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파식적] 무기대여법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4.10 17:58:26제2차 세계대전 발발 이듬해인 1940년 독일군의 공습으로 위기에 처한 영국의 윈스턴 처칠 총리가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에게 SOS(긴급 구조 신호)를 보냈다. 영국군의 보급로를 미국이 보호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직접적인 참전 없이 영국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던 루스벨트 대통령은 1941년 1월 미국 방어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특정 국가에 군수품을 판매하거나 이양·임대·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무기대여 -
[만파식적] 미디어텍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4.07 18:03:59스마트폰 성능 측정 사이트 ‘긱벤치’가 최근 모바일과 반도체 업계를 놀라게 할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대만의 미디어텍이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제조에서 퀄컴과 삼성전자를 능가하는 기술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가성비 좋은’ AP를 만드는 기업으로 인식됐던 미디어텍이 완벽한 기술 경쟁력까지 갖추게 된 셈이다. 이는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 강자인 대만 반도체 산업이 비메모리의 -
[만파식적] 겨울전쟁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4.06 18:26:021939년 11월 26일 뱌체슬라프 몰로토프 소련 외무상이 느닷없이 핀란드 대사를 불러 소련 국경 지대인 마이니라에서 핀란드군이 발사한 7발의 포탄으로 13명의 소련군이 사상했다고 항의했다. 나흘 뒤 소련은 핀란드를 침공한다. 소련은 자작극에 이어 전쟁을 일으키면서 국경 인근 땅을 달라고 했다. 하지만 진짜 속셈은 핀란드를 통째로 삼키는 것이었고 그해 안에 목적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낙관했다. 그러나 핀란드는 의외로 -
[만파식적] 왕촨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4.05 17:58:52글로벌 금융위기가 고조되던 2008년 9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이름도 낯선 중국 업체의 지분 10%를 사들였다. 일각에서는 ‘투자의 귀재’가 감각을 잃은 게 아니냐는 혹평도 나왔지만 해당 기업의 주가가 10배 이상 치솟으며 남다른 안목을 증명했다. 현재 세계 전기차 시장점유율 4위인 BYD다. BYD의 창업자인 왕촨푸는 1966년 안후이성 농촌에서 태어났다. 13세 때 지병을 앓고 있던 아버지가 사망하자 가세는 급격 -
[만파식적] T-72 전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4.04 18:13:181990년 8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미국은 다국적 연합군을 결성해 반격에 나섰다. 이라크는 사막 전투에서 당시 최고 성능을 자랑하던 T-72 전차가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불과 100시간이 지난 뒤 그 믿음은 깨졌다. T-72는 미군의 주력 전차인 M1 에이브럼스와 대치할 때마다 격파당했다. 사막에 수없이 널린 T-72 잔해들은 이 탱크의 허울뿐인 명성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T-72는 구소련이 1971년 개발 -
[만파식적] 나토 헌장 5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4.03 18:00:5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지난해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 나토본부를 방문했다. 그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을 만나 “나토는 미국의 이익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며 “나토 헌장 제5조는 신성한 의무”라고 다짐했다. 1949년 설립된 나토를 주도하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대부분 취임 후 이 조항 준수를 명시적으로 약속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만 -
[만파식적] 채텀하우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3.31 18:32:402019년 7월 퇴임을 일주일 앞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런던 채텀하우스에서 마지막 대중 연설에 나섰다. 메이 총리는 “지도자의 역할은 대중이 듣고 싶어하는 것만 말하거나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대중 인기 영합주의가 판치는 정치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메이 총리가 채텀하우스에서 포퓰리즘을 겨냥한 데 대해 언론들은 ‘영국 최고의 싱크탱크이자 중립적 기관이라는 상징성을 활용했다’ -
[만파식적] 돌마바흐체궁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3.30 18:31:3619세기 중엽 오스만제국의 술탄 압둘 메지드1세는 기울어가는 제국의 국운을 부흥시킬 방안을 찾았다. 고심 끝에 그가 내린 결정은 수도 이스탄불에 찬란했던 제국의 위용을 보여줄 궁전을 새로 짓는 것이었다. 메지드1세는 왕자 시절 파리 유학 때 큰 감명을 받은 베르사유궁전을 참고하기로 했다. 그의 지시에 따라 1843년 보스포루스해협 인근의 옛 궁전과 왕실 정원이 있던 부지에 새 궁전을 건설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착공 1 -
[만파식적] 오데마피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3.29 18:58:401970년대 초 시계 종주국 스위스는 심각한 위기에 빠진다. 일본 세이코 등이 전지로 돌아가는 ‘쿼츠’를 내놓으며 기계식이 지배하던 시계 시장을 뒤엎은 것이다. 스위스 시계 제조업 종사자의 대량 실업이 사회 문제로 등장할 정도였다. 하지만 압도적 기술을 지닌 스위스의 저력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스위스의 자존심을 지킨 대표 주자는 ‘오데마피게’였다. 이 회사는 스테인리스스틸로 된 최초의 럭셔리스포츠와치로 판 -
[만파식적] 미 82공수사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3.28 18:13:481989년 말 파나마의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의 축출을 위해 투입된 미군 82공수사단은 ‘로큰롤 공습’ 작전을 편다. 노리에가가 치외법권 지역인 주파나마 교황대사관으로 피신하자 주변에 대형 스피커를 설치해 로큰롤 음악을 엄청나게 큰 소리로 틀게 한 것이다. 크리스마스이브에는 82공수단이 직접 디제이에게 전화를 걸어 컨트리 가수인 리 그린우드의 ‘갓 블레스 디 유에스에이’를 비롯한 여러 곡의 노래를 신청하기도 했 -
[만파식적] 하이디라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3.27 18:05:472006년 6월 피자헛·KFC 등을 소유한 세계적 외식 기업인 ‘얌’이 중국의 한 식당에서 임원 세미나를 열었다. 중국식 샤부샤부 ‘훠궈’ 전문 외식 업체인 하이디라오였다. 이날 강사로 초청받은 장융 하이디라오 회장은 3시간 동안 성공 비결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1971년 쓰촨성에서 태어난 장 회장은 기술고등학교에서 용접을 배워 트랙터 공장에 들어갔다. 19세에 생애 첫 외식을 위해 식당을 찾았던 그는 형편없는 맛과 불 -
[만파식적] 신유라시아주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3.24 18:43:58유럽의 주요국들은 17~18세기 시민혁명을 겪은 후 자본주의 아래서 민족주의와 제국주의로 치달았다. 19세기 발칸반도와 동유럽·러시아에서는 범슬라브주의가 꿈틀댔다. 발칸반도의 슬라브계 소국들이 오스트리아·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르짖었고 러시아가 호응해 확산됐다. 오스트리아가 세르비아에 선전포고하며 시작된 제1차 세계대전도 범게르만주의와 범슬라브주의의 대립으로 볼 수 있다. 1917년 -
[만파식적] 콘클라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3.23 17:56:56“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 교황이 나셨다).” 2013년 3월 13일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 굴뚝을 쳐다보던 사람들이 환호성을 터트렸다. 베네딕토 16세의 자진 사임 이후 전 세계 12억 가톨릭 교도를 이끌 새 교황이 정해져 흰 연기가 피어올랐기 때문이다. 선출에 실패하면 검은 연기가 올라온다. 교황청 관계자가 나타나 외쳤다. “지극히 탁월하고 공경받으실 분의 이름은 호르헤 마리오입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프란치 -
[만파식적] 회색지대 전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3.22 17:53:2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주석 취임 직후인 2013년 4월 하이난성 탄먼진의 한 해상 민병 부대를 찾아 특명을 내린다. “현대식 장비 지식을 배우고 작업 능력을 키우며 어민을 인솔해 바다에서 돈을 벌면서 동시에 먼바다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섬과 암초 건설 작업을 하라”는 지시였다. 어선에 군사작전 투입 지침을 내린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 장면은 중국중앙방송의 메인 뉴스로 보도됐고 그간 실체가 불분명했 -
[만파식적] 로로피아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3.21 19:07:131997년 이탈리아 패션 업체 로로피아나가 페루 정부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안데스 산맥에 서식하는 낙타과의 동물 비쿠냐를 죽이지 않고 털을 깎아 제공하는 원주민에게만 원사를 구매하는 프로젝트였다. 비쿠냐 털은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가볍고 따뜻한 천연섬유다. 하지만 비쿠냐는 성격이 예민해 사냥하지 않고는 털을 얻기 어렵다. 비쿠냐가 멸종 위기에 처한 이유다. 1960년대에는 5000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페루와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