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파식적] 지킬 앤 하이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2.08 18:35:42‘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 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이 순간 / 나만의 꿈이 나만의 소원 / 이뤄질지 몰라 여기 바로 오늘~’ 한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대표 넘버 ‘지금 이 순간(This is the moment)’의 시작 부분이다. 지킬 박사가 마침내 인간 내면의 선한 인격과 악한 인격을 분리해 드러낼 수 있는 약을 개발하고 직접 실험 대상이 되기 직전에 노래가 불린다. 이 노래는 ‘지금 이 순간 내 모 -
[만파식적]장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2.07 17:35:392016년 8월 중국의 과학 조사선이 남태평양 뉴브리튼 인근에서 심해를 탐사하는 장면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길이 97m, 폭 17.8m의 대형 조사선은 최대 수심 1만 1,000m까지 들어가 탐사할 수 있는 유인 잠수정을 갖춰 중국 해양 시대 개척의 대표 주자로 꼽히고 있다. 이 선박은 상하이해양대 창립자인 장젠(張건)의 이름을 따 ‘장젠호’로 명명됐다.장젠은 1853년 장쑤성에서 태어나 청나라의 마지막 과거 시험에서 장원급제 -
[만파식적]야루짱부江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2.06 17:32:492018년 6월 9일 중국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서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중요한 협약을 체결한다. 두 나라를 흐르는 야루짱부(雅魯藏布)강의 수질 정보 등을 공유하기로 한 것이다. 4년 전 중국이 이 강에 수력발전소를 지은 후 인도는 자국의 수자원 고갈로 농경과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발해왔다. 협약은 국경 문제로 대립해온 양국에 수자원 안보가 얼마나 뜨거운 감자 -
[만파식적]위스키 반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2.03 17:42:52미국 연방 정부는 1789년 출범과 동시에 빚을 떠안았다. 13개 주는 영국과 독립전쟁을 치르면서 비용을 댔고 이 과정에서 얻은 빚은 결국 연방 정부로 넘어갔다. 연방 정부가 고안한 국가 부채 해결책은 위스키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었다. 당시 미국 농부들은 남은 곡식으로 위스키를 만들었다. 마마·호환보다 무서운 게 세금이다. 멀쩡한 위스키에 세금을 매기겠다니 좋아할 사람이 없었다. 특히 애팔래치아산맥 서부에 있던 -
[만파식적]美 국가정보국(DNI)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2.02 18:55:252001년 9월 11일,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에서 테러로 9,0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미국인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당시 16개 정보기관 간에 신속·정확한 정보 교류가 이뤄지지 않아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대두됐다. 9·11테러 국가진상조사위원회는 정보기관을 총괄할 국가정보국과 국가대테러센터 신설을 골자로 하는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2004년 12월 정보 개혁 법안이 미연방 하원을 통과한 후 창설된 국 -
[만파식적] 암바니 가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2.01 17:59:4310년 동안 예멘에서 주유원으로 일했던 디루바이 암바니가 1958년 고국 인도로 돌아왔을 때 스물여섯 살이었다. 한동안 방황하던 그는 주유원 시절 꿈꿨던 ‘(다국적 정유 업체) 셀 같은 거대 기업’을 만들어보자는 포부 아래 1966년 ‘릴라이언스 커머셜 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를 차렸다. 2019 회계연도 기준 연 매출 100조 원이 넘는 인도 최대 그룹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출발이다. 무역업으로 시작한 릴라이언스는 2 -
[만파식적] 창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1.30 20:11:20달의 여신 창어(嫦娥)는 남편 허우이와 함께 본래 천신이었으나 인간계로 쫓겨난 뒤 다시 신이 되기를 갈망한다. 허우이는 갖은 고생 끝에 불사약을 구해온다. 둘이 나눠 먹으면 불로장생, 혼자 먹으면 신선이 된다는 불사약이다. 창어는 남편이 잠들기만 기다린다. 혼자 불사약을 꿀꺽 삼킨 창어는 달로 향하고 남편 허우이는 그 모습을 망연자실 바라본다. 2,100여 년 전 한 무제 때 회남왕 유안이 쓴 ‘회남자’가 전하는 신화 -
[만파식적] 카나리아제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1.29 18:23:32극빈에서 벗어나려 광부와 간호사 등으로 독일을 향하던 1960~70년대. 우리 젊은이들이 택한 또 하나의 길이 원양어선을 타는 것이었다. 당시 한국인 선원의 거점이 된 곳이 아프리카 북서부 카나리아제도의 라스팔마스였다. 대서양 이역만리 작은 섬에서 모은 외화는 우리 경제 발전의 소중한 디딤돌이 됐고 훗날에도 이곳은 원양어업의 전진기지 역할을 했다.7개의 큰 섬으로 이뤄진 카나리아제도의 이름은 ‘개들의 섬’이라는 -
[만파식적]팜비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1.26 17:38:061878년 난파선 한 척이 미국 플로리다주 남동쪽 해안가로 떠밀려왔다. 당시 이 배에 실려 있던 열매를 심은 자리에 야자수가 우거졌다. 1880년 ‘팜시티’로 불렸다가 1887년 ‘팜비치(Palm Beach)’로 바뀌었다. 팜비치가 세계적인 휴양도시로 발돋움한 배경에는 헨리 M 플래글러가 있다.곡물상 출신의 플래글러는 존 D 록펠러를 만난 후 1872년 스탠더드오일을 공동 설립했다. 엑슨모빌·콘티넨털오일 등의 전신이다. 그는 휴양 -
[만파식적] 애서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1.25 18:56:43지난해 6월 미국프로농구(NBA) 스타인 스테픈 커리가 저택을 매입해 화제가 됐다. 커리의 선택을 받은 집은 캘리포니아 주 애서턴에 있는 호화 주택으로 초대형 수영장에 침실 7개, 대형 욕실 8개와 와인 바, 다이닝 룸, 영화관 등을 갖췄다. 커리는 이 집을 무려 3,100만 달러(약 370억 원)에 샀다. 인구 1만 명 남짓의 소도시 애서턴에는 커리의 저택과 비슷한 수준의 집들이 즐비하다.미국 부동산 정보 업체 프로퍼티 샤크가 올 -
[만파식적] 악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1.24 17:42:05기원전 10세기 홍해 양쪽 연안에는 시바 왕국이 있었다. 시바를 다스린 여왕 마케다는 이스라엘의 왕 솔로몬이 현명하다는 얘기를 듣고 직접 보고 싶어 예루살렘을 방문했다. 마케다의 미모에 반한 솔로몬은 그가 궁전에서 자기 허락 없이 어떤 것이라도 취하는 순간 자신의 여인이 된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어느 날 밤 짜고 매운 음식 탓에 물 한 잔을 마셔버린 마케다는 약속대로 솔로몬과 하룻밤을 보내고 임신했다. 마케다가 -
[만파식적]마오리족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1.23 17:23:27지난해 10월 초 로라 클라크 뉴질랜드 주재 영국대사가 북섬 기즈번을 찾아 현지 원주민인 마오리(Maori)족 지도부와 비공개로 만났다. 이날 회동은 1769년 영국 탐험대가 기즈번에 상륙한 지 250년을 맞아 성사된 자리였다. 클라크 대사는 이 자리에서 250년 전 탐험대가 마오리족 지도자 등 원주민 9명을 살해한 비극에 대해 뒤늦게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들은 영국 왕실이 아닌 정부 차원의 유감 표명인데다 공 -
[만파식적]파이브 아이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1.22 18:27:131996년 9월18일 북한 잠수함이 동해안에 침투했을 때 미국 해군 정보국 컴퓨터분석관으로 근무하던 로버트 김은 침투 경로를 주미 한국대사관의 해군 무관에게 전달한다. 미국이 북한의 한국 영해 침범을 먼저 확인했다면 지체 없이 정확하게 한국에 전달하는 것이 동맹국의 자세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황당하게도 로버트 김은 ‘간첩음모죄’를 뒤집어쓰고 징역 9년에 보호감찰 3년을 선고받았다. 더구나 그가 넘긴 정보는 ‘파이 -
[만파식적]칭화유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1.19 17:45:402015년 7월14일, 반도체 시장을 놀라게 할 소식이 터져 나왔다.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인수를 전격 제안했다는 내용이었다. 칩을 직접 생산하기보다 개발에만 주력하는 팹리스 회사에 불과한 칭화유니가 230억달러에 미국 최대의 반도체 회사를 인수하겠다고 나서자 업계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반도체 굴기’를 향한 중국의 야심이 드러난 것이다. 미국 당국의 반대로 딜은 결국 무산됐지만 이를 계기 -
[만파식적] 마리 앙투아네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11.18 17:39:38“나는 방금 사형선고를 받았어요. 양심이 깨끗한 사람들이 그렇듯 나는 평온해요. 가엾은 아이들을 두고 가는 게 안타까워요.” 1793년 10월16일 새벽 4시30분쯤 프랑스의 ‘마지막 왕비’로 불리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시누이에게 쓴 편지는 인생이 덧없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는 이날 정오 무렵 프랑스대혁명의 혁명정부가 콩코르드 광장에 설치한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한다. 남편 루이16세가 같은 해 1월 처형된 데 이어 38세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