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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중진국의 함정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5.07 18:07:02세계은행이 2006년 아시아경제발전 보고서를 통해 ‘중진국의 함정(Middle Income Trap)’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개발도상국이 경제 발전 초기에는 순조롭게 성장하다가 중진국 수준으로 진입한 뒤 성장이 장기간 정체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1086~1만 3205달러 수준의 나라는 중진국으로 분류된다. 세계은행 등은 1960년대 중진국으로 평가되던 114개 국가 가운데 2008년까지 중진국 함정을 성공적으로 탈 -
[만파식적] 실패한 伊 시민소득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5.03 18:18:00“사람들이 음식을 얻을 수월한 방법이 없다면 지구상의 어떤 형벌도 도둑질을 막을 수는 없다. 차라리 모든 사람들에게 생계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할 것이다.” 영국 법학자 토머스 모어가 1516년에 쓴 소설 ‘유토피아’에는 국가가 모든 시민에게 기본 생계를 보장해주는 보편적 기본소득 개념이 등장한다. 18세기 이후로도 토머스 페인, 버트런드 러셀 등 서구의 일부 사상가들이 주장해온 기본소득은 21세기 들 -
[만파식적] 융싱섬의 훠궈식당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5.02 18:45:442016년 2월 중국이 남중국해의 시사군도에 위치한 융싱섬(永興島)에 지대공미사일 발사대 8기와 레이더 시스템을 전격 배치했다. 며칠 전 미 해군 구축함 커티스윌버가 남중국해 요충지에 접근한 것에 대한 맞불 조치로 융싱섬을 군사기지로 만드는 무력 과시에 나선 것이다. 당시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미군이 어떤 도발을 하든 주권과 안전을 지키는 데 필요한 모든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영어로 ‘우디섬(Woody -
[만파식적] 대만의 빛과 그림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5.01 18:10:41파라과이 국민들이 ‘중국과 대만의 대리전’이 된 대통령선거에서 ‘친(親)대만’ 성향의 보수 집권당 후보 산티아고 페냐의 손을 들어줬다. 개표 종반에 콜로라도당 소속인 페냐 후보는 43%가량의 표를 얻어 득표율이 28%에도 미치지 못한 중도좌파 야당 후보 에프라인 알레그레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중남미에서 확산되는 좌파 물결인 ‘핑크 타이드’도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당선되면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겠 -
[만파식적] 디젤의 경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27 17:46:23디젤(경유)은 가솔린에 비해 연비 등이 좋아 중장비용 연료에 적합하다. 선박, 트럭, 건설 굴착기, 농장 기계 등 산업 현장의 운송 수단이나 장비의 에너지원으로 주로 쓰인다. 이 때문에 디젤 가격은 경제의 활력도를 나타내는 바로미터로 여겨지고 경기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통상 디젤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상승하면 경기 낙관론이 확산되고 그 반대면 비관론이 늘어난다. 디젤 수요 감소는 산업 활동 약화와 소비 감소 등 -
[만파식적] 佛 프라이팬 시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26 17:56:35연금 수령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2년 늦추고 보험료 납부 기간을 1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연금개혁법 공포에 반발하는 프랑스 국민들의 시위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번 연금 개혁 반대 시위는 ‘프라이팬 시위’로 불리고 있다. 프라이팬과 냄비 같은 주방용품들을 대거 동원한 시위이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주방용품이 등장한 시위의 원조 격인 나라다. 프랑스 시민들은 1832년 루이 필리프 1세의 경제 실정에 항의해 -
[만파식적] 도련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25 19:08:27“광활한 태평양은 중국과 미국 같은 두 대국을 위한 충분한 공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3년 3월 취임 이후 한 달 만에 중국을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이같이 주장했다. 겉으로는 양국의 상호 존중을 강조한 것 같지만 중국이 미국과 함께 태평양을 양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말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그 뒤에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미국 고위 인사들 앞에서 수차례 유사 -
[만파식적] 美 랠프 퍼켓 대령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24 18:01:23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1월 25일 당시 23세(현재 96세)의 랠프 퍼킷 미군 중위가 전략 요충지인 평안북도 운산 205고지를 점령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는 미 육군 특수부대 제8레인저 중대 57명을 이끌고 남하하는 중공군 6개 대대와 사투를 벌였다. 적으로부터 수차례의 야간공격을 받았지만 육박전까지 펼치며 막아냈다. 적군의 기관총 공격 위치를 찾으려고 직접 탱크 위로 자신을 노출시키기도 했다. 레인저 중대는 세 -
[만파식적] ‘불용치훼’와 옹고집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23 17:56:58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운이 70%, 재주는 30%’라는 뜻의 운칠기삼은 중국 청나라 작가 포송령이 쓴 소설 ‘요재지이’에 나오는 고사성어다. 하늘에서 옥황상제의 명령으로 술 마시기 시합이 벌어졌는데 운명의 신이 일곱 잔을 마셔 석 잔밖에 마시지 못한 정의의 신을 꺾었다는 얘기에서 유래했다. 400여 편의 기담이 담긴 ‘요재지이’에는 이외에도 ‘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으며 공을 세워 이름을 떨친다’는 뜻의 부귀공 -
[만파식적] 일본 관광 러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20 18:21:59최근 일본을 찾는 외국인이 급증하고 있다. 일본 관광청이 집계한 1분기 외국인 방문객 수는 총 479만 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1분기의 60%에 육박했다. 특히 한국인 방문객이 많다. 1분기에 외국인 3명 중 1명꼴인 160만 명의 한국인이 일본에서 총 1999억 엔(1조 9700억 원)을 쓰고 왔다. 이 추세라면 올해 2000만 명이 넘는 외국인이 일본에서 5조 엔가량을 소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은 2003년 고이즈미 -
[만파식적] 최저임금의 역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19 19:16:55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할 최저임금위원회가 18일 첫 전원회의부터 파행을 겪었다. 노동계가 정부의 노동 개혁 추진에 참여한 공익위원 사퇴를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벌이는 등 실력 행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실질임금 하락을 이유로 올해(9620원)보다 24.7% 오른 시급 1만 2000원의 최저임금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소상공인연합회는 경기 침체로 인해 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어느 해보다 팽팽한 -
[만파식적] 中 ‘정랭경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18 18:13:50중국과 일본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을 빚던 2013년 2월 베이징에서 중국발(發) 미세먼지 대책을 논의하는 양국 당국자 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담은 센카쿠열도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이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일본 측이 대기오염 발생원 추적 등과 관련한 기술 협력을 제안하자 중국 측은 “선진국 일본의 경험을 배우고 싶다”고 화답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회동 분위기를 전하면 -
[만파식적] ‘생각이 비슷한’ 국가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17 18:15:53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중국 방문 마지막 날인 15일 “미국은 전쟁을 부추기기를 그만두고 평화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생각이 비슷한(like-minded)’ 국가들의 모임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평화적 해법을 찾을 의지가 있는 국가들의 그룹 구성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방중 기간 농업·교육·보건·금융·통신 등 20개 이상의 양자 협정을 선물로 받은 룰라 대통령의 ‘ -
[만파식적] 대만 무기 공장과 미중 갈등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16 19:01:07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해 10월 미국이 대만에서 무기를 생산하기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방위 기업이 미사일 제조 기술 등을 제공하고 대만 정부 또는 기업이 공장을 건설해 무기를 제조하는 방식이다. 이에 중국은 즉각 관영 매체를 통해 “미국은 고급 기술이 대만에 반입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양국의 무기 생산 협력 가능성을 깎아내렸다. 하지만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은 최근 -
[만파식적] 시진핑의 ‘레드 카펫’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13 18:07:12집권 3기 체제에 돌입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발 빠른 외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초청으로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크렘린궁의 레드 카펫을 밟았고 중러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의지를 밝혀 주목을 끌었다. 이달 초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중국으로 국빈 초청해 레드 카펫을 밟게 했다. 이어 14일에는 중국을 방문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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