 무섭다
산업 기업 2023.09.10 13:04:58현지 시간으로 5일 독일 베를린에서 폐막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3’은 처음부터 끝까지 중국이 화두였다. 좋은 의미보다는 반대의 의미가 컸다. LG전자 부스에서 한 무리의 중국인들은 신제품 주변에 머무르면서 제품을 만지고 살피며 스마트폰 카메라로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무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은 후면을 찍기 힘들게 되자 전시된 제품을 들어 올릴 듯이 움직이기도 했다. -
[동십자각]양복 입은 군인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3.09.08 17:35:43근대사를 보면 군사기술의 발달과 함께 군(軍)이 전문 집단화하면서 전쟁이 일어난 경우가 많다. 1914년 유럽 전역을 공포로 휩싸이게 한 1차 대전은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발발했다. 23년 후 일본군이 일으킨 중일전쟁과 미국 진주만 기습도 비슷했다. 군국주의를 추구하는 군을 정치 지도자들이 제대로 제어하지 못한 결과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끔찍한 전쟁이 일어났다. 1·2차 대전에서 전쟁을 일으킨 국가들은 -
[동십자각]아홉 살 아들의 신문보는 법
사회 사회일반 2023.09.03 13:26:32첫째 아들이 아홉 살 때였다. “아들이 어떻게 하면 책을 읽을까”라는 고민을 듣던 한 신문사 선배가 본인의 비법을 알려줬다. 아들에게 신문을 주면서 기사 맨 밑에 있는 아버지 이름(바이라인)을 찾을 때마다 용돈을 주라는 것이다. “아빠 이름을 찾느라 기사를 조금이라도 읽는다니까. 아빠 일도 이해할 수 있고.” 첫날은 이 방법이 통했다. 아들은 꽤 심각한 표정으로 신문을 천천히 한 장 한 장 넘겼다. 며칠 후 아들에게 -
[동십자각]대통령 언어의 온도
정치 대통령실 2023.09.01 17:41:58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어려워 보이는 사안에 결단을 내리고 뚝심 있게 일을 끌어가는 점을 많은 이들이 강점으로 꼽는다. 지난 정부 시절 파탄 직전까지 갔던 한일 관계를 과감하게 개선해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신(新)삼각공조를 끌어낸 것이 대표적이다. 명분에 얽매이지 않고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신감을 얻어서일까. 최근 들어 대통령의 언어가 유독 거칠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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