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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샤리테 병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8.24 18:01:111709년 프로이센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흑사병이 창궐하면서 20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당시 보건당국은 흑사병 원인을 왕에게 보고하면서 대부분 의사들이 ‘돌팔이’였고 흑사병을 담당한 상당수 성직자들도 부도덕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보고서는 흑사병을 초래한 책임을 사법당국과 경찰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이에 전염병 치료를 전담하는 공중병원을 세우라는 프리드리히 1세의 지시에 따라 1710년 베를린에 병원이 -
[만파식적]멍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8.23 17:19:49중국에 ‘멜라민 분유 파동’이 벌어진 2008년, 현지 유제품 업체들은 벼랑에 몰린다. 화학물질인 멜라민이 들어간 분유가 유통돼 유아 6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멍뉴(蒙牛)유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멍뉴는 자금난으로 해외 투자은행에 넘어가기 직전 현지 기업인들의 지원에 힘입어 위기를 모면한다. 재기에 나선 멍뉴는 이후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세계 톱10’의 유제품 회사로 자리를 굳혔다.멍뉴 설 -
[만파식적] 밤보치오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8.20 18:44:32몇 년 전 이탈리아에서 한 아버지가 장성한 아들이 직장을 얻어 자립하도록 법원이 강제해줄 것을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아들은 남들보다 몇 년 늦은 28세로 대학을 졸업했지만 영화 공부를 위해 대학원 진학을 주장했다. 아버지는 이혼 합의 조건으로 아들을 부양해왔지만 더는 돈을 댈 수 없다고 버텼다. 사건을 맡은 모데나 지방법원은 아들의 대학원 학비도 아버지가 지원해야 한다고 선고했다. 이탈리아의 ‘밤보치오 -
[만파식적]세 손가락 경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8.19 18:18:42미국 작가 수잰 콜린스가 2009년 펴낸 SF소설 ‘헝거 게임(The Hunger Game)’의 주 무대는 북미 대륙에 세워진 가상의 독재국가 ‘판엠’이다. 판엠의 12개 구역이 권력과 부가 집중된 수도 캐피털에 저항해 반란을 일으키지만 실패로 끝나고 공포 정치가 본격 시작된다. 독재 정부로 상징되는 캐피털은 반란을 일으키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를 보여주겠다며 서바이벌 게임인 ‘헝거 게임’을 만든다. 반란 지역인 12개 구역에서 -
[만파식적]아이치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8.18 17:36:25지난 2013년 말 방영돼 28.1%에 이르는 시청률로 히트를 친 ‘별에서 온 그대’. 이 드라마는 중국에서도 흥행에 성공하면서 현지 미디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아이치이(愛奇藝·iQiyi)’가 이 드라마를 방영하며 일거에 업계 1위로 올라서는 발판을 마련했다.2010년 1월 설립된 아이치이는 초창기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정품 콘텐츠로 승부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불법 영상이 기승을 부리는 -
[만파식적] 하워드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8.17 18:10:342007년 5월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하워드대(Howard University) 졸업식장에서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명연설을 했다. “무엇보다 소중한 상은 따로 있다. 그건 바로 여러분 자신이 스스로에게 주는 상이다. 자신에게 존경받는 것이 최고의 기쁨이다. 본래의 자신을 팔아넘겨 노예로 만들지 말기 바란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임기 마지막 해인 2016년 졸업식 축사를 요청한 대학 중에서 첫 무대로 하워드대를 선 -
[만파식적]가이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8.13 19:06:27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2년 일본은 미드웨이 해전에서 연합군에 패배하면서 막판으로 몰렸다. 일본이 전세를 뒤집을 결정적 한 방으로 생각해낸 것은 자살 특공대였다. 폭탄이 실린 비행기를 몰고 자살 공격을 하는 가미카제 특공대가 하늘을 누빈 것처럼 바다 밑에서는 폭탄을 싣고 연합군의 전함을 공격한 자살 특공대가 있었다. 그래서 나온 비밀병기가 바로 ‘가이텐(回天)’이다. 가이텐은 2차 대전 때 일본 해군이 만든 -
[만파식적]스푸트니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8.12 17:39:221957년 10월4일 밤 미국 워싱턴DC의 소련대사관에서는 ‘국제 지구물리의 해’를 기념하는 세계 과학자들의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소련의 한 과학자가 술에 취해 “우리는 1주일이나 한 달 후에 인공위성을 띄울 것”이라고 말했다.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때 행사장에 있던 기자가 회사의 연락을 받고 큰소리로 외쳤다. “그게 정말로 올라갔대요!” 당시 소련은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인류 최초의 인 -
[만파식적]키리바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8.11 18:33:07태평양전쟁이 한창이던 1943년 11월20일 남태평양에 있는 타라와섬에서 미군의 대규모 상륙작전이 전개됐다. 미군에게는 이곳이 일본 본토 진격 전에 반드시 점령해야 할 요충지였고 일본군도 전략적 가치를 잘 알고 있어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전투를 벌였다. 양쪽 모두 큰 피해를 당한 가운데 일본도 5,000명 가까운 전사자가 발생하는 희생을 치렀다. 일본군을 제압하고 섬에 상륙한 미군이 잡은 포로는 145명. 이 가운데 128명 -
[만파식적]사이크스-피코협정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8.10 19:38:21제1차 세계대전이 진행 중인 1915년 11월 연합국 측 두 명의 유럽 외교관이 지도와 연필을 들고 비밀리에 만났다. 진영 내 결속을 다지면서 전후 영토 재분배 문제를 일찌감치 결정하기 위해서였다. 두 사람은 이후 4개월에 걸쳐 회의를 하고 동맹국의 편에 선 오스만제국의 아라비아반도와 아랍 지역을 분할하는 그림을 완성했다. 영국 외교관 마크 사이크스와 프랑스 외교관 프랑수아 조르주 피코의 이름을 딴 ‘사이크스-피코 -
[만파식적]해치법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8.09 22:37:56지난해 6월 미국 백악관에 연방기관 감시기구인 특별조사국(OSC) 명의의 경고장이 날아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인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을 해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콘웨이 고문이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제한한 ‘해치법(Hatch Act)’을 수차례 위반했다는 게 해임 사유였다. 그가 백악관 출입기자들에게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난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
[만파식적]취안쥐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8.06 17:39:34중국을 대표하는 베이징덕(북경오리) 전문점 취안쥐더(全聚德)에 대한 저우언라이 전 총리의 애정은 각별했다. 외국 귀빈 접대차 27차례나 방문하고 상호로 이런 삼행시를 지었을 정도다. “취안(全)-결점 없이 완벽한(全而無缺), 쥐(聚)-한번 모이면 헤어지고 싶지 않은(聚而不散), 더(德)-지고지순한 덕을 갖췄다(仁德至上).” 취안쥐더는 청나라 때인 1864년 양취안런이라는 상인이 과일가게를 인수해 차린 오리 요릿집이다.원 -
[만파식적]몽고메리 워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8.05 18:30:261872년 시골 외판원으로 일하던 아론 몽고메리 워드는 중간 상인들이 도시 물건을 갖고 농민들에게 폭리를 취하는 것에 분개한다. 그는 우편 주문 카탈로그를 보내 중간 상인 없이 싼 값에 물건을 판매하는 방식을 구상한다. 종이 한 장에 163개 품목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했는데 농민들에게 입소문이 났다. 그해 8월 시카고에서 회사를 설립했는데 10년 후에는 240쪽에 판매 품목이 1만여개에 달할 정도로 성장세를 구가한다. -
[만파식적]새빌 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8.04 18:32:24영국 왕 조지 5세(1865~1936년)는 생전에 장남 에드워드 8세의 자유분방한 옷차림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는 아들이 못마땅해 바지에 붙은 주머니를 모두 꿰매라는 지시까지 내릴 정도였다. 조지 5세는 어느 날 아들에게 “내일부터 무조건 정장 차림의 프록코트를 입으라”는 엄명을 내렸다. 당장 옷이 없던 에드워드 8세는 런던 ‘새빌 로(Savile Row)’에서 군복을 납품하던 테일러(양복 재단사)인 -
[만파식적]성삼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8.03 18:13:29삼한시대 때 마한과 진한 간에 전쟁이 벌어졌다. 진한 군사에 쫓겨 지리산까지 숨어 들어가야 했던 마한의 효왕은 깊은 협곡에 달궁이라는 궁전을 짓고 살았다. 그는 동서남북 4개 방향에서 쳐들어올 적의 공격에 대비했다. 그중 남쪽에는 성(姓)이 다른 세 사람의 장군을 내세워 막도록 했다. 지리산 관문의 하나인 성삼재라는 지명의 유래다. 성삼재는 지리산 서쪽에 있는 백두대간 고개 중 하나다. 높이 1,102m인 이곳에 오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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