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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엘리자베스2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4.07 17:37:48지난 2003년 3월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자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참전 군인들에게 위로 메시지를 보냈다. 여왕은 “당신들의 용기는 진정하고 지속적인 가치를 갖고 있다”면서 “당신들의 행동이 전쟁을 수행하거나 평화를 가져오는 데 있어 최고의 전통 속에 있기를 기원한다”고 격려했다. 당시 여왕의 메시지를 접하고 과거 엘리자베스 1세의 명연설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았다. 엘리자베스 1세는 1588년 스페인 무적함 -
[만파식적]벌지 전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4.06 18:44:491944년 가을 2차 세계대전은 연합군의 승리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막바지로 치닫고 있었다. 독일군을 압박하며 동쪽으로 진격하던 연합군의 유일한 고민은 보급이었다. 보급 루트를 확보하기 위해 벌인 마켓가든 작전이 실패로 끝나자 연합군의 진격은 잠시 멈췄다. 아돌프 히틀러는 시간을 벌었지만 불리한 전세는 여전했다. “연합군이 약한 지역은 아르덴입니다.” 참모가 던진 이 한마디에 히틀러는 무릎을 쳤다. 양쪽 합쳐 10 -
[만파식적] 뮐루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4.05 18:12:09알퐁스 도데의 단편소설 ‘마지막 수업’의 배경인 프랑스 알자스 지방. 이 지역에는 노란 유채꽃과 초록의 밀밭이 펼쳐진 아기자기한 도시가 있다. 바로 ‘물방앗간’이라는 뜻의 뮐루즈다. 화이트와인의 명산지답게 뮐루즈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레위니옹 광장의 테라스에서 화사하면서도 독특한 주변 건축물을 바라보며 와인을 마시다 보면 이국적 정취에 빠지게 된다.낭만의 도시이지만 이곳에는 유럽의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
[만파식적]하레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4.02 18:19:36기원전 1312년 시나이산에 오른 모세는 하느님의 계시가 담긴 다섯 권의 두루마리 경전 ‘토라’를 받는다. 토라에 근간을 두고 엄격한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을 극단적인 정통파 유대교도, 즉 ‘하레디(Haredi)’라 부른다. 하레디는 ‘두려움’ 혹은 ‘경외감’을 뜻하는 히브리어 ‘하레드(hared)’에서 유래했다. 남성들은 커다란 검은색 원통형 모자를 쓰고 19세기 동유럽풍의 흰 셔츠, 검정 바지와 저고리 차림을 한다. 최대 -
[만파식적]린드그렌賞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4.01 17:31:30머리는 빨갛고 얼굴에 주근깨가 많으며 힘이 세 도둑놈을 집어던지기도 한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금화 트렁크를 지니고 변두리 자그마한 집에서 살면서 학교에도 가지 않는다. 동화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에 나오는 장난꾸러기 소녀 이야기다. 이 동화는 1945년 스웨덴에서 발표되자마자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전 세계 60여개의 언어로 번역됐고 수백만권이 팔려나갔다. 이 이야기를 담은 40여편의 영화와 TV시리즈가 -
[만파식적] 컴포트號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31 18:32:552010년 1월20일 지진이 강타한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 해역에 하얀 선체에 커다란 빨간 십자가가 그려진 대형 병원선이 등장했다. 미국 해군의 의료함 ‘컴포트호’였다. 의료진 500여 명과 첨단 의료장비·병실을 구비한 컴포트호가 도착하자 절대 부족했던 현지 의료시설에 숨통이 트였다. 준비작업을 거쳐 도착 하루 후 활동을 시작하기 무섭게 환자들이 몰려들었다. 동시에 최대 50명까지 치료할 수 있는 진료실은 분주하 -
[만파식적]다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30 17:30:002000년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교외 트로이체-리코보에 있는 러시아식 별장인 다차를 찾았다. 반체제 인사였던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이 1994년부터 모국인 러시아로 귀국해 둥지를 틀고 있던 주거공간이었다. 이곳은 버스가 운행되지 않고 가스도 공급되지 않는 외진 마을로 정부에서 제공한 곳이었다. 두 사람은 서재에서 3시간가량 대화를 나눴고 솔제니친이 생애 최초로 정권과 화해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
[만파식적]몬시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29 17:48:29소설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은 은식기를 훔쳐 달아났다가 잡혀 온 자리에서 두 번 놀란다. 한 번은 미리엘 성직자가 “은촛대는 왜 가져가지 않았느냐”며 그를 용서했을 때다. 다른 한 번은 헌병들이 미리엘 성직자를 몬시뇰이라고 불렀을 때다. 장발장은 미리엘 성직자가 시골의 평범한 사제라고 생각했다가 고위직인 몬시뇰이라는 것을 알고 놀랐다. 몬시뇰은 프랑스어로 ‘나의 주님’이라는 뜻이다. 원래 왕이나 귀족의 -
[만파식적] 마리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26 18:01:551889년 야마우치 후사지로는 일본의 전통 화투 ‘하나후다(花札)’를 파는 상점 ‘닌텐도 곳파이(任天堂骨牌)’를 교토에 열었다. 세계적 게임업체 닌텐도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닌텐도 즉 ‘임천당(任天堂)’은 ‘운을 하늘에 맡긴다’라는 의미다. 게임업체로서 닌텐도의 정체성이 확립된 시기는 1980년대였다. 당시 닌텐도는 미국 시장에 수출한 게임기가 실패하면서 위기에 처했다. 미국인에게 친숙한 뽀빠이의 판권을 사려 -
[만파식적]월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25 17:36:452011년 6월19일 해 질 무렵, 아일랜드 더블린의 메리온광장에 빨간색과 흰색 줄무늬로 된 티셔츠 차림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이들은 불특정 다수가 정해진 장소와 시간에 모여 주어진 행동을 하는 ‘플래시몹’을 위해 모였는데 이날 옷차림은 바로 세계적인 그림책 ‘월리를 찾아라’의 주인공인 월리의 모습이었다. 기네스북은 이날 월리 분장의 플래시몹에 참여한 3,872명을 기록으로 담았다. 6년 후에는 일본 나가사키현의 한 -
[만파식적]버진 그룹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24 18:35:512013년 5월 에어아시아 엑스 여객기 기내에서 이색적인 차림을 한 승무원에게 탑승객들의 눈길이 쏠렸다. 화려한 반팔의 빨간 재킷과 빨간 치마를 입은 여장 남성 승무원이 고객서비스를 했기 때문이다. 바로 영국의 괴짜 재벌 리처드 브랜슨(69) 버진그룹 회장이었다. 에어아시아 최고경영자(CEO)와의 자동차 경주 내기에서 져 흔쾌히 일일 승무원으로 근무한 것이다.버진그룹은 1970년대 런던에서 우편 음반판매회사로 출발해 항 -
[만파식적]토미 존 수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24 08:45:07메이저리그 좌완투수인 토미 존은 1963년 20세의 나이로 데뷔한 후 통산 288승을 올렸다. 27개 시즌을 뛰며 시즌마다 10승 이상을 올렸으니 이것만으로도 대단한 업적이다. 하지만 그의 이름이 영원히 남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는 1974년 왼쪽 팔꿈치 인대가 파열돼 수술대에 올랐다. 집도의인 프랭크 조브 박사는 오른쪽 팔꿈치에서 힘줄을 떼어내 왼쪽에 붙였다. 누구도 시도해보지 않은 방법이었지만 수술은 성공했고 토미 -
[만파식적] 기나나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22 19:05:231896년 독립신문에 이색적인 의약품 광고가 실렸다. 세계에서 제일 좋은 금계랍(金鷄蠟)을 국내에 판매하니 도매금으로 싸게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금계랍은 당시 말라리아 치료제로 쓰이던 ‘키니네’였는데 발음이 어려워 이렇게 불리게 됐다. 우리나라에도 말라리아가 성행해 치료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금계랍이 특효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입도 크게 늘어났다. 황현은 ‘매천야록’에서 금계랍을 먹으면 낫지 않는 사 -
[만파식적] 노루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19 17:35:17지난해 2월28일 이란 테헤란의 랜드마크인 밀라드 타워에서 새해(노루즈·Nowruz)맞이 행사가 열렸다. 조로아스터교 역법으로 새해 첫날은 춘분(3월20일 즈음)이지만 미리 축하하는 자리였다. 여기에는 이란 정계인사·외교사절 등과 함께 오드리 아줄레이 유네스코 사무총장도 함께했다. 이란에서 열린 새해 행사에 유엔기구 인사가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유네스코는 노루즈 전후로 이란 전역에서 벌어지는 축제가 세대와 가 -
[만파식적]카페 드 플로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3.18 17:30:00“아침 9시부터 정오까지 글을 쓰고, 식사 뒤 오후 2시부터 저녁 8시까지 친구들과 대화를 나눈다. 식사를 마치면 찾아오는 이들을 맞아 이야기를 나눈다. 카페 드 플로르는 우리 집과 같은 곳이다.” 프랑스 문단의 거장이자 실존주의 대표 작가인 장 폴 사르트르는 파리 생제르맹의 한 카페에서 살다시피 했다. 카페 주인은 “에스프레소 한 잔을 놓고 열두 시간을 버티는 괴력을 보여준, 가장 지독한 손님”이라고 칭했다. 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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