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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적자생존'의 교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8.18 15:19:06학부모 민원 다 들어주고, 문제 학생까지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교사. 얼핏 교육계 적자(適者)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을 접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초등학교 교사인 동생이 학부모 악성 민원 때문에 극단선택을 고민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 민원 등의 문제로 힘겨워하던 신규 교사가 숨진 지 며칠이 지난 후였다. 악성 민원 때문에 하나 뿐인 생명을 내려 놓으려 -
완벽한 친환경은 없다[동십자각]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8.11 17:47:32“비건(어떤 종류의 육식도 하지 않는 채식주의자)이라면서 한 달에 두 번 비행기로 출장을 다닌다니, 말이 되나요.” 얼마 전 인터뷰 기사에 돌아온 독자의 반응이다.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해 채식을 하는 사람이 탄소 배출량이 많은 비행기를 자주 타면 되겠냐는 지적이었다. 유럽환경청(EEA) 자료(2019년 기준)에 따르면 승객 1인이 1㎞를 이동할 때 비행기의 탄소 배출량(285g)은 기차(14g)의 20배가 넘는다. 동일한 기준으로 -
[동십자각] 공무원도 세금 냅니다
사회 사회일반 2023.08.05 06:00:00“주민이 불편하지 않도록 살펴주고 도와주는 게 세금 받는 공무원의 자세 아닌가요. 자질 미달 직원에게 친절 교육을 실시하고 다른 부서로 이동시켜주기 바랍니다.” 최근 한 지자체 홈페이지에 공무원의 불친절한 응대를 질타하는 글이 올라왔다. 집 수리에 전동 드릴이 필요해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대여를 요청했는데 거절당해 속상하다는 내용이었다. 서울에 있는 행정복지센터에서는 잘만 빌려줬는데 왜 안 빌려주는지 이해 -
[동십자각] 급증하는 흉악범 가석방, 대안은 없나
사회 사회일반 2023.07.30 14:13:262017년 이후 가석방된 무기수가 116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평균 20여 명에 가까운 수치다. 무기수에 대한 가석방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대상자가 없거나 한두 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11명을 시작으로 2018년 40명에 이어 2019년 14명의 무기수가 풀려나는 등 해마다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자유의 몸’이 되는 무기수들이 통상 살인 등을 저지른 흉악범이라는 점이다. -
[동십자각]속 타는 기업, 눈 감은 국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7.28 21:14:39“아직 몰라요.” 지난해 12월 정부는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시간대나 매월 2회 의무휴업일에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는 대형마트, 중소 유통 업계 상생안을 발표했다. 10년 넘게 발목을 잡아온 족쇄가 일부 풀리는 순간이었지만 마트 업계는 요란한 환영보다는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마치 ‘이제 시작’이라는 듯이.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이 매월 이틀을 대형마트 휴업일로 정하고 영업시간도 제한할 -
[동십자각]배터리 벽에 막힌 ‘오로라3’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7.24 06:00:00부산에 생산 공장을 둔 르노코리아에는 ‘오로라3 프로젝트’라는 게 있다. 오로라는 라틴어로 ‘여명’을 뜻한다. 오로라3는 2027년까지 부산에서 첫 전용 전기차를 개발·생산하는 중장기 프로젝트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기업과 완성차 업체를 보유한 나라다. 배터리·전기차 공장을 지으면 최대 35%의 세액공제 혜택도 준다. 전기차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자동차 선진국들의 눈에는 천혜의 전기차 생산 조건을 -
[동십자각] ‘시럽 급여’라는 나쁜 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7.22 07:00:00언어는 힘이 세다. 그중 누군가를 혐오스럽거나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짓는 ‘나쁜 말’은 특히 힘이 세서 호명 당한 당사자를 마치 감옥처럼 가둔다. 이를테면 무개념 엄마를 ‘맘충’이라고 부른다거나 전문성 없는 기자를 ‘기레기’로 비하하는 일을 떠올려 보자. 이때 부르는 자와 불리는 자 사이에는 일종의 권력관계가 만들어진다. 부르는 자는 손쉽게 멸칭을 입에 올리지만 불리는 자들은 순식간에 뒤집어쓴 혐오에 놀 -
[동십자각] 2023년판 ‘정홍순’을 찾습니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3.07.16 17:51:23조선의 육조판서 가운데 지금의 기획재정부 장관 격인 ‘호조판서’는 가장 단명하는 자리였다. 한 나라의 살림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이다 보니 누구든 1년을 넘기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잔혹사를 깨고 영조 시절 무려 10년이나 자리를 지킨 이가 있었다. 바로 ‘정홍순’이다. 당대 최고의 재정관으로 이름을 떨친 그는 훗날 우의정과 좌의정까지 지냈다. 정홍순은 ‘짠돌이 정승’으로 불릴 만큼 절약과 검소가 몸에 배어 있 -
[동십자각]'요즘 뉴스'에서 더욱 중요해진 'YOU(당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7.15 08:00:00‘당신(YOU)’ 2006년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이다. 1927년부터 올해의 인물을 선정해온 타임이 논란을 일으키고 주목을 받았던 대상은 사람이 아닌 무생물로 1982년 ‘컴퓨터’, 1988년 ‘위기에 처한 지구’였다. 이후 또 한 번 관심을 받은 사례가 바로 2006년의 ‘YOU’였다. 위키피디아·유튜브·블로그 등을 통한 개인 미디어가 세계적으로 확산됐다는 것이 선정 이유였다. 불특정 다수를 지칭하는 ‘YOU’가 올해의 인 -
[동십자각]전면 재시공 사례는 그만
부동산 정책·제도 2023.07.10 06:00:00“전면 재시공 결정이 바람직한 선례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바람직한 선례가 애초에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죠.” 올 4월 발생한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가 설계부터 시공까지 총체적 부실에서 비롯됐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시공사인 GS건설이 전면 재시공 결정을 내리자 건설 업계의 한 관계자가 한 말이다. GS건설은 이미 공정률이 60%에 달했던 아파트 단지를 모조리 철거하고 다시 -
[동십자각]‘새마을금고 위기’와 정부 불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7.08 06:00:00파멜라 린든 트래버스의 소설 '메리 포핀스'에는 ‘뱅크런’ 얘기가 나온다. 은행 직원인 뱅크스씨의 아들 마이클은 아빠 직장에 놀러갔다가 은행 회장을 만난다. 마이클은 자신의 용돈을 회장이 예금하라며 가져가려 하자 “내 돈 돌려줘’라며 울부짖는다. 이 말은 은행에 있는 고객들이 무더기 예금 인출에 나서게 만든다. 자신의 돈을 지키기 위한 아이의 외침이 예금자의 불안감을 자극해 아무 이유 없이 ‘뱅크런’으로 이어 -
[동십자각] 잊혀진 680만 소상공인
산업 중기·벤처 2023.07.02 17:02:06“대한민국에서 680만 명이 사라져버린 것 같습니다.” 최근 정부의 차관 인사 발표를 지켜본 한 소상공인 정책 관련자의 탄식이다. 그는 “이번 정부에서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난달 29일 정부는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에 오기웅 중기부 기획조정실장을 임명했다. 그는 창업·벤처 전문가 출신이다. 이로써 중기부는 벤처기업가 출신의 이영 장관에 이어 차관까지 벤처 전문가가 넘버1·2 자 -
[동십자각] '주가조작 의혹' 대주주 수사 속도내야
증권 정책 2023.07.01 06:00:004월 24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발생한 지 어느덧 두 달이 넘었다. 그사이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라덕연 H투자자문 업체 대표와 공범들이 차례로 구속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양석조 서울남부지방검찰청장 등 4대 시장 감시 기관장들은 5월 23일 한자리에 모여 주가조작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5개 종목 하한가 사태가 또 벌어지자 이원 -
[동십자각]정치권의 속 보이는 민생 대책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3.06.27 16:14:44국회에서 매일같이 대립하는 여야가 쉽게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주제가 있다면 바로 내년 4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민생 대책을 앞세우고 있다. 다만 각 정당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방향은 다르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치솟는 물가 안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역 의원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하락한 국제 밀 시세에 맞춰 적정하게 내릴 필요가 있 -
[동십자각] 윤석열 대통령의 '편대비행'
산업 기업 2023.06.25 18:28:55요새는 보기 드물어졌지만 과거 관가에서 쓰던 표현 중에 ‘편대비행’이라는 말이 있었다. 고위 관료가 이동할 때 부하 직원들이 줄지어 따라붙어 걷는 모습이 삼각 편대비행과 유사하다고 해 생겨난 표현이다. 힘이 센 부처의 유력한 관료일수록 자연히 꼬리가 길었다. 요즘 재계에서 편대비행이라는 말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올 들어 기업 총수와 동행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 쉴 틈 없이 이어지자 그 모습을 두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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