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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스텔란티스의 오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1.28 19:06:122021년 1월 16일 피아트·크라이슬러자동차(FCA)와 푸조·시트로앵(PSA)그룹이 합병해 시가 총액 510억 달러를 웃도는 거대 자동차 제조사 ‘스텔란티스’가 공식 출범했다. 업계 8위, 9위였던 자동차 회사들이 합쳐져 세계 시장의 약 9%를 점유하는 글로벌 4위 기업으로 몸집이 커진 것이다. 스텔란티스 새 경영진은 연구개발(R&D) 중복 투자 등을 줄여 연간 6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절감하는 합병 시너지를 기대했다. 이를 통 -
[만파식적] 333 계획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1.27 19:58:092012년 여름, ‘헤지펀드의 전설’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와 그의 투자회사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등이 한 일본인 석학을 만나러 미국 예일대 캠퍼스로 갔다. 당시 일본 야당인 자민당의 유력 차기 총재 후보였던 아베 신조의 경제 고문인 하마다 고이치 예일대 교수다. 훗날 ‘아베노믹스’ ‘세 개의 화살’로 불리게 될 하마다의 경제 구상을 들은 CIO는 일본의 과감한 정책 변화가 몰고 올 파장을 간파했 -
[만파식적] 나토 은행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1.26 18:53:33최근 유럽에서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다자간 대출 기관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은행’ 설립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나토 은행은 지난달 독일 집권당 사회민주당의 싱크탱크인 프리드리히 에베르트 재단 등이 공동 보고서를 통해 제안한 것이다. 나토 은행을 통해 무기를 공동 구매해 조달 비용을 절감하고 동맹국에 저리·장기 대출을 제공해 회원국의 국방비 부담을 줄이자는 것이다. 보고 -
[만파식적] 바우히니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1.25 20:29:42찜통 더위가 한창이던 2019년 8월 말 홍콩에서는 검정색 꽃그림 문신을 몸에 새기고 거리를 활보하는 젊은이들로 넘쳐났다. 당시 ‘범죄인인도법안’을 반대하는 홍콩 시위가 석 달가량 이어지면서 홍콩 젊은이들 사이에 2014년 ‘우산혁명’을 상징하는 우산 그림과 함께 홍콩의 상징 꽃인 바우히니아를 팔다리와 목 등에 새겨 반중(反中) 의사를 표시하는 행위가 유행처럼 번졌다. 바우히니아는 중국 원산인 ‘자형(紫荊)’과 닮 -
[만파식적] 와비사비
경제·금융 정책 2024.11.24 18:26:221582년 일본 교토 오야마자키초의 암자인 묘키안에 작은 다실(茶室)이 지어졌다. 허름한 초가집의 내부에는 1평 남짓의 단칸방이 있었다. ‘다이안’으로 불린 이 방은 당대 권력자였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다도 스승이자 조선 출병을 반대했던 멘토인 센노 리큐가 지은 45채의 다실 중 하나다. 도요토미도 3년 뒤 본거지 오사카성에 금박으로 도배한 황금 다실을 지었으나 센노 리큐로부터 진정한 다도를 모른다는 핀잔을 들었다 -
[만파식적] 라피더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1.21 18:22:52지난해 1월 일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라피더스(Rapidus)의 고이케 아츠요시 사장이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대만 반도체 기업과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고이케 사장은 “최첨단 제품만을 양산하는 체제를 구축해 고수익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것”이라며 “물량으로 압도하는 한국·대만 반도체 회사와는 달리 우리는 빠른 시간에 제품을 제공하는 전략으로 승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동화 시스 -
[만파식적] 에고노믹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1.20 19:10:25사람들이 금연이나 다이어트를 시도하다가 오래 가지 못해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미래를 위해서는 일관된 절제력이 필요하지만 한순간 단기 쾌락을 추구하면서 담배 끊기 등에 실패해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중장기적 이익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자아(ego)와 경제정책(economics)의 합성어로 개인 이익 중심 경제를 뜻하는 ‘에고노믹스(Egonomics)’의 한 단면이다. 이 용어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토머스 크롬비 셸링 -
[만파식적] 美 필리 조선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1.19 18:50:41미국 북동부 도시 필라델피아는 미 해군의 발상지다. 1776년 필라델피아에 모여 독립을 선언한 미국 13개 주의 대표들은 해상 방위를 위해 이곳에서 함선 건조를 시작했다. 1860년대 들어 제대로 된 조선소가 필요해지자 필라델피아시는 373만 ㎡의 리그 섬을 31만 달러에 사들여 해군에 단돈 1달러에 넘겼다. 이곳에 들어선 필라델피아조선소는 미 해군의 첫 조선소로 제2차 세계대전 시절 최고 전성기를 구가했다. 당시 엔지니어 -
[만파식적] 시진핑의 ‘급행열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1.18 18:01:03남미를 순방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페루에서 “중국과 라틴아메리카 사이에 창카이항을 출발점으로 하는 새로운 육상 회랑을 건설할 준비가 돼 있다”며 ‘경제 영토’ 확대 의지를 야심 차게 밝혔다. 이날 화상으로 참여한 창카이항 개항식에서 이같이 말한 시 주석은 “이 회랑이 페루와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들에게 공동 번영과 행복의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루 서쪽의 창카이항은 중국이 ‘ -
[만파식적] PJM 전력시장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1.17 20:04:44최근 미국 펜실베이니아 등 5개 주의 주지사들은 미국 최대의 전력 도매시장 운영 기관인 ‘PJM(펜실베이니아-뉴저지-메릴랜드) 인터커넥션’에 대해 전력 가격 책정 방식을 개선하라는 요구 서한을 보냈다. 전력 경매에 참여하는 발전소 수를 늘려 가격 결정에 사용하는 가용 공급량을 확대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전기요금 인상 압력을 낮추라는 것이다. PJM은 권역별 전력·송전 기업의 연합체로 미국 13개 주와 워싱턴DC에 전기 -
[만파식적] 블루리본위원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1.14 19:51:00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 당시인 1982년 6월 정부 효율화에 관한 정책자문위원회를 구성하는 행정명령을 승인했다. 위원장에는 화학공업 분야 대기업 그레이스앤컴퍼니의 조지프 피터 그레이스 주니어 회장이 임명됐다. 위원장 이름을 따서 ‘그레이스위원회’로 불리기도 했던 해당 자문위는 3년 동안 예산을 4240억 달러 절감할 수 있는 권고안을 제출했다. 미국 정부는 이처럼 연방자문위원회법(FACA)에 근거해 각 -
[만파식적] 스케줄 F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1.13 17:56:28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임기 반환점을 맞은 2019년 1월, 백악관 국내정책위원회의 제임스 셔크 특별보좌관은 미국 연방 법률을 뒤지느라 여념이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책에 사사건건 훼방을 놓는 공무원들을 해고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찾기 위해서다. 마침내 그는 법전 5편에서 ‘기밀, 정책 결정, 정책 수립 또는 정책 옹호적 성격의 직위로 결정한’ 정부 직원을 고용 보호에서 면제한다는 내용의 7511조 조항 -
[만파식적] ‘네오콘’ 낙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1.12 17:50:31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2002년 1월 이라크·이란·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1년 전 벌어진 9·11 테러에 대응해 불량 국가들에 대해 군사력 행사와 정권 교체 시도까지 선언한 셈이었다. 미국이 이듬해 이라크를 침공해 독재자 사담 후세인을 제거한 것도 이런 흐름과 연관돼 있다. 부시 행정부 내에서 강경하고 적극적인 대외 정책을 주도한 이들은 ‘네오콘(Neocon)’이라고 불렸다. 네오콘은 신보수주의자(Neoc -
[만파식적] 대통령의 골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1.11 18:03:38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집권 1기 첫해인 2017년 7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메이저 경기 중 하나인 US오픈 대회장을 찾아 우승자인 한국의 박성현 선수에게 기립 박수를 보냈다. 트럼프 당선인은 ‘골프광’답게 당시 자신이 소유한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장을 사흘 연속 찾는 열정을 보였다. 그는 대회 직후 트위터에 “박성현의 우승을 축하한다”는 글을 올렸고 2017년 11 -
[만파식적] 팀스터
오피니언 사설 2024.11.10 19:00:0719세기 중반 미국 서부 개척 시대의 주요 운송 수단은 마차였다. 물자와 인력을 수송하기 위해 여러 마리의 말을 마구(馬具)로 연결해 수레를 끌게 했다. 여러 마리의 말을 한 팀(team)으로 묶어 모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팀스터(teamster)’라는 직업이 등장했다. 산업혁명 시기에 내륙 운송 수요가 급증하면서 팀스터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현대의 마차’라고 할 수 있는 트럭을 모는 운전사들을 팀스터라고 부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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