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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 체르케스의 추방, 소치의 눈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5.20 17:30:571864년 5월21일 흑해 서부의 산악마을 크바데. 러시아군이 승전 퍼레이드를 펼쳤다. 1763년부터 시작돼 100년 넘게 이어진 체르케스 전쟁의 종결에 러시아군은 들떴다. 오랫동안 진행된 전쟁으로 증오도 깊었다. 러시아군 총지휘관인 미하일 로마노프 대공작(차르 알렉산드르 2세의 형)은 전 주민에게 ‘떠나라’는 명령을 내렸다. 체르케스 모든 마을의 주민들은 황급히 짐을 꾸려 무작정 떠나야만 했다. 육로 이동이 허용되지 않 -
[오늘의 경제소사] 마요네즈, 전쟁 그리고 혁명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5.19 13:42:551756년 5월 20일 아침, 지중해 미노르카 섬의 항구 마혼(Mahon) 앞바다. 영국과 프랑스의 소함대가 전열을 가다듬었다. 외형 전력은 비슷했다. 영국이 전열함 13척으로 프랑스(12척)보다 다소 앞선 것으로 보였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본국에서 떨어진 지브롤터에 정박했던 영국 함대의 절반은 수리가 필요했던 반면 프랑스는 지근거리 군항인 틀롱에서 정비를 마친 상태였다. 더욱이 영국은 함정끼리도 손발이 맞지 않았다. -
[오늘의 경제소사] 근대식 군대 '교련병대' 창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5.18 14:49:161881년(고종 18년) 5월 19일, 최초의 근대식 군대인 ‘교련병대’(속칭 별기군)가 새로 생겼다. 서울과 외곽을 방어하는 중앙군(5군영)에서 젊고 튼튼한 80명을 뽑아 일본 공사관 소속 호리모토 공병 소위에게 훈련을 맡겼다. 급료나 피복 지급에서 좋은 대우를 받은 이들은 구식 군대의 시기를 받았다. 계속된 차별은 임오군란으로 터져 호리모토 소위가 피살되며 교련병대 역시 창설 14개월 만에 폐지되고 말았다. 여기까지가 각 -
[오늘의 경제소사] 분리하되 평등하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5.17 17:13:49‘분리하되 평등하다(separate but equal).’ 1896년 5월18일 미국 연방대법원의 ‘플레시 대 퍼거슨 사건(Plessy v. Ferguson)’ 판결문 골자다. 법이 대놓고 흑백 차별을 인정한 이 판결은 미 사법 역사를 통틀어 최악 판결의 하나로 손꼽힌다. 소송의 발단은 1892년 6월 초 루이지애나주의 한 기차 안에서 일어났다. 제화공 겸 시민운동가 호머 플레시(30세)는 예약했던 일등석에 앉아 자신이 흑인이라고 밝혔다. 흑인 피가 8분 -
[오늘의 경제소사] 1932년 일본 5.15사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5.14 14:57:031932년 5월 15일 일요일 오후 5시 27분, 일본 도쿄 총리 관저. 승용차 2대에 분승한 해군 중위를 비롯한 위관 4명과 육사 생도 5명 등 9명이 들이닥쳤다. 경비 중인 순경에 총격을 가해 중상(11일 후 사망)을 입힌 장교들은 총리를 찾았다. 미국 배우 챨리 채플린을 기다리던 이누카이 쓰요시 총리(77세)는 피신하라는 측근들의 말을 듣지 않고 대화를 시도했으나 끝내 총을 맞고 죽었다. 정치에 불만을 품은 청년 장교들의 세력은 -
[오늘의 경제소사]독일, 로테르담 폭격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5.13 14:34:381940년 5월14일 오후4시20분 네덜란드 항구도시 로테르담. 루푸트바페(독일 공군) 소속 하인켈 111s 쌍발 폭격기 90대가 폭탄 97톤을 떨어뜨렸다. 도심에 집중된 독일의 폭격은 로테르담을 폐허로 만들었다. 마침 거세게 불던 바람으로 건물과 주택 대부분이 타버려 약 2.6㎢(78만6,500평)의 땅이 수평으로 바뀌었다. 건물 2,320동과 교회 24개, 학교 62개, 하역 창고 775동이 사라졌다. 주택 2만4,978채가 타버려 8만5,000여명이 -
[오늘의 경제소사] 1896년 카이로 게니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5.12 13:27:391896년 5월 13일 이집트 카이로, 모세 기념교회로도 알려진 벤 에스라 시나고그(유대교 회당).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발굴단이 창고에서 대량의 고문서를 찾아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대형 문서고(게니자·Geniza)에서 발견한 문건은 약 40만 개. 가치를 지닌 문건은 약 1만 개라는 당시 평가와 달리 오늘날까지 해독과 번역 작업이 진행될 만큼 엄청난 분량의 온갖 문서가 쏟아져 나왔다. 1946년 발견된 사해사본이 가장 오 -
[오늘의 경제소사] 1962년 남산 케이블카 운행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5.11 15:48:261962년 5월 12일 오전 11시 서울시 회현동. 남산 케이블카 준공식이 열렸다. 오후 3시부터 정식 운행을 시작한 케이블카는 승객 31명을 태우고 605m 거리의 남산 팔각정을 4분 만에 올랐다. 돼지고기 한 근 가격이 60원이던 시절, 요금은 편도 25원, 왕복 40원으로 비싼 편이었지만 케이블카는 남산의 명물로 떠올랐다. 어두워지면 야경을 즐기려는 시민들이 몰렸다. 개통 58주년을 맞는 남산 케이블카에는 여전히 시민들과 외국인 -
[오늘의 경제소사] 오사카성 전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5.07 15:53:071615년 5월 8일 새벽. 난공불락을 자랑하던 오사카성의 천수각이 불탔다. 물밀듯 몰려드는 도쿠가와 가문의 군대에 도요토미군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임진왜란의 원흉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외아들로 가문을 다시 세우려던 도요토미 히데요리(27세)는 생모 요도도노(46세)와 함께 자결하며 생을 마쳤다. 한때 일본을 지배했던 도요토미 가문은 오사카 여름 전투로 불리는 이 싸움으로 대가 끊겼다. 대신 도쿠가와 가문의 위세가 굳 -
[오늘의 경제소사] 독일군, 연합국에 항복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5.06 16:05:191945년 5월7일 프랑스 북부 상공업 도시 랭스의 연합군 사령부. 독일군 최고 지휘부가 새벽 2시41분 무조건 항복 문서에 서명했다. 5개 항으로 구성된 항복 문서의 골자는 시기. 모든 독일군이 유럽 중부표준시 5월8일 오후11시1분을 기해 항복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새벽에 손들 만큼 독일의 사정은 급박했다. 전력도 이미 무너진 상태. 4월 말 이탈리아 전선의 독일군이 항복하고 히틀러 총통이 자살하는 등 독일은 전쟁수행 능 -
[오늘의 경제소사]기술과 돈의 결합체, 근접신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5.05 17:29:551941년 5월6일 미국 버지니아주 달그런시 해군 병기 시험장. 국가표준국 무기개발부 연구원들이 VT 신관이 내장된 폭탄을 공중에서 떨어뜨렸다. 자유 낙하하던 폭탄은 해수면에 닿기 전에 터졌다. 시험 투하한 여섯 발 모두 같은 결과가 나왔다. VT 신관이란 전파 송수신기가 달린 뇌관. 송신장치에서 쏜 전파가 목표물에 맞고 돌아오는 반사파를 수신장치가 받아내 최적 근접거리에서 폭발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포탄이 적의 -
[오늘의 경제 소사] 1992년 LA 폭동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4.28 17:34:141992년 4월29일 오후3시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아프리카계 시민(흑인)들이 술렁거렸다. 로드니 킹 사건 배심원들이 백인 경찰들에게 무죄 평결을 내릴 것이라는 소문 때문이다. 1년 전 발생한 로드니 킹 사건은 동영상을 통해 흑인뿐 아니라 미국 사회 전체가 경악했던 사건. 한국산 포니 엑셀을 타고 시속 185㎞로 고속도로를 달리던 흑인 운전자 로드니 킹을 추적 끝에 체포한 백인 경찰 4명이 잔혹하게 구타하 -
[오늘의 경제소사] 대구 상인동 가스 폭발 사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4.27 17:18:271995년 4월28일 오전7시52분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느닷없는 굉음과 함께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3㎞ 떨어진 지역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 현장에서는 50m가 넘는 불기둥이 치솟았다. 무게 280㎏에 이르는 복공판(지하철 공사장을 덮는 철제 판) 2,000여개도 공중에 솟았다가 떨어졌다. 마침 지하철 건설을 위해 주변 땅이 온통 파헤쳐진 상황. 순식간에 건설현장 400m가 무너져내리고 시민과 학생을 태운 출근길 버스가 30m 아 -
[오늘의 경제소사] 1775년 佛 밀가루 전쟁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4.26 18:15:381775년 4월27일 프랑스 파리. 시내 곳곳에서 동시다발적 소요가 일어났다. 빵집과 식료품점 털기를 시작으로 군중들은 도끼로 식량 창고를 부쉈다. 사태의 직접적인 요인은 냉해와 작황 부진. 빵값이 하루 새 50%나 오르자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기록적 한파로 2년 연속 곡물 수확이 반감하며 식량 수급이 급격히 나빠졌다. 일주일 동안 시민 100여명이 체포되고 2명이 처형되면서 파리의 소요는 가라앉았지만 시위는 전국 각지 -
[오늘의 경제소사] 1955년 반둥회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4.23 17:33:581955년 4일24일 밤, 인도네시아 자바섬 반둥(Bandung). 7일간 이어온 아시아아프리카회의(Asian-African Conference)가 막을 내렸다. 개막 이전부터 회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던 강대국, 특히 서방국가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평화 10원칙’이라는 공동선언문이 발표됐으나 식민종주국들을 심하게 비판하는 내용은 없었기 때문이다. 평화 10원칙에는 ‘반제국주의, 반식민주의와 민족 자결, 침략 부인, 국제 협력과 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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