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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 '흑사병이 유대인 탓?'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7.05 14:22:47유럽을 휩쓴 흑사병(Black Death). 14세기에 등장해 17세기 무렵 갑자기 없어졌으나 원인은 지금까지 규명되지 않았다. 한때는 들쥐를 매개로 여겼지만 가설의 하나일 뿐이다. 흑사병이 창궐한 중세 유럽은 극도의 사회적 혼란을 겪었다. 세상의 중심이던 교회는 처음 보는 전염병을 타락한 인간을 향한 신의 회초리로 여겼다. 대규모 참회 집회와 고해성사 같은 각종 종교 행사가 늘어날수록 흑사병은 되레 빨리 퍼졌다. 종말론과 -
[오늘의 경제소사] 22세 워싱턴 중령의 항복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7.02 15:54:511754년 7월 3일 북미 오하이오 지역 네세시티 요새. 영국 민병대가 프랑스군에 항복했다. 22세의 젊은 중령이 지휘하는 영국 민병대의 패배는 불가항력이었다. 35일 전 프랑스군과 소규모 전투에서 승리했지만 갈수록 병력 차이가 벌어지고 장거리 원정에 따른 피로가 누적된 탓이다. 버지니아 식민지 지원병으로 구성된 영국 민병대의 병력은 약 400명. 급하게 목책을 세웠으나 프랑스군 700여 명(원주민 100명 포함)의 포위를 벗 -
[오늘의 경제소사] 대구(大口) 모라토리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7.01 17:37:141992년 7월2일, 캐나다 해양수산부 장관 존 크로즈비가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랜드 뱅크스 어장의 대구 어업을 금지합니다.” 어업과 가공공장의 3만5,000여 일자리를 사라지게 만든 ‘대구 어획 금지(Cod Moratorium)’의 이유는 간단하다. 어족 고갈 위기. 대구는 서양인들의 국민 생선이었다. 대구(cod)보다 ‘생선(fish)’으로 불릴 만큼 많이 잡고, 먹었다. 그랜드 뱅크스 지역은 중세 이래 최대의 대구 어장. 개 -
[오늘의 경제소사] 1941년 소련, 전시생산시설 이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6.29 17:40:01미국과 영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소련과 동맹국으로 싸운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 성공 소식을 들은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의 말에 답이 있다. “그렇다면 이제 소련이 필요없는 것 아닌가?” 나치 독일을 상대하기 위해 소련이 필요했다는 얘기다. 소련의 군사력은 외형상 어느 군대 못지않았다. 나름대로 전쟁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1939년부터 1941년 6월22일 독일의 전격적인 침공 직전까지 소련은 항공기 1 -
[오늘의 경제소사] 글로브 극장 화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6.28 17:07:031613년 6월29일, 영국 런던 템스강 남쪽 사우스위크 지역 글로브극장. 공연 도중 발생한 화재로 극장이 모두 불탔다. 1년 뒤 거의 같은 규모(3,000석)와 형태의 제2글로브극장이 들어섰다. 다만 불이 번졌던 지붕의 초가는 타일로 바꿨다. 런던 시민의 꾸준한 사랑을 받던 이 공연장은 1644년 헐리고 말았다. 대중극장이 비종교적이며 사람들을 타락시킨다고 여겼던 청교도의 탄압 때문이다. 1997년 이 극장은 원래 자리에서 230m -
[오늘의 경제소사] 전쟁에 등장한 수소 기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6.25 16:53:081794년 6월 26일 오전 7시, 플뢰뤼스(Fleurus·오늘날 벨기에 왈롱 에노주). 한국의 계룡시 크기인 소도시 플뢰리스에서 프랑스군과 대불 동맹군이 맞붙었다. 오스트리아·네덜란드·하노버·영국군으로 구성된 대불 동맹군의 군세는 보병 4만5,000명에 기병 1만 4,000기, 대포 111문. 7만 보병에 1만 2,000 기병, 100문의 대포를 지닌 프랑스군보다 적었지만 가볍게 이길 수 있다고 여겼다. ‘오합지졸로 구성된 프랑스 혁명군대 -
[오늘의 경제소사] 로마의 상수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6.23 17:10:15109년 6월25일 로마제국의 황제 트라야누스가 트라야나 수도(Aqua Traiana)의 수문을 열었다. 수원지는 로마 북서쪽으로 56㎞ 떨어진 브라차노 호수. 호수 물이 아니라 호수에 흘러드는 시냇물을 급수원으로 삼아 수질이 좋았다. 로마는 신선한 물을 시민들에게 공급하기 위해 거대한 수도(水道)를 깔았다. 증발과 수온 상승을 막기 위해 대부분(47㎞)의 수도관은 땅 밑에 심고 9.7㎞ 구간만 지상에 남겼다. 오늘날 관광객들의 탄 -
[오늘의 경제소사] 8일간의 세계 일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6.22 15:49:121931년 6월 23일 새벽 4시 55분,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 루스벨트 육군 항공기지. 길이 18.38m인 흰색 프로펠러 단엽기가 하늘로 솟았다. 미국인 윌리 포스트(Wiley Post·33)와 호주 출신 해롤드 게티(Harold Gatty·28세)가 조종하는 ‘위니 매’ 호가 세계 일주 비행을 위해 이륙한 것이다. 당시까지 항공기 한 대로만 세계를 일주한 기록은 독일 비행선 그라프 제펠린호가 갖고 있었다. 제펠린호는 1929년 21일 만에 지구를 -
[오늘의 경제소사]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6.21 17:03:381965년 6월22일 오후5시, 일본 도쿄 총리관저. 가랑비에 젖은 양국 국기 아래 한일 양국 외무장관이 조인식에 나타났다. 자위대 군악대가 헨델의 개선행진곡을 연주하는 가운데 이동원 한국 외무장관과 시나 에쓰사부로 일본 외상은 기본조약(7개조)과 어업, 청구건, 재일교포 법적 지위, 문화재 반환 등 4개 부속문건의 한일협정에 서명했다. 패망한 일본이 조선에서 물러난 지 20년 만에 양국이 서로를 인정하는 공식 관계를 맺 -
[오늘의 경제소사] 근대 경찰의 탄생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6.18 14:38:35‘옛날 영국에 도둑질이 끊이지 않아 로버트 필이 경찰제도를 두자고 건의했다. 시행한 지 10년도 못돼 국민들이 크게 편리해졌다.’ 조선 관리 유길준이 쓴 ‘서유견문’ 11편의 일부다. 영국 의회가 수도경찰법(Metropolitan Police Act)을 제정한 시기는 1829년 6월 19일. 근대 경찰의 효시다. 이전에는 경찰이 없었을까. 있었다. 고대 수메르 문명부터 치안 담당 조직이 있었다. 이집트는 기원전 1400년께 해양경찰을 운영했으 -
[오늘의 경제소사] '굴복 않는다' 1940년 처칠 명연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6.17 11:03:58최악의 나날(Darkest Hour). 지난 2017년 개봉된 전쟁 영화의 제목이다. 영화는 영국 전시내각의 수상으로 막 지명된 윈스턴 처칠의 고뇌와 결단을 다뤘다. 말 그대로 영국의 상황은 캄캄했다. 평화만 생각했던 탓이다. 히틀러가 전쟁을 도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네빌 체임벌린 수상은 대독 유화정책으로 일관했으나 독일은 끝내 전쟁을 일으켰다. 영국의 유럽 원정군은 노르웨이와 프랑스에서 독일군에 연달아 깨졌다. 국 -
[오늘의 경제소사] 1961년 인도 전투기 비행 성공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6.16 16:18:011961년 6월17일 인도 남서부 벵갈루루 기지. 날렵한 모습의 은빛 전투기 한 대가 첫 비행을 마치고 무사히 내려앉았다. 인도 국영 힌두스탄항공사가 개발한 고유모델 초음속 전투기의 시험비행 소식은 온 나라를 달궜다. 인도가 독자적인 기술로 첨단 전투기를 개발했으니까. 네루 총리는 한 달 뒤 2차 시험비행을 직접 참관하는 등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기대와 달리 후속 개발은 쉽지 않았다. 기술 부족과 외국의 견제 탓이다. -
[오늘의 경제소사]문학이 낳은 돈, 블룸스데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6.15 14:23:19‘싫은 사람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 ‘소설을 끝장내버린 소설’. 아일랜드 출신 작가 제임스 조이스가 1922년 파리에서 출간한 소설 ‘율리시스(Ulysses)에 대한 평가다. 난해하기로 악명 높다. 일단 어휘가 많다. 2만 9,899개로 이 중 1만 6,432개는 단 한 번 만 쓰였다. 성서 6,568개, 세익스피어의 2,100개보다 훨씬 많다. 영어와 게일어(아일랜드 고유언어)는 물론 18개 언어가 등장하고 조이스 문장의 특징인 합성어도 1,2 -
[오늘의 경제소사] 1846년 美-英 오리건 조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6.14 16:40:59국토가 가장 넓은 나라는? 러시아·캐나다·중국·미국 순이다. 쓸만한 땅을 기준 삼으면 순서가 거꾸로 변한다. 사막과 얼어붙은 동토를 빼고 인간이 거주 가능한 지역은 미국이 가장 넓다. 시작은 미미했다. 청교도들이 발들인 이래 150여년을 동부 해안가에 머물렀다. 모국인 영국은 식민지의 확장을 꺼렸다. 애팔래치아산맥을 넘어 중부로 진출하려는 사람이 많았지만 원주민(인디언)과의 분쟁으로 인한 군사비 증액을 우려했 -
[오늘의 경제소사] 1240년 탈무드 재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6.11 10:52:391240년 6월 12일 프랑스 파리 루브르 성(城). 국왕 루이 9세가 참석한 가운데 세기의 재판이 열렸다. ‘파리 논쟁(Disputation of Paris)’으로도 알려진 재판은 열리기 전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피고가 ‘탈무드’였다. 소송을 제기한 원고는 프란체스코 수도회. 원고 측은 유대인들의 율법서이자 주석 모음집인 탈무드를 모두 압수해 불태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독교와 유대교가 공식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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