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파식적] 북아일랜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0.24 17:30:00기원전 5세기부터 켈트족이 자리를 잡고 살던 아일랜드는 이민족의 침략을 많이 받았다. 기원전 58년에는 로마인들의 공격을 받았고 9세기에는 노르만족의 침공도 겪어야 했다. 잉글랜드의 침략이 시작된 것은 12세기부터다. 1169년 헨리 2세는 더블린을 함락하고 아일랜드를 식민지로 삼았다. 이때만 하더라도 침략자나 토착민이나 가톨릭을 믿고 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마찰은 없었다. 문제가 발생한 것은 1534년 헨리 8세가 대대 -
[만파식적] 석유무기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0.17 17:30:00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단 6일 만에 처참한 패배를 맛본 아랍이 석유수출 중단 카드를 꺼내 들자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 아메드 자키 야마니는 반기를 든다. 그는 완전한 동맹이 형성되지 않으면 엠바고는 실패한다고 봤다. 친미 성향의 팔레비 왕국 이란이 금수조치에 찬성할 턱이 없고 베네수엘라와 인도네시아의 배만 불릴 것으로 본 것이다. 야마니의 예측이 현실화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6년 뒤 발발한 제 -
[만파식적] 폴 앨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0.16 17:34:251974년 겨울 어느 날 하버드대 교정을 거닐던 폴 앨런은 과학잡지 ‘포퓰러일렉트로닉스’의 큼지막한 표지사진을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잡지 1월호에 실린 ‘세계 최초의 미니 컴퓨터-알테어 8800’이 컴퓨터 혁명을 꿈꾸던 그의 개발 의지를 자극한 것이다. 앨런은 잡지를 들고 곧바로 오랜 친구인 빌 게이츠에게 달려가 알테어 8800에 생명을 불어넣을 컴퓨터 언어를 개발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최초의 개인용컴퓨터(PC) -
[만파식적] 美 내셔널 몰(National Mall)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0.15 17:40:001790년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포토맥강 북쪽 유역을 새 수도 부지로 정한 뒤 이듬해 프랑스 출신의 건축가 피에르 샤를 랑팡에게 도시 설계를 의뢰했다. 랑팡은 바로크식 도시계획을 본보기로 삼아 광장 조성을 핵심으로 하는 설계를 진행했다. 이렇게 해서 워싱턴DC 도심 한복판에 들어선 광장이 ‘내셔널 몰(National Mall)’이다. 길이 3㎞, 폭 483m에 달하는 거대한 직사각형 잔디광장인 내셔널 몰의 중앙에는 워 -
[만파식적] 수자기(帥字旗)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0.14 17:35:222007년 4월 한국 문화재청이 미국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장 앞으로 편지 한 통을 보냈다. 신미양요 때 미군이 강화도에서 강탈해 간 어재연 장군의 장군기 ‘수자기(帥字旗)’를 반환받는 데 조언을 해줄 수 있는가 하는 내용이었다. 박물관장이 보낸 답변은 ‘불가’였다. 대통령 명령과 의회 입법 때문에 수자기를 포함해 세계 각지에서 빼앗아 온 250여점의 깃발을 돌려줄 수 없게 돼 있다는 것이었다. 반환이 힘들다는 것을 확인 -
[만파식적]반스앤노블의 몰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10.10 17:30:00한 여자가 있다. 그는 동네에서 어머니의 유산으로 물려받은 작은 아동 전문 서점을 운영하지만 주변에 대형 체인 서점이 생기면서 한순간에 존폐의 기로에 선다. 할인 행사에 서점 내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음료까지 제공하는 대형 서점의 막강한 힘 앞에 조그만 서점의 사장은 그저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 절박한 심정을 털어놓을 대상은 오직 e메일로만 연락하며 호감을 키우던 익명의 남자. 하지만 그가 대형 서점의 주인이라는 -
[만파식적]베르사체의 몰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09.26 17:25:201997년 7월15일. 미국 마이애미의 초호화저택에서 한 발의 총성이 울렸다. 이탈리아의 유명 디자이너 잔니 베르사체가 자신의 집에서 앤드루 커내넌의 총에 맞아 50세의 나이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은 것이다. 범인은 동성애자이자 연쇄살인범으로 경찰에 쫓기다 8일 만에 자살해 현재까지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그의 돌연한 사망 직후 베르사체그룹이 마피아의 자금세탁에 관여했다는 풍문이 나돌았고 그의 비극적인 죽음을 -
[만파식적] ‘노맨(No-man)’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09.18 17:30:00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한 명인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하지만 그가 1912년 한 참모를 만나지 못했다면 대통령이 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 참모의 이름은 ‘루스벨트의 그림자’ 또는 ‘오른팔’로 불리는 루이스 하우. 하우는 남들처럼 루스벨트를 떠받들기만 하지 않았다. 언제나 냉철한 현실인식과 신랄한 비판으로 자신의 상관을 당혹스럽게 했다. 하우가 지적하는 문제에 답을 내놓지 못하면 어떤 연 -
[만파식적] 익명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09.09 17:30:00독일 철학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는 익명을 “붓을 칼처럼 휘두르는 살인미수”라고 표현하며 극도의 혐오감을 드러냈다. 틀린 말은 아니다. 1936년 1월28일 당시 소련 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에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오페라 ‘맥베스 부인’에 대한 익명의 평론이 실렸다. ‘노래 대신 비명 소리만 들렸다’는 비판 일색의 글이었다. 마치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 양 포장을 했지만 실상은 쇼스타코비치에 대한 이오 -
[만파식적] 바나나공화국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09.05 18:41:52‘마지막 잎새’로 잘 알려진 미국작가 오 헨리는 원래 은행원이었다. 문학에 소질이 있던 그는 은행을 다니면서 주간지 롤링스톤을 창간했다. 초기에 잡지 판매가 잘되는가 싶더니 이내 내리막길을 걷다가 결국 사업을 접고 말았다. 더욱이 횡령 혐의로 고소까지 당해 철장 신세를 지게 된다. 다행히 장인이 대신 낸 보석금으로 풀려난 그는 1896년 남미 온두라스의 수도 테구시갈파로 도피해 반년 정도 살았다.미국으로 돌아온 -
[만파식적] 병역특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09.04 17:30:41유신체제가 들어서기 1년 전인 1971년 정근모 당시 과학기술처 장관이 박정희 대통령과 마주앉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전신인 한국과학원(KAIS) 출범과 관련해 우수 대학원생들을 끌어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정 장관이 내놓은 카드는 입학생에 대한 병역면제. 반공을 국시로 내건 박 대통령으로서는 쉽게 허락하기 힘든 조건이었지만 흔쾌히 받아들였다. KAIS가 국내 최고 과학기술 요람이 되는 기틀을 마련한 순 -
[만파식적] 바닐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08.29 17:30:00지난해 8월 영국 런던의 고급 젤라토 체인 오도노스(Oddono’s) 매장 앞에 이런 안내문이 붙었다. “당분간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팔 수 없습니다. 마다가스카르 일대의 기상악화로 시장에서 바닐라 재고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현재 바닐라 가격은 전년에 비해 500% 폭등한 상태입니다. 공급이 양호해질 때까지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메뉴에서 제외하니 양해 바랍니다.”천연 바닐라향을 쓰는 다른 유럽 젤라토 -
[만파식적]한반도 태풍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08.22 17:30:00태양과 가까운 적도 부근은 열에너지가 넘쳐나고 반대로 극지방에는 부족하다. 게다가 밤 ·낮의 교차와 계절의 변화로 태양으로부터 받는 열에너지는 제각각이다. 태풍은 이런 열에너지의 격차를 줄이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적도의 더운 공기가 수증기를 빨아들여 폭풍우를 동반하면서 고위도로 이동하는 기상 현상이 태풍이다. 사람에 비유하자면 태풍은 생체조절 역할을 하는 셈이다. 태풍의 영어 단어 타이푼(typhoon)은 그리 -
[만파식적]시베리아횡단철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08.15 17:30:00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한 권의 보고서가 등장했다. 러시아 도로교통부가 내놓은 이 보고서의 제목은 ‘위대한 시베리아철도’. 360장의 사진과 4장의 시베리아 지도, 3개 도시를 철도로 연결하는 계획이 담긴 기획안에는 마차로 몇 달 걸리는 극동지역 여행을 단 며칠 만에 가능하게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박람회 참가자들의 눈길이 한곳에 쏠렸다. 계획의 일부로 포함된 예니세이 철교는 ‘유럽과 극동을 잇는 교두보’ -
[만파식적] 중국의 출산장려 우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8.08.12 17:30:00‘홍등’ ‘붉은 수수밭’ ‘귀주 이야기’로 친숙한 중국 영화의 거장 장이머우 감독은 2013년 중국 내에서 출산 특혜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1가구 1자녀’ 정책을 어기고 4명의 부인과의 사이에서 최소 7명의 자녀를 낳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결국 당국의 조사까지 받은 장 감독은 다자녀 출산을 시인했고 현지 언론은 그가 최소 170억원에서 많게는 400억원이 넘는 벌금을 물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중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