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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태풍 '장미' 피해 클 것... 작업·외출 자제하라"
정치 총리실 2020.08.10 09:02:2010일 오후 첫 태풍인 ‘장미’의 남해안 상륙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세균 국무총리가 무리한 작업이나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 총리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집중호우 및 태풍 상황점검회의에서 “올여름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첫 태풍인 ‘장미’가 오늘 오후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마가 50여일 가까이 지속되는 가운데 8월 들어 전국 곳곳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인한 상흔이 채 아물기도 전에 다가오는 태풍이라 시름에 젖은 이재민뿐만 아니라 국민들께서도 걱정을 많이 하고 계신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장마전선이 한반도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태풍이 더해져 다시 전국적인 피해 확산이 걱정된다”며 “이미 많은 비로 지반이 매우 약해져 있어 추가적인 산사태·축대붕괴 등에 각별히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총리는 “이번 태풍은 소형급인 반면에 이동속도가 매우 빨라서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며 “태풍의 영향권에 있는 제주도와 남해안 지역에서는 선박 결속과 통제, 해안가 방조제와 해안도로 등 인명피해 우려 지역의 출입통제, 건설공사장 안전관리 등 강풍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들에게는 “강풍이 불거나 비가 오는 상황에서 무리한 작업이나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해 달라”며 “재난주관방송사인 KBS는 기상예보와 피해상황, 국민행동요령 등 재난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라”고 지시했다. 정 총리는 이와 함께 “강원 춘천 의암호에서 선박 전복사고가 일어난 지 오늘로 닷새째”라며 “수사당국은 이번 사고의 전말을 신속하게 규명하여 한 점 의혹 없이 투명하게 국민들께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
오늘 오후 태풍 ‘장미’ 남해안 상륙… 폭우에 돌풍 예고
사회 사회일반 2020.08.10 08:19:14수도권·충청·강원 등 중부지방에 머물던 장마전선이 주말 사이 남부지방으로 이동하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10일 오후에는 제5호 태풍 ‘장미’가 남해안에 상륙하면서 전국에 최대 500㎜의 폭우를 뿌리는 등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7일 자정부터 9일 오후10시30분까지 전남 담양군에는 612㎜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전북 순창군에는 561.5㎜, 경남 산청군에는 454㎜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부산 사하구도 320㎜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이번 집중호우로 북상한 6월24일부터 이날까지 39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실종되는 누적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부상자도 전날보다 1명 늘어난 8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7일 오전11시30분께는 강원 춘천시 서면 의암댐에서 인공 수초섬 고정 작업을 하던 경찰선과 고무보트·행정선이 잇따라 전복됐다. 이 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됐다. 소방당국은 가용인력을 총동원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같은 날 오후8시30분께는 전남 곡성군 오산면의 한 주택이 산사태로 매몰돼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8일 오전11시48분께는 전북 남원시 이백면에서 70대 여성이 실종됐다가 배수로 밑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앞서 같은 날 오전10시50분께 경남 거창군 주상면에서 80대 남성이 산사태로 토사에 매몰돼 숨졌다.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지면서 이재민도 급증하고 있다. 누적 이재민은 11개 시·도에서 4,023세대 6,946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1,929세대 3,425명은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하천 범람과 산사태 등의 우려로 임시대피소로 대피한 사람도 4,555세대 9,574명으로 집계됐다. 시설피해도 잇따르면서 1만4,091건으로 증가했다. 사유시설은 주택 4,148동, 비닐하우스 346동, 축사·창고 2,051동이 침수됐다. 공공시설에서는 도로·교량 4,348개소, 하천 561개소, 저수지·배수로 221개소, 산사태 718개소 등의 피해가 접수됐다. 농경지도 26,640㏊가 침수되거나 유실되는 등 계속되는 폭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피해시설물의 복구 작업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중대본에 따르면 전국 시설피해의 응급복구율은 65.3%를 기록했다. 밤새 수도권에 이어진 집중호우로 서울 주요 간선도로도 다시 교통통제에 들어갔다가 해제되기를 반복하고 있다. 서울시는 전날 오후1시30분부터 중랑천 수위 상승으로 동부간선도로 수락지하차도와 성수JC 사이 진출입 램프를 통제했다. 앞서 오후1시부터는 올림픽대로 여의교 주변 본선인 동작대교∼염창IC 구간의 양방향 차량진입이 금지됐고 오후5시30분께는 강변북로 한강대교∼마포대교 구간의 차량운행이 통제됐다. 이후 한강 수위가 낮아지자 오후9시20분부터 올림픽대로 여의상류IC~여의하류IC 구간과 개화나들목 구간을 제외한 주요 간선도로의 통행을 재개했다. 서울시는 간선도로 교통통제로 대중교통 이용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이날부터 호우경보 해제 시까지 비상수송대책에 돌입했다. 지하철과 버스의 막차시간을 30분씩 연장하고 증편운행 횟수를 늘린다. 지하철은 출근시간 36회, 퇴근시간 16회, 막차 시간 95회 증편 운행한다. 지난달 29일부터 여름 휴가기간을 맞아 평일 5% 감축 운행에 들어간 버스는 이번 조치로 조기 정상 운행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예측할 수 없는 기후상황으로 장마가 길어지면서 인명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10일부터는 태풍의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등 피해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피해 예방 및 복구를 위해 가용인력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
[오늘의 날씨]태풍 영향으로 전국에 많은 비…강풍도 주의해야
사회 사회일반 2020.08.10 05:00:00월요일인 오늘은 제5호 태풍 ‘장미’의 영향으로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리겠다.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전남 남해안과 경남, 제주도 남부와 산지, 지리산 일대에는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으며, 서울·경기 북부와 강원영서 북부에도 새벽까지 매우 강한 비가 내리겠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중부지방, 남부지방, 제주도, 서해5도 100~200mm, 서울·경기북부, 강원영서북부, 전남남해안, 경남, 제주도(남부와 산지), 지리산 부근 300mm 이상, 울릉도·독도 20~60mm이다. 강원 남부와 충청 내륙, 경상도, 전라도(서해안 제외)에는 초속 10∼20m, 순간최대풍속 초속 25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어 야외 시설물 피해가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 기상청은 “제5호 태풍 ‘장미’의 발달과 이동 경로, 이동속도에 따라 강수와 강풍지역 등이 달라질 수 있다”며 예보에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22∼26도, 낮 최고기온은 27∼31도로 예보됐다. 미세먼지 농도는 전 권역이 ‘좋음’ 수준을 보이겠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1∼4m, 서해 앞바다에서 0.5∼2.5m, 남해 앞바다에서 1.5∼4m로 높게 일겠다. 먼바다의 파고는 동해 1∼5m, 서해 1∼4m, 남해 2∼5m로 예상돼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
[사진]태풍 '장미' 피해 도로 위로 올라온 어선들
문화·스포츠 라이프 2020.08.09 20:08:13 -
‘물폭탄’ 장마 엎친데 태풍 ‘장미’ 덮친다
사회 사회일반 2020.08.09 18:33:59지난 6월 말부터 시작된 집중호우로 50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3,500여세대 6,000여명의 누적 이재민이 발생했다. 10일에는 제5호 태풍 ‘장미’가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보여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7시30분 기준 이번 집중호우로 사망 38명과 실종 12명의 누적 인명피해가 집계됐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중호우가 주말 새 남부지방으로 이동하면서 피해 규모가 크게 늘었다. 이번 집중호우는 6월24일 중부지방에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시작됐다. 장마전선은 이례적으로 47일 동안 중부와 남부를 오르내렸고, 이달 1일 중부지방에 집중호우를 퍼부으면서 본격적으로 피해를 키웠다. 50명의 인명피해는 ‘우면산 산사태’ 등으로 78명이 숨졌던 2011년 수해 이후 최대 규모다. 기상청은 오는 14일까지 전국에 집중호우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했다. 10일 오후에는 이날 오전 일본 오키나와 남쪽에서 발생한 태풍 장미가 한반도로 북상하면서 폭우와 함께 돌풍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 장미가 예상대로 북상해 남해안에 상륙하면 올해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태풍이 된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에 이어 태풍까지 겹치면서 11일까지 지역별로 100~300㎜의 비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부지방은 최대 5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보면 태풍의 개수와 위력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태풍이 장마보다 큰 피해를 몰고 온 적이 많았다”며 “태풍 장미는 10일 오전 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나 이날 오후 남해안에 상륙한 뒤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
'물폭탄' 장마 엎친데 태풍 '장미' 덮친다
사회 사회일반 2020.08.09 18:07:10지난 6월부터 시작된 집중호우로 50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3,500여세대 6,000여명의 누적 이재민이 발생했다. 10일에는 제5호 태풍 ‘장미’가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보여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늘어날 전망이다.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5시30분 기준 이번 집중호우로 사망 38명과 실종 12명의 누적 인명피해가 집계됐다. 중부지방에 집중됐던 집중호우가 주말 새 남부지방으로 이어지면서 피해 규모가 크게 늘었다. 이번 집중호우는 6월24일 중부지방에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시작됐다. 장마전선은 이례적으로 47일 동안 중부와 남부를 오르내렸고 이달 1일 중부지방에 집중호우를 퍼부으면서 본격적으로 피해를 카웠다. 50명의 인명피해는 ‘우면산 산사태’ 등으로 78명이 숨졌던 2011년 수해 이후 최대 규모다.기상청은 오는 14일까지 전국에 집중호우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했다. 10일 오후에는 이날 오전 일본 오키나와 남쪽에서 발생한 태풍 장미가 한반도로 북상하면서 폭우와 함께 돌풍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미가 예상대로 북상해 남해안에 상륙하면 올해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태풍이 된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에 이어 태풍까지 올라오면서 11일까지 지역별로 100~300㎜의 비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부지방은 최대 5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보면 태풍의 개수와 위력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태풍이 장마보다 큰 피해를 몰고 온 적이 많았다”며 “태풍 장미는 10일 오전 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나 이날 오후 남해안에 상륙한 뒤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
태풍 '장미' 북상중…최대 500mm "또 물폭탄" 경보
사회 사회일반 2020.08.09 14:42:16올 여름 집중호우로 50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가운데 제5호 ‘태풍’ 장미가 북상하며 풍수해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지역별로 100∼300mm의 비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부지방의 경우 최대 500mm 이상 내리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북상 중인 제5호 태풍 장마는 9일 오전 3시 일본 오키나와 남남서쪽 600km 부근 해상에서 발생했다. 태풍 장미는 현재 중심기압 1,000hPa, 강풍반경 약 200km, 중심 최대풍속 초속 18km의 세력을 유지하며 북상 중이다. 태풍 장미는 10일 오전 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나 오후 중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올해 여름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첫 태풍이 될 예정이다. 이후 점차 약화하며 북동진해 10일 밤 동해상으로 진출하고 11일 오전에는 점차 저기압으로 변하겠다. 기상청은 “태풍이 10일 새벽까지 29도 이상의 고수온 해역을 지나면서 더 발달하기 좋은 환경이 갖춰져 있긴 하지만, 중상층 대기에서는 태풍 주변으로 건조한 공기가 분포하기 때문에 급격히 발달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현재 태풍의 세력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저기압으로 약화하는 시점이 빨라질 가능성이 있으며 기압계의 변화 상황에 따라 이동경로, 속도, 상륙지역이 매우 유동적”이라고 덧붙였다. 정체전선과 태풍에 동반된 비구름의 영향으로 10일은 전국, 11일은 중부지방과 전라도에 비가 내리겠다. 중부지방은 10일 새벽까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집중되겠고, 남부지방은 10일 밤까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9∼11일 예상 누적 강수량은 강한 비가 이어지는 중부지방의 경우 100∼300mm(많은 곳 500mm 이상),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100∼200mm다. 태풍의 이동 경로에 가장 가까운 제주 남부·산지와 경남, 지리산 부근은 최대 300mm 이상이다. 기상청은 “최근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가운데 11일까지 많은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지대 침수, 산사태, 축대 붕괴 등의 비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집중호우로 총 50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이는 지난 2011년 호우와 태풍으로 78명이 사망·실종된 이후 가장 많은 인명피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6월 24일 중부지방에서 장마가 시작된 이후 47일째인 이날 현재까지 집중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38명, 실종자는 1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13일 경남 함양에서 배수로 작업을 하던 남성 2명이 목숨을 잃고 같은 달 23~25일 부산 지하차도 침수로 3명이 숨지는 등 울산·김포 등에서 모두 5명이 사망했다. 30일에는 대전에서 통제된 지하차도를 지나던 행인 1명이 물에 빠져 숨졌다. 이어 이달 1일부터 수도권과 충청, 전남 지역에 연달아 폭우가 쏟아지면서 30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됐다. 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2011년 77명을 기록한 뒤 2019년 1명 등 한 자릿수를 유지해왔다. 예측하기 어려운 폭우와 함께 정부의 뒤늦은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일 이미 사망·실종자가 17명이 나오고 800명 이상 이재민이 발생했지만, 중대본은 지난 2일 오후에서야 대응 수위를 최고 3단계로 높였으며, 풍수해 위기경보 최고단계인 ‘심각’은 3일 오후에야 발령했다. 길어진 장마도 피해를 키웠다. 올해 장마는 47일째 이어지며 역대 최장 장마로 기록될 전망이다. 중부지방의 경우 역대 장마가 가장 길었던 해는 2013년의 49일이며, 장마가 가장 늦게 끝난 해는 1987년 8월 10일이다.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
남부지방 큰 피해 가운데 제5호 태풍 ‘장미’ 영향권 들어 비상
사회 전국 2020.08.09 13:06:38계속된 폭우로 남부 지방도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북상하는 제5호 태풍 ‘장미’가 경남 지역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돼 추가 피해 예방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8일 최대 45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지며 비 피해가 잇따른 경남에서는 이날 오전 4시께 창녕군 이방면 장천리 구학마을과 죽전마을 등 2개 마을이 물에 잠겼다. 마을이 침수되면서 2개 마을 주민 156명이 인근 초등학교로 대피했고, 장천리 우산·곡척·우미마을과 인근 송곡리, 거남리 주민도 대피 준비를 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을 보트로 구조하는 한편 이 마을로 통하는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창녕지역 마을 침수는 장천 배수펌프장 배수문 고장으로 인한 배수 불량과 낙동강 제방 20∼30m가 유실되면서 발생했다. 경남은 이날 비가 소강상태를 접어들었음에도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같은 날 거창군 주상면 한 야산에서 토사가 무너져 80대가 매몰돼 숨지고 밀양시 산내면 순마교 인근 하천에서 배수로 이물질을 제거하던 50대가 실종됐다. 특히 하동군 화개면 화개장터는 전날 섬진강 지류 화개천이 범람하면서 물에 잠겨, 빠졌지만 폭격을 맞은 듯 처참했다. 인근 하동 취수장이 침수돼 생활용수 급수마저 끊긴 가운데 500여 명이 투입돼 긴급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제5호 태풍 ‘장미’가 제주를 지나 경남 지리산에 300㎜가 넘는 비를 뿌릴것을 예보하고 있어 피해복구에 어려움과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 경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복구를 만전에 기하고 있는 가운데 또 북상하는 태풍으로 인한 추가 피해가 예상돼 최소화시키기 위해 전 행정력을 동원할 계획에 있다”고 말했다. /창원=황상욱기자 sook@@sedaily.com -
폭우 피해 추스르기도 전에…내일 태풍 '장미' 온다
사회 사회일반 2020.08.09 11:55:45올 여름 집중호우로 50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가운데 제5호 ‘태풍’ 장미가 북상하며 풍수해 피해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북상 중인 제5호 태풍 장마는 다음날 오후 3시 부산 남서쪽 약 50km 부근을 지나며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태풍의 영향으로 10일 전국 비가 오고, 경남과 제주에는 강한 바람과 함께 매우 많은 비가 내릴 예정이다.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으로 북상하며 이날 오전 7시 기준 경기도와 충청남도, 전라도 서해안에 시간당 30∼50mm의 매우 강한 비가 오고 있다. 서해상에서 발달한 비구름대가 계속 유입되면서 서울·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서해안, 강원도 영서 지방에는 강한 비가 이어질 예정이다. 기상청은 “최근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가운데 11일까지 많은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지대 침수, 산사태, 축대 붕괴 등의 비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집중호우로 총 50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이는 지난 2011년 호우와 태풍으로 78명이 사망·실종된 이후 가장 많은 인명피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6월 24일 중부지방에서 장마가 시작된 이후 47일째인 이날 현재까지 집중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38명, 실종자는 1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13일 경남 함양에서 배수로 작업을 하던 남성 2명이 목숨을 잃고 같은 달 23~25일 부산 지하차도 침수로 3명이 숨지는 등 울산·김포 등에서 모두 5명이 사망했다. 30일에는 대전에서 통제된 지하차도를 지나던 행인 1명이 물에 빠져 숨졌다. 이어 이달 1일부터 수도권과 충청, 전남 지역에 연달아 폭우가 쏟아지면서 30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됐다. 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2011년 77명을 기록한 뒤 2019년 1명 등 한 자릿수를 유지해왔다. 예측하기 어려운 폭우와 함께 정부의 뒤늦은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일 이미 사망·실종자가 17명이 나오고 800명 이상 이재민이 발생했지만, 중대본은 지난 2일 오후에서야 대응 수위를 최고 3단계로 높였으며, 풍수해 위기경보 최고단계인 ‘심각’은 3일 오후에야 발령했다. 길어진 장마도 피해를 키웠다. 올해 장마는 47일째 이어지며 역대 최장 장마로 기록될 전망이다. 중부지방의 경우 역대 장마가 가장 길었던 해는 2013년의 49일이며, 장마가 가장 늦게 끝난 해는 1987년 8월 10일이다.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
[창간기획] "대공황 원인은 금본위제" 갈파...학계 큰 영향
국제 경제·마켓 2020.08.05 17:16:03지난달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로 지명받은 주디 셸턴은 금본위제 복귀를 주장해 논란이 많았다. 이 논란에서 각종 언론에 많이 등장한 게 대공황의 원인이 금본위제에 있었다고 분석한 배리 아이컨그린 UC버클리대 교수다. 그는 지난 1992년 펴낸 책 ‘황금족쇄(Golden Fetters)’에서 1930년대의 대공황은 미국 주식시장의 붕괴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금본위제라는 고정환율제에 원인이 있었다고 주장해 학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 아이컨그린 교수는 세계적 국제금융·통화정책 전문가다.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수석정책고문과 전미경제연구소(NBER) 연구위원 등을 지냈다. 한국은행의 해외자문과 UC버클리 한국학연구소 전임교수 등을 거친 대표적인 지한파 학자이기도 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하버드대 공동기획 연구에도 참여했다. 2010년에는 국제슘페터학회 슘페터상을 받았고 2011년에는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식인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암호화폐 분야에 대한 관심도 높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
[창간기획] "코로나 이후 저축률 높아질 것...고용은 의료·보육 중심 전환"
국제 경제·마켓 2020.08.05 17:14:45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70만명에 가까운 사망자와 1,845만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보건 분야에서 인류 역사의 획을 긋는 사건이지만 재택근무처럼 경제 측면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배리 아이컨그린 교수가 보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경제는 어떨까. 그는 “두 가지가 분명하다”며 “첫째, 기업들은 공급망을 다양화하고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에서 저스트 인 케이스(just in case)로 이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스트 인 타임은 재고를 최소화하는 전략이고 저스트 인 케이스는 물량 부족이 생기지 않게 평소에 재고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방식이다. 그는 이어 “두 번째로 고용이 소매업과 접객·항공·관광 및 엔터테인먼트에서 벗어나 의료와 보육·노인관리를 포함해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직 불확실한 것은 가계의 저축 행태인데 아이컨그린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바뀔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는 가계에 저축이 불충분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며 “역사적으로 보면 대공황을 겪으며 살았던 사람들은 신중한 투자자이고 저축률이 높은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미국은 전체 경제의 3분의2를 소비가 차지하는데 그만큼 소비가 미덕인 나라다. 이 같은 소비와 지출 패턴이 코로나19 이후 저축을 늘리는 방식으로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다른 이들은 미국 소비자들이 다시 오래된 소비습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한다”면서도 “내 추측으로는 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
[창간기획] "美, 부채관리 위해 인플레 용인...신흥국 '빚폭탄' 터질수도"
국제 경제·마켓 2020.08.05 17:13:34“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이 길게는 10년 동안 2% 미만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 넘는 인플레이션을 용인할 것이라는 점과 이것이 점점 커지는 연방정부 부채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국제금융 전문가인 배리 아이컨그린 UC버클리 경제학과 교수는 서울경제신문 창간 60주년 특별 인터뷰에서 시장은 장기간 낮은 물가상승률을 예측하고 있지만 정부 지출 확대와 대규모 유동성에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는 공공 부문 지출의 큰 증가와 연준의 유동성으로 인한 일부 인플레이션을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공공지출 증가는 가계의 민간지출 감소를 메우고 있고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경제 상황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가 약해질 수 있어 전체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이 항상 사물을 옳게 보는 것은 아니지만 이 같은 견해에는 일리가 있다”고 했다. 아이컨그린 교수는 물가상승률이 지금보다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기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는 연준은 인플레이션에도 금리를 올리기 어려워 이를 묵인할 것이며, 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연방정부 부채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 월가에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즉각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섰던 과거의 관행을 따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은 실질 부채 규모를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앞서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코로나19 대응에 미국 연방정부의 2020회계연도(2019년 10월~2020년 9월) 재정적자가 3조7,000억달러(약 4,41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이컨그린 교수는 “그럼에도 지난 1980년대 13%에 이르는 고인플레이션의 교훈이 미국 사회에는 아직 생생히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며 “연준이 2% 넘는 인플레이션을 용인한다는 것은 10%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3~4%라는 뜻”이라고 전했다. 미국 경기에 대해서는 ‘더블딥(double dip·이중침체)’ 가능성이 높다고 단언했다. 그는 “미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며 “더블딥 가능성이 확실히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경기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해서는 가을에 날씨가 더 추워지거나 독감 계절이 오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어떻게 될 것인지와 언제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것인지 알 필요가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경기회복에 대한 질문은 경제학자가 아닌 역학자가 더 잘 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회복 속도가 빠르게 둔화할 경우 부채위기가 앞당겨질 수 있을까. 아이컨그린 교수는 1차적으로 선진국과 신흥국을 나눠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자국 통화로 채무를 표시하는 국가들은 자국 중앙은행에 의존해 상대적으로 낮은 이자율을 유지할 수 있어 부채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이것이 지난 10년 동안의 일본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다. 이런 국가에서는 부채위기가 터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기업들의 부채가 늘어나는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는 게 아이컨그린 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빚이 많으면 다른 문제가 생기는데 이것이 기업 부문에 집중되면 좀비기업과 투자 부실을 만들어낸다”고 지적했다. 재원이 적정한 곳에 배분되지 않아 잠재성장률을 갉아먹고 경쟁력도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재정위기 우려가 컸던 이탈리아에 대해서는 “부채위기가 폭발할 수 있는 나라는 자국 통화로 부채가 표시되지 않는 나라로 이들 국가에서는 중앙은행이 시장을 지원할 수 없다”며 “이탈리아는 중앙은행이 없지만 다행히도 유럽중앙은행(ECB)이 채권시장을 지원하고 유럽연합(EU)의 새로운 재정기구가 적자지출을 보조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EU는 7,500억유로(약 1,058조원) 규모의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 조성에 합의했는데 이 같은 대책들에 이탈리아도 재정위기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신흥시장은 다르다. 아이컨그린 교수는 “신흥시장의 기업부채와 저소득 국가의 정부부채는 외화로 표시된다”며 “그곳이 부채위기 폭발의 위험이 집중된 곳”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신흥국과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1,000억달러 이상의 금융자금이 흘러나왔다”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초기 2개월간 이곳에서 빠져나간 금융자금의 3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미중 관계에 대해서는 “코로나19를 억제하지 못한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것”이라고 진단한 뒤 “중국이 바이러스를 퍼뜨렸다고 하고 불공정 무역관계를 논하고 영사관을 폐쇄하기 위한 핑계로 산업스파이 문제를 얘기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아이컨그린 교수는 정권이 바뀌더라도 이 같은 대중 강경 노선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흥미로운 것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새 행정부가 중국을 다르게 다룰 것이냐 하는 부분”이라며 “나는 바이든과 그의 팀이 중국의 무역과 지적재산권에 대한 우려를 공유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 대한 미국의 태도는 바뀌었고 이는 다음 정권에서 다시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접근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아이컨그린 교수의 견해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 지적재산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다른 국가들과의 연합을 통해 중국 문제를 다루려고 할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대하는 방식은 이전과 차이가 날 것”이라고 점쳤다. 최근의 달러 약세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당분간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위상은 유지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세계 금융 시스템이 달러로 운영되고 연준이 그 중심에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며 “이 같은 사실들은 코로나19 위기 초기에 다시 강조되고 강화됐다”고 밝혔다. 달러 약세와 금값 급등 속에서 주목받고 있는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암호화폐 투자를 투기로 생각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옳다고 보지 않는다”며 “암호화폐는 마치 다리가 달린 것처럼 국경을 넘어 결제가 가능한, 실질적으로 가시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 자체에는 어떤 본질적인 가치도 없다. 다른 이들이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것이 가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그런 측면에서 암호화폐도 앞으로 더 널리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
KAIST '이수영 재단' 지원금으로 인류 난제 풀 인재 키운다
산업 IT 2020.08.04 18:10:13KAIST는 ‘이수영과학교육재단’에서 나오는 돈을 바탕으로 과학지식의 패러다임을 바꾸거나 독창적인 과학지식과 이론을 정립할 수 있는 연구를 지원하기로 했다. 인류의 난제를 해결할 연구를 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KAIST 싱귤래리티 교수’를 선정하기로 했다. 첫 10년간 논문·특허 중심의 연차실적평가를 유예해 마음껏 연구하도록 한 뒤 이후 실적을 평가해 10년을 연장할 수 있다. 정부와 공공기관 등에서 보통 3년짜리 연구개발(R&D) 과제를 받으면 연차평가 등 행정 부담이 만만치 않은 문제를 해소한 것이다. 이수영 KAIST 발전재단 이사장은 “지난 1961년 개교한 KAIST에서 이제는 국내 최초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싱귤래리티(singularity)는 양적으로 팽창하다 질적인 도약을 하는 특이점을 말한다. 절대 그렇게 되면 안 되지만 인류가 인공지능(AI)을 통제할 수 없는 시점을 예로 들 수 있다.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은 2005년에 펴낸 ‘특이점이 온다’라는 책에서 오는 2045년에 특이점이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혁신 기업가인 피터 디아만디스와 커즈와일은 2008년 구글과 미 항공우주국(NASA) 등의 지원을 받아 실리콘밸리에 10주짜리 싱귤래리티대를 설립했다. “기하급수적 사고라는 미친 아이디어를 융합하고 협업해 세상을 바꾼다”는 점을 내세운다. 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로봇·생명과학·3D프린팅·가상현실(VR)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혁신 아이디어를 창업으로 연결시켜 인류 문제를 해결한다는 게 목표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
이수영 KAIST발전재단 이사장 "휴지 한 장도 아끼지만 명분 있다면 돈 안 아껴"
산업 IT 2020.08.04 18:08:40“큰돈은 명분이 있으면 쓰지만 조그만 돈은 아껴. 휴지 한 장도 반절로 접어서 써.” 이수영 KAIST 발전재단 이사장은 서울경제신문 창간 60주년 특별 인터뷰에서 “돈은 필요할 때 쓰는 것이다. 나라와 사회를 위해 쓸 때 보람 있다. 나만 잘살면 안 된다”며 돈에 관한 철학도 밝혔다. 초등학교 때 ‘자라서 뭐가 될 거냐’고 물으면 자선사업가라고 했다는 그의 가치관은 베풀기와 책을 좋아하는 엄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땅과 집을 보는 눈이 남달랐던 아버지로부터는 부동산 투자에 대한 감을 배웠다. “엄마는 6·25 당시 시골에서 올라온 쌀을 인민군한테 빼앗기지 않기 위해 문지방 높이까지 채워놓고 돗자리를 깔아 6개월 치를 보관했어. 초등학교도 못 나온 분인데 ‘아가야’라고 부르며 많은 것을 가르쳤지. 부모가 착하면 자식이 효자가 돼. 사람을 부릴 때는 마음을 헤아려줘야 하고.” 그의 부모는 서울 종로 필운동 집 근처 사직공원에서 호박이나 감자 등을 심어 배고픈 동네 사람에게 많이 보시했다는 게 그의 기억이다. “아버지는 성질이 급한데다 뼈대 있는 양반의 후예라고 시시콜콜 따지고 노름하고 빚보증을 섰다가 쫄딱 망했어. 설움을 당한 뒤 장사를 해 돈을 모아 서울로 이사했지. (단독정부 수립을 위한) 1948년 5·10선거에서 필운동선거관리위원장도 해 대통령상도 받아 6·25 때 죽을 수도 있었어. 그런데 엄마의 음덕으로 화를 피한 거야. 엄마가 덕을 베풀면 자식도 잘되고 집안이 잘되는 법이지.” 그는 “기자 때는 몸을 딱 세웠는데 사업하며 고개 숙일 줄 알게 됐다. 거울 보고 고개 숙이고 웃는 연습을 했다”며 “운이 좋았는데 서울대 법대 출신들이 여러 가지로 챙겨줬다. 그럴 때 좋은 학교를 다닌 게 자랑스러웠다. 사람은 인상이 좋고 겸손하고 밥도 살 줄 알아야 한다”며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인터뷰가 끝난 뒤 1인당 5만5,000원짜리 저녁을 산 그는 이제는 건강이 좋지 않아 미국에 갈 때 마일리지 업그레이드를 통해 1등석을 타고 간다고 했다. 그는 “서울경제 기자 시절인 1971년 서울대 법대 동창회 장학재단 재정부장을 맡자마자 현대경제일보 퇴직금 4만원을 장학금으로 냈고 이후 20만원을 추가 기탁했다”며 “권번(일제강점기 시절 기생학교) 출신으로 여관을 하던 이차숙 할머니가 500만원을 가져왔는데 지금은 5억원도 넘는 큰돈이다. 돈은 그렇게 쓰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
여든둘에 대학 동기와 초혼..."이불도 덮어주고, 나쁘지 않아요"
산업 IT 2020.08.04 18:06:58지난 2018년 82세에 초혼한 이수영 KAIST 발전재단 이사장은 남편(서울대 법대 동기로 검사 출신의 김창홍 변호사)과의 러브스토리도 서울경제에 처음으로 털어놓았다. 일부에서는 첫사랑으로 알려졌으나 사실 대학에서는 동기생이 300명이나 돼 얼굴도 몰랐다는 게 그의 말이다. 오히려 재학 중 그에게 다가온 이는 영문학과 교수를 아버지로 둔 동기생과 학생 때 고시3과에 합격한 1년 선배였다. 그는 “한 명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얘기도 들려주며 편하게 대해줘 얘기가 잘 통했지만 프로포즈가 없었고 다른 한 명은 사무관 시절 도서관을 찾아와 ‘첫 월급을 탔는데 살림할 수 있느냐’고 말할 정도로 저돌적이었으나 마음이 움직이지 않아 인연이 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던 중 1980년 서울경제를 그만두고 골프를 배워 법대 동기들과 월 1회씩 운동을 했는데 지금의 남편이 티를 꽂아주는 등 매너 있게 다가왔다. “차를 그 집에 주차해놓고 같이 이동했어. ‘자치기도 안 될 정도’로 골프를 못했는데 캐디 노릇까지 해주며 지극정성이었지.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혼비백산할 정도였는데, 그래서 더 친해졌지. 당시 3,400만원에 골프장 회원권을 사 2억5,000만원에 파는 등 돈도 붙었고(웃음). 여의도백화점 한 층을 사고 깡패한테 시달릴 때 소송 조언도 해주고 고마웠지.” 이후 두 사람은 김창홍 변호사가 부인과 사별한 뒤 뒤늦게 만혼(晩婚)의 연을 맺게 된다. “난 대학 때 청순가련형이라 방학 때 연애편지 읽느라 영감 얼굴도 몰랐어. 근데 할아버지(남편)는 나를 ‘참 예뻤다’고 기억해. 이제는 전깃불 끄고 잠자리도 봐주고 이불 차면 덮어주지, 철봉도 10개나 하고 골프도 장타자야(웃음).” 그는 남편에 대한 자랑을 이어갔다. “할아버지는 고시 양과에 합격해 경제기획원 사무관도 하고 서울고검 수석부장까지 했으나 검사장 직전에 브레이크가 걸렸는데 돈을 몰라. 변호사를 ‘칼 안 든 도둑’이라고 하는데 인지세 정도만 받아. 인색할 정도로 정말 안 써. (남들과 달리) 내 돈도 탐하지 않고(웃음). 이번에 이수영과학교육재단 만드는 것도 ‘어서 하라’고 했어.” 그러면서 8월 한 달간 미국의 골프장에서 같이 골프를 즐기며 “과장 없이 그대로 자서전 속편도 쓰겠다”고 덧붙였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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