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파식적] 풍납토성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11.05 17:00:00서울 풍납동 일대가 아파트 터파기 공사로 시끄럽던 1997년 1월. 이형구 선문대 교수는 1학년 신입생들로 구성된 학술조사단을 이끌고 H아파트 건설 현장을 찾았다. 시공사가 쳐놓은 가리개와 차단막을 겨우 뚫고 들어가자 2.5m 깊이로 터파기한 벽면에 토기 파편들이 박혀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서둘러 수습해 나와 살펴보니 모두 백제 시대의 것들. 곧바로 국립문화재연구소로 전화를 걸었다. “풍납토성에서 백제 토기가 쏟 -
[만파식적] 올림픽 성화 봉송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11.01 18:16:39독일의 스포츠역사가인 카를 디엠은 베를린올림픽이 개최되기 한 해 전인 1935년 생각지도 않았던 대회조직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전임자였던 테오도르 레발트가 유대인 피를 물려받았다는 이유로 아돌프 히틀러 총통에게 쫓겨났기 때문이다. 나치 정권 덕분에 위원장이 된 디엠은 색다른 제의를 하나 내놓았다. 고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올림픽의 불’을 채화해 릴레이 방식으로 베를린까지 운반하자는 것이었 -
[만파식적] 세인트헬레나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10.16 17:49:221501년 포르투갈 항해가 주앙 다 노바가 이끄는 원정대는 아시아를 향해 바닷길을 나섰다. 원정대는 대서양을 통과한 뒤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 1년여 만에 인도에 도착했다. 여기서 사들인 향신료 등을 싣고 귀국길에 오른 원정대는 1502년 5월21일 남대서양에서 무인도 하나를 발견했다. 다 노바는 이날이 마침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의 어머니인 성 헬레나를 기리는 축일인 점을 감안해 섬 이름을 ‘세인트헬레나’로 지었다. -
[만파식적]아파트 先분양 後분양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10.15 17:30:001989년 주택 200만가구 공급 계획 발표에도 좀처럼 집값이 잡히지 않자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 수도권 5개 신도시에 대해 예외적으로 착공 전에도 아파트를 사전 분양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땅 한 삽도 파지 않은 허허벌판 상태에서 아파트를 팔아도 된다는 의미다. 그해 말 분당 시범단지를 시작으로 1992년까지 4년에 걸쳐 공급된 5개 신도시 아파트 26만4,000가구는 모두 이 지침에 따라 전무후무한 ‘사전 분양 -
[만파식적]아이슬란드 ‘인도어 키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10.11 17:30:00지난해 6월 유로 2016(유럽축구선수권)에 처음 출전한 아이슬란드를 주목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같은 F조에 속한 팀들 모두 만만찮은 상대여서 예선 통과조차 장담할 수 없는 처지였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자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 아이슬란드가 강적 포르투갈과 비기더니 오스트리아를 잡고 16강 티켓을 거머쥔 것이다. 여세를 몰아 16강전에서 영국을 꺾고 8강에 오르는 파란을 연출했다. 비록 주최국 프랑스에 져 4강 진 -
[만파식적] 재건축이 뭐길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9.27 18:29:28지난 1993년 11월6일.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1단지의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가 열리고 있던 잠실실내체육관이 갑자기 시끄러워졌다. 당초 조합추진위가 발표한 투표인원은 1,993명인데 집계된 표는 이보다 300여명이나 많은 2,229표에 달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부정투표 의혹 제기로 5시간 동안 소동이 벌어진 끝에 투표함은 인근 파출소로 옮겨졌고 이튿날에야 시공사 선정이 이뤄질 수 있었다.잠실주공1 -
[만파식적]'폭탄의 아버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9.18 17:32:54올 4월 미국 국방부 홈페이지에 거대한 버섯구름이 피어오르는 동영상 하나가 올라왔다. 미군이 과격파 조직 ‘이슬람국가(IS)’가 활동하던 아프가니스탄 산악지대에 공중폭격을 단행한 직후의 모습이었다. 언론들은 IS 전투원 36명이 살해되고 3곳의 지하터널과 탄약고가 파괴됐다고 전했다.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공중폭발대형폭탄(GBU-43)이 처음으로 실전에 사용된 것이었다. 핵무기를 제외하면 미군이 보유한 최강의 재래식 -
[만파식적] 보이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9.13 17:45:06‘효리네 민박집’ 사람들은 차를 마시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해질 무렵에도 티 타임으로 하루를 정리한다. 이 차가 바로 중국의 명차인 보이(중국명 푸얼)차다. 방송에서 간혹 “생차? 숙차?”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이는 제조 방법에 따른 구분이다. 자연 발효한 생차는 맛이 풍부하지만 가격이 비싼 반면 속성 인공 발효한 숙차는 부드러운 맛과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다. 숙성 기간이 길수록 비싼 것도 발효차의 특징 -
[만파식적] 오레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9.10 17:30:00미국 대선이 치러졌던 2008년 미국의 한 TV 방송프로그램에서 느닷없이 과자 이름 하나가 튀어나왔다. 보수성향의 토크쇼 진행자인 존 매클로플린이 토론을 진행하면서 “버락 오바마는 ‘오레오’의 전형적 인물”이라고 주장했던 것이다. 검은색 비스킷에 흰 크림이 들어 있는 오레오(Oreo)의 모양을 빗대 오바마에게 모욕을 준 셈이다. 미국에서는 오레오가 겉은 검지만 속은 희다며 ‘백인처럼 행동하는 흑인’을 일컫는다. 지 -
[만파식적]'미소짓는 붓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9.06 18:29:21냉전이 한창이던 1974년 5월18일, 인도 북서부에 위치한 라자스탄 사막에 버섯구름이 피어올랐다. 비동맹을 이끌던 인도의 첫 번째 핵실험 순간이다. 경제적 곤궁에 처한 인도 국민은 13㏏의 파괴력에 환호했다. 10여년 전 중국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굴욕감도 죽음의 구름에 날려버렸다. 핵클럽의 반응은 엇갈렸다. 미국은 차관 중단 등 경제적 보복을 다짐한 반면 소련(현 러시아)은 평화적 이용 목적이라며 감쌌다. 소련의 지지 -
[만파식적] 백지 광고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8.29 18:31:10지난 2006년 9월 남미 최대의 도시인 상파울루에서는 ‘클린도시법(Clean City Law)’이라는 다소 생소한 법률이 시의회를 통과했다. 건물을 뒤덮어 공공 미관을 해치는 옥외광고를 정비하기 위해서였다. 2007년 1월 발효된 이 법을 바탕으로 상파울루시가 내놓은 것이 ‘시각공해 제로 프로젝트’였다. 상파울루시는 일체의 입간판을 금지하고 건물 외벽의 간판 크기도 건물 높이가 10m 이하면 1.5㎡ 이내로, 높이가 10m 이상 100 -
[만파식적] 웨스트윙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8.27 17:35:31‘테디 베어’라는 별칭의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1901년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자마자 백악관 증축을 지시한다. 전임자인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이 암살돼 갑작스럽게 대통령직을 승계한 루스벨트 입장에서는 그때까지 백악관 중앙관저 4층에 있던 집무실이 너무 협소했기 때문이다. 취임 당시 42세의 젊은 나이인데다 올망졸망한 여섯 명의 자녀와 아내 등 가족은 물론 보좌진이 함께 지내기에는 좁고 불편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
[만파식적] 세금 해방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8.21 18:22:03카르타고의 장군 한니발이 보병 2만명과 기병 6,000명을 데리고 알프스를 넘은 뒤 로마와의 첫 대결을 앞두고 병사들 앞에서 연설을 했다. 한니발은 물러설 곳이 없다며 전쟁에서 이긴다면 원하는 지역의 땅을 병사들에게 주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병사 본인은 물론 자식 대에 이르기까지 세금을 평생 면제해주겠다고 약속했다. 로마군과의 일전을 앞두고 용병 출신의 병사들에게 세금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파격적이고 대담한 -
[만파식적]주한미군 철수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8.20 17:38:291976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나선 지미 카터 민주당 후보는 주한미군 철수를 공약으로 내건다. 그리고 취임 즉시 주한미군 철수계획을 발표했다. 1978년 6,000명을 시작으로 1982년 7월까지 3단계로 지상군을 완전히 철수시킨다는 계획이었다. 첫해 계획은 3,400명으로 수정됐으나 철군 작업은 계속 진행됐다. 하지만 1979년 카터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후 완전 백지화된다. 한국의 완강한 반발과 미 의회와 국방부의 제동 때문이 -
[만파식적]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8.16 18:24:47우리나라에서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48년 7월24일이다. ‘초대 대통령 취임기념 대한민국 우표’라는 글자와 함께 한복을 입은 이승만 대통령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가격은 단 5원. 4년 뒤인 1952년 8월15일 2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는 다소 변화가 보인다. 양복에 넥타이를 맨 이승만 대통령의 얼굴이 옆으로 배치된 가운데 월계수 잎 바탕에 ‘희(囍)’라고 새겨진 한자가 눈에 띈다. 이는 통상 경사가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