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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침사추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11.24 17:59:132019년 7월 홍콩 주룽반도 남쪽 끝에 자리한 번화가 침사추이에 5만여 명의 시민이 집결했다. 범죄인을 중국으로 보내 재판 받게 하는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기 위해 모인 것이었다. 시민들은 홍콩 스타 연예인들의 핸드프린팅 등이 있는 ‘스타의 거리’ 앞에서 출발해 홍콩과 중국을 연결하는 고속철 역사 앞까지 시위를 벌였다. 이 지역은 홍콩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한 번쯤 찾는 곳이다. 시위대는 여행객들을 -
[만파식적] 노라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11.23 18:01:561980년 6월 3일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다급하게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옛 소련이 220개의 미사일을 미국을 향해 발사했다는 안보 당국의 보고였다. 몇 분 뒤에는 미사일 숫자가 2200개라는 정정 보고도 들어왔다. 백악관은 핵 보복을 논의할 만큼 긴박하게 돌아갔다. 결국 컴퓨터 오작동에 따른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일촉즉발의 순간이었다. 훗날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 -
[만파식적] 장중머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11.22 17:53:51내가 그의 이름을 꽃이라고 부르자 그는 비로소 꽃이 됐다고 한 시인은 말했다. 파운드리 기업도 마찬가지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파운드리라는 개념은 없었다. 1980년대 들어 인텔 창업자인 고든 무어가 파운드리라고 부르자 단순 주물 공장이던 파운드리는 반도체 생산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첨단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무어도 파운드리만 하는 기업이 반도체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장중머우(미 -
[만파식적] 촌부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11.21 18:07:59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7월 11일 방콕 인근 도시 촌부리에 대규모 스마트시티를 건설해 2조 밧(약 75조 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관련 위원회를 열어 확정했다. 이는 태국의 연간 국내총생산액의 10분의 1이 넘는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지만 쁘라윳 총리는 이 프로젝트에 이미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와 로봇·헬스케어·물류 기업 등이 투자 의사를 밝혔다며 성공을 자신했다. 그러면서 되레 2032년 -
[만파식적] 메이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11.20 17:53:50지난해 5월 중국의 최대 음식 배달 플랫폼 메이퇀(美團) 창업자인 왕싱 최고경영자(CEO)가 진시황의 분서갱유를 비판한 당나라 시인의 한시 ‘분서갱(焚書坑)’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파문이 일었다. 왕싱이 중국 공산당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얼마 뒤 이 회사는 반독점 위반 혐의로 수천억 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 받는 고초를 겪었다. 1979년 중국 푸젠성 롱옌에서 태어난 왕싱은 어릴 -
[만파식적] 비의 왕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11.17 18:17:26영국의 인류학자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의 저서 ‘황금가지’는 인류의 정신 발전을 기술한 인류학의 고전이다. 1890년 첫 출간된 뒤 보완을 거듭해 1936년 13권으로 완성된 방대한 저서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문명이 미신·주술에서 종교로, 종교에서 과학으로 발전했다고 역설한다. 프레이저는 기본적으로 로마 시대 이전 로마 인근 네미 호수와 숲에서 진행됐다는 사제 전승 의식에서 나타난 황금가지 신화에 천착해 이 -
[만파식적] 민스크협정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11.16 18:08:41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은 철강·석탄 등 광물자원이 풍부해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옛 소련 시절에는 지정학적으로도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러시아 사람들이 대거 이주했다. 이곳에 거주하는 360만 명 주민 가운데 다수는 러시아어를 사용하며 러시아의 영향력이 강하게 미친다. 2014년 똑같이 러시아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강제 병합되자 돈바스에서도 친러시아 분리·독립 움직임이 가시화 -
[만파식적] BAE시스템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11.15 18:22:442012년 9월 세계 항공·방위산업계에 초대형 인수합병(M&A) 소식이 전해졌다. 영국의 항공·방산 업체인 BAE시스템즈와 독일·프랑스 합작 기업인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이 합병을 논의 중이라고 발표한 것이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연 매출액 1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방산 업체가 탄생해 미국의 아성을 위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양 사의 지분을 보유한 영국과 독일 정부는 합병 이후 탄생할 -
[만파식적] 광둥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11.14 17:42:242010년 7월 말 중국 광둥성 성도인 광저우에서 시민 2000여 명이 거리 집회를 열었다. 주로 20·30대인 참가자들은 ‘나는 광둥어를 사랑한다’ 등의 글귀가 적인 티셔츠를 입고 광둥어 노래를 부르며 행진했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광둥어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시위가 일어나기 보름 전 광저우시는 그해 11월 열리는 광저우아시안게임 때 지역 TV 주요 프로그램을 광둥어 대신 표준 중국어인 푸퉁화(만다린) 방송으로 바꾸기로 -
[만파식적] E-6B머큐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11.13 18:05:49미국 해군은 올해 1월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 USS네바다가 괌 기지 항구에 정박했다는 보도 자료를 냈다.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전략핵잠수함의 위치를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운이 감도는 데도 미국이 중국 견제에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같은 시기에 핵 공중지휘통제기 ‘E 6B 머큐리’도 미 본토에서 하와이를 거쳐 괌으로 전개됐다. 이 항공기가 핵 -
[만파식적] 윙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11.10 18:20:59“넌 여전히 위험해. 하지만 내 윙맨이라면 언제든 시켜줄 수 있어.” “헛소리. 네가 내 윙맨이 되는 거지.” 영화 ‘탑건’ 1편의 마지막 장면이다. 미국 해군 최고의 파일럿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아이스맨과 매버릭은 실전에서 적 전투기를 격추시킨 뒤 서로 부둥켜안으며 화해한다. 이때 두 사람이 서로를 인정하는 뜻으로 사용한 최상의 표현이 ‘윙맨(wingman)’이다. 전투기는 훈련할 때를 제외하고는 단독 비행을 하는 경 -
[만파식적] 킨소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11.09 18:09:332020년 10월 말~11월 초 미국과 일본의 연합 훈련인 ‘킨소드(Keen Sword)’가 일본 본토 전역의 군사시설과 주변 해역에서 진행됐다. 케빈 슈나이더 주일 미군 사령관이 개회식에서 전투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새롭고 더 좋은 작전 등으로 동맹의 힘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우리는 싸워 이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야마자키 고지 일본 자위대 합동참모본부 의장도 “일본 주변의 안보 상황이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
[만파식적] 리처드 위트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11.08 18:05:411953년 11월 27일 부산 중구 영주동 판자촌에 큰불이 났다. 주택 3132채가 소실됐고 이재민 3만여 명이 발생했다. 이때 구세주처럼 손을 내민 사람이 당시 미 군수사령관인 리처드 위트컴 장군이었다. 그는 상부의 승인 없이 이재민에게 식량과 의복 등 군수물자를 나눠줬고 이 일로 미 의회 청문회에 소환됐다. 그는 청문회에서 “전쟁은 총칼로만 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그 나라 국민을 위하는 것이 진정한 승리”라고 말했다 -
[만파식적] 타이거 글로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11.07 18:11:032014년 초 홈 피트니스 업체인 펠로톤은 투자 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펠로톤의 설립자인 존 폴리는 100여 곳 이상의 벤처캐피털·헤지펀드 등에 투자를 요청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이때 구세주로 등장한 곳이 미국의 헤지펀드 및 벤처캐피털인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다. 타이거글로벌은 펠로톤이 가진 피트니스 미디어 기업으로서의 잠재성을 높게 평가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후 타이거글로벌에는 ‘유니콘 감별사’ -
[만파식적] NGA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11.06 17:27:382011년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9·11 테러를 주도한 오사마 빈라덴의 연락책을 감청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빈라덴이 숨어 있을 만한 곳을 찾고 있었다. CIA의 지원 요청을 받은 미 국가지리정보국(NGA)은 위성사진과 무인 항공기 촬영 영상 등을 분석해 장소를 좁혀 나갔다.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있는 한 저택을 유력 은신처로 지목한 NGA는 집 구조를 모형도로 재생해냈다. CIA는 이 자료를 활용해 실전 연습을 마친 뒤 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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