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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글로벌 사우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04 18:02:00“우리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는 미래에 가장 큰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80년간 지속된 낡은 글로벌 거버넌스 모델이 서서히 바뀌고 있습니다.” 올 초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125개국을 초청해 화상으로 개최한 ‘보이스 오브 글로벌 사우스 정상회의’에서 세계 인구의 4분의 3이 거주하는 글로벌 사우스가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 사우스는 주로 북반구의 저위도나 남반구에 위치한 아시아·아 -
[만파식적] 대만 총통의 ‘결투 방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03 18:03:082022년 8월 초 당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대만해협은 전운에 휩싸였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중대한 정치적 도발’로 규정했다. 중국인민해방군이 대대적인 실전 훈련에 돌입한 가운데 중국 군용기와 군함들이 대만해협 중간선까지 넘나들면서 한때 ‘4차 대만해협 위기’ 발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3차 위기는 1995년 7월에 있었다. 당시 리덩후이 대만 총통이 -
[만파식적] ‘여우 사냥’과 ‘늑대 외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02 18:28:252017년 미국 뉴욕시 인근에 살던 중국의 한 반체제 인사는 중국에 있어야 할 아버지가 갑자기 찾아와 깜짝 놀랐다. 아버지는 “중국에 돌아가지 않으면 가족들이 위험해진다”고 말하며 중국 당국의 협박 분위기를 전했다. 그의 귀국을 유도하기 위해 중국 공작원들이 소위 ‘여우 사냥’에 나선 것이다. 공작원들은 아버지 동원에도 불구하고 반체제 인사 송환에 실패하자 함께 있던 그의 딸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 -
[만파식적] 인디펜던스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30 18:01:492014년 2월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당시 대통령이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를 찾았다. 그리바우스카이테는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명명식에 참석해 선박의 이름을 독립이라는 뜻의 ‘인디펜던스(Independence)’라고 선언했다. 그는 “오늘은 에너지 독립이라는 꿈을 이뤄낸 역사적인 날”이라고 강조했다. ‘바다 위 LNG 기지’로 불리는 인디펜던스호는 -
[만파식적] 최대 채권국 떠오른 中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29 18:16:502009년 스리랑카 정부는 남부 해안 도시 함반토타에 항구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재정 여력이 없던 스리랑카는 중국에 손을 벌렸다. 중국은 3억 700만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면서 자국 기업의 건설사 선정을 조건으로 붙였다. 스리랑카는 2012년 항구 인근에 국제공항을 짓기 위해 7억 7000만 달러를 추가로 빌렸다. 이후 빚을 갚기 힘들어진 스리랑카는 부채 탕감을 중국에 요청했다. 이에 중국은 대가를 요구했고 결국 중 -
[만파식적] 실리콘밸리와 무기 개발
오피니언 사설 2023.03.28 18:55:55실리콘밸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남쪽에 위치한 샌타클래라와 팰로앨토 등 여러 곳을 아우르는 지역 이름이다. 샌타클래라는 1930년대에 1년 내내 태양이 내리쬐는 날씨 덕분에 과수원과 통조림 공장이 들어선 농업 도시로 명성을 얻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고용계약서의 비경쟁 조항 명시를 금지함으로써 이 지역의 대변화가 가능했다. 당시 미국 고용주들은 기술 경쟁력 보호를 위해 퇴직자들이 최소 1년 동안 다른 경쟁 직장 -
[만파식적] 무어를 넘어서
오피니언 사설 2023.03.27 19:06:02반도체 황제 고든 무어가 94세를 일기로 최근 별세했다. 무어는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쇼클리반도체연구소’에서 반도체 개발에 발을 들였다. 쇼클리반도체연구소는 진공관을 대체하는 반도체 소자인 트랜지스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윌리엄 쇼클리가 세운 회사다. 무어는 이후 쇼클리의 독선적인 경영에 반대해 동료 7명과 함께 독립한다. 이것이 유명한 ‘8인의 배신자’ 사건 -
[만파식적] ‘꽃 구경하고 연애하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26 18:00:00쓰촨성 청두의 4년제 대학인 서남항공직업학원이 4월 1일부터 7일까지 봄방학을 시행한다. 올해 봄방학 캐치프레이즈는 ‘나가서 꽃구경하고 연애하라’다. 쓰촨성 몐양항공직업학원 등도 같은 취지의 봄방학을 실시할 계획이다. 대학이 직접 연애를 권장할 정도로 중국 젊은 층의 결혼 기피와 그에 따른 저출산은 심각한 문제다. 지난해 중국 인구는 전년보다 85만 명 줄어든 14억 1175만 명이었다. 61년 만의 첫 인구 감소다. 신 -
[만파식적] 당헌 80조와 96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23 18:15:412015년 6월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총선을 10개월가량 앞두고 혁신적인 당헌 개정안을 내놓았다.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각급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한다’고 규정한 당헌 80조가 바로 그것이다. 당시 당 대표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만든 이 조항은 대표적인 개혁 방안으로 받아들여졌고 20대 총선 승리를 견인하는 -
[만파식적] 민스키 모멘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22 19:34:131997년 아시아에서 연쇄 외환위기 사태가 벌어지자 러시아도 큰 타격을 입었다. 석유 등 원자재의 아시아 수출이 막히면서 외화 수입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당시 원자재는 러시아 전체 수출의 80%를 차지했다. 러시아 정부는 채무 상환 능력을 잃자 결국 1998년 8월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루블화의 가치는 3분의 1 수준으로 추락했고 물가상승률이 84%까지 치솟았다. 러시아 국채에 투자했던 미국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
[만파식적] 중러 ‘대미 연합전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21 17:55:522019년 6월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모스크바 시내의 한 동물원을 찾았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에게 중국의 상징인 판다 두 마리를 선물로 건넨 뒤 볼쇼이극장에서 함께 공연을 관람하며 각별한 친분을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라고 부르면서 “주요 국제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입장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미중 패권 전 -
[만파식적] 중국 ‘인지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20 18:08:472021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를 상대로 치밀한 '인지전(認知戰·cognitive warfare)’을 펼쳤다. 5월 13일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통치 지역인 가자지구에 군사력을 투입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다음날 이스라엘군이 트위터에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 뉴스가 전해지자 하마스는 지상전 준비를 위해 지하에 은폐했던 무기를 이동시켰다. 무인정찰기를 통해 이를 포착 -
[만파식적] 느리게 진행되는 재앙(slow-rolling crisis)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19 18:37:412015년 4월 미국 볼티모어에서 흑인 청년 프레디 그레이가 경찰을 쳐다본 뒤 도주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그레이는 이 과정에서 척추를 심하게 다쳐 일주일 뒤 사망했다. 경찰의 과잉 대응에 분노한 흑인들의 시위는 폭동으로 확산돼 볼티모어는 ‘무법 도시’로 변했다.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경찰 대응의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이번 사태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느리게 진행되는 재앙(slow-rolling crisis)”이라고 했다. -
[만파식적] 한국형 IMEC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16 18:45:531982년 벨기에의 플랑드르 자치정부가 새 산업 전략을 발표했다. 정보통신기술(ICT) 등 과학기술을 통해 경제 구조를 혁신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일명 ‘플랑드르의 3차 산업혁명’이다. 반도체 파운드리 등 첨단 연구 활성화 분위기가 무르익은 가운데 1984년 루뱅가톨릭대의 전자공학 엔지니어들이 루뱅에 초소형 전자기술 연구기관을 설립했다. 오늘날 세계적인 반도체·나노기술 연구개발(R&D) 기관으로 자리 잡은 IMEC(Inter -
[만파식적]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15 18:25:22‘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이 재임 때 즐겨 사용했던 경구다. 그는 백악관의 책상 위에도 이 구절이 적힌 팻말을 두고 국정 운영의 원칙으로 삼았다. 이는 그가 원자폭탄 투하, 6·25 파병 등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줬을 것이다. 그는 고별사에서 “대통령이 하는 일 중 가장 큰 부분은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며 다른 누구도 그를 대신해 결정할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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