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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사흘 앞…클린턴 지지율 소폭 상승
국제 정치·사회 2016.11.05 13:30:50미국 대통령 선거가 5일(현지시간)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8일 0시 뉴햄프셔주 딕스빌노치를 시작으로 미국 전역에서 차례로 시작하는 투표를 통해 백악관에 입성할 사람을 가리게 된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나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 등 둘 중 누가 제 45대 미국 대통령이 되더라도 역사적인 일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클린턴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미국은 240년 민주주의 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을 배출하게 된다. ‘미국 우선주의’를 기반으로 지지를 굳혀 온 억만장자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후보가 역전해 대통령이 된다면 미국 정부의 무역·이민·동맹정책 등 여러 분야가 큰 폭으로 바뀌어 세계적으로도 상당한 파급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대선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후보의 음담패설과 성추행 의혹으로 공화당은 물론 일반 시민들도 지지자와 반대자로 크게 나뉘었으며, 연방수사국(FBI)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에 수세로 몰린 클린턴 후보 진영은 수사기관의 선거개입을 논할 정도로 격앙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후보는 선거 결과에 불복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친 상황이다. 이날 현재 판세는 수세에 몰렸던 클린턴이 다시 구도를 유리하게 만든 양상이다. 지난달 28일 FBI 제임스 코미 국장이 밝힌 재수사 방침으로 주춤하던 클린턴의 지지율이 다시 반등하고 있다. 각종 전국단위 여론조사를 평균한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클린턴이 1.7%포인트 앞서는 것(4일 기준)으로 집계했다. 대선 여론을 매일 공동으로 추적한 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조사(10월 30일∼11월 2일)에서도 클린턴은 47%로 44%에 그친 트럼프를 3%포인트 차로 눌렀다. 대선 승부를 결정짓는 선거인단 경쟁의 경우, CNN은 클린턴이 268명, 트럼프가 204명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했다. 선거 전문가들은 전통적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경합주)인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를 비롯해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애리조나, 위스콘신, 콜로라도, 네바다, 아이오와, 뉴햄프셔 등 12개 경합주의 승부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이들 경합주의 승부는 트럼프 지지를 공개하지 않은 숨은표가 가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
[美 대선 D-3] “이길 수 있다”...트럼프 밑으로 모이는 공화당 거물들
국제 정치·사회 2016.11.04 17:33:58미국 대통령선거가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초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선거유세도 총력전 태세로 접어들었다. 적전분열했던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치솟으면서 흩어졌던 거물급 인사들이 총출동해 세몰이에 나섰고 민주당 역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동원돼 힐러리 클린턴 사수전에 돌입했다. 공화당에서는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선봉에 섰다. 트럼프가 여성비하 발언으로 지원유세를 포기하며 선긋기에 나섰던 라이언 의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트럼프에게 조기 투표했다”며 태도를 180도 바꿨다. 7월 전당대회에서 “양심에 따라 투표하라”며 트럼프 반대에 앞장섰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도 3일 경합주인 아이오와주와 미시간주를 돌며 트럼프 지지유세를 벌였다. 반(反)트럼프에 앞장섰던 두 사람의 태도 변화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결집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때 유세장보다는 자신의 호텔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 ‘대선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았던 트럼프는 이날 하루에만도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 등을 누비며 표몰이에 나섰다.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에서 첫 단독유세를 했으며 장남 트럼프 주니어, 장녀 이방카도 유세에 동원됐다. 트럼프의 추격에 화들짝 놀란 민주당에는 총동원령 내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마이애미와 잭슨빌을 연달아 방문해 트럼프를 공격했다. 그는 트럼프의 제스처를 흉내 내면서 “SNL 촌극에 화내는 사람에게 핵무기를 맡길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자신을 풍자한 코미디 프로그램 ‘SNL’에 화를 낸 것을 풍자한 것이다. 오바마는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면 우리가 일궈낸 모든 진보가 폐기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는 4일과 7일에도 노스캐롤라이나와 필라델피아를 방문해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특히 7일 필라델피아 유세에는 클린턴과 미셸 여사도 함께 등장한다. 클린턴과 경선에서 맞붙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오하이오 등에서 젊은 층을 공략하며 클린턴의 딸 첼시도 위스콘신에서 캠페인을 벌인다. 클린턴 후보는 노스캐롤라이나를 누비며 유세를 했다.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승부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의 박빙이다. 한때 10%포인트 차이로 벌어졌던 두 후보의 지지율은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클린턴 e메일 스캔들 재수사 방침을 밝힌 지난달 28일 이후 0~3%포인트 차로 좁혀졌다. 오차범위를 감안하면 사실상 동률인 셈이다. 특히 라스무센리포트 조사(조사기간 10월31일~11월2일)에서는 트럼프가 45%의 지지를 얻어 클린턴(44%)을 역전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리얼클리어폴리틱스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클린턴 226명, 트럼프는 164명의 대의원을 사실상 확보해 어느 쪽도 매직넘버(270명)를 충족하지 못한 상태다. 승부는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 등 11개 경합주 대의원 148명에게 달려 있다. 이 가운데 뉴햄프셔는 처음으로 트럼프가 40%의 지지를 얻어 클린턴(39%)을 앞섰다는 여론조사가 나왔으며 트럼프가 뒤지던 콜로라도에서는 두 후보의 지지율이 39%로 동률이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지지자라는 사실을 드러내기 꺼리는 이른바 ‘샤이 트럼프’ 유권자가 승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치분석가 스티브 힐턴은 “샤이 트럼프가 선거를 뒤흔들 만큼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오하이오 등 일부 경합주에서는 이들이 뜻밖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
'심상찮은 트럼프' 세계가 긴장
국제 경제·마켓 2016.11.04 16:03:41막바지에 다다른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이 심상치 않은 기세로 오르는 가운데 멕시코 정부가 트럼프 당선에 따른 시장 혼돈에 대비한 비상대책 수립에 나섰다. 금융시장에서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대세론에 급제동이 걸린 후 멕시코 페소화가 급락하고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가 연일 치솟는 등 트럼프의 막판 역전극이 현실화할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리가 날로 고조되고 있다. 4일 블룸버그통신은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가 전날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대선과 관련해 “(멕시코에) 불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멕시코 당국이 어떤 식으로든 대응할 수 있다”며 “재무장관과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멕시코는 멕시코 이민자와 자유무역에 적대적인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이 멕시코 경제에 몰고 올 충격에 대해 극도의 경계감을 표출해왔다. 시장에서는 멕시코 당국이 페소화 가치 급락을 저지하기 위해 큰 폭의 금리 인상과 재정지출 삭감, 국제통화기금(IMF)의 유동성 지원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 중일 것으로 보고 있다.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올 들어 지난 1일 현재 달러화 대비 11%나 급락해 주요국 통화로는 영국 파운드화 다음으로 가파른 낙폭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에 요동치는 것은 페소화뿐이 아니다. 주요10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산정한 블룸버그 달러화지수는 3일 현재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반면 일본 엔화 가치는 4일 도쿄시장에서 장중 102.84엔까지 급등했다. 공포지수는 전날보다 14.3%나 상승한 22.08을 기록해 지난달 28일 클린턴의 e메일 재수사 소식이 전해진 뒤 36.4%나 치솟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8거래일 연속 하락해 2008년 이래 최장 하락세를 기록한 반면 현금성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는 2일까지 일주일 새 360억달러 이상이 몰렸다며 대선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투자자들의 현금보유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aily.com -
[美 대선 D-3] "FBI는 트럼프랜드"
국제 정치·사회 2016.11.04 16:01:41“미국 연방수사국(FBI)은 ‘트럼프랜드(Trumpland)’다.” 전현직 FBI 공무원들은 영국 가디언이 3일(현지시간) 보도한 인터뷰에서 조직 내부의 분위기를 이같이 표현했다. ‘e메일 스캔들’ 재수사 방침 이후 FBI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를 밀어주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조직에 ‘반(反)클린턴’ 정서가 팽배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면 FBI의 정치적 행보가 도를 넘었다는 목소리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가디언은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이 e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결정한 것은 조직 내의 압박 때문이라고 전했다. FBI 관계자들은 지난 7월 코미 국장이 클린턴의 사설 e메일 서버 사용 의혹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린 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반감이 높아졌다며 최근 FBI에서 클린턴에게 불리한 자료들이 쏟아지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증언했다. 지난달 28일 코미 국장이 e메일 스캔들 재수사 방침을 발표한 후 30일에는 FBI가 관리하는 한 트위터 계정에 트럼프의 선친인 프레드 트럼프를 박애주의자라고 찬양하는 글이 올라오며 대선 개입 논란이 더욱 확대됐다. 1일 같은 트위터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비리 혐의에 몰린 마크 리치를 사면한 사건의 수사기록이 공개되기도 했다. 당시 세간에서는 리치가 2000년 힐러리 클린턴 당시 상원의원 선거캠프에 거액의 후원금을 제공했기 때문에 풀려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일에는 FBI가 잠잠한 듯했던 클린턴재단 혐의를 다시 캐기 시작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 언론들은 FBI의 정치적 행보를 강력히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3일자 사설에서 “FBI가 특정 정파에 유리하게 행동하고 있다”며 “민주공화국을 어떻게 망가뜨릴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
“트럼프 아버지는 자선가” FBI 후보 칭찬 글 올라 논란
국제 정치·사회 2016.11.04 15:36:25곧 치러질 미국 대선을 앞두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공개한 미국 연방수사국(FBI)가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아버지를 칭찬하는 글을 올렸다. 미국 뉴스 블로그인 ‘싱크 프로그레스’(Think Progress)는 지난 3일 미 연방수사국이 자체 트위터 계정 중 한 곳에서 트럼프 후보의 아버지가 “자선가”라고 적은 글을 올렸으며, 이 때문에 연방수사국 감찰실이 내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연방수사국이 자체 트위터 계정 중 한 곳(@@FBIRecordsVault)에서 싱크 프로그레스는 지난달 30일 “(트럼프 후보의 아버지이며 세상을 떠난) 프레드 트럼프는 진정한 부동산 개발업자이며 자선가였다”고 적은 글과 함께, 관련 문서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글이 올라온 계정은 지난 1년여간 사용하지 않았다. 그 후 이틀 뒤인 지난 1일에는 클린턴 후보 쪽의 ‘마크 리치 사면 스캔들’ 관련 문서가 밝혀졌다. 후보 클린턴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인 2001년 1월 20일 탈세와 이란과의 불법 석유 거래 혐의를 받고 국외 도피 중이었던 사업가 마크 리치를 사면했다. 또한, 리치의 부인은 민주당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 선거운동에 거액을 전했다. 한편, 연방수사국은 일련의 문서 공개가 정보공개법(FOIA)에 따른 것이었다고 전했다. “2~3차례 정보공개 요청을 받고 정보공개 대상이 된 문서들은 절차를 거쳐서 자동으로 공개된다”고 연방수사국은 이야기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 법률과 연방수사국 내규는 연방수사국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가 금지이다. [사진=미국 연방수사국 트위터 출처] /박재영기자 pjy0028@@sedaily.com -
"8일 트럼프 대선 승리 때 '트럼프 탠트럼' 하나금투
증권 국내증시 2016.11.04 08:58:14하나금융투자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금융시장에 쇼크가 우려된다고 4일 밝혔다. 김용구 연구원은 “8일로 예정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승리는 매크로와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넘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의 신뢰도 훼손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지정학적 리스크(위험)도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선물매도는 전 매도 청산이 아닌 신규 매도로, 트럼프 당선이라는 리스크에 대비하는 차원의 헤지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밴드)로 1,950∼2,020을 제시하면서 “미국 대선 결과와 11월 옵션 만기(10일) 변수로 시장 변동성이 극대화하는 한 주의 증시 흐름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
FBI는 미국판 국정원?..이메일 재조사 이어 트럼프 부친 찬양문건 공개
국제 정치·사회 2016.11.04 07:46:48미국 대선판이 연방수사국(FBI)의 ‘대선개입’ 논란으로 휩싸였다. FBI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의 선친을 칭찬하는 문건이 공개돼 트럼프 선거를 돕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3일(현지시간) 진보성향의 블로그인 ‘씽크 프로그레스’에 따르면, FBI 자체 트위터 계정 가운데 하나인 ‘@@FBIRecordsVault’가 지난달 30일 오전 4시 다량의 문서를 공개했다. 이 문서에는 ‘프레드 C.트럼프(1905∼1999)는 진짜 부동산 개발업자이자 박애주의자’라는 글이 포함돼 있다. 프레드 C.트럼프는 트럼프의 작고한 부친이다. 이 휴면계정에는 이틀 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면 스캔들’ 관련 문건도 올라왔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날 탈세로 국외 도피 중인 억만장자 마크 리치를 사면하고 나중에 그의 부인으로부터 엄청난 기부금을 받았다는 내용의 스캔들에 관한 수사기록을 정보공개법에 따라 전격 공개한 것. 대선을 불과 며칠 앞두고 벌어지는 FBI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로 대선판은 요동치고 있다. FBI 감찰실은 문제의 계정에 대한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
스윙스테이트 표심 요동...힐러리 '매직넘버 270' 위태
국제 정치·사회 2016.11.03 18:57:41무난히 백악관에 입성할 것 같았던 미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대권 레이스에 먹구름이 가득 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 연방수사국(FBI)이 클린턴의 e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발표한 뒤 승부처인 ‘스윙스테이트(경합주)’의 표심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클린턴, ‘매직넘버(270)’ 위태=미 NBC방송이 2일 갱신한 격전지 지도를 보면 클린턴이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선거인단 수는 지난달 24일 기준 287명에서 크게 줄어 274명을 기록했다. 대선 승리에 필요한 ‘매직넘버’ 270명을 간신히 넘긴 수준이다. 반면 경쟁자인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확보한 선거인단은 157명에서 180명으로 크게 늘었다. e메일 스캔들이 다시 선거전 한가운데로 부상하면서 스윙스테이트 유권자들을 빨아들여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셈이다. NBC 분석에 따르면 경합지역으로 분류됐던 아이오와·조지아가 트럼프 지지로 돌아섰고 클린턴 우세지역이었던 뉴햄프셔와 노스캐롤라이나가 ‘경합’으로 바뀌었다. 아울러 대의원 수 차이를 반영해 가중 평균한 스윙스테이트의 후보 지지율은 클린턴 45.8%, 트럼프 42.8%로 3%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고 폴리티코가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아이오와·미시간·오하이오·버지니아·위스콘신 등 전통적 격전지로 분류되는 11개 주다. ◇기세 올린 트럼프…막판 뒤집기 성공하나=트럼프의 기세가 거세지면서 그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해 대권을 거머쥐는 것 아니냐는 시나리오가 미 언론에서 거론되기 시작했다. 만약 트럼프가 아직 ‘경합’으로 분류된 주의 선거인단 80여명을 가져오고 스윙스테이트 중 클린턴 우세지역 하나를 뒤집을 경우 트럼프의 승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지난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가 차지한 주를 모두 가져간 트럼프가 플로리다·아이오와·오하이오·뉴햄프셔 선거인단과 승자독식 방식이 아닌 메인·네브래스카의 일부 선거인단을 확보할 경우 두 후보가 269명으로 동률이 된다. 이때 하원이 대통령, 상원이 부통령 선택권을 가져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다. 각 당에서는 큰 이변이 없는 한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의회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시나리오가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며 주목했다. ◇비상 걸린 오바마…클린턴 지원사격=대선을 목전에 두고 표심의 변화가 심상치 않자 민주당에는 비상이 걸렸다. 민주당 소속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흑인 인구가 많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지원유세에 나서고 흑인들이 주청취층인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클린턴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라디오에서 “흑인들의 투표가 현재로서는 견고하지 않다”며 “트럼프의 목표는 지난 8년간 나와 (부인인) 미셸이 이뤄놓은 모든 것을 뒤집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공개된 온라인매체 나우디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대선판을 뒤흔드는 FBI의 수사 태도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현직 대통령의 FBI 비판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미 언론들은 설명했다. 그는 “수사는 (뭔가 있는 것처럼 냄새를 풍기는) 암시나 부정확한 정보, 누설 등으로 하는 게 아니다”라며 “지난번(7월)에 FBI가 철저하게 조사했을 당시의 결론은 ‘클린턴이 비록 실수했지만 기소할 만한 내용은 전혀 아니었다’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
힐러리, 무당파층서 트럼프에 3%p 우세...FBI는 별 영향 없어
국제 정치·사회 2016.11.03 17:07:24미국 연방수사국(FBI)의 ‘e메일 게이트’ 재수사 후에도 민주·공화 양당 중 특별히 한 당을 선호하지 않는 무당파 유권자들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를 더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28~31일 무당파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4자 대결 구도에서 클린턴은 30%의 지지율을 확보해 27%에 그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앞섰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자 대결의 경우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39%대 35%로 격차가 1%포인트 더 늘어났다. 통신은 이번 조사 결과가 백인 중심의 지지를 받고 있어 외연을 넓혀야 할 필요가 있는 공화당 트럼프 후보에게 불리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12년 대선에서 밋 롬니 공화당 후보는 무당파 유권자에게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비해 5%포인트의 우세를 보였음에도 백악관 입성에 실패했다. FBI 재수사는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당파 유권자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47%는 FBI의 재수사 방침이 자신들의 선택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25%는 이 문제 때문에 트럼프를 더 지지할 것이라고 답했으나 이들은 대부분 트럼프 지지자들이었다. 클린턴 지지자 중 단 1%만 트럼프로 선택을 바꿀 것이라고 응답했다./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
내달 美 금리 인상, ‘트럼프 당선’이 유일 변수
국제 경제·마켓 2016.11.03 16:27:49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1월 회의를 마치며 다음 달 기준금리를 올리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미 경제 상황이 금리 인상에 부합하는 것을 확인하면서 금융시장에도 1년 만의 금리 인상 단행을 충분히 알렸다. 오는 8일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이변을 연출하며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돼 시장이 충격을 입고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이 12월 금리 인상의 유일한 변수로 평가되고 있다. 연준은 이날 FOMC 회의 후 금리 동결을 발표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근거는 강화됐다”고 밝혔다. 판세가 요동치는 대선 직전 금리를 조정해 시장을 흔들지는 안되,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연내 금리 인상이 12월 실시 될 것이라는 신호를 분명히 하는 미션을 다한 셈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연방금리(FF) 선물시장에서 트레이더들도 이날 연준이 오는 12월 14일 FOMC 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78%로 반영했다. FOMC 결과 발표 전날에 12월 인상 확률(68%) 보다 1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막판 미 대선 판세가 요동치면서 이날 뉴욕증시는 약세를 보였지만 예상에 부합한 FOMC 결과 발표 후 지수가 낙폭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연준은 이날 금리 조정에 영향을 미치는 양대 경제지표 중 하나인 물가도 “연초부터 2% 목표를 위해 계속 오르고 있다”고 평가해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해 말 연준은 올해 4번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지만 호조세를 보인 고용 증가세와 달리 물가가 1% 안팎으로 부진하자 경기가 다시 둔화될 것을 우려해 계속 금리를 동결해왔다. 이에 따라 시장 전문가들도 10월 고용동향과 물가지표가 크게 악화하지 않는다면 연준이 내달 14일 올해 마지막 FOMC 회의에서 현행 0.25∼0.5%인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닐 두타 르네상스 거시분석 부문장은 “지난 9월 올해 한 차례 금리 인상 계획을 시사한 연준이 마지막 기회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는 8일 미 대선에서 클린턴 후보가 승리한다면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통화정책 연속성이 보장되면서 시장 안정감이 높아져 12월 금리 인상은 기정사실화 할 것으로 월가는 내다봤다. 다만 옐런 의장과 대립각을 세워온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다음달 금리인상 계획에 급제동이 걸릴 수는 있다. 세레브리아코프 크레딧아그리콜 연구원은 “대선 결과가 12월 금리인상 여부를 판단할 중요한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시장 불확실성의 확대가 금리인상 여지를 좁힐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
[미 대선 D-4]요동치는 스윙스테이트 표심에 혹시 트럼프가?
국제 정치·사회 2016.11.03 15:18:07무난히 백악관에 입성할 것만 같았던 미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대권 레이스에 먹구름이 가득 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 연방수사국(FBI)이 클린턴의 e메일 스캔들을 재수사하기로 발표한 뒤 승부처인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경합주)’ 표심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클린턴, ‘매직넘버(270)’ 위태=미 NBC방송이 2일 갱신한 격전지 지도를 보면 클린턴이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선거인단 수는 지난달 24일 기준 287명에서 크게 줄어들어 274명을 기록했다. 대선 승리를 위해 필요한 ‘매직넘버’ 270명을 간신히 넘긴 수준이다. 반면 경쟁자인 미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확보한 선거인단은 157명에서 180명으로 크게 늘었다. e메일 스캔들이 다시 선거전의 한가운데로 부상하면서 스윙스테이트의 유권자들을 빨아들이며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셈이다. NBC분석에 따르면 경합 지역으로 분류됐던 아이오와, 조지아가 트럼프 지지로 돌아섰고, 클린턴 우세 지역이었던 뉴햄프셔와 노스캐롤라이나가 ‘경합’으로 바뀌었다. 아울러 대의원 수 차이를 반영해 가중평균한 스윙스테이트의 후보 지지율은 클린턴 45.8%, 트럼프 42.8%로 3%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고 폴리티코가 발표했다. 조사대상은 아이오와, 미시간, 오하이오, 버지니아, 위스콘신 등 전통적으로 격전지로 분류되는 11개 주다. ◇기세 올린 트럼프…막판뒤집기 성공하나=트럼프의 기세가 거세지면서 그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고 대권을 거머쥐는 게 아니냐는 시나리오가 미 언론에서 거론되기 시작했다. 만약 트럼프가 아직 ‘경합’으로 분류된 주의 선거인단 80여 명을 가져오고, 스윙 스테이트 중 클린턴 우세지역 하나를 뒤집을 경우 트럼프의 승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지난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 미트 롬니가 차지한 주를 모두 가져간 트럼프가 플로리다, 아이오와, 오하이오, 뉴햄프셔 선거인단과 승자독식 방식이 아닌 메인, 네브래스카의 일부 선거인단을 확보할 경우 두 후보가 269명으로 동률이 된다. 이 때 하원이 대통령, 상원이 부통령 선택권을 갖고 있어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다. 각 당에서는 큰 이변이 없는 한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의회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시나리오가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고 주목했다. ◇비상 걸린 오바마…클린턴 지원사격= 대선을 목전에 두고 표심의 변화가 심상치 않자 민주당에는 비상이 걸렸다. 민주당 소속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흑인 인구가 많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지원유세에 나서고 흑인들이 주 청취층인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 클린턴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라디오에서 “흑인들의 투표가 현재로서는 견고하지 않다”며 “트럼프의 목표는 지난 8년간 나와 (영부인인) 미쉘이 이뤄 놓은 모든 것을 뒤집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공개된 온라인매체 나우디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대선판을 뒤흔드는 FBI의 수사 태도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현직 대통령의 FBI 비판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미 언론들은 설명했다. 그는 “수사는 (뭔가 있는 것처럼 냄새를 풍기는) 암시나 부정확한 정보, 누설 등으로 하는 게 아니다”며 “지난번 (7월에) FBI가 철저하게 조사했을 당시의 결론은 ‘클린턴이 비록 실수했지만, 전혀 기소할 만한 내용은 아니었다’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
트럼프의 '표빼앗기'..."힐러리에게 투표했다면 바꿔라"
국제 정치·사회 2016.11.03 14:52:45미국 연방수사국(FBI)의 ‘e메일 스캔들’ 재수사로 막판 역전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조기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에게 지지 후보를 바꾸라며 ‘표 빼앗기’ 전략을 구사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6개 주에서는 이미 투표한 것도 바꿀 수 있다”며 “클린턴이 큰 실수를 한 사실을 여러분들이 직접 본 만큼 이제라도 당신의 투표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쪽으로 바꾸라”고 촉구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는 트럼프의 대선 슬로건이다. 실제로 위스콘신·미시간·펜실베이니아·뉴욕·코네티컷·미시시피 등 6개 주는 조기 투표·부재자 투표에서 이전의 표를 번복하고 최대 3번까지 재투표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는 전날 밤 위스콘신 주 유세에서도 재투표를 촉구하며 막판 뒤집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클린턴 쪽으로 쏠리는 듯 했던 대선 판세는 FBI의 ‘e메일 스캔들’ 재수사 발표 이후 접전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정치통계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현재까지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과 트럼프는 각각 226명, 18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FBI가 재수사 방침을 밝히기 전 클린턴은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웃도는 272명을 확보했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하락세다./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
美 대선 안갯속..클린턴, 트럼프 경합주 접전
국제 정치·사회 2016.11.03 08:36:29미국 대선의 승부를 가를‘스윙스테이트’(경합주)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NBC방송이 2일(현지시간) 공개한 ‘격전지 지도’를 보면 트럼프가 확보한 선거인단 수는 지난달 중순 157명에서 180명으로 크게 늘었다. 조지아와 아이오와 주가 트럼프에게 넘어간 데 이어 클린턴이 우세했던 뉴햄프셔와 노스캐롤라이나 주도 ‘경합’으로 바뀌었다.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애리조나, 유타 등 4개 주는 ‘경합’으로 분류됐다. 트럼프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들 4개 주를 모두 이기고 클린턴 우세 지역인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가운데 적어도 1개 주를 뒤집어야 한다. 클린턴 선거인단 수는 전날 259명에서 이날 226명으로 떨어졌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버지니아와 펜실베이니아가 클린턴 우세에서 경합으로 바뀌고, 미주리가 트럼프 우세에서 유력으로 조지아가 경합에서 트럼프 우세지역으로 각각 바뀌면서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
[사설] 트럼프로 흔들리는 글로벌 금융시장 심상찮다
오피니언 사설 2016.11.02 18:30:00미국 대선의 불확실성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e메일 스캔들 재부상으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지지율을 역전시켰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미국 증시는 0.58%,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증시도 많게는 1% 이상 동반 하락했다. 정국불안 악재까지 겹친 코스피도 28포인트 넘게 급락하며 1,98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반면 안전자산 선호로 미국 10년 만기 국채 가격은 크게 올랐다. 환율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달러와 원화 가치가 떨어진 반면 엔화는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트럼프로 인해 울고 웃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는 조족지혈에 불과하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후폭풍은 이 정도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전 세계 주요 증시의 시가총액이 10~15% 사라지고 멕시코 페소화 가치도 25%나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미국과 유럽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으며 세계 경제가 극심한 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칫 개별 국가가 각자도생에 나설 경우 전 세계가 환율전쟁 또는 보호무역 전쟁에 휩싸일 수도 있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클린턴의 승리를 간절히 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트럼프의 집권은 우리에게도 결코 달갑지 않은 시나리오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부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까지 넘어야 할 산이 하나둘이 아니다. 여기에 미국 금리 인상까지 가세할 경우 가계부채와 부동산 거품 위험이 수면 위로 급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가뜩이나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국내 금융시장이 흔들린다면 예상치 못한 상황이 전개될지도 모른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상황별 시나리오를 서둘러 준비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설마’하고 방심하다가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이 충격으로 휘청일 수도 있다. 미국 대선은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
[썸타는 영화&경제] (35) ‘트루스’& 트럼프와 요동치는 미국 대선
오피니언 2016.11.02 17:47:47#2004년 미국 대선도 박빙 2004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조지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 존 케리 후보의 승부는 막판까지 박빙이었다. 이때를 배경으로 한 영화 ‘트루스’는 재선을 노리는 부시와 관련된 군복무 의혹을 단독 보도한 CBS 프로그램 ‘60분’팀의 실화를 담았다. CBS의 베테랑 프로듀서 메리 메이프스(케이트 블란쳇)는 경영진으로부터 부시 대통령이 군복무 비리 취재와 보도를 일임받고 시사프로그램 ‘60분’을 기획한다. 각 분야 최고 실력자로 새 팀을 꾸리고 끈질긴 취재 끝에 부시가 군복무 때 각종 청탁 사실과 근무 태만을 저지른 정황은 파악한 메리. 하지만 결정적 ‘한방’이 없어 답답하다. 그러던중 ‘킬리언 문서’를 지닌 결정적 제보자가 나타난다. ‘조지 부시의 비행 중지 상황’이란 제목에 킬리언 중령의 친필서명이 달린 이 문서는 당시 전투비행단에 중위로 복무하던 부시가 무단으로 비행훈련에 참가하지 않았음이 적시돼 있었다. #특종이 돌연 오보로… 마침내 ‘60분’은 앵커 댄 래더(로버트 레드포드)의 진행으로 부시의 군복무 비리 의혹을 단독 보도한다. 대선 판세는 크게 요동쳤다. 부시의 패색이 짙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한 보수 블로거가 이 문서의 조작설을 주장하고, 제보자까지 말을 뒤집으면서 특종은 오보로 둔갑해버린다. 결국 메리를 포함한 ‘60분’팀 전원은 그 멍에를 쓰고 CBS를 떠나게 된다. #트럼프, 막판 회생조짐 2016년 미국 대선 판세가 막판에 요동치고 있다. 10월초 워싱턴포스트(WP)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의 ‘음담패설 녹음파일’을 단독 보도한 직후만 해도 트럼프는 패색이 짙었다. 그러던 트럼프가 다시 기사회생하고 있다. FBI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게이트’ 수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히면서 생긴 반전이다. 대선을 한주 앞둔 1일 ABC뉴스-워싱턴포스트 여론조사에선 트럼프가 클린턴을 1%포인트 앞섰다. 숱한 막말과 망동, 성희롱과 탈세를 일삼은 트럼프는 도저히 미국 대통령 적격자라 보긴 어렵다. 그런데도 트럼프가 막판 뒷심을 발휘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최대 인구집단인 백인 중하층이 ‘콘크리트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집권 8년간의 실정 탓에 살기 힘들어졌다고 믿는 이들의 절망은 깊다. 실제로 미국 잡지 ‘애틀랜틱 매거진’이 지난해 계층 상승을 의미하는 ‘아메리칸 드림’의 현실성에 대해 설문했는데 백인 중 19%만 ‘아메리칸 드림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흑인(43%)과 히스패닉(36%)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수치다. 미국의 미래와 관련해 소수인종보다 미국에서 주류를 이루는 백인이 더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백인 중하층의 깊은 절망 트럼프는 이민 억제와 자유무역 철폐를 내세우며 백인 중하층의 절망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FTA 같은 미국의 무역협정들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고 공장문을 닫게 하고 있으므로, 대통령이 되면 이를 바로잡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주장은 넌센스다. 자유무역의 당위성은 영국 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도의 비교우위이론을 통해 이미 200여 년 전에 입증된 상식이다. 미국 경제학자 65%가 ‘미국 무역 정책이 더 개방돼야 한다’고 반응한 반면 ‘보호무역을 해야 한다’고 답한 학자는 9%에 불과했다는 최근의 설문결과도 있다. #진실은 변하는게 아닌데… 영화 ‘트루스’에서 메리는 말한다. “사람들은 듣고 싶지 않은 얘기가 나올 때 손가락질하고 비난하면서 진실 따위는 사라지길 바란다. 그리고 모든게 끝나고 나면 하도 시끄럽게 발을 구르고 고함을 쳐대서 뭐가 핵심인지 다 잊어버린다”고. 2016년 대선을 코앞에 둔 요즘 미국은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과 트럼프의 탈세를 둘러싼 진실공방으로 시끄럽다. 그 틈을 비집고 시대착오적 보호무역주의와 백인우월주의까지 분출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대선이 끝나고 나면 진실은 간데없이, 핵심은 무엇인지 모두 잊은 채 이 모든 소동이 한낱 시끄러웠던 기억으로만 남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트루스’에서 메리는 부시의 군복무 비리가 있었는지 의문을 던졌는데, 그 진실에 대한 관심은 사라진 채 메리의 정치적 성향과 음모론만 들끓었던 것처럼 말이다. /문성진기자 hns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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