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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사막 메뚜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2.04 17:28:03구약성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곤충을 꼽으라면 단연 메뚜기일 것이다. 메뚜기를 지칭하는 히브리어만 ‘아르베·하가브·솔암·하르골’ 등 9개에 이를 정도다. 출애굽기 10장에는 아르베가 엄청난 숫자로 떼를 지어 다녀 위협과 두려움의 대상이며 농작물을 갉아먹고 초토화하는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고 적혀 있다. 메뚜기가 애굽(이집트)의 온 땅을 뒤덮고 날아오르니 하늘이 어둡게 되었고 밭의 채소와 나무 열매를 다 먹어 -
[만파식적] 슈퍼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2.03 17:43:47미국에서 최고 흥행을 기록하는 경기는 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볼(Super Bowl)이다. 2월 초 슈퍼볼이 열리는 날 미국인들은 지인들과 함께 모여 TV를 보면서 ‘슈퍼볼 파티’를 연다. 슈퍼볼은 단일 스포츠 경기 매출액과 시청률에서도 세계 1위다. 미국에서만 전체 국민 3억3,000만명 가운데 1억1,000만명이 슈퍼볼을 시청한다. 시청률은 대체로 40~50%인데 1982년에는 49.1%를 기록했다. 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 -
[만파식적]크리스마스 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2.02 17:46:43지난 2015년 11월9일. 호주의 영토로 돼 있는 인도양의 한 작은 섬에서 폭동이 일어난다. 섬에 설치된 난민수용소에 갇혀 있던 쿠르드계의 한 이란 난민 청년이 탈출을 감행했다가 바닷가에서 숨진 채 발견되자 수용자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이들은 호주 정부의 강경한 난민 정책과 수용소 내 부적절한 처우에 항의하며 불을 지르고 건물을 파괴했다. 난민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이 수용소가 위치한 곳은 역설적이게도 아름다운 -
[만파식적] 가스라이팅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1.29 18:27:46스웨덴 출신의 배우 잉그리드 버그먼은 유럽에서 활동하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1944년 조지 큐커 감독의 영화 ‘가스라이트(Gas Light·가스등)’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그녀의 손에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쥐어 준 이 영화는 1938년 패트릭 해밀턴이 연출한 동명의 연극에서 영감을 얻었다. 영화는 런던의 한 저택에서 앨리스 앨퀴스트가 살해당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범인은 알 수 없고 상속자는 조카 폴라뿐이다. 실의에 빠 -
[만파식적]우한삼진(武漢三鎭)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1.28 18:13:02‘일월은 홀연하여 멈추지 않고 /봄과 가을은 어김없이 바뀐다 / 초목이 영락하는 것을 생각하고 / 미인이 늙어감을 두려워 한다’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의 시인이자 정치가인 굴원이 중상모략으로 추방된 후 나라를 걱정하며 지은 시의 일부다. 그는 진(秦)·초(楚)·제(齊) 3국의 패권다툼에서 강국 진에 대항하기 위해 제나라와의 합종설(合縱說)을 주장했지만 왕과 중신들이 연횡설(連衡說)을 주장한 진나라의 장의의 꾐에 빠 -
[만파식적]사이토카인 폭풍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1.27 18:54:451957년 스위스 바이러스 학자인 장 린덴만과 알릭 아이삭은 죽은 바이러스를 추출해 사람에게 주입하면 나중에 살아 있는 해당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내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들은 죽은 바이러스 추출물에 반응해 세포가 분비하는 물질을 찾아냈고 이를 인터페론으로 명명했다. 인터페론은 나중에 사이토카인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사이토카인은 인체 내 면역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로 종류가 여러 가지 있다. 신 -
[만파식적]마놀로 블라닉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1.22 17:44:052000년대 초반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인기를 끌었던 ‘섹스 앤 더 시티’. 젊은 여성들은 극 중 미스터 빅이 주인공 캐리 브래드쇼에게 무릎을 꿇고 프러포즈하는 장면을 보면서 설렘을 느꼈다. 빅은 블루컬러의 구두를 신겨주며 청혼했는데 여기에 등장한 브랜드가 ‘마놀로 블라닉’이다. 이후 이 신발은 ‘웨딩슈즈’라는 별칭을 얻었으며 170만원이 넘는 고가에도 매력적인 실루엣으로 여성들의 로망이 됐다.크리스찬 루부탱, -
[만파식적] 英 요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1.21 18:19:092001년부터 개봉한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를 보면 마법 학교 학생들이 책이나 빗자루, 마법 지팡이 등을 사러 다니는 ‘다이애건 앨리’가 나온다. 주인공 해리도 지팡이 등을 이곳에서 쇼핑한다. 이 거리의 실제 배경은 영국 북부 도시 요크(York)의 ‘섐블스’ 골목이다. 런던 킹스크로스역으로 등장하는 곳의 실제 촬영 장소도 요크역이다. 지금도 요크지역 곳곳은 스크린에 종종 등장한다. ‘영국의 피렌체’라고 불릴 정도로 -
[만파식적] 추잉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1.20 18:26:34일본의 여성 작가 야마다 에이미는 뉴욕 출신 흑인 군인과 결혼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자전적 연애 소설 ‘추잉껌’을 썼다. 이 소설에서 남녀 주인공은 껌을 나눠 씹으면서 달콤하고 알록달록한 사랑을 만들어간다. 향기로운 맛과 씹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껌의 역사는 고대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그리스인은 유향나무에서 나오는 수지를 씹는 것을 즐겼다. 중미에 살던 마야족은 사포딜라나무에서 나오는 고무 같은 -
[만파식적]바누아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1.19 17:03:312006년 한 국제기구에서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민족’으로 선정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영국의 신경제재단이 세계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평가한 국민행복지수(HPI)에서 당당히 1위에 오른 나라는 바누아투였다. 생소한 최빈국이 가장 행복하다는 소식에 때아닌 바누아투 배우기 열풍마저 불 정도였다. 비록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욕심을 내지 않고 자연과 조화를 이뤄 살아가는 그들 나름의 생활방 -
[만파식적] 로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1.16 18:30:561979년 비틀스의 멤버 폴 매카트니가 최대 앨범 판매 기록을 세운 것을 축하하기 위해 기네스북에서 특별한 상을 준비했다. 당시 ‘모든 시대에 걸쳐 가장 성공적인 작곡가’라는 문구가 새겨진 디스크가 부상으로 수여됐는데 특이한 점은 금이나 은이 아니라 이름도 생소한 로듐으로 도금했다는 사실이다. 웬만한 금속에 비해 가격이 비싸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로듐은 루테늄·오스뮴·이리듐·팔라듐·백금과 함께 6대 백 -
[만파식적]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1.15 17:15:29“우리 조상들이 개척정신으로 미지의 세계를 탐사하며 가능성을 꿈꿨던 것처럼 우리는 눈을 하늘로 올려 저 크고 아름다운 별에서 기다리는 가능성을 상상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7년 12월11일 달 유인 탐사를 재개하는 우주정책지침에 서명하면서 이렇게 선언했다. 2024년까지 달 궤도 정거장을 만들고 사람을 보내 기지도 짓겠다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다. 1972년 아폴로 17호가 마지막으로 유인 달 탐사 -
[만파식적] 유칼립투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1.14 17:49:01“나는 세상 어디에서든 유칼리 냄새만 맡으면 잃어버린 아드로게 지역을 떠올릴 수 있다. 오늘날 그곳은 오로지 내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 아르헨티나의 유명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1899~1986)는 향기가 기억을 찾아가는 길목임을 잘 그려냈다. 유칼리나무의 본래 명칭은 유칼립투스(Eucalyptus)다. 원산지는 호주인데 지금은 아프리카·남미 등 따뜻한 나라 여러 곳에 퍼져 있다. 유칼립투스는 그리스어 ‘아름답게(eu) -
[만파식적]마담투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1.14 00:05:002004년 12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런던의 밀랍인형박물관 마담투소에 괴한이 침입해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 부부의 밀랍인형을 파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박물관 측에서 예수 탄생장면을 재현한다며 베컴 부부를 요셉과 마리아로 분장시킨 인형을 전시하자 신성모독이라며 반발한 이들의 소행이었다. 여기에는 종교계가 당장 철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도 영향을 미쳤을 듯하다. 박물관은 결국 엉뚱한 봉변을 당한 베컴 부부 -
[만파식적] 팜오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0.01.12 21:45:48말레이시아 화폐 50링깃 뒷면을 보면 왼쪽에 나무 문양이 그려져 있다. 팜나무다. 나랏돈에 새겨질 정도니 팜나무가 얼마나 상징적인 존재인지 알 수 있다. 실제 팜나무 열매를 쪄서 압착해 만드는 식용 기름인 팜오일(palm oil·야자유)은 말레이시아 경제의 주요 버팀목이다. 말레이시아는 인도네시아와 함께 세계 팜오일의 85%를 공급하고 있으며 이 중 40%가 말레이시아 몫이다. 한해 수출액만 15조원에 육박한다. 전자·석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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