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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광둥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22 17:28:451911년 쑨원 주도로 신해혁명이 일어나 중국 최초의 공화국인 중화민국이 출범한 뒤 뜻밖의 논란이 일었다. 새로운 표준어 채택을 둘러싸고 정부 내에서 격론이 벌어진 것이다. 베이징 중심의 푸퉁화(普通話)를 표준어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광둥어를 옹호하는 의견도 만만찮았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의원 중 광둥성 출신이 절반을 넘었고 쑨원 또한 광둥성 출신이었기 때문이었다. 일각에서는 표준어를 결정하는 투 -
[만파식적] 포르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21 17:40:45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독일 최고의 공학기술자였던 페르디난트 포르쉐는 히틀러 나치 정권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20개월간 수감생활을 했다. 히틀러의 압박으로 국민차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한 것이 문제였다. 이 프로젝트에 따라 그가 개발한 첫차가 바로 비틀(Beetle). 원래 차명이 ‘kdf-wagen’이었는데 미국에 수출되면서 현지에서 딱정벌레를 닮은 외관을 보고 ‘비틀’이라고 부른 것이 그대로 고유명사가 됐다.비틀 -
[만파식적] 파자(破字)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20 16:46:44고려 말 무신정권 등장과 몽고의 침입 등이 겹치면서 국운이 기울자 각종 도참설(圖讖說)이 난무했다. 이(李)씨 성을 가진 자가 나라를 얻어 한양에 도읍을 정한다는 ‘십팔자위왕(十八子爲王)’ ‘목자득국(木子得國)’이 가장 위협적이었다. 불안한 민심과 함께 소문이 확산하자 고려 왕조는 이씨를 상징하는 삼각산 남쪽 자락의 오얏(李木)을 대대적으로 벌목했지만 이성계의 조선 개국을 막지 못했다.파자(破字)는 글자의 자획 -
[만파식적] 홍콩 빅토리아공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19 18:50:11영화 ‘첨밀밀’의 남녀 주인공인 소군(여명 분)과 이요(장만옥 분)는 꿈을 좇아 찾은 홍콩에서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을 불태운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중국 본토 출신으로 대만의 유명 가수 덩리쥔의 팬이었다는 점이다. 소군과 이요가 덩리쥔의 음반을 팔기 위해 노점상을 차린 곳이 바로 홍콩 빅토리아공원이다. 두 사람은 일확천금의 꿈을 이루기는커녕 재고 음반만 남기고 노점상을 접은 뒤에도 이별과 재회를 반복한다. 빅토 -
[만파식적]광화문 현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18 18:13:04태조 이성계가 조선 건국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도읍지를 한양으로 옮기고 새 궁궐을 짓는 일이었다. 이성계는 개국공신인 정도전에게 법궁(임금이 거처하는 궁)이 될 경복궁 건설 책임을 맡겼다. 경복궁 안의 모든 건물과 문의 이름을 짓는 일도 정도전의 몫이었다. 정도전은 태양을 바라보고 있는 남문을 사방에서 어진 사람이 오가는 정문이라는 뜻의 사정문(四正門)으로 이름 붙였다.경복궁 사정문이 지금의 광화문으로 이름이 -
[만파식적]불매운동(Boycott)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15 20:21:57영국이 아일랜드를 정복했던 19세기 후반 아일랜드에 대기근이 몰아쳤다. 소작농민들이 토지연맹을 결성해 영국인 귀족의 땅 관리인인 ‘찰스 보이콧(Charles Boycott)’에게 소작료 인하를 요구했다. 보이콧이 거부하고 체납소작인을 추방하자 토지연맹이 비폭력 저항 행동에 나섰다. 상점은 물건을 안 팔았고 노동자는 그를 위해 일을 하지 않았으며 이웃들은 말조차 걸지 않았다. 결국 식량이 떨어지고 통신망도 끊겨 보이콧은 -
[만파식적]바티칸은행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13 17:30:002013년 6월 바티칸은행의 회계 책임자인 눈치오 스카라노 신부가 스위스에서 2,000만유로를 개인 비행기로 밀반입하려다 이탈리아 경찰에 붙잡혔다. 22년간 바티칸은행의 자산 관리를 맡아온 스카라노 신부에게 붙은 죄목은 사기와 부패 혐의였다. 당시 언론은 그가 나폴리 기업인의 부탁을 받아 해외 계좌를 개설하고 허위로 기부받은 것처럼 위장했다며 가톨릭 역사상 최악의 금융 스캔들이 터졌다고 전했다. 스카라노 신부는 평 -
[만파식적]일본회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12 17:34:29일본은 1990년대 제국주의 침략 역사를 반성하는 ‘고노담화’와 ‘무라야마담화’를 거치면서 역사 인식에 중요한 변화를 보였다. 이는 동시에 메이지유신 이후 근대적 통일국가를 만드는 과정에서 형성된 일본인의 정체성이 흔들렸다는 뜻도 된다. 이 틈을 비집고 세를 키워간 극우단체가 ‘일본회의’다. 1997년 발족한 일본회의는 거품 경제가 꺼지면서 일본 국민들이 정체성 혼란을 겪는 틈을 타 조직을 확대해 나갔다. 회원 -
[만파식적] 삼학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11 16:18:06“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면 삼학도 파도 깊이 스며드는데 부두의 새악시 아롱 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1935년 가수 이난영이 부른 ‘목포의 눈물’ 가사 일부다. 명곡에 언급될 정도로 삼학도(三鶴島)는 유달산과 더불어 목포 시민들과 애환을 함께 해온 곳이다. 애절한 가사만큼 섬 이름에 대해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 또한 애달프다. 얘기는 이렇다. 유달산에서 무술을 연마하던 청년을 사모하던 세 여인이 -
[만파식적] 스페인 계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08 18:00:00어느 왕실의 공주인 앤은 로마를 방문하던 도중 정해진 스케줄과 딱딱한 제약에 싫증이 나서 거리로 뛰쳐나가 우연히 신문기자 조 브래들리를 만나게 된다. 조와 함께 스쿠터를 타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평생 경험해보지 못한 서민의 삶을 즐긴 앤은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자 아쉬워한다. 1953년 개봉된 영화 ‘로마의 휴일’의 줄거리다. 공주 역할은 오드리 헵번이, 신문기자 역할은 그레고리 펙이 맡았다. 오드리 헵번이 이 -
[만파식적] 전미총기협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07 17:38:32공화당의 조지 W 부시와 민주당의 앨 고어가 맞붙은 2000년 미국 대선. 전미총기협회(NRA)는 공화당에 무려 1,100만달러의 정치자금을 전달한다. 당시 NRA 회장은 영화 벤허·십계 등에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유명 배우 찰턴 헤스턴. 헤스턴은 같은 해 열린 NRA 연례총회 연설 도중 소총을 머리 위로 들며 “내가 죽기 전에는 총을 빼앗을 수 없다”고 외쳐 논란을 빚었다. 총기 소유를 찬성하는 보수층은 열렬히 환호했지만 반대편 -
[만파식적] 매천 황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06 17:28:56‘대원군 시절 살인에 염증을 느낀 포도청의 형졸들이 죄수의 얼굴에 백지 한 장을 붙이고 물을 뿌렸다. 죄수는 곧 숨이 막혀 죽었는데 이를 도모지라고 한다.’ 구한말의 역사를 편년체로 정리한 ‘매천야록’에는 ‘도무지’라는 단어의 유래가 이렇게 나와 있다. 도모지(塗貌紙)는 조선시대 대역죄인을 고통스럽게 죽이기 위해 고안한 형벌로 물을 묻힌 한지를 얼굴에 몇 겹으로 쌓아두면 한지가 마르면서 코와 입에 달라붙어 -
[만파식적] 군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05 17:25:15고대 아시리아인들의 사원에는 그리스의 예술문화도시 코린트를 포위 공격하는 사나운 개들을 부조한 조각 그림들로 장식된 곳이 많다. 기원후 1세기에는 로마의 정치가이며 박물학자인 플리니우스가 개를 여섯 종류로 구분한 기록이 있다. 집 개, 목양견, 조렵견, 군견, 후각 사냥개, 시각 사냥개다. 개는 인간에게 가장 오래된 가축으로 1만8,000년 전의 중석기, 빙하시대 말기에 인연을 맺었다. 군견(軍犬)은 최소한 역사시대 -
[만파식적]우드스톡 페스티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04 18:25:141969년 8월15일부터 사흘 반나절 동안 뉴욕 북부 베델 평원에서 사상 초유의 대규모 페스티벌이 열렸다. 우스드톡 뮤직·아트 페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이벤트는 음악뿐 아니라 행위예술·마술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포함된 축제였다. 마이클 랭 등 행사를 계획한 기획자 4명은 뉴욕 북서쪽 우드스톡의 월킬을 행사 장소로 섭외했지만 지역 주민의 반대로 우드스톡에서 70㎞ 떨어진 베델 평원에서 축제를 열어야 했다.‘3일간의 -
[만파식적]와인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08.01 17:45:522008년 봄 홍콩 중심가의 와인 매장 곳곳에 존 창 당시 재무장관을 칭송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세금이여 안녕! 고마워요 존!’이라고 적힌 플래카드에는 와인 가격 인하를 알리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 홍콩을 아시아의 와인 허브로 만들겠다며 40%에 달하던 와인세를 철폐한 당국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홍콩 정부는 주세 폐지로 막대한 세수 감소가 예상됐지만 와인 경매와 무역 활성화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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