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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에인트호벤 공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7.18 17:47:57삼성전자,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 세계적 반도체 회사들이 제품을 먼저 공급해달라고 읍소하는 곳이 있다. 바로 반도체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만드는 네덜란드 ASML이다. 이 장비가 있어야 첨단 반도체 웨이퍼에 빛을 쏴 미세하고 복잡한 전자회로 패턴을 새길 수 있어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곳에 지속적으로 공을 들이며 차세대 노광 장비의 입도선매를 추진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ASML에 핵심 인재를 공급 -
[만파식적] 3중전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7.17 17:49:261978년 12월 열린 중국 공산당 11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11기 3중전회)는 중국의 현대사를 바꾼 주요 정치 행사로 꼽힌다. 마오쩌둥의 좌경 노선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이 이뤄진 회의였기 때문이다. 회의 뒤에는 마오가 후계자로 지명한 화궈펑이 당 주석과 국무원 총리, 군사위원회 주석 등 당정군의 최고 직위를 단계적으로 내놓고 권좌에서 물러났다. 그 대신에 덩샤오핑이 최고지도자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중국은 극좌 마 -
[만파식적] 레암 해군기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7.16 19:14:01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서남쪽으로 170㎞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레암항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조그마한 항구였다. 하지만 1970년대 영국 해군의 지원으로 연안 순찰 경비정이 정박할 수 있는 기지가 만들어지면서 군항으로 탈바꿈했다. 2000년대 들어 캄보디아 정부가 이곳에서 대규모 해군기지 건설에 돌입하자 중국이 적극 지원에 나섰다. 2019년에는 중국 정부가 30년간 레암 해군기지의 3분의 1가량을 독점적으로 사용하 -
[만파식적] 美 수정헌법 2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7.15 19:34:331787년 미국 13개 주(州)의 대표들이 필라델피아에서 의회를 열고 헌법을 제정했다. 이 주들이 미국 성조기의 흰색과 붉은색 줄이 상징하는 ‘건국 13주’다. 당시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직후였으므로 최소한의 국가 구성을 위한 7개 조항만 담은 헌법 본문을 우선 발효시켰다. 1791년 이후 시민의 권리와 국가 운영과 관련된 중요한 조항들을 헌법에 추가했는데 이것이 바로 미국의 수정헌법이다. 현재 수정헌법은 27개 조항으로 -
[만파식적] 온라인 국민청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7.14 17:45:20스코틀랜드 의회는 1707년 영국 의회와 통합됐다가 1999년 부활해 자치권 적극 행사에 나섰다. 그 일환으로 이듬해 세계 최초로 온라인으로 지역민들의 요구를 듣는 전자 청원 제도를 도입했다. 영국의 대헌장 및 권리장전에 연원을 둔 국민청원권이 정보기술(IT) 혁명 시대에 ‘온라인 국민 청원’으로 진화한 셈이다. 우리 헌법 26조도 ‘모든 국민은 국가기관에 문서로 청원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청원법이 -
[만파식적] 이시마루 쇼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7.11 17:35:31“도쿄를 움직여서 일본을 움직이겠다.” 5월 17일 일본 히로시마현 아키타카타시의 이시마루 신지 시장이 도쿄도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집권당이 지지하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와 제1야당이 미는 렌호 전 참의원의 양강 구도가 예고된 선거에서 인구 2만 6000명의 작은 지방자치단체장, 그것도 정당 지원을 받지 않는 ‘완전 무소속’ 후보가 던진 무모한 출사표였다. 하지만 고만고만한 군소 후보 중 하나로 여겨 -
[만파식적] 시큐로노믹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7.10 19:18:33최근 영국 노동당이 14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한 원인은 우선 보수당의 경제 실정과 무능에서 찾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노동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잡을 수 있는 국가 쇄신 비전을 내놓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바로 ‘시큐로노믹스(Securonomics·안보경제학)’다. 사상 첫 여성 재무장관에 오른 레이철 리브스가 지난해 제시한 개념으로 경제 안보와 노동자들의 재정 안전성을 강조한다. 최저임금 인상 등 친노동 정책과 ‘큰 -
[만파식적] 결선투표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7.09 18:46:481946년 시작된 프랑스의 제4공화국 당시 의원내각제 채택으로 정치 혼란이 극심했다. 원로들이 삼고초려해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이자 정계에서 은퇴한 샤를 드골을 지도자로 불러냈다. 강한 행정부를 주장해왔던 드골의 개헌 제안으로 이원집정부제의 제5공화국이 출범했다. 대통령은 외교·국방과 일부 내치를 맡고 의회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의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총리는 행정권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부 -
[만파식적] 섀도캐비닛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7.08 19:22:3014년 만의 정권 교체에 성공한 영국 노동당 소속의 키어 스타머 신임 총리는 하원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다음날일 5일 취임식을 갖고 곧바로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내각에는 빈민가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부총리 겸 균형발전·주택장관, 흑인 이민자 가정 출신의 외무장관,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 등 화제의 인물들이 많이 발탁됐다. 대부분 우리에게 생소한 인물들이지만 이들은 모두 노동당 현직 의원들로 ‘그림자 내각’ ‘예비 -
[만파식적] 트럼프 트레이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7.07 18:09:02“악몽 같은 밤이었습니다. 엄연한 사실은 내가 망쳤다는 겁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4일 방송된 미국 위스콘신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1주일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었던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의 참패를 인정했다. 대선을 4개월 앞둔 6월 27일, 90분 동안 진행된 첫 대선 토론에서 쉰 목소리로 횡설수설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노쇠하고 불안정한 모습이 전국으로 생중계됐다. 바이든의 아킬레스건인 고령 리스 -
[만파식적] 두리안 외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7.04 18:56:462018년 4월 호주 멜버른공과대 도서관에서 악취가 나자 공부하던 학생들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과 소방관들은 화학물질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도서관에 있던 학생·직원 등 500여 명을 건물 외부로 대피시켰다. 소방관들이 검역 장비를 동원해 도서관 내부를 샅샅이 수색하던 중 천장에서 버려진 열대 과일 두리안을 발견했다. 두리안에서 나는 특유의 역한 냄새가 환기 시스템을 통해 도서관 전체로 퍼진 것 -
[만파식적] 난민 오프쇼어링
오피니언 사설 2024.07.03 19:57:30영국의 도버와 프랑스의 칼레 사이의 영불해협(도버해협)의 거리는 34㎞에 불과하다. 날이 좋으면 육안으로도 건너편이 보이는 이 해협은 아프리카·중동에서 온 난민과 불법 이민자들이 유럽 대륙을 거쳐 영국으로 진입하는 통로다. 소형 배를 타고 건너다가 참변을 당하기도 하지만 매년 수만 명이 더 나은 삶을 위해 위험한 바다를 건넌다. 이민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온 영국이 2022년 ‘르완다 정책’을 내놨다. 불법 이주자 -
[만파식적] 이스트윙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7.02 17:53:461800년 미국 워싱턴DC에 백악관이 들어섰다. 완공 당시에는 관저와 집무 공간이 하나의 건물에 혼재돼 있었다. 반면 현재의 백악관은 중앙 관저(Executive Residence)를 가운데 두고 1902년 처음 들어선 서쪽 별관과 1942년 지어진 동쪽 별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동쪽 별관을 이스트윙(East Wing), 서쪽 별관을 웨스트윙(West Wing)이라고 부른다. 웨스트윙이 대통령 집무실(Oval Office)을 둔 국정 운영 공간인 데 비해 이스트윙 -
[만파식적] 마가노믹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7.01 19:07:38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집권 첫해인 2017년 미 정가에서 ‘3%대 경제성장’ 논쟁에 불이 붙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국장이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마가노믹스(MAGAnomics)’라고 칭하고 “지속적인 연 평균 경제성장 목표는 3%”라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감세, 규제 개혁, 인프라 투자, 스마트 에너지 전략 등으로 1940년대 후반부터 2007년까지의 평균 성장률 3.4%를 회복 -
[만파식적] 히트플레이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6.30 18:11:11국내 김 가격이 ‘금값’이 됐다. ‘K푸드’ 열풍으로 수출이 늘어난 탓도 있지만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세계 3대 생산지 중 하나인 일본의 생산량이 반 토막 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김은 겨울 찬 바다에서 자라기 때문에 고온과 병충해에 약하다. 인스턴트커피에 주로 사용되는 로부스타 원두의 선물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50% 이상 올랐다. 최대 생산지인 베트남에서 폭염과 가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옥수수·밀·코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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