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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부다페스트 양해각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2.22 18:17:40구소련 해체 후인 1994년 12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미국·영국·러시아와 구소련에 속했던 우크라이나·벨라루스·카자흐스탄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부다페스트 양해각서(Budapest Memorandum)’에 서명했다. 문서의 핵심은 소연방 3국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 등이 경제 지원과 안전을 보장한다는 ‘핵과 평화의 교환’이었다. 만약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하면 서명 당사국이 이를 협의해야 한다는 조항(6조)도 -
[만파식적] 덴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2.21 18:12:281994년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차 부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계열사인 덴소에 새로운 분류 표시법 개발을 요청했다. 덴소는 자회사인 덴소 웨이브를 통해 정보 처리량을 획기적으로 늘린 QR코드를 개발했다. 2000개가량의 글자나 숫자를 담은 QR코드는 12개 정도에 불과하던 이전의 바코드와 비교하면 혁신적인 기술이었다. 덴소 측은 QR코드에 대한 특허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폭발적 성장을 이끌어냈다. 덴소는 194 -
[만파식적] 폴 볼커
정치 대통령실 2022.02.20 17:31:311979년 10월 6일 폴 볼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기준금리를 15.5%로 한꺼번에 4%포인트나 올리는 극단 조치를 단행한다. 은행 금리는 20%까지 치솟았고 시장에서는 ‘대학살’이라는 표현도 나왔다. 볼커를 의장에 지명한 지미 카터 대통령조차 경기 침체 심화를 우려하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지켜줬다. 볼커는 이후 3년 넘게 고금리 정책을 고수하며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고물 -
[만파식적] 3대 핵전력
오피니언 사설 2022.02.17 18:26:17지난해 4월 찰스 리처드 미국 전략사령관이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중국이 매우 가까운 시일 내에 믿을 만한 3대 핵전력(nuclear triad)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음을 발신했다. 실제로 중국은 미 서부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31A에 이어 세계 어느 곳이든 칠 수 있는 ICBM 둥펑-41을 실전 배치했다. 중국 공군의 H-6N 폭격기에는 공중 발사 핵탄도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게 됐고, JL-2 잠 -
[만파식적] 사슴사냥게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2.16 17:56:261950년대 미국 젊은이 사이에서 ‘치킨게임’이 유행했다. 한밤중 도로에서 경쟁자 두 명이 마주 보면서 각자 자신의 차를 몰고 돌진하다 충돌 직전에 핸들을 꺾는 사람이 지는 경기다. 하지만 어느 쪽도 양보하지 않을 경우 공멸하는 비극을 맞게 된다. 반대로 서로 양보하고 협력하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임 이론도 있다. 18세기 프랑스 철학자 장자크 루소의 저서 ‘인간불평등기원론’에서 유래된 ‘사슴사냥게임(S -
[만파식적] 런던금속거래소(LME)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2.15 18:01:32영국에서 비철금속이 채굴되기 시작한 것은 로마시대부터였다. 로마가 영국을 점령해 구리·주석 등의 광석을 침탈해간 것이 계기였다. 엘리자베스 1세 여왕 시절에는 원자재 거래 상인들이 카페에 모여 광석을 거래했다. 당시 매도자가 바닥에 톱밥으로 원을 그리고 ‘체인지(Change·팔겠다)’라고 밝히면 매수자가 원 안에 들어가 가격을 제시하고 ‘아웃크라이(Outcry·사겠다)’를 외쳐 거래가 성사됐다. 지금도 이어지는 ‘ -
[만파식적] 흑해 함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2.14 17:47:24제정 러시아 시절인 1905년 차르 군대가 민중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젊은 여인이 총탄에 맞아 쓰러지고 그녀가 끌던 유모차는 계단 아래로 구르기 시작한다. 전 세계 영화평론가들이 가장 위대한 영화 가운데 하나로 꼽는 ‘전함 포템킨’의 하이라이트다. 전함 포템킨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포템킨호의 수병들은 먹던 쇠고기에서 구더기가 발견되자 식사를 거부했다. 부함장이 명령 불복종으로 처형하려 하자 분노한 -
[만파식적] 핀란드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2.13 18:14:11지난 1939년 11월 30일 소련군이 영토 문제를 트집 잡아 핀란드를 침공했다. 인구 370만 명에 불과한 핀란드가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소련의 공격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웃 국가들의 지원도 전혀 없었다. 핀란드는 국토의 10% 이상을 소련에 넘겨주고 평화조약을 체결해야만 했다. 핀란드는 소련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미국의 유럽 원조 계획인 마셜플랜을 거부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도 가입하지 -
[만파식적] 곰돌이 푸
문화·스포츠 스포츠 2022.02.10 21:01:532018년 2월 16일 평창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일본의 ‘피겨 왕자’ 하뉴 유즈루가 환상적인 점프로 피날레를 장식하는 순간이었다. 강릉아이스아레나의 백색 빙판은 금세 노랗게 물들었다. 객석을 가득 메운 팬들이 우레와 같은 함성과 함께 하뉴의 최애(最愛) 캐릭터인 ‘곰돌이 푸’ 인형을 2000여 개나 던져 팬심을 표현한 것이다. 요즘 곰돌이 푸는 포켓몬스터·헬로키티와 더불어 세계 3 -
[만파식적] 스팀슨센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2.09 18:21:272018년 5월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가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산하 한미연구소를 떠나 스팀슨센터에 둥지를 튼다고 밝혔다. 한국의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한미연구소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중도 성향의 안보 전문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는 미국에서 장관을 지낸 헨리 루이스 스팀슨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1867년 뉴욕 맨해튼에서 의사의 아들로 태어난 스팀슨은 예일대와 하버드대 로 -
[만파식적] 보그
정치 대통령실 2022.02.08 19:19:56세계적 패션 잡지 ‘보그(Vogue)’의 크리에이티브디렉터를 지낸 앙드레 레옹 탈리는 2020년 팟캐스트에서 보그 수장이자 ‘절친’인 애나 윈투어로부터 귀띔도 없이 해고됐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윈투어에 대한 그리움은 여전했다. 그는 지난달 작고하기 전 “내 희망은 윈투어가 나타나 ‘당신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생전에 불화를 씻지 못했지만 두 사람의 인연은 보그를 정상에 -
[만파식적] 허핀달-허시먼지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2.07 17:53:402012년 7월 롯데쇼핑이 하이마트 지분 65.25%를 인수하기로 결정하자 시장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결합 심사 과정에서 허핀달-허시먼지수(HHI) 제한에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40%를 넘기 때문이었다. 같은 해 10월 공정위가 시장 경쟁을 제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인수를 승인함으로써 롯데하이마트가 출범했다. 허핀달-허시먼지수는 시장의 집중도를 파악하는 지표 중 하나다. 독일 출신 경 -
[만파식적] 데드캣 바운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2.06 18:50:112018년 초부터 상승세를 지속하던 미국 뉴욕 증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10월 3일 2만 6951을 기록한 뒤 6거래일 만에 7.0%나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후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이 고조되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이후 다우지수는 3거래일 만에 2.9% 반등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바닥을 쳤다’ ‘일시적 반등이다’ 등 두 갈래 의견으로 분분했다. 주가가 -
[만파식적] 애스턴 마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2.03 17:52:56숀 코너리가 주인공으로 나온 1964년 영화 ‘007 골드핑거’에는 이른바 본드카가 처음 등장한다. 영국 비밀정보국(MI6) 무기담당관인 Q가 제임스 본드에게 건넨 본드카는 전방의 경기관총, 후방의 연막탄 발사기, 비상 탈출이 가능한 조수석 등의 장치를 갖췄다. 화면 가득히 보이는 날개 모양의 엠블럼은 이 차가 영국이 자랑하는 스포츠카 브랜드인 ‘애스턴 마틴’임을 알게 해준다. 골드핑거에 나온 모델 ‘DB5’는 이후 선더 -
[만파식적] 대차대조표 축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2.02 18:07:592017년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대차대조표 축소’를 결정했다. 세계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자 풀어뒀던 돈줄을 다시 죄기로 한 것이다. 양적 완화로 5배나 불어난 자산 규모를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금융위기 이전 9000억 달러 수준이었던 연준의 자산은 4조 5000억 달러로 급증한 상태였다. 연준은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 등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중 자금을 흡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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