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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니혼조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2.30 18:31:44지난해 11월 29일 일본 최대 조선사 이마바리조선이 2위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와 자본 제휴를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마바리조선이 JMU의 증자에 참여해 최대 30%의 지분을 출자하고 합병한다는 내용이다. 당시 이마바리조선은 합병 배경을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일본 조선 업계는 위기의식이 컸다. 불과 사흘 전인 11월 26일에 중국 1·2위인 중국선박중공업집단(CSS -
[만파식적]AOL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2.29 17:40:52닷컴 버블이 막바지로 치닫던 2000년 1월 10일. 인수합병(M&A) 시장에 ‘세기의 딜’이 터졌다. 세계 최대 미디어 그룹인 타임워너와 최대 인터넷 서비스 업체 아메리카온라인(AOL)이 합병을 선언한 것이다. 시장은 설립한 지 17년도 안 돼 1,819억 달러의 매머드 거래를 이끈 AOL의 성장에 탄성을 질렀다.1983년 ‘컨트롤비디오’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AOL은 처음에는 전화선으로 게임을 파는 평범한 벤처기업이었다. 운명은 1991 -
[만파식적] 헨리 조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2.28 17:49:58186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거리에서 20대 남성이 부유해 보이는 신사에게 5달러를 달라고 말한다. 이유가 뭐냐는 물음에 해산한 아내를 먹일 돈이 없다고 하자 신사는 5달러를 내줬다고 한다. 훗날 미국의 대표적 진보 경제학자가 된 헨리 조지가 구걸한 이다. 그로부터 16년 뒤 조지는 “만약 그가 주지 않았더라면 너무 절망적인 나머지 그를 죽일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회상했다. 평생을 가난 문제에 천착했던 -
[만파식적]왕실모독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2.27 17:36:54세종이 재위 24년 음력 3월 이천에 온천 휴양을 가려고 새 가마에 올랐을 때 지붕이 우지끈하며 푹석 내려앉았다. 임금은 별 탈이 없었지만 “장영실을 탄핵해야 한다. 사약을 내려야 한다”는 중신들의 주장이 빗발쳤다. 결국 가마 제작의 감독을 맡았던 노비 출신의 천재 과학자 장영실은 ‘불경죄’로 관직에서 쫓겨났다.불경죄는 군주나 국가, 신 또는 이에 가까운 인물의 명예와 존엄을 해치는 행위를 했을 때 씌워지는 죄명 -
[만파식적]스프래틀리 군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2.23 20:07:28남중국해 남쪽에 위치한 스프래틀리 군도는 700여 개의 암초와 산호초로 이뤄져 있다. 중국에서는 진나라 때 이곳에서 어업 활동이 이뤄졌고 베트남에서는 진나라보다 나중에 세워진 참파 왕국 시절 물고기를 잡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하지만 이곳은 2,000년 이상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던 새들의 고향이었다.스프래틀리 군도는 1930년대 들어 인도차이나반도를 식민지화한 프랑스에 의해 점령됐다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의 -
[만파식적]가면 증후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2.22 19:04:312015년 영화배우 내털리 포트먼이 모교인 하버드대 졸업식 연설에서 놀라운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는 “입학 당시(1999년) 난 ‘그렇게 똑똑하지 않은데 어떻게 하버드에 입학한 걸까. 실수가 있었던 게 아닌가’라는 자기 회의(self-doubt)에 빠졌다”고 밝혔다. 멍청한 여배우라는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고 어려운 수업만 들었다는 부끄러운 과거도 숨기지 않았다. 졸업생들은 그의 용기 있는 고백에 갈채를 보냈고 언론에서는 ‘ -
[만파식적]아시타비(我是他非)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2.21 19:01:451996년 6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의 박희태 의원이 올랐다. 15대 총선 직후 여소야대 국면에서 여당의 의원 빼가기와 관련해 여당과 야당(새정치국민회의) 의원들이 의사 진행 발언에서 설전을 주고받는 상황이었다. 박 의원은 연설 중간에 이런 말을 했다. “세상에 웃기는 이야기가 있다. ‘자기가 바람을 피우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스캔들’이라고.” 이날 여야 의원 20여 명이 공방 -
[만파식적] 채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2.20 17:44:23조조(曹操)가 위나라를 통치했던 시절 여성 지식인 채염(蔡琰·177년~?)은 문학과 음악에 두루 정통했다. 특히 말솜씨가 매우 유려했다. 남편이 횡령죄로 사형을 당하기 직전 비통한 어조와 명쾌한 논리로 조조에게 호소를 거듭한 끝에 마음을 움직여 형 집행을 중지시켰다는 유명한 일화가 전해진다. 후한 말의 대학자 채옹의 딸인 채염은 어려서부터 총명함이 남달랐다. 여섯 살 때 아버지가 거문고를 연주하다 줄이 툭 끊어지자 -
[만파식적] 실리콘 힐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2.17 19:11:261998년 3월 24일.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반도체 사업의 명운을 건 투자를 한다. 이날 열린 ‘삼성오스틴반도체사업장(SAS)’ 준공식에는 당시 텍사스 주지사였던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해 축사를 했고 오스틴시는 공장 앞 도로를 ‘삼성로’로 명명했다. 삼성은 지금까지 170억 달러를 집중 투자했고, SAS는 비메모리 반도체의 핵심 기지가 됐다.오스틴은 1800년대 초 콜로라도 강변에 백인들이 들어와 ‘ -
[만파식적]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2.16 17:50:41지난 2004년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비핵화를 전격 선언하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리비아로부터 핵 폐기 선언이라는 성과를 이끌어낸 인물은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인 톰 랜토스였다. 1928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난 랜토스는 1944년 나치의 노동 수용소에 끌려갔다가 가까스로 탈출했다. 어머니를 비롯해 많은 친척이 나치에 의해 목숨을 잃는 광경을 목격한 랜토스는 일찌감치 인권 -
[만파식적] 메콩강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2.15 18:53:59지난해 4월 라오스·태국·캄보디아·베트남 등 인도차이나 4개국은 50년래 최악의 가뭄으로 몸살을 앓았다. 베트남에서는 농경지 33만 ㏊가 메말라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태국과 라오스에서는 수상 양식업이 물고기 떼죽음으로 존폐의 기로에 내몰렸다.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인 캄보디아 톤레사프 호수의 저장량은 4분의 1로 줄었다. 극심한 고통에 따른 비난의 화살은 중국으로 향했다. 중국이 메콩강 상류에 건설한 11개의 댐에 -
[만파식적]노르망디 상륙작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2.14 17:29:021944년 6월 6일 프랑스 서북부 노르망디의 오마하 해변. 연합군 병사들을 실은 상륙함이 뭍에 닿는다. 방금 전 십자가에 입을 맞추며 신에게 기도하던 병사들은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독일군 병사들의 기관총에 맞아 쓰러진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한 장면이다. 전투 장면만 보면 다큐멘터리로 착각하게 만드는 이 영화의 배경은 노르망디 상륙 작전이다. 연합군은 작전 첫날 오마하 전투에서만 3,000여 명의 사상자를 -
[만파식적] 펜폴즈 그랜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2.13 20:31:311844년 영국인 의사 크리스토퍼 로슨 펜폴즈가 가족과 함께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로 이주해 ‘더 그랜지’라는 병원을 세웠다. 펜폴즈는 포도주에 다양한 의학적 효능이 있다고 판단해 집 근처 포도 농장에서 알코올 함량을 높인 와인을 만들어 환자들에게 나눠줬다. 포도주 맛이 뛰어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병원은 진료를 받기보다는 와인을 구하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일 정도였다. 펜폴즈는 이듬해 자신의 이름을 딴 포도주 -
[만파식적] 프리트 바라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2.10 18:43:54프리트 바라라 전 뉴욕주 남부지구 연방검사장은 미국인이 가장 신뢰하는 검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에서 가장 저돌적이고 거침없는 검사’라고 찬사를 보냈다. ‘월가의 보안관’ ‘부패 척결의 선봉장’이라는 별명이 따라붙을 정도다. 그는 2011년 뉴욕 월가의 증권 사기를 파헤쳐 헤지펀드계 거물이었던 라지 라자라트남, 라자트 굽타 전 매킨지컨설팅 최고경영자(CEO) 등 71명을 기소해 이 중 67명의 유 -
[만파식적] 헤리티지 재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2.09 17:46:29196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배리 골드워터 공화당 후보는 린든 존슨 민주당 후보에게 득표율 38.5% 대 61.1%로 참패한다. 이후 1972년 대선 승리로 연임에 성공한 리처드 닉슨마저 워터게이트사건에 휘말리며 미국 공화당은 대공황의 주범과 도덕적으로 타락한 적폐 세력으로 내몰린다. 바로 이때 ‘작은 정부’의 보수 가치 복원을 외치는 목소리가 움텄다. 1973년 의회 보좌관 출신인 에드윈 퓰너가 맥주 재벌 조지프 쿠어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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