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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고지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8.29 18:06:58휴전 회담이 진행 중이던 1952년 10월 중부 전선 백마고지에서 중공군 제38군과 한국군 제9사단 사이에 6·25전쟁에서 가장 치열했던 전투가 벌어졌다. 열흘 동안 지속된 싸움에서 고지(高地)의 주인이 열두 번이나 바뀌었다. 사상자가 중공군은 1만 4000여 명(포로 포함), 한국군은 3100여 명에 달했다. 한국군은 이 전투의 승리로 곡창지대인 철원 평야를 지켜냈다. 수많은 포탄들이 떨어져 허옇게 드러난 고지 일부분이 누운 백 -
[만파식적] 카멀라노믹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8.28 17:55:52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접전을 벌이면서 ‘카멀라노믹스’의 경제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멀라노믹스는 해리스 후보의 이름과 경제를 합친 용어로 그의 성을 따 ‘해리스노믹스’로 불리기도 한다. 해리스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제조업 투자, 인프라 개선, 법인세와 최저임금 인상, 청정에너지 투자 확대와 석유 의존도 축소 등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 -
[만파식적] 사비나 암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8.27 18:04:07이달 19일 새벽 남중국해 스트래틀리제도의 사비나 암초 인근 해역에서 중국과 필리핀 양국의 함정이 충돌했다. 필리핀 당국에 따르면 중국 함정에 두 차례 들이받힌 필리핀 해경선의 선체 일부가 크게 파손됐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과 필리핀이 사비나 암초에서 물리적으로 부딪친 것은 처음이었다. 두 나라는 25일과 26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선박 대 선박’으로 맞섰다. 중국은 필리핀 함정이 허가 -
[만파식적] 실리콘 작소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8.26 18:11:24독일 동부 작센주(州)의 주도 드레스덴은 한때 ‘엘베강의 피렌체’로 불릴 정도로 문화유산이 풍부한 도시였다. 1728년에 지어진 작센왕조의 츠빙거궁전과 드레스덴대성당을 비롯한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거리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산업혁명 시기에는 기계·자동차 산업 등이 발달한 공업도시로도 융성했다. 그러나 문화와 경제의 중심이던 드레스덴은 1945년 2월 한순간에 폐허로 변했다. 연합군의 대규모 폭격으로 문화재와 공 -
[만파식적] 독새우 전략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8.25 17:56:19“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고 작은 물고기는 새우를 잡아먹는 세상에서 싱가포르는 독이 있는 새우가 돼야 합니다.” 작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의 리콴유 초대 총리는 1966년 6월 싱가포르국립대 연설을 통해 국가안보의 기본 전략을 천명했다. 싱가포르가 1965년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반강제로 독립하며 ‘홀로서기’를 시작했을 때다. 싱가포르가 위치한 믈라카해협은 인도양과 태평양의 길목이자 남중국해와도 연결되 -
[만파식적] 이탈리아 국적법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8.22 18:05:02배우 송중기가 지난해 6월 팬카페에 “와이프 고향인 이곳 로마에서 마침내 아가하고 만났다”고 득남 소식을 전한 뒤 이탈리아 국적법이 잠시 화제가 됐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송중기의 아들이 이탈리아 국적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송중기와 엄마 케이티 루이즈 손더스 사이에서 탄생한 아기는 그 대신 부모의 국적에 따라 한국과 영국 2개의 국적을 갖게 됐다. 유럽에서도 엄격하기로 유명한 이탈리아 국적법은 현지 출생자 -
[만파식적] 잇쇼켄메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8.21 19:18:15일본인들은 ‘잇쇼켄메이(一生懸命)’라는 말을 자주 쓴다. ‘뼈를 묻는’이라는 어감으로 일본 드라마나 애니메이션 등에서 우직한 성격의 캐릭터를 묘사할 때도 사용된다. 식당이나 상점 앞에 이런 문구가 나붙어 있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글자 뜻 그대로 ‘일생의 목숨을 걸’ 정도로 열심히 하겠다는 의미다. ‘生’이란 글자는 원래 장원(莊園)을 의미하는 ‘莊’이었는데 봉건시대가 무너진 후 장소를 의미하는 ‘所’ -
[만파식적] 인도 올라그룹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8.20 18:02:06올해 1월 인도에서 인공지능(AI) 분야 최초의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이 탄생했다. ‘크루트림(Krutrim)’이라는 회사로, 창업한 지 불과 1년 새 1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인도의 유망 정보기술(IT) 기업 ‘올라(Ola)’의 창업자 바비시 아가르왈이 출자한 특수관계법인이다. 크루트림을 앞세운 올라그룹은 인도 최초로 AI 반도체 설계를 개시했다고 이달 15일 공개했다. 해당 칩은 20 -
[만파식적] 사카나AI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8.19 18:23:10구글의 인공지능(AI) 연구원이던 미국인 라이언 존스는 지난해 7월 일본 도쿄에서 AI 스타트업인 사카나AI를 창업했다. 그는 챗GPT 등 생성형 AI 혁신의 근본인 ‘트랜스포머’라는 AI 알고리즘을 처음 제시한 논문의 공저자이기도 하다. 데이비드 하, 로버트 랑케 등 구글 출신 동료들도 창업에 참여했다. 사카나AI는 최근 AI가 과학 연구를 독자 수행하는 ‘AI 사이언티스트’를 공개했다. AI가 연구 주제 선정, 실험 설계·실행 -
[만파식적] 세금 망명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8.18 18:05:22벨기에 수도 브뤼셀의 위클·익셀·우올뤼우에생피에르는 우리나라 서울의 ‘강남 3구’와 같은 지역이다. 호화 주택이 즐비한 이곳에 2012년 이후 프랑스 부자들이 몰려들었다. 사회당 소속의 프랑수아 올랑드가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초강력 부자 증세에 나섰기 때문이다. 100만 유로 이상의 연봉 수령자에게 세율 75%의 소득세를 부과하자 세금 폭탄을 피하려는 부호들의 해외 이주가 급증했다. 이들은 프랑스어 생활권 -
[만파식적] 매그니피센트7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8.15 18:33:372016년에 제작된 미국 할리우드 서부영화 ‘매그니피센트7’은 한국 배우 이병헌을 캐스팅해 화제를 모았다. 칼과 총을 자유자재로 쓰는 암살자 빌리 락스 역을 맡은 이병헌은 영화 개봉 당시 “굳이 동양인을 캐스팅하지 않아도 될 배역에 저를 캐스팅한 것이 이번 영화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성과”라고 말했다. 정의가 사라진 마을을 지키기 위해 7인의 무법자들이 힘을 합쳐 통쾌한 복수극을 펼치는 내용의 이 영화는 미국 개봉 -
[만파식적] 에클스 빌딩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8.14 17:35:481929년 이후 미국 대공황의 불길이 번지자 비난의 화살이 중앙은행으로 쏠렸다. 위기 대응은커녕 무기력하게 재무장관의 지시만 기다린 중앙은행에 대한 비판은 1935년 은행법 개정을 통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지배구조 개편으로 이어졌다. 개편을 주도한 이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신임 하에 1934년 7대 연준 의장으로 취임한 매리너 에클스였다. 이를 계기로 연준은 지역 연방은행들에 대한 통제권을 갖게 됐고 재무 -
[만파식적] 역아마존 효과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4.08.13 18:07:16일부 자영업자들이 배달 앱의 수수료 인상에 항의해 이달 22일을 ‘가격 현실화의 날’로 정하고 음식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국내 최대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배민)이 9일부터 중개 수수료를 기존의 6.8%에서 9.8%(부가가치세 포함 10.8%)로 기존보다 3%포인트나 올린 게 도화선이 됐다. 나머지 3대 배달 앱인 쿠팡이츠와 요기요는 이미 각각 9.8%, 9.7%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배달 플랫폼이 외려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가중 -
[만파식적] 블루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8.12 17:33:25오대호를 끼고 있는 미국 미시간주는 1972년 대선부터 공화당 텃밭이었다. 리처드 닉슨을 시작으로 4명의 공화당 출신 대통령 후보들이 미시간주 등 미국 중부 주요 지역에서 승리해 집권 발판을 삼았다. 그러나 1992년 대선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미시간주 유권자들이 민주당 빌 클린턴 후보를 지지해 대선 승리를 견인했다. 미시간을 비롯한 18개 주(州)와 워싱턴DC는 1992~2012년의 6차례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 -
[만파식적] 엔캐리 트레이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8.11 17:03:10일본은 1990년대 경제 거품 붕괴로 ‘잃어버린 30년’으로 불리는 저성장기에 접어들었다. 일본은행(JOB)은 경제 회복을 위해 기준금리를 마이너스까지 내렸다. 일본 개인 투자자들은 안전 자산을 선호해왔지만 ‘제로(0)’에 가까운 금리에 만족할 수 없었다. 낮은 이자로 대출을 받아 외화를 사두거나 금리가 높은 나라의 예금·자산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소위 ‘엔캐리 트레이드(Yen carry trade)’ 현상이 나타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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