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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의 오늘의 경제소사]돈 정당, 그린백당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24 13:28:51‘돈을 찍어 가족을 구하자.’ 1874년 11월 25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한 정당의 창당대회 구호다. 중서부 농부들이 주로 참여한 이 정당의 이름은 그린백당(the Greenback Party). 동부의 문외한들은 창당 소식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린백이라, 당명에 왜 돈의 이름을 붙였지?’ 그랬다. 그린백은 링컨 대통령이 남북전쟁의 전비를 감당하기 위해 마구 찍어냈던 전시 불태환 지폐. 뒷면이 녹색이어서 그린백이라고 불렸 -
[권홍우의 오늘의 경제소사]범선의 끝판왕, 커티삭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20 17:46:36돛단배와 동력선. 둘 중 어느 배가 빠를까. 단연히 후자다. 아무리 비싼 요트라도 모터보트의 속도에는 못 미친다. 하지만 눈을 19세기로 돌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바람만 좋으면 범선이 증기기관을 장착한 기선(汽船)보다 빨랐다. 폭이 좁고 대형 돛을 단 고속범선 클리퍼선(clipper)들이 19세기 초반부터 시속 13노트를 넘는 속도로 내달렸건만 증기선은 1843년에서야 대서양 항로에서 시속 10노트의 벽을 넘었다. 미국에서 1852 -
[권홍우의 오늘의 경제소사]미완의 멕시코 혁명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19 15:54:131910년 11월 20일 오전 8시. 멕시코 전역에서 횃불이 솟아올랐다. ‘농지개혁과 노동조건 개선, 외국인 특혜 폐지’를 내걸고 저항하던 정치 지도자 프란시스코 마데로가 봉기 시한으로 못 박은 이날 도시와 농촌,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거리로 나섰다. 20세기 최초의 시민혁명인 멕시코혁명이 발생한 순간이다. 혁명의 원인은 쿠데타로 권력을 잡아 33년간 장기 집권한 포르피리오 디아스 대통령에 대한 염증. 집권 초기 눈부신 -
[권홍우의 오늘의 경제소사]소통과 타협으로 급성장 이끈 ‘철도 표준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17 16:54:55세상에서 가장 믿지 못할 것. 뭘까. 19세기 중후반 무렵 답은 ‘열차 시각표’였다. 증기기관차로 운행되는 최초의 철도 노선인 리버풀~맨체스터 구간 개통(1830년) 직후 신속한 이동과 수송에 대한 찬사 뒤에는 불만과 두려움도 적지 않았다. 기껏해야 시속 24~40㎞로 달린 열차에서 내린 승객들은 ‘전광석화처럼 지나가는 풍경에 현기증이 난다’고 호소했다.독일의 유대계 서정 시인이자 기자였던 하인리히 하이네는 1843년 프 -
[권홍우의 오늘의 경제소사]나중된 자로 먼저된 자, 美 연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13 14:57:051914년 11월 16일 미국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이 문을 열었다. 개점장소는 뉴욕과 보스턴ㆍ시카고 등 12개 주요 도시. 최초의 중앙은행인 스웨덴 릭스방크보다 설립이 246년이나 늦었다. 신생국가라지만 미국은 왜 20세기에야 중앙은행 제도를 받아들였을까. 자유방임 경제를 중시하는 지역분권주의 때문이다.따지고 보면 1914년의 연준은 세번째 중앙은행. 연방파가 득세한 시기인 1791년 합중국은행, 1816년 제2 합 -
[권홍우의 오늘의 경제소사]13억 중국인이 흠모하는 벽안의 의사…노먼 베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12 13:46:05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39년 11월 13일 중국 허베이성 오지 마을. 중년(49세)의 백인 한 사람이 숨졌다. 캐나다인 의사 노먼 베순(Norman Bethune, 중국 이름 白求恩). 중국에서는 슈바이처보다 더 존경받는 인물이다. 온타리오주에서 1890년에 태어난 그는 순탄하게 자라났다. 토론토에 첫 번째 의과대학을 세운 할아버지의 직업을 따라 의대를 졸업했을 때까지는. 명문가의 자제이자 촉망받는 의학도인 그의 인생을 바꾼 계기는 -
[권홍우의 오늘의 경제소사]연금 데모, 61년전 영국과 10년후 한국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10 10:44:541954년 11월11일 런던. 웨스트민스터(국회의사당)로 몰려든 노인 4,000여명이 목청을 높였다. ‘생존이 위태롭다. 노인연금을 올려라!’윈스턴 처칠 수상이 이끄는 보수당 정부는 난감했다. 노인연금전국연합이라는 기치 아래 모인 노인들의 인상 요구폭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재정이 어려운 형편에 독신 기준 주당 10실링인 노인연금을 17실링으로 한꺼번에 70%를 올려달라는 요구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영 -
[권홍우의 오늘의 경제소사]국제 슬로푸드 운동 26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06 16:33:491989년 11월9일, 프랑스 파리 오페라코미크 극장. 이탈리아와 서독·헝가리·일본·미국·아르헨티나 등 15개국 시민들이 모여 ‘슬로푸드(Slow Food) 선언문’을 채택했다. 슬로푸드란 지역의 전통적인 식생활 문화와 식재료ㆍ음식을 일컫는 총칭. 패스트푸드와 대립적인 개념이다. 일부 유럽 국가에 머물던 슬로푸드에 대한 관심을 전세계로 확산시키는 전환점인 슬로푸드 선언문은 이런 내용을 담았다. ‘산업문명이라는 이름 -
[권홍우의 오늘의 경제소사]40년전 40℃ …사하라 대행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05 13:22:561975년 11월 6일 오전 9시, 모로코 남부 도시 파르타야. 여성 2만여명을 포함한 35만명의 민간인들이 국경을 넘었다. 목적지는 스페인령 사하라. 모로코 국기와 코란을 든 행렬은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쳤다. ‘식민통치자 물러나라’ ‘조상의 땅을 되찾자’. 비무장 민간인들이 40℃가 넘는 열사의 땅으로 들어간 이유는 식민지 처리방식에 대한 불만. 강탈한 사하라를 돌려달라는 요구에 주민투표로 결정하자는 스페인의 역제 -
[김나영 기자의 1일1식(識)] <231> ‘마션’이 묻는다, 당신의 의지는 몇 점짜리인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04 11:23:52※ 스포일러 주의. 이 글에는 영화 ‘마션’의 내용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습니다.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난관에 부딪혔을 때 희망을 찾아내고야 마는 사람과 모든 걸 쉽게 포기하는 사람.지난달 8일 개봉한 영화 ‘마션’이 한 달 가량 지났지만 인기몰이가 여전하다. 이 영화를 한 문장으로 표현해 달라고 질문한다면 ‘생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강할 수 있는가를 잘 표현해낸 작품’이라고 답할 수 있을 것이다. 단연 -
[권홍우의 오늘의 경제소사] 金 시세와 테헤란 인질사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03 17:06:421979년 11월4일 아침 6시30분. 대학생 300여명이 테헤란 주재 미국대사관의 담을 넘어 들어와 외교관과 가족 53명을 인질로 잡고 요구조건을 내걸었다. ‘팔레비를 송환하라!’이란 국민들은 여기에 열띤 호응을 보였다. 1953년 미국 중앙정보부(CIA)의 각본 아래 진행된 쿠데타로 집권한 팔레비 전 국왕이 회교혁명으로 추방당하기까지 26년간 막대한 자금을 외국으로 빼돌리고 5만명의 국민을 살해한 죄를 묻겠다는 대학생들의 -
[권홍우의 오늘의 경제소사]한국인은 열등민족인가? 레벤스라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1.03 15:57:05독일이 2차 세계대전 때 소련을 침공하지 않았다면 승리할 수 있었을까. 장담할 수 없지만 전쟁이 보다 오래 지속됐을지도 모른다. 승승장구하던 독일이 수세로 돌아선 분기점이 소련전선이었으니까.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영국의 경제사학자 마크 헤리스 워윅대 교수의 ‘세계 2차대전의 경제학’에 따르면 1939년 전쟁 발발 직전 추축국과 연합국 진영간 경제력(GDP 기준) 차이는 1 대 2.38. 출발부터 불리했던 독일 등 추축국 -
[권홍우의 오늘의 경제소사]미국과 일본의 짝짜꿍, 이시이 랜싱 협정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0.30 16:11:21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7년 11월2일 워싱턴DC. 로버트 랜싱(Robert Lansing) 미국 국무장관과 일본 특사 이시이 기쿠지로(石井菊次郞)가 협약을 맺었다. 이름하여 이시이 랜싱 협정의 골자는 중국에서의 일본의 특수이익 인정. 양국의 ‘기회균등’을 확인하되 중국과 국경선을 맞대고 있는 일본의 특수성을 감안한다는 내용이었다. 미국과 일본이 필리핀과 조선의 교차지배를 약속한 가쓰라 태프트 협정의 중국판 격인 이 협 -
[권홍우의 오늘의 경제소사]머나먼 보스포루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0.29 14:06:471973년 10월30일, 아시아와 유럽을 최단거리로 잇는 선이 생겼다. 보스포루스 해협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완공된 것이다. 1,510미터에 폭 39미터. 요즘은 23번째 긴 다리로 밀려났지만 준공 당시에는 세계 네번째, 미국 외에서는 가장 긴 현수교였던 이 다리는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신화와 문명의 충돌 현장 아니던가. 보스포루스(Bosporus)라는 이름부터 그리스 신화에서 나왔다. 제우스가 아내 헤라에게 외도를 들키지 않기 위 -
[권홍우의 오늘의 경제소사]‘육룡이 나르샤’… 한양 천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5.10.27 12:06:25‘새 서울에 이르러 옛 한양부의 객사를 이궁으로 삼았다(至新都 以舊漢陽府客舍爲離宮).’ 조선왕조실록 태조 3년(1394년) 10월28일의 기록이다. 한양 천도의 주역은 태조 이성계과 정도전. 개경의 지력이 쇠했다는 풍수지리설에 근거, 터전을 새로 닦는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정치적 속셈은 따로 있었다. 개경 일대에 땅이 많은 개국공신들의 권력 약화를 통한 왕권 강화! 민심도 두려웠다. 고려의 충신 최영 장군을 처형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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