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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대구 서문시장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2.25 17:04:37‘전라도에 풍년이 들면 대구가 부자 된다.’ 1950~1960년대 서문시장을 기억하는 사람은 이 말이 무슨 뜻인지를 알 것이다. 그 시절에도 전라도는 우리나라의 곡창이었고 대구는 직조공장이 유명했다. 풍년으로 돈을 번 전라도 사람은 대구 서문시장에 와 옷감·이불감·혼숫감을 한 짐씩 장만했다. 평양장·강경장과 함께 전국 3대 장터로 이름난 대구 서문시장이 생긴 것은 조선 명종 때다. 처음에는 대구읍성 북문 밖에 있다가 -
[만파식적] 크리켓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2.25 00:05:00인도가 영국 식민 지배를 받고 있던 1857년. 극심한 가뭄에도 세금이 두 배나 오르자 마을 주민들은 영국 장교를 찾아가 세금 인하를 요청한다. 장교는 크리켓 경기에서 마을 주민들이 이기면 세금을 3년간 면제하고 자신들이 이기면 세 배로 올리겠다고 제안한다. 마을 주민들은 피나는 연습 끝에 영국팀을 꺾는 이변을 일으킨다. 2001년 인도에서 인기를 모았던 영화 ‘라간’의 내용이다. 라간은 힌두어로 ‘세금’이라는 뜻이 -
[만파식적] 슈퍼팩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2.23 17:20:002012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대세론을 타고 초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그러나 얼마 후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바닥을 맴돌던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이 치고 올라왔다. 깅그리치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이어 애리조나·콜로라도에서 롬니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그 뒤에는 슈퍼 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Super PAC)이 있었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거물이 슈퍼 팩을 통해 1,000만 -
[만파식적] 엘긴 마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2.20 17:56:42유네스코(UNESCO)의 로고는 파르테논 신전을 형상화한 것이다. 이 신전이 유럽 문화의 원류인 고대 그리스 문화를 대표하는 유적임을 잘 보여준다. 파르테논 신전은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 중심부 아크로폴리스 언덕에 웅장하면서도 슬픈 모습으로 서 있다. 신전은 이 도시의 수호여신 아테나를 위해 기원전 5세기에 지어졌다. 오랜 세월 이 신전은 교회, 회교 사원, 무기고 등으로 사용되면서 많은 손상을 입었다.특히 조각품 훼손 -
[만파식적]데이토나 500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2.19 17:30:062004년 2월15일 미국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에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이 착륙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나스카(NASCAR·미국개조자동차경주협회)가 주최한 자동차 경주 대회 시리즈의 개막전인 ‘데이토나 500’에 참석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것이다. 미국에서는 자동차 경주를 즐기는 중년 백인 남성을 일컬어 ‘나스카 대드(NASCAR dad)’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는데 재선을 향하던 부시에게 데이토나는 최적의 유세 -
[만파식적] 해리엇 터브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2.18 17:31:00“경계선을 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전과 똑같은 나인가 확인하기 위해 내 손을 쳐다보았다. 그 모든 것이 그렇게 찬란해 보일 수가 없었다.” 흑인 인권운동가 해리엇 터브먼(1822~1913년)이 농장을 탈출할 당시를 회고하며 남긴 말이다. 태어날 때부터 노예였던 그는 사춘기 시절 도망치는 동료 노예를 돕기 위해 주인에게 반항하다가 둔기로 머리를 맞아 큰 상처를 입었다. 당시의 충격으로 이마에 움푹 팬 흉터가 남았고 -
[만파식적] 동칼리만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2.17 17:30:00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의 동쪽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동칼리만탄주 발릭파판(Balikpapan)이 1897년 새로운 운명을 맞는다. 이곳에서 석유가 발견되자 식민지배하던 네덜란드가 유전을 개발하고 광업중심지·무역항으로 키운 것이다. 이곳은 지금도 인도네시아 최대의 유전지대다. 이 발릭파판 일대가 다시 한 번 도약의 계기를 맞고 있다. 이 도시 외곽지역이 인도네시아의 새로운 수도로 개발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
[만파식적]中천인계획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2.16 17:43:482010년 여름 70여명의 중국 과학자들에게 휴양지 베이다이허(北戴河)에 모이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중국의 전·현직 수뇌부만 참석하는 베이다이허 회의에 초청된 과학자들은 당국의 ‘천인계획(千人計劃)’에 따라 해외에서 불러들인 초특급 인재들이었다. 이들은 회의에서 ‘유학 귀국과 혁신창업’이라는 주제로 인재육성 방안을 논의하고 당에 공식 건의문을 제출했다. 당시 시진핑 국가부주석은 이례적으로 과학자들과 만나 -
[만파식적]구스타프 클림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2.13 18:17:45오스트리아 빈 국제공항에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를 보지 못했다면 빈을 떠나지 말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구스타프 클림트는 19세기 말~20세기 초 오스트리아를 대표한 화가다. 그의 작품 ‘키스’를 보면 그가 왜 ‘황금의 화가’로 불리는지 알 수 있다. 키스는 1907년 작품으로 남성이 여성을 꼭 껴안고 키스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금박을 붙여 만든 남녀의 옷과 바닥의 꽃밭이 어우러져 더할 나위 없이 화려하 -
[만파식적] BND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2.12 17:29:13딱 1년 전인 지난해 2월9일 독일 베를린에서 거대한 콘크리트 요새를 연상하게 하는 건물의 개관식이 열렸다. 말이 개관식이지 행사는 한 구석의 브리핑룸에서만 조촐하게 진행됐다. 참석자들이 소지한 스마트폰·노트북컴퓨터 등 인터넷 접속 수단은 모두 수거됐고 취재진에게도 내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 건물은 독일 해외 정보기관인 연방정보국(BND·Bundesnachrichtendienst)의 새 본부 청사였다. 청사는 규모만으로도 압도 -
[만파식적]제물포해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2.11 17:25:501904년 2월9일 제물포항(인천항). 정오까지 항구를 떠나라는 일본해군의 최후통첩으로 러시아 순양함 바랴크(Varyag)호와 포함 코레예츠(Koreets)호가 랴오둥반도 뤼순(旅順)항으로 가기 위해 항구를 나섰다. 배가 팔미도 해상에 이르자 무려 10여대의 일본 군함이 불을 뿜었다. 러시아 함대는 압도적인 무력 앞에 40분 만에 만신창이가 됐다. 러시아 군함의 수병들은 항복을 거부하고 자폭으로 침몰을 선택한다. 바로 만주와 조선 -
[만파식적]천산갑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2.10 17:52:16지난 1990년대 후반 귀여운 캐릭터로 전 세계를 열광시킨 유명 게임이자 애니메이션인 ‘포켓몬스터’. 여기에는 고슴도치처럼 생긴 한 동물이 ‘고지’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청소년들은 ‘모래두지’로 나타난 아르마딜로와 함께 등을 구부리면 뾰족뾰족한 공을 연상시키는 고지의 모습에 희열을 느꼈다. 고지의 모티브가 된 동물은 산을 뚫을 정도의 껍질에 싸여 있다는 뜻의 천산갑(穿山甲)이다. 다른 애니메이션 ‘쿵푸팬더 -
[만파식적] 로즈 장학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2.09 17:24:38세계적인 다이아몬드 회사 드비어스의 창업자 세실 존 로즈는 제국주의자이자 인종차별주의자로 악명을 떨쳤다. 1853년 영국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1870년 남아프리카로 건너가 다이아몬드와 금광 사업을 시작했다. 1888년 로스차일드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창업한 후 광산뿐만 아니라 철도·통신 사업 등을 통해 부를 축적했으며 1890년에는 남아프리카 케이프주 총독까지 올랐다.‘아프리카를 정복해 영국 식민지로 삼 -
[만파식적] 서프러제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2.06 18:38:001912년 3월 어느 날 영국 런던의 중심가 피커딜리 거리에서 유리창이란 유리창은 모조리 박살 났다. 웨스트민스터 국회의사당 앞에서 여성 참정권 요구 시위를 벌이던 200여명의 여성들이 거리에서 벌인 일이었다. 여성 참정권 운동이 10여년간 계속됐지만 영국정부가 아무런 대답을 내놓지 않은 데 대한 항의 표시였다. 여성들의 시위는 갈수록 과격해졌다. 가두시위와 연설은 물론 우체국 편지 불태우기, 건물 방화, 단식투쟁도 -
[만파식적]아이오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2.05 19:23:57“이렇게 확실한 감정은 평생 한 번 옵니다. 몇 번을 다시 살더라도 절대 오지 않습니다(This kind of certainty comes but once in a lifetime, and never again, no matter how many lifetimes you live).” 남자가 이렇게 고백하며 함께 떠나자고 할 때 뿌리칠 수 있는 여인은 몇이나 될까.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지난 1995년 개봉 당시 중년의 감춰진 감정을 건드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뚜껑이 있는 작은 다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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