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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H-1B 비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30 18:11:01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소년은 일찌감치 기술과 사업에 소질을 보였다. 12세에 비디오게임을 만들어 500달러에 팔았을 정도다. 그는 17세에 캐나다 시민권을 따서 대학에 입학하고 2년 뒤 대학 편입을 위해 미국으로 이주했다. 이어 스탠퍼드대 박사 과정에 들어갔지만 창업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학업을 중단하고 1995년 동생과 함께 온라인 정보 업체 Zip2를 창업했다. 이 회사는 4년 뒤 3억 달러에 팔렸다. 세월이 흘러 -
[만파식적] 리뉴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29 19:16:04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은 1797년 퇴임 고별 연설을 통해 고립주의 외교정책을 명확히 했다. 신생 독립국인 미국이 타국에 간섭하지 않고 동맹 관계를 제한하며 국제기구 참가를 꺼린다는 게 골자다. 이는 1823년 대외적으로 고립주의를 명문화한 ‘먼로주의’로 이어진다. 20세기 들어 1·2차 세계대전과 냉전을 거치며 미국은 개입주의 쪽으로 돌아서면서 자국 주도의 세계 평화인 ‘팍스 아메리카나’를 추구하게 된 -
[만파식적] 코친조선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26 17:49:582022년 9월 인도 서남부 항구도시 코치시에 위치한 코친조선소에서 인도의 첫 자체 건조 항공모함 ‘INS 비크란트’의 취역식이 열렸다. 코친이란 이름은 12세기 인도 토착민들이 세운 코친 왕국에서 유래됐다. 또 비크란트는 산스크리트어로 ‘용감한’이라는 뜻이다. 이 행사에 참석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국산 기술로 처음 제작된 항공모함의 취역은 단순히 해군력이 더 강해지는 것 이 -
[만파식적] 페이팔 마피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25 18:22:262007년 미국 포춘지는 샌프란시스코의 유명한 토스카 술집에서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들과 초기 임원들을 모아 마피아 드라마 포스터처럼 연출한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 주인공들은 2002년 페이팔을 매각한 후 각기 활발한 투자와 창업을 통해 실리콘밸리의 거물로 커가는 인물들이었다. 포춘지는 피터 틸 팰런티어 창업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이 포함된 이들 20여 명을 ‘페이팔 마피아’라고 명명했다. 전 -
[만파식적] 매킨리 관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24 19:18:491890년 유럽 경제는 영국 바링은행의 파산으로 극심한 경기 침체에 빠졌다. 그 여파가 미국에 미치자 미 의회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미국 역사상 최고율인 평균 50%로 올리는 관세법을 통과시켰다. 이 관세법은 윌리엄 매킨리 당시 공화당 상원의원이 입안해 ‘매킨리 관세’로 불렸다. 하지만 유럽 각국의 보복 관세 맞불로 보호 무역주의가 들불처럼 번지면서 국가 간 교역이 급감하며 세계경제는 더 -
[만파식적] 누비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23 17:56:182018년 당시 구글 엔지니어로 일하던 마누 굴라티와 존 브루노는 창업에 의기투합했다. 데이터센터 서버용 칩을 개발하는 반도체 개발 회사를 만드는 게 지상 과제였다. 두 사람은 과거 애플 근무 시절 휴대폰용 반도체를 함께 개발했던 제러드 윌리엄스 3세를 합류시켜 준비 과정을 거친 뒤 2019년 스타트업 ‘누비아(Nuvia)’를 창업했다. 누비아는 출범 이듬해 시장 격변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2020년 9월에는 엔비디아가 데이 -
[만파식적] 혼다 소이치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22 17:53:331998년 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의 창업 50주년을 맞아 취임한 요시노 히로유키 신임 사장은 “혼다는 독립독보(獨立獨步)로 간다. 그것 외에는 살아갈 방법을 모른다”고 확언했다. 독일 다임러벤츠와 미국 크라이슬러의 합병 발표 등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이 활발하던 시기다. 그런 와중에 혼다가 꿋꿋하게 독자 생존을 선포한 것은 일본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창업주 혼다 소이치로(1906~1991년) -
[만파식적] ‘마러라고 합의’ 시나리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19 17:53:47최근 국제 금융계 관심사 중 하나는 미국과 중국 간의 ‘마러라고 합의(Mar-a-Lago Accord)’ 가능성이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에 대해 ‘달러화 절하-위안화 절상’을 골자로 하는 제2의 ‘플라자 합의’를 압박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마러라고 리조트는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자택으로 트럼프가 2019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주요 정상들과의 회담을 진행한 곳이다. 플 -
[만파식적] 스네이크 센스
산업 IT 2024.12.18 18:02:00갑진년 ‘청룡(푸른 용)의 해’가 저물어 가고 을사년 ‘청사(푸른 뱀)의 해’가 성큼 다가왔다. 밝아올 새해는 푸른 기운을 띠며 지혜롭게 변화하는 뱀의 해라는 것이 주역 학자들의 풀이다. 흔히 뱀은 두려움과 징그러움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동시에 민첩성과 재생·변화의 상징이라는 양면성을 지닌다. 조화로운 변화를 이루는 지혜, 새로운 시작과 치유의 상징으로 통하는 푸른 뱀도 겉보기에는 조용하고 평온해 보이지만 예기 -
[만파식적] 아베 아키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17 19:52:20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접촉점을 찾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 그가 일본에 대해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도록 설득해야 하는데 조기 회동 추진이 불발된 것이다. 이런 와중에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미망인 아베 아키에 여사가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아키에 여사는 트럼프 당선인 부부의 초청을 받아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리조트에 -
[만파식적] 트럼프 대북 특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16 19:08:43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둔 올 7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외교·안보 책사’인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일 대사가 P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다는 현실에 기반해 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친 사람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가 그곳으로 걸어가 김정은의 손을 잡고 눈을 마주치며 미국을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을 두고 트럼프 후보가 백악관에 복귀하면 -
[만파식적] 히스테리시스 효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15 17:21:00히스테리시스는 지연 또는 지속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로 영국의 물리학자 앨프리드 유잉이 사용하면서 과학 용어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쇠에 자기장을 가하면 자성을 띠는데, 일정 시간 후 자기장을 제거해도 자석의 성질이 남아 있는 현상을 설명할 때 쓰인다. 한 번 찌그러진 깡통을 완벽하게 다시 펼 수 없는 것과 같은 원리다. ‘히스테리시스 효과’는 외부의 충격이 사라지더라도 본래 상태로 쉽게 돌아가지 못하는 현상을 -
[만파식적] 카키스토크라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12 18:12:01영국 국왕 찰스 1세가 전쟁 비용 충당을 위해 막대한 세금을 부과하려다 의회파 등의 반란에 직면했다. 당시 1644년 8월 옥스퍼드의 성모 마리아 교회에서 폴 고스놀드 목사는 반란 세력을 겨냥해 ‘온건한 군주제’를 광기 어린 ‘카키스토크라시(kakistocracy)’로 전락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카키스토크라시는 어리석고 저열한 사람들의 통치를 뜻한다. 최악을 뜻하는 그리스어 ‘카키스토’와 정치를 의미하는 ‘크라시’를 -
[만파식적] 그림자 대통령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11 17:29:01“대통령은 한 명뿐입니다.” 2016년 11월 14일, 임기 중 마지막 해외 순방을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말했다. 자신의 임기 말까지 대통령의 외교적 역할을 다할 것임을 강조하기 위해 기자들에게 한 말이었지만 1주일 전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겨냥한 경고이기도 했다. 이듬해 1월 20일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전까지 미국의 외교정책은 자신의 소관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물론 트럼프 -
[만파식적] 美 예외주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10 17:44:31미국 경제가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면서 ‘미국 예외주의’가 세계경제의 화두로 떠올랐다. 이 용어는 19세기 프랑스 사상가인 알렉시 드 토크빌이 자신의 저서 ‘미국의 민주주의’에서 처음 사용했다. 그는 건국 기원과 민주 정치, 청교도적인 문화, 부의 축적 집착 등을 이유로 미국의 상황은 ‘예외적(exceptional)’이라고 했다. 하지만 ‘미국 예외주의’ 이념 자체는 1920년대 후반 미국의 공산주의자들이 전통적 계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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