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파식적] 법조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16 18:59:382011년 10월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대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에 판검사 출신이 너무 많이 들어왔다”며 “내년(19대 총선)에는 대폭 줄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당시 한나라당 의원의 23%가량인 39명이 법조인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홍 대표 자신과 황우여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 등 핵심 당직자들이 모두 판검사를 지냈다. 한나라당 등 국민의힘 계열 정당은 과거부터 법조인 출신 국회의원 -
[만파식적] 라이선스 라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15 20:10:221923년 인도에서 새로운 보일러법이 통과됐다. 전국의 모든 산업용 보일러를 관청에 등록한 후 매년 주정부 공무원의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그보다 60년 전 캘커타에서 보일러 폭발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도입했던 보일러법을 안전을 명분 삼아 한층 강화한 것이다. 하지만 현실보다 명분을 앞세운 보일러법은 지난 100년 가까이 기업들에 손톱 밑 가시 같은 규제로 작용했다. 보일러 담당 공무원들의 수는 -
[만파식적] 더블린 조약
오피니언 사설 2024.04.14 17:50:211990년 6월 15일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 독일·프랑스·그리스·이탈리아 등 유럽연합(EU) 소속 12개국 대표들이 모였다. 아프리카 등 제3세계에서 들어오는 외국인 난민 문제를 누가 어떻게 책임지느냐에 대해 조율하기 위해서였다. 12개국 대표들은 ‘더블린 조약’을 체결했다. 무국적자나 제3국 국민이 첫발을 디딘 나라에 난민 신청을 하고 해당 국가가 심사를 책임진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조약이었다. 이 조약은 1997년 -
[만파식적] 새우와 고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11 19:09:34우리 속담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말이 있다. 고래처럼 힘센 사람이나 나라끼리 싸우는 통에 아무 상관도 없는 약한 사람이나 나라가 피해를 볼 때 쓰인다. 한자 성어로는 ‘경전하사(鯨戰蝦死)’라고 한다. 청일전쟁·러일전쟁 등으로 우리 국토가 초토화됐던 19세기 말~20세기 초의 역사를 전할 때 이 속담이 자주 거론된다. 한국학 전문가 라몬 파체코 파르도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국제관계학 교수가 최근 한국 근 -
[만파식적] 일본제철의 재도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11 01:25:39일본에는 사철(沙鐵)이 풍부하다. 고대 일본에서는 철광석 성분이 섞여 있는 모래인 사철을 제련하는 다타라 제철법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중세 시대에는 고품질의 강철로 일본도가 만들어졌다.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원령공주’의 배경이 된 곳이 바로 이 제철법이 유래한 다타라 제철소다.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은 서양식 제련 기술을 받아들여 제철소 설립과 철광석 광산 개발에 나섰고, 이는 급속한 산업화의 토대가 됐다. -
[만파식적] 격자형 안보 구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09 20:00:512022년 2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에는 중국을 겨냥한 다자간 안보 협력의 신개념이 제시됐다. 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 미국·영국·호주의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 한미일 3국 협력 등의 확대·강화 방침을 천명하면서 “강력하고 강화된 상호 의존적 격자 구조(latticework)의 연합”을 강조한 것이다. 이로써 1990년대 컴퓨터 암호화 등 보안 관련 용어로 한정됐 -
[만파식적] ‘의사 선생님’ 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08 20:05:25검사·판사·변호사·회계사·의사 등 ‘사’ 자(字)가 들어가는 직업은 대체로 선망받는 직업에 속한다. 관련 대학 입시나 전문직 시험에 해가 갈수록 지원자들이 몰려들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직종들은 인기만큼 돈도 많이 번다. 국세청에 따르면 1인당 평균 전문직 사업소득(2021년 기준)은 의사가 2억 6900만 원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뒤를 이어 회계사가 1억 1800만 원, 변호사 1억 1500만 원, 변리사 9300만 원 등의 -
[만파식적] 선박 국적 세탁
오피니언 사설 2024.04.07 19:16:42선박도 사람처럼 국적을 갖고 있다. 국제법은 선박이 등록된 나라를 그 배의 국적으로 간주하며 이중국적을 원칙적으로는 인정하지 않는다. 선주는 세금과 규제 부담을 덜면서 선원을 저렴하게 고용할 수 있는 나라를 선택하게 된다. 선주가 편의상 선박 국적을 자국이 아닌 외국에 둘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를 ‘편의치적(便宜置籍)’이라고 한다. 일종의 ‘선박 국적 세탁’이다. 이 제도의 원조 국가는 파나마다. 파나마는 19 -
[만파식적] 佛의 파업 제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04 19:11:05지난해 11월 이탈리아노동총연맹(CGIL)·이탈리아노동조합(UIL)이 정부 예산안에 반발해 하루짜리 총파업을 예고하자 이탈리아 정부가 대중교통 노동자들에 대한 파업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항공을 제외한 운송 부문 노동자들에 대해 파업 당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4시간만 파업을 허용한 것이다.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인프라교통부 장관은 “노조가 하루 종일 국가를 인질로 삼는 것을 방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만파식적] 달 표준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03 19:15:481884년 10월 미국 워싱턴DC에서 25개국 대표들이 경도의 기준인 ‘본초자오선’을 정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국가 간 교류가 확대되는 시대를 맞아 시간 기준을 통일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회의에서는 영국의 그리니치자오선을 기준으로 삼자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영국의 라이벌인 프랑스가 거세게 반발해 표결에 부쳐진 끝에 그리니치평균시(GMT)가 탄생했다. 이후 원자시계를 기반으로 한 ‘협정세계시(UTC)’가 도입됐 -
[만파식적] 컨베이어벨트 퇴장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4.02 18:02:07“가장 단순하면서도 최고의 성능과 재질을 가진 차를 저렴하게 만들겠습니다.” ‘자동차왕’으로 불리는 헨리 포드가 1908년 자동차를 ‘T형’으로 일원화하며 내세운 광고다. 당시 부유층의 전유물이던 자동차는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당연히 경쟁자들은 포드의 구상이 비현실적이라고 치부했다. 하지만 포드는 1911년 컨베이어벨트 조립 라인을 통한 자동차 양산에 돌입한다. 이를 통해 비약적인 생 -
[만파식적] 야마지 효과
국제 경제·마켓 2024.04.01 17:39:18야마지 히로미 일본거래소그룹(JPX)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일본 증시의 사상 최고치 돌파에 기여한 일등 공신 중 한 사람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야마지 CEO는 예적금에 몰린 시중 자금을 증시로 유입시키려면 일본 기업의 낮은 자본 효율성과 주가 디스카운트 해소가 급선무라고 봤다. 그는 주주 환원 확대 등을 압박하기 위해 산하 도쿄증권거래소(TSE)를 주축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인 기업들은 주가를 올릴 수 -
[만파식적] 대만 보아이특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3.31 20:27:32대만의 수도 타이베이시 중정구에는 ‘보아이특별지구’가 있다. 이 지역을 현지 사람들은 ‘대만의 심장부’라고 부른다. 총통의 집무실이 있는 대만총통부를 비롯해 법무부·외교부 등 주요 부처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주요 관공서들이 밀집해 있었던 예전의 서울 세종로와 비슷한 곳이다. 대만 정부는 보안 강화 등을 이유로 이곳을 특구로 지정하고 비행금지구역 등의 조치를 취했다. 보아이특구 -
[만파식적] 트럼프 테마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3.28 18:08:02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주식 부자 반열에 올랐다. 트럼프가 세운 소셜미디어 기업 트루스소셜이 증시 데뷔 첫날인 26일 16.1%, 이튿날에는 14.19%가 올라 시가총액이 94억 440만 달러(약 12조 7000억 원)까지 치솟았다. 회사 지분의 약 60%를 소유한 트럼프는 7조 6000억 원의 대박을 터트린 셈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트럼프의 재산 규모는 26억 달러(약 3조 5000억 원)다. 평생 부동산 -
[만파식적] 나우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3.27 18:02:422011년 7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마커스 스티븐 당시 나우루 대통령이 참석해 이상기후로 자국 영토가 물에 잠길 위기에 처했다며 대책을 호소했다. 그는 “온난화는 핵 확산이나 테러와 같은 위협이며 정부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갈등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안보리는 회의 후 “해수면 상승으로 군소 도서국이 영토를 상실하는 게 안보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우려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나우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