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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브레진스키의 '체스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5.28 17:59:241979년 11월9일.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비서진의 급전을 받고 잠에서 깨어나야 했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로부터 미국을 향해 날아오는 소련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탐지했다는 보고가 날아들었기 때문이다. 지미 카터 대통령이 부재중이어서 브레진스키 보좌관이 핵 버튼을 누를 최종 권한을 갖고 있는 상황이었다. 안보 라인은 즉각적인 핵 보복을 주장했지만 브레진스키는 대통령을 호출하기로 -
[만파식적] 저커버그의 ‘리스닝 투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5.24 17:30:002011년 9월1일 서울 서대문구청 대강당은 주민과 인근 지역의 대학생 등 1,000여명이 들어차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시골의사 박경철, 법륜 스님 등이 참석하는 ‘희망공감 청춘 콘서트’를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다. 마침 이날은 안 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밝힌 다음 날이어서 열기가 더욱 후끈 달아올랐다. 입구에서 출입을 통제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고 한다. 그해 5월 시작된 청춘 -
[만파식적] ‘굿 슬립’ 음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5.17 18:24:44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회원국 국민들의 ‘평균 수면시간’을 조사한 자료를 내놓았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49분.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로 회원국 평균인 8시간22분보다 30분 이상 짧았다. 일하느라, 공부하느라 ‘잠 못 드는’ 한국인이 많다는 얘기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는데 세상에서 가장 잠이 부족한 국민이라니 달갑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스트레스 등 이런저런 이유로 아예 잠 -
[만파식적] 도시 다이어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5.15 19:03:42옛 동독의 중심 공업도시였던 라이프치히는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젊은이들이 빠져나가면서 급속한 도시 쇠퇴를 겪었다. 통일 전 10만명을 넘었던 라이프치히의 제조업 노동자는 불과 7년 만인 1996년 1만명으로 줄었다. 이로 인해 라이프치히 전체 인구도 1989년 53만명에서 1998년 43만명으로 감소했다. 인구 감소는 도심 쇠퇴와 건물 공동화를 불러왔다. 2000년 라이프치히 전체 주택의 20%인 6만2,500가구가 빈집일 정도였다. -
[만파식적] 콩코드의 부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5.14 18:05:29행동 경제학에 ‘콩코드 오류’라는 말이 있다.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의 실패에 빗댄 용어로 잘못된 결정을 인정하지 않고 무리하게 밀고 나가다 손실을 키우는 불합리한 행동을 일컬을 때 사용된다. 한마디로 본전 생각에 노름판을 떠나지 못하는 도박꾼과 같은 심리를 말하는 것이다. 사업의 채산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바로 그만둬야 하지만 호전될 것이라며 근거 없는 희망에 매달리는 보통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한 셈이다. 19 -
[만파식적] FBI 국장 해임 논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5.11 18:08:41미국 연방수사국(FBI)의 탄생은 대통령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1901년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 암살사건으로 대통령직을 승계한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암살 배후인 아나키스트 등을 철저하게 감시할 독자적 수사기구의 창설을 찰스 보나파르트 법무장관에게 지시한다. 이에 따라 법무장관에게만 보고하는 연방 차원의 수사기구가 처음으로 만들어진다. 1908년 법무부 검찰국(BOI)으로 발족했다가 이후 수사부(DOI)로의 개명을 거쳐 19 -
[만파식적] ‘캥거루 부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5.10 18:24:18두 달 전 미국에서 흥미로운 통계가 나왔다. 유명 아파트 렌털 전문업체 아보도(Abodo)가 미국의 16개 대도시에 사는 18~34세 젊은 층을 조사해보니 10명 중 3명이 부모와 살고 있는 ‘캥거루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애미·로스앤젤레스·뉴욕은 4~5명꼴이었다. 이들 중에는 분가했다가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다시 부모에게 돌아온 ‘연어족’도 상당수였다. 서양에서는 자식이 성년이 되면 부모로부터 독립한다는 통설과는 -
[만파식적] 대통령 취임식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5.10 01:45:45대통령 취임식은 새 정부의 탄생과 국정 철학을 대내외에 알리는 중요한 국가 이벤트다.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앞에서 펼쳐지는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백만여 명이 운집할 뿐 아니라 화려하기까지 하다. 실용주의 국가라는 이미지가 무색할 만큼 절차도 복잡하다. 미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식 전날 백악관의 국빈 숙소인 블레어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묶는다. 영빈관 숙박은 제임스 카터 대통령 때 시작된 전통이다. 이단아 도널드 트 -
[만파식적] '런더넥시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5.08 18:38:53그리스 총선을 하루 앞두고 있던 지난 2012년 1월16일. 유럽 최대 유통업체인 까르푸는 그리스 시장에서 완전 철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집권할 경우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힌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총선에서 높은 지지율로 신민당과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뜩이나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정치마저 불안해지면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Grexit) 가능성이 고조되자 영업할 환경이 아니라고 -
[만파식적] 대형 산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5.07 18:20:3015대 총선이 열린 1996년 4월 강원 고성군에서 산불이 발생해 여의도 면적의 13배에 이르는 3,762㏊의 산림과 마을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고성 산불은 재산 피해만 3,000억원에 달해 건국 이래 최대의 산불로 기록됐다. 2000년에는 16대 총선을 앞두고 동해안 전역을 덮친 초대형 산불로 85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그래서 선거가 열리는 해에는 동해안 지역에 대형 산불이 유난히 많이 발생한다는 속설까지 전해지고 있다.산불의 -
[만파식적]언론인 자격증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4.30 17:34:13“정부 시책에 따라 10일을 기해 신문·통신사는 기자증을 일제히 갱신 발급하게 됐다.” 5·16 직후인 1961년 7월 한 중앙 일간지의 단신 기사다. 민간 기업의 신분증에 불과한 기자증 갱신을 지시한 정부 기관은 공보처였고 옛 기자증은 본사가 전량 회수해 소각하라고까지 자세히 지침을 하달한다. 언론사들이 난립하던 시절이기도 했고 기자증 하나가 ‘특권’이자 사기와 위조의 대상이던 시절이기 때문에 지금 기준으로 평가 -
[만파식적] 와이파이 항공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4.27 18:10:13미국 국내선 항공기를 타보면 무선인터넷(와이파이)을 즐기는 승객들이 흔하다. 특히 비즈니스맨이 북적이는 노선에서는 와이파이 수요가 더욱 많다. 수년 전부터 비행 중 와이파이를 즐기려는 승객이 늘면서 와이파이 항공기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금은 델타항공·아메리칸에어 등 대다수 미국 항공사의 여객기에서 와이파이 이용이 가능하다. 델타항공의 경우 거의 모든 국내선 비행기가 와이파이존일 정도다.유럽·아시아 항공 -
[만파식적] 고등어 보조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4.26 17:44:19고등어는 등이 높다고 붙여진 회유성 난대 어류다. 이른 봄 제주해역으로 몰려와 수온이 상승하면 서해와 동해로 이동하고 겨울철에는 남하한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칼 모양 같다 해서 ‘고도어(高刀漁)’로 불렀고 자산어보를 쓴 정약전은 파란 무늬를 보고 ‘벽문어(碧紋漁)’로 적었다. 옛 문헌에 등장할 정도로 친숙한 고등어는 누가 뭐래도 국민 생선이다. 해양수산개발원이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고등어는 우리 국민이 -
[만파식적] ‘우주살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4.25 17:56:212013년 개봉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공상과학(SF) 영화 ‘그래비티’는 우주 공간에 홀로 남겨진 여성 우주인의 눈물겨운 지구 귀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영화에서 라이언 스톤 박사 역을 맡은 샌드라 불럭은 우주선 밖에 있는 허블 우주 망원경의 수리 작업을 하다 러시아에 의해 폭파된 인공위성 잔해와 부딪힌 뒤 생존을 기약하기 힘든 상황에 처한다. 지구에서 타고 온 우주왕복선마저 심하게 망가진 것을 확인한 그는 반동 -
[만파식적] 안티 드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4.24 18:26:02얼마 전 검독수리가 상공을 떠도는 드론(소형무인기)을 날카로운 두 발톱으로 낚아채 지상에 떨어뜨리는 장면을 TV에서 본 적이 있다. 프랑스 공군이 새끼 독수리에게 드론을 먹잇감으로 인식하도록 특수 훈련을 시켜 드론 퇴치에 활용한다는 것이었다. 독수리는 드론에 다치지 않도록 발가락에 보호대까지 장착하고 있었는데 마치 응사의 팔에서 날아오른 매가 순식간에 사냥감을 포획하는 우리의 오랜 매사냥을 연상하게 만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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