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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애스턴 마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2.03 17:52:56숀 코너리가 주인공으로 나온 1964년 영화 ‘007 골드핑거’에는 이른바 본드카가 처음 등장한다. 영국 비밀정보국(MI6) 무기담당관인 Q가 제임스 본드에게 건넨 본드카는 전방의 경기관총, 후방의 연막탄 발사기, 비상 탈출이 가능한 조수석 등의 장치를 갖췄다. 화면 가득히 보이는 날개 모양의 엠블럼은 이 차가 영국이 자랑하는 스포츠카 브랜드인 ‘애스턴 마틴’임을 알게 해준다. 골드핑거에 나온 모델 ‘DB5’는 이후 선더 -
[만파식적] 대차대조표 축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2.02 18:07:592017년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대차대조표 축소’를 결정했다. 세계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자 풀어뒀던 돈줄을 다시 죄기로 한 것이다. 양적 완화로 5배나 불어난 자산 규모를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금융위기 이전 9000억 달러 수준이었던 연준의 자산은 4조 5000억 달러로 급증한 상태였다. 연준은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 등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중 자금을 흡수하기로 했다. -
[만파식적] 데이비드 솔로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1.27 18:14:282018년 6월 미국 빌보드 댄스믹스 차트에 디제이 디솔(DJ D-Sol)의 ‘돈 스톱(Don’t Stop)’이 39위에 랭크됐다. 그는 다음 해 2월 ‘필 얼라이브(Feel Alive)’로 빌보드 차트 8위까지 올라 세상을 또 놀라게 했다. 디제이 디솔은 다름 아닌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회장(CEO)이다. 솔로몬 회장은 주말 밤이면 마이애미 해변이나 맨해튼 클럽에서 디제잉을 즐긴다고 한다. 1962년 뉴욕주 하츠데일의 유대인 가문에서 태어난 -
[만파식적] 우크라이나 나비효과
정치 대통령실 2022.01.26 18:51:58신년 벽두인 1월 5일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인 알마티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은행과 상점을 약탈한 데 이어 국제공항까지 파괴했다. 이들은 대통령 퇴임 후에도 실권을 휘둘러온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의 완전한 퇴진을 요구했지만 실상 시위를 촉발한 요인은 따로 있었다. 가뜩이나 물가로 고통받는 와중에 정부가 2일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을 2배 인상하자 정부에 대한 응축된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외신에서 -
[만파식적] 발틱3국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1.25 17:54:081988년 11월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서 30만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음악 축제가 열렸다. 이 음악제는 매년 개최됐지만 그해 분위기는 여느 때와 달랐다. 전국에서 모여든 에스토니아인들이 민요와 애국가를 부르며 ‘완전한 독립’을 외쳤다. 발틱 3국이 소련으로부터 분리 독립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노래 혁명’의 시작이었다. 이들의 간절한 호소는 이웃 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도 전해졌다. 1989년 8월 3국 수도를 연결하 -
[만파식적] 채권대학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1.24 17:58:46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994년 2월부터 1년 동안 기준금리를 무려 3%포인트나 올렸다. 1980년대 말 미국 부동산 가격의 급락으로 파산했던 저축대부조합 사태가 금융정책 완화로 진정된 뒤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3%이던 기준금리는 0.5%포인트씩 세 번, 0.75%포인트 한 번을 포함해 일곱 차례 기습 인상돼 6%가 됐다. 시장에 메가톤급 충격이 나타났다. 채권 가격 폭락으로 -
[만파식적] 남순강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1.23 18:29:491990년 12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사회주의가 반드시 자본주의를 대체해야 한다”는 글을 실었다. 1980년대 말 정치·경제 혼란은 시장화 개혁 탓으로 전통적 사회주의로 돌아가야만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1978년 시작된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을 비판한 것이다.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서방의 경제제재가 단행되고 공산당 내부에서도 덩샤오핑의 노선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던 시점이 -
[만파식적] NTT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1.20 18:42:111980년대 일본의 ‘거품경제’는 화려했다. 도쿄 주식시장의 주가는 매일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며 천정부지로 올랐다. 나카소네 야스히로 일본 총리는 민영화 대상이던 공기업을 상장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일본 정부가 1987년 일본전신전화(NTT)를 민영화하자 넘쳐나는 돈을 주체하지 못한 사람들이 공모주 청약에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상장 시초가는 120만 엔. 35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 돈으로 1,200만 원 정도이니 입이 -
[만파식적] 비구이위안
정치 대통령실 2022.01.19 18:00:22중국 전역에서 부동산 거품이 꺼지던 1990년대 초반. 미분양에 허덕이는 부동산 업체들을 비웃듯 호황을 누린 회사가 있었다. 주인공은 갓 설립된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라는 회사였다. 오너인 양궈창 회장이 불황 극복을 위해 꺼낸 방법은 ‘교육’이었다. 그는 주택 단지 안에 수준 높은 국제학교를 설립하고 ‘자녀에게 투자하십시오’라는 광고를 냈다. 폭발적 반응에 100% 분양이 이뤄졌고 비구이위안은 교육 -
[만파식적] 美 네바다잠수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1.18 18:07:08‘크림슨 타이드(Crimson Tide)’는 덴젤 워싱턴의 명연기가 돋보이는 최고 수준의 잠수함 영화로 꼽힌다. 20여 년 전에 개봉됐지만 네티즌의 평점이 높아 볼 만한 작품으로 분류된다. 제목을 그대로 해석하면 ‘심한 적조’이지만 미국 해군에서는 ‘1급 위기 사태’를 뜻한다. 영화는 러시아 군부 지도자가 쿠데타를 일으켜 제3차 세계대전을 준비하고 미 해군의 핵잠수함이 이에 대응하는 가운데 함 내에서 벌어지는 숨막히는 -
[만파식적] MI5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1.17 18:20:41지난 2020년 10월 영국 옥스퍼드대가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손잡고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을 때 영국 정보 당국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영국 국내정보국(Military Intelligence, Section 5·MI5) 켄 맥컬럼 국장은 당시 “백신 개발과 관련한 (해외 스파이 등) 여러 위협이 제기되고 있다”며 자국의 백신 개발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정보 요원 총동원령을 내리기도 했다. MI5는 영국의 국내 정보를 담당하는 -
[만파식적] 치르콘 미사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1.16 18:03:42“극초음속 미사일의 연속 시험 발사 성공은 러시아 안보와 국방력 증강을 위해 큰 발걸음을 내디딘 것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4일 자체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Tsirkon)’의 성공을 한껏 치켜세웠다. 지난 2016년부터 10여 차례의 시험 발사 끝에 해군 잠수함·호위함 등의 실전 배치를 앞두고 이같이 밝힌 것이다. 치르콘은 최대 마하 9(시속 약 1만 1,000㎞)의 속도로 1,000㎞ 이상 -
[만파식적] 색깔혁명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1.13 18:05:402003년 11월 조지아공화국 곳곳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당시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대통령과 그 측근들의 부정부패가 도를 넘은 데다 여당이 장기 집권을 위해 부정 선거를 획책하자 국민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계엄령 선포 경고에도 퇴임 요구가 거세지자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은 한 달을 버티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것이 2000년대 초반 구소련권 국가들에 몰아친 ‘색깔혁명(color revolution)’의 시발점인 ‘장미혁 -
[만파식적] 코콤(COCOM)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1.12 18:12:56일본 도시바기계가 1987년 선박 프로펠러 제작용 기계를 소련에 수출하다 적발됐다. 이 기계가 대공산권수출통제위원회(COCOM·코콤)의 통제 품목에 해당돼 수출하려면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도 이를 어겼기 때문이다. 소련은 이 기계를 활용해 원자력잠수함의 소음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미국은 도시바그룹 전체의 대미 수출을 금지했고 나카소네 야스히로 당시 일본 총리는 미국에 공개 사과했다. 코콤은 1949년 미국 등 15 -
[만파식적] 함반토타
정치 대통령실 2022.01.11 18:14:392017년 7월 스리랑카 정부는 두 번째 항구인 함반토타의 항만 운영권을 중국 국영 기업 자오상쥐에 양도했다. 항만 건설을 위해 중국으로부터 빌린 돈을 갚을 수 없게 되자 99년간의 운영권과 지분까지 넘겼다. 외세에 의존한 채 나랏빚을 통제하지 못한 결과 미항(美港)마저 빼앗기게 된 셈이다. 스리랑카 남부에 위치한 함반토타 항구는 14세기부터 아랍인들이 주로 찾는 인도양의 주요 뱃길로 ‘이슬람의 항구’로 불린다. 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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