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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깜깜이'와 민주주의
사회 사회일반 2019.11.11 16:55:56“‘5공’ 때도 안 이랬어요.” “법무부 보기에 불편하면 오보입니까.” 법무부가 형사사건 공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훈령을 다음달 1일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후 출입기자 단체 카톡방은 발칵 뒤집혔다. 공개소환이 전면 폐지된 데 이어 피의사실과 수사상황에 대한 보도 자체가 차단될 상황에 놓여서다. ‘오보를 한 기자에 대해 검찰청 출입 제한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조항도 자의적으로 언로(言路)를 틀어막을 빌미가 될 -
[기자의 눈] 집값 잡는 특효약은 증시 살리기다
증권 종목·투자전략 2019.11.10 17:31:15“집값을 잡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식시장(증시) 살리기입니다. 증시 투자 성과가 부동산보다 더 좋으면 자연스럽게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 대신 증시로 향하게 돼 정부 규제 없이도 집값 과열현상이 진정될 것입니다.”최근 만난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아무리 규제를 강화해도 서울 강남 아파트로 대표되는 부동산시장에서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돈이 몰리고 있지만 증시는 그 반대”라며 이같이 -
[기자의 눈] 스틸웰의 ‘외교부 패싱’
정치 통일·외교·안보 2019.11.07 17:17:11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2박3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7일 베이징으로 떠났다. 스틸웰 차관보의 이번 방문은 그가 한국에 도착하기 전부터 큰 관심사였다. 한일관계, 더 나아가 한미일 군사 협력 관계의 중대 분수령이 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가 임박한 시점이라는 점에서였다. 내년에 적용될 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까지 진행 중이어서 7월 방한 때 -
[기자의 눈]오픈뱅킹시대 '나르시시즘'에 빠진 은행
경제·금융 금융가 2019.11.06 17:02:05“다른 분야에서는 수십년 전부터 이미 해왔던 일을 이제야 하면서 스스로 ‘대단하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는 게 현재 은행들의 모습이죠.” 최근 금융권에서 가장 큰 화두는 단연 오픈뱅킹이다. 은행 애플리케이션 하나로 다른 모든 은행 계좌를 조회하고 송금도 할 수 있는 이 서비스가 지난달 30일 개시되면서 은행들은 그야말로 새로운 ‘무한경쟁’ 시대에 들어섰다는 얘기들이 안팎에서 쏟아졌다. 실제로 은행들은 각자 모바 -
[기자의 눈] 법원에 ‘신산업 혁신 여부’ 판단까지 맡겨야 하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1.05 17:23:35“이제 사법부가 판단해야 하는 만큼 ‘타다’ 관련 의견을 내는 데 신중한 것이 상식 아니겠습니까.”(국토교통부 관계자) 검찰은 지난달 28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차량·기사 호출 서비스 ‘타다’를 운영한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를 결국 법정에 세웠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은 타다의 위법성 여부에 대한 의견을 주무부처인 국토부에 구했지만, 국토부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아 논란이 됐다. ‘ -
[기자의눈]해외 작가의 문학상 수상이 반갑지 않은 이유
문화·스포츠 문화 2019.11.04 17:20:11“박경리 작가는 좋은 작가임이 확실하고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작가입니다. 박경리라는 이름은 충분히 많이 알고 있지만 그의 작품을 읽어본 적은 없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한번 읽어볼 계획입니다.” ‘제9회 박경리 문학상’을 수상한 알바니아의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는 최근 한국 취재진으로부터 ‘박경리 작가의 작품을 읽어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이런 답변을 내놨다. 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열린 간담회 자리 -
[기자의 눈] 표심에 눈가린 현실
산업 생활 2019.11.03 17:15:08최근 지방의 한 전통시장에서 만난 상인회장에게 대기업 대형 마트 때문에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대뜸 시장 입구를 가리키며 골치 아프다는 듯이 얼굴을 찌푸렸다. 그가 가리킨 손가락 끝에는 농협 하나로마트가 있었다. 상인회장은 시장 입구에 노점상을 차린 상인들을 바라보며 “농협 조합원들이 땡볕 아래서 장사할 때 하나로마트 직원들은 그들의 상품을 에어컨 쐐가면서 판다. 기가 막히는 상황이지 않느냐”고 황 -
[기자의 눈] 어느 국회의원의 '오럴해저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0.31 14:39:30“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님과 문답을 하게 돼 영광입니다.” 지난달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기부 국감장에서 여당의 한 초선의원이 한 발언이다. 덕담을 주고받은 것이라고 치부해도 ‘영광’이라는 단어는 목에 걸린다. 고성이나 면박 주기, 논리 없이 호통만 치는 것보다 이런 덕담을 주고받으며 살벌한 국감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드는 것이 보기에는 좋을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을 대리해 정부부처 -
[기자의 눈]타다를 비난할 자격
산업 IT 2019.10.30 17:07:12“타다의 영업을 합법화해주세요.”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그동안 택시를 타며 제가 잃어버렸던 권리를 타다를 통해 되찾았다”며 검찰이 불법이라 판단한 11인승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를 합법화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말 걸지 않는 운전기사, 안전한 운행, 승차거부 없는 시스템 등 차별화된 서비스에 높은 만족감을 느꼈기에 나온 안타까움이었다.타다를 좋아했던 이용자들의 이 같은 호소에 대해 김경진 무 -
[기자의눈] 삼성·LG전자, 멍드는 내부부터 챙겨야
산업 기업 2019.10.29 17:30:39“삼성과 LG가 서로 TV 제품 약점을 들추는 광고를 낼 때마다 디스플레이 업계 기술자들 마음은 멍듭니다. 비방 영상에서 반복해서 꼬투리로 잡히는 기술의 한계들이 마치 우리 잘못 같아서요.” LG디스플레이에 근무 중인 한 직원은 최근 이어지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디스전’에 대해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9월 유럽가전전시회(IFA)에서 촉발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 비방전이 매일 수위를 조금씩 높이며 이어지고 -
[기자의눈] 세입자로 살고 싶지 않다
부동산 주택 2019.10.28 17:20:25“아버지가 타던 오래된 외제차를 물려받아 타고 있는데 신혼부부 임대주택에 들어가게 되면 문제가 될까요.”최근 결혼을 앞둔 한 대학 후배가 물었다. 얼마 전 국정감사를 통해 ‘임대주택에 외제차가 수두룩하다’는 기사가 나온 뒤 임대주택 입주자격에 문제가 생길까 염려한 탓이다. 시골길에도 외제차가 흔해진 요즘이지만 임대주택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눈치를 주는 시선이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세입자는 힘이 든다. 못 자 -
[기자의 눈] 뿌리 뽑아야 하는 아동음란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0.27 17:34:49“아동음란물 탐닉은 실제 아동 성폭행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국내에서는 대부분 기소유예 처분으로 끝나는 것이 문제입니다.” 아동음란물 유포 및 소지에 대한 강력 처벌을 몇 년 전부터 줄기차게 요구해온 한 시민단체 관계자가 한 말이다. 최근 다크웹에서 세계 최대 아동성착취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해 적발된 한국인 손모씨가 국내에서 고작 징역 1년6개월형을 선고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동음란물 처벌 강 -
[기자의 눈]여전한 바이오주 정보비대칭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9.10.24 17:28:39“바이오·제약 사업에 관한 낙관적 전망을 막연히 신뢰하지 말고 면밀히 검토하는 합리적 투자판단이 필요합니다.” 17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도 참고자료를 배포했다. 과거 금융당국이 선거테마주나 가상화폐 투기와 관련해 경고에 나선 적은 있지만 특정 산업에 대해 주의를 준 건 처음이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이례적으로 직접 ‘휘슬’을 분 것은 최근 바이오주가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기 때문 -
[기자의눈]‘이철희 불출마’ 후에도 시정연설엔 '불통'만
정치 국회·정당·정책 2019.10.23 17:19:28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조국 국면을 두고 67일간 정쟁을 벌인 정치권을 비판했다. “부끄럽고 창피하다. 이런 정치는 공동체의 해악”이라고도 했다. 불출마 선언의 배경에는 타협 없는 정치권에 대한 환멸이 자리했을 것이다. 이 의원은 앞서 2년 전에도 자신의 저서 ‘정치 썰전’을 통해 “유능한 정치인이라면 타협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정치인에게 부여된 일종의 숙명이고 천 -
[기자의눈] 공무원만 쳐다보는 사회에 던지는 경고
국제 정치·사회 2019.10.22 17:29:56청년들이 취업을 위해 공무원에 목맨 나머지 성장 잠재력이 큰 기업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최근 사회적 화제로 떠올랐다. 한국이 아닌 다름 아닌 일본에서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이달 초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일본 사회에서 일하지 않는 게 ‘미덕’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공무원이 가장 인기 많은 직종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1990년대 초 버블 붕괴 이후 ‘잃어버린 20년’을 거치며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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