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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한은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07.13 09:50:4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지난 4월과 5월에 이은 사상 첫 3회 연속 금리 인상인 동시에 금통위가 빅스텝을 밟은 것 역시 1999년 기준금리 도입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금통위는 이날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현재 1.75%인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25%로 높아지게 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6%를 기록하며 물가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데다 미국의 고강도 통화긴축으로 한미 금리 역전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금통위가 전례 없는 빅스텝을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
장중 1316원 찍은 환율…'빅스텝' 힘실린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07.12 18:03:11짙어지는 경기 침체 우려가 달러 강세를 부채질하며 원·달러 환율이 13년 3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물가가 고공 행진하는 가운데 환율까지 가파르게 오르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전일 대비 12원 넘게 오른 1316원 40전까지 치솟으며 4거래일 만에 연고점을 다시 갈아 치웠다. 장중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30일(1325원) 이후 13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장 마감 직전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한 환율은 전날보다 8원 20전 오른 1312원 10전에 거래를 마쳤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위기가 유럽의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달러 강세에 기름을 부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인 108.5까지 치솟았다. 반면 유로화는 달러화 가치와 1 대 1로 교환되는 패러티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급락했다. 당분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일본 투자은행 노무라는 최근 보고서에서 3분기 원·달러 환율이 1350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고강도 통화 긴축으로 한미 금리 역전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금통위의 빅스텝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13일 금통위가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6~27일(현지 시간) 빅스텝만 밟아도 곧바로 한미 금리가 역전된다. 이 경우 외국인 투자 자금 이탈로 원화 가치가 추가 하락하면서 수입 물가를 다시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오후 시황] 한은 ‘빅스텝’ 미국 ‘자이언트스텝’에 코스피 2340선 관망세
증권 증권일반 2022.07.11 14:44:20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 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코스피가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하면서 오전만 해도 상승세던 코스피는 하락 전환했다. 11일 오후 2시19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72포인트(0.16%) 내린 2346.89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6.82포인트(0.29%) 오른 2357.43에 출발해 하락 전환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이 1744억 원을 팔아 치우며 매도세를 주도하고 있고 외국인은 341억 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2004억 원 순매수 중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LG에너지솔루션(373220)(3.35%), 현대차(005380)(1.4%),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22%), 삼성전자(005930)(0.68%), 삼성전자우(005935)(0.19%), 카카오(035720)(0.14%) 등은 상승했다. LG화학(051910)(-3.33%), NAVER(035420)(-3.21%), 삼성SDI(006400)(-1.68%), SK하이닉스(000660)(-0.74%) 등은 하락했다. 상승 업종은 의료정밀(5.13%), 의약품(1.68%), 통신업(1.20%), 전기전자(0.74%), 운수장비(0.43%) 등이다. 하락 업종은 운수창고(-2.67%), 섬유의복(-2.28%), 화학(-1.94%), 전기가스업(-1.47%), 유통업(-1.34%) 등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시장의 경우 경기침체 우려는 완화됐으나 여전히 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재확인했고 이번 주에는 미국 소비자물가, 소매판매, 산업생산 그리고 중국 수출입, 2분기 GDP성장률, 6월 실물지표 등 주요 경제지표 일정을 앞두고 있어 관련 경계심리도 유입되는 모습”이라고 봤다. 이날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8월 채권시장 지표’에 따르면 100명 중 99명이 오는 13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64%는 한 번에 50bp를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 안정을 위한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금리인상 기조가 예상되어 기준금리 상승 응답자 비율이 증가했다고 금투협은 설명했다. 한국은행 뿐만 아니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도 또 한번의 자이언트스텝(0.75% 포인트)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2포인트(0.29%) 오른 768.70을 기록 중이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54억 원, 296억 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반면 개인은 1475억 원을 순매수하는 중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씨젠(096530)(5.7%), 스튜디오드래곤(253450)(1.36%),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0.42%), HLB(028300)(0.25%) 등은 상승했다. 에코프로비엠(247540)(-3.45%), 펄어비스(263750)(-2.09%), 알테오젠(196170)(-2.03%), 엘앤에프(066970)(-1.87%), 셀트리온제약(068760)(-0.38%) 등은 하락했다. 상승 업종은 제약(2.15%), 음식료·담배(1.46%), 출판·매체복제(1.34%), 오락·문화(1.01%), 통신서비스(0.84%) 등이다. 하락 업종은 일반전기전자(-2.09%), 기타 제조(-1.15%), 비금속(-0.76%), 금융(-0.66%), 금속(-0.46%) 등이다. 원·달러 환율이 재차 1300원대를 돌파하며 외국인 매도세가 늘어나는 것도 부담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1원 상승한 1301.5원에 거래되고 있다. -
대한상의 "빅스텝 땐 기업 이자부담 3.9조…조세 완화 등 지원해야"
산업 기업 2022.07.11 12:00:00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전망이 고조되는 가운데 실제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기업들의 대출이자 부담 규모가 약 3조 9000억원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중소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충격을 상쇄할 정부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12일 ‘한미 정책금리 역전 도래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한미 정책금리가 이르면 7월말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같이 분석했다. SGI는 “고공행진 중인 국내 물가와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인상”이라면서도 “기업과 가계에도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SGI는 기준금리 변동으로 단기적 경기 위축 가능성을 제기했다. 물가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정책금리를 높일 경우 나타나는 성장 손실 비용(희생률)을 분석한 결과 물가상승률 1%포인트를 하락시키기 위해서는 경제성장률을 0.96%까지 희생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선진국들의 평균 희생률(0.6~0.8%)보다 높았다. 국내 경제가 다른 국가에 비해 금리인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의미다. 금리인상에 따른 기업 금융부담 증가도 지적했다. SGI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은 2019년 12.4%에서 2021년 16%로 3.6%포인트 늘었다. SGI는 “한국은행이 빅스텝에 나설 경우 기업들의 대출이자 부담 규모는 약 3조 9000억원 늘어날 것”이라며 “그간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에 익숙해진 기업들이 아직 코로나 충격에서 회복하지 못한 채로 기업대출금리가 인상될 경우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금리인상 영향이 더 크게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중소기업들은 매출 규모가 크지 않고 신용등급이 높지 않아 자금조달 시 주식·채권 발행보다 은행 대출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시 대기업은 1조 1000억원, 중소기업은 2조 8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외국인 자금의 유출 가능성도 경고했다. SGI는 “현재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파르고 원화환율 평가절하 기대심리도 있어 과거 한미 정책금리 역전 시기보다 외국인자금 유출 가능성이 높다”며“갑작스러운 외국인자금 유출로 금융과 실물에 부정적 영향 생기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SGI는 이 같은 우려에 따라 정부가 기업의 금융·조세 부담 완화 등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취약 중소기업에 대한 추가적인 대출 만기 연장, 상환유예 등 금융지원 조치와 법인세율 인하,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소득 대비 상생지원 비율에 따라 법인세를 추가 부담하는 제도) 폐지 등을 제시했다. 또 급격한 외국인 자금 유출에 대비해 통화스와프 확충 등 외화건전성 유지 노력 등을 주문했다. SGI는 “국내 잠재성장률은 인구구조 변화 영향으로 2021년 2%에서 2030년 1.5%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금리인상의 부정적 효과를 중장기적인 성장 정책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미래 신산업과 기술혁신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기업들이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규제 시스템의 전반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채권전문가 10명 중 6명 "7월 금통위 '빅스텝' 나설 것"
증권 채권 2022.07.11 10:40:38채권전문가 10명 중 6명은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금융투자협회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9%가 7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고 밝혔다. 해당 응답 비율은 지난달(94%) 대비 5%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금리 동결을 예상한 응답 비율은 1% 수준에 그쳤다. 금투협 측은 “물가 안정을 위한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한은의 지속적인 금리인상 기조가 예상돼 7월 금통위 기준금리 상승을 전망한 응답자 비율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특히 응답자의 64%가 기준금리 인상 수준으로 빅스텝에 준하는 50bp(1bp=0.01%포인트)를 예상했다. 이어 34%가 25bp 인상을, 2%는 75bp 인상을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월 국내 채권시장 금리에 대해선 응답자의 과반(51%)이 금리 상승을 예상했다. 금리 상승 응답자 비율은 전월(62%) 대비 11%포인트 감소했다. 이어 응답자의 25%는 금리 하락을, 24%는 보합을 전망했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산출한 8월 채권시장 종합 지표(BMSI)는 91.3으로 지난달(89.0)보다 소폭 상승했다. -
美 빅스텝에 6월 채권금리 급등…외국인 보유 국내채권 역대 최대
증권 채권 2022.07.11 10:23:23미국의 고강도 긴축 정책과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전망으로 6월 국내 채권 금리가 큰 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발표한 6월 장외채권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국고채 금리는 3년물 기준 연 3.550%로, 전월 대비 52.3bp(1bp=0.01%포인트) 올랐다. 10년물 역시 연 3.636%로 같은 기간 31bp 상승했다. 금투협 측은 “월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7월 양적긴축(QT) 개시와 금리 인상, 국내 소비자물가 급등에 따른 한은의 빅스텝 예상 등으로 금리가 큰 폭 상승했다”며 “중순 이후론 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돼 유가 및 미 국채 금리가 하락했고, 한은 총재의 경기 둔화 우려 발언과 7월 국고채 물량 축소 등으로 금리가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채권발행 규모는 5월 대비 4조 4000억 원 감소한 71조 4000억 원을 기록했다. 통안증권과 국채 발행 규모가 각각 2조 5600억 원, 2조 2260억 원 줄어들면서 채권 발행량 감소세를 이끌었다. 발행잔액 역시 같은 기간 11조 8000억 원 줄어든 2560조 3000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채 발행은 금리 상승으로 기업들의 사모사채 조달이 늘어나면서 5월과 비슷한 7조 9000억 원 규모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발행은 금리 급등에 따라 수요가 위축되면서 3362억 원 감소한 6조 2147억 원 규모가 발행되는 데 그쳤다. 6월 회사채 수요예측은 5월 대비 1조 4700억 원 줄어든 2조 3800억 원, 발행 건수는 21건을 기록했다. 수요예측 참여율도 지난해 같은 달(329%)과 비교해 79.8%포인트 하락한 249.2%을 보였다. 지난달 장외 채권거래량은 금리 급등에 따른 변동성 증가로 전월대비 2조 8000억 원 증가한 385조 9000억 원, 일평균 거래량은 전월 대비 1조 1000억 원 증가한 19조 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투자자는 높은 금리 수준과 원화 약세 등으로 순매수를 늘려 국채 7조 3000억 원, 통안채 2조 6000억 원, 은행채 1조 2000억 원 등 총 11조 4000억 원 순매수했다. 지난달 말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채권보유 잔고는 229조 3505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
빅스텝하면 ‘오버킬’, 안 하면 ‘정책 실기’…한은, 뭘 해도 욕먹나 [조지원의 BOK리포트]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7.07 06:00:00한국은행 72년 역사상 첫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을 선택할까? 아니면 기존 방식대로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할 것인가? 물가가 1998년 이후 첫 6%대고, 환율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장중 1310원을 넘었다. 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비교 시점이 외환위기 또는 금융위기다.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열리는 만큼 이번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금리를 올릴지 말지가 아니다. 금리를 얼마나 올리게 될지가 관심사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6일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다음 금통위까지 3~4주 정도 남아있어서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그사이 나타난 시장 반응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 발언대로 기대인플레이션이 3.9%,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0%로 발표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시장 반응도 빅스텝으로 쏠렸다. 하지만 경기 침체 우려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계산이 복잡해졌다. 가계부채 때문에 빅스텝이 경기를 죽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빅스텝을 안 한다면 실기(失機)했다는 비판부터 직면할 수밖에 없다. 어떤 선택을 하든 욕을 한 번 먹을 수밖에 없다면 금통위는 물가 안정을 위해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물가 정점 아직인데…빅스텝 안 하면 ‘실기론’ 대두 먼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24년 만에 6%대를 기록한 만큼 빅스텝을 해야 할 명분은 충분하다.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3.9%로 한 달 만에 0.6%포인트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안정시켜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오르면 가계는 구매력 하락을 우려해 명목임금 상승을 요구하고 이는 상품의 생산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높다면 기업도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보면서 가격 인상을 추진한다. 이게 반복되면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된다. 과도한 임금 인상을 자제해달라는 말을 하는 것보다 기준금리를 과감히 올리는 것이 ‘물가·임금 악순환’을 막을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긴축에 속도를 내는 이유 역시 과도한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꺾기 위해서다.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된다면 금리 인상 속도는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물가 정점이 지나지 않은 만큼 빅스텝을 하지 않았을 때 실기론이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은 물가가 전월 대비 0.6~0.7%씩 오르는 흐름이 이어진다면 향후 물가가 7~8%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한은 역시 공급 측 요인에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수요 측 요인과 전기료·도시가스요금 인상이 겹치면서 물가가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물가 정점이 지나지 않은 만큼 빅스텝을 하게 된다면 지금이 적기라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와 경제 상황은 다르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가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을 하는 점도 압박이다. 호주중앙은행(RBA)이 사상 첫 연속 빅스텝을 하는 등 각국이 긴축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금통위가 빅스텝을 하지 않으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 고환율 역시 빅스텝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다. 1300원까지 오른 환율이 수입물가를 통해 물가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 외환당국은 올해에만 외환보유액을 248억 달러 넘게 줄이면서 환율을 방어 중이지만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인 만큼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요 감소 우려에 유가 급락…물가 아닌 경제만 잡나 반대로 코로나19 이후 가계부채가 1860조 원으로 급증한 가운데 경기 침체 우려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점은 부담이다. 우리나라는 긴축에 속도를 내는 다른 나라와 달리 가계부채 문제가 취약한 상태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106.6%다. 미국 78.0%, 일본 67.6%. 프랑스 67.1%, 독일 57.3% 등 주요국보다 높다.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는데 신규 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82.6%로 8년 4개월 만에 최고치인 점도 불안 요인이다. 문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우리나라 경제를 짓누르고 있던 고유가 상황이 해소될 조짐을 보인다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는 “국제유가 급락은 세계 경제에 대한 시장 불안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앞으로 시장의 관심이 ‘공급 불안’에서 ‘수요 우려’로 이동하면서 국제유가 하방 압력이 점차 강화될 수 있다”고 했다. 수요 침체가 국제유가 하락으로 이어진 만큼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꺾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빅스텝을 하더라도 공급 측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다는 보장 역시 없다. 공급 측 영향이 큰 인플레이션에 빅스텝으로 대응한다는 것은 수요를 꺾어서라도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다. 이런 상태에서 빅스텝을 하면 소비만 위축시켜 실물 경기가 침체되는 ‘오버킬(overkill)’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소비 심리나 기업 체감 경기 모두 꺾이는 중이다. 모건스탠리는 물가가 6%대로 올라서자 7월 금통위 전망을 베이비스텝에서 빅스텝으로 바꿨지만 이번 인상사이클에서 최종금리가 2.75%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유지했다. 연말로 갈수록 물가 상승 위험보다 성장 둔화 위험이 더 커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상대적으로 건전하지 못한 가계 부채 상황 때문에 기준금리가 급격히 높아지면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취약 차주의 디폴트(채무 불이행)는 물론이고 구매력 약화로 소비 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빅스텝 전망이 대다수…“기회비용 줄이려면 강도 높여야”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빅스텝을 전망하는 기관은 점차 늘고 있다. 7월 빅스텝을 예상하는 곳은 JP모건, 모건스탠리, 블룸버그, 씨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SK증권, 신영증권, KB증권, 유진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다수다. 반면 베이비스텝을 예측하는 곳은 노무라증권과 ING 두 곳 정도다. 한은 내부에서도 물가 불안을 빠르게 안정시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긴축의 기회비용인 경기 훼손은 어쩔 수 없이 발생하므로 감내해야 하는 부문”이라며 “그나마 기회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을 빨리 잡는 것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고강도 긴축을 시행해야 인플레이션 억제 효과가 높고 궁극적으로 경기에 미치는 타격이 적을 수 있다”고 했다. ※ ‘조지원의 BOK리포트’는 국내외 경제 흐름을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도록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경제학계 전반의 소식을 전하는 연재입니다. -
'빅스텝'이냐 '베이비스텝'이냐…고민 깊은 한은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7.06 17:50:4013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6인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6%대 물가와 1300원대 환율만 보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경기 침체 우려에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일주일 앞두고 묵언 기간에 돌입했다.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개인 의견이 표출돼 시장에 혼란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 금통위원은 물론이고 한은 임직원 모두 통화정책과 관련된 언급을 피하는 기간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경제 수장 회동이 있었던 4일부터 말을 아끼고 있다. 문제는 물가나 환율·유가 등 각종 경제지표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면서 어느 때보다 금통위 결정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물가 상승 추세가 아직 꺾이지 않은 만큼 금리 인상은 확실하지만 인상 폭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대다수 기관은 각종 물가 지표를 근거로 금통위가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24년 만에 6%대로 올라서면서 과감한 대응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6월 기대 인플레이션이 3.9%로 한 달 만에 0.6%포인트나 오른 것은 한은 내부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모건스탠리 등 국제 기관들도 빅스텝 가능성을 전망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은 금리 인상의 당위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했다. 이달 한미 금리 역전 가능성과 이로 인한 환율 불안도 빅스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은이 빅스텝을 밟지 않으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아닌 빅스텝만 밟아도 금리는 역전된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에 환율 불안 우려도 크다. 달러 강세에 따른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로 올해만 외환보유액이 248억 달러 넘게 줄어든 만큼 원화가치의 추가 하락을 막으려면 빅스텝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가능성과 국제 유가 급락으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민간 소비가 위축되면서 경기 침체를 유발하는 ‘오버킬(overkill)’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무엇보다 1860조 원에 이르는 가계부채가 발목을 잡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급격한 금리 인상이 가계 금융 비용 부담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빅스텝 가능성을 낮게 봤다. -
현대硏 “6%대 물가에 소비절벽…한은 빅스텝 불가피”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7.05 11:00:00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0%로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물가로 소비가 침체되는 ‘스티커 쇼크’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b 연준)의 금리 인상과 물가 급등으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빅스텝(0.50%포인트 인상) 단행이 불가피하지만 경기 침체 가능성도 커졌다는 진단이다. 5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스티커 쇼크와 과잉 대응’ 보고서를 통해 “국내 경제의 가장 큰 불안 요인은 고물가와 이에 따르는 경기 침체 우려”라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급격히 오르면서 각 경제 주체의 의사 결정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경제고통지수 급등을 유발하면서 서민 삶의 질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5월 기준 경제고통지수는 8.4포인트(소비자물가 상승률 5.4%+실업률3.0%)로 2001년 5월(9.0포인트) 이후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방역 해제로 보복 소비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스티커 쇼크’가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스티커 쇼크는 미국 소비자들이 예상을 넘는 가격 급등에 충격을 받는다는 의미로 매장 내 제품 가격을 표시하는 스티커에서 유래된 용어다. 한은이 조사한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6.4로 전월 대비 6.2포인트 하락하는 등 소비심리는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소매판매액지수도 5개월째 감소세다. 문제는 미 연준의 빠른 금리 인상과 물가 급등으로 한은 금통위가 긴축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최근 물가 상승으로 한은 역할론이 강조되는 상황인 만큼 빅스텝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경착륙할 경우 통화정책이 실물 경제 침체를 유발하는 ‘오버킬(과잉 대응)’과 이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국면 진입을 우려했다.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에 따른 고물가 고착화 방지 목적의 금리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통화정책의 과잉 대응에 따른 가계부채 경착륙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워드 가이던스(금통위원들의 기준금리에 대한 점도표 또는 중간값 제시 등) 도입을 통해 소통을 확대해 통화정책의 예측 가능성 제고를 도모해야 한다는 제언도 덧붙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과의 금리 역전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정성을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라며 “다만 과도한 금리 인상은 가계의 구매력 고갈을 유발해 내수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인상 속도의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고 했다. -
단기부채 11% 늘어난 대기업들…빅스텝 땐 '곡소리' 예고 [뒷북비즈]
산업 기업 2022.07.01 06:00:00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1년 내 상환해야 할 부채가 1년 만에 11% 증가했다. 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부채까지 대폭 늘면서 기업들이 긴축 경영으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다. 악화된 대내·외 경제여건 속에서 기업의 투자마저 줄어들면 경제에 심각한 위기가 찾아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일 서울경제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금융회사, 한국전력 제외)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총 유동부채는 올 3월 말 기준 396조 741억원(연결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357조 5666억원에 비해 38조 5075억원(10.8%) 늘어났다. 유동부채는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부채로, 이 규모가 커질수록 기업의 단기상환 부담이 높아진다. 유동부채는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신규 투자가 지속 발생하는 업종에 속한 기업들이 비교적 많이 늘었다. SK하이닉스(000660)의 경우 유동부채가 1년 새 약 70%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무려 200% 이상 급증했다. 해외 배터리 공장 증설 중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삼성SDI(006400)는 각각 45%, 35%씩 늘었다. 20개 기업 중 유동부채가 줄어든 기업은 기아, 두산에너빌리티, LG 등 3곳에 그쳤다. 재계에서는 7월 중 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경우 이자 부담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주요 대기업은 신규 투자를 줄이고 비용을 감축하는 등 긴축 경영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28.0%는 올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투자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답했다. 투자에 소극적이 되면 주요 그룹의 미래 사업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수익성이 확실하지 않은 기업일수록 금리인상에 따른 피해를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배터리 산업의 경우 매출 성장률은 높지만 리튬·니켈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영업이익률이 한자릿수에 그치거나 적자를 내고 있다. 금리에 따른 피해까지 겹치면 지금과 같은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나가는데 한계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배터리 외에 바이오, 플랫폼 등 부채가 크게 늘어난 분야의 대기업들도 높아진 이자 부담을 견뎌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유동부채는 지난해 3월 5574억원에서 올해 3월 1조7481억원으로 1년 만에 214%나 뛰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인수 및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 재원 약 3조2000억원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부채가 늘었다. 카카오(035720)는 같은 기간 3조336억원에서 5조6498억원으로 86.2% 증가했다. 금리 인상 추세가 길어지면 빚을 못 갚는 대기업이 속출할 수 있다. 전경련은 금리가 3%포인트만 인상돼도 대기업의 35% 이상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대기업 한계기업 비중이 27.6%와 비교하면 단번에 8%포인트 가량 급증할 것이라는 얘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가운데 기업의 재무 리스크가 가중됐다”며 “원재료 수입 비용과 이자 비용이 모두 증가하고 있어 기업들은 전반적인 비용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기대인플레 4% 육박 '금융위기 수준' 위협…빅스텝 가까워졌다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6.29 17:55:03향후 1년 뒤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일반인 기대 인플레이션이 3.9%로 한 달 만에 0.6%포인트 올랐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8년 7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가장 우려했던 기대 인플레이션 불안이 현실화하면서 ‘임금·물가 연쇄 상승’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꺾기 위해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상 첫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6월 소비자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6월 기대 인플레이션은 3.9%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역대 최대 상승 폭으로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4%를 넘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8년 6월∼2009년 7월(최고 4.6%), 유럽 재정위기가 발생한 2011년 4월∼2012년 3월(최고 4.3%) 두 기간뿐이다. 이번에 기대 인플레이션이 다시 4%를 돌파해 당시 최고점을 깰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 1년간 물가 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물가 인식도 4.0%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올라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수준까지 오르고 국제 식량 가격 상승, 공급망 차질 등이 이어지자 물가가 당분간 오를 것으로 보는 심리가 강해진 것이다. 특히 외식비를 비롯한 체감물가 상승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했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팀장은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이 과거에 비해 속도가 빨라 물가가 5% 이상 오를 것으로 보는 답변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물가가 계속 오른다는 생각이 들면 가계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기업은 이를 제품 가격에 전가해 물가가 다시 오르는 ‘임금·물가 악순환’이 반복돼 나타날 수 있다. 기대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실제 물가 상승세를 꺾어야 하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금리 인상 속도다. 한은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빅스텝에 신중한 입장이었다. 하지만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물가 상승률이 6%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빅스텝을 외면하기 어려워졌다. 빅스텝을 하지 않고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에 그치면 오히려 인플레이션 우려가 가중될 수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빅스텝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블룸버그가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 금융시장 금리를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 시장 참가자들은 한은 기준금리가 6개월 뒤 3.0%에 이를 것으로 봤다. 연말 3.0%가 되려면 빅스텝 한 번을 포함해 남은 금통위에서 모두 금리를 올려야 한다. 신영증권도 기대 인플레이션 급등 등을 근거로 “다음 달 금통위의 0.50%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소비심리도 위축되기 시작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4로 전월 대비 6.2포인트 하락했다. 해당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CCSI가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2월(97.2) 이후 1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교역 조건도 14개월째 나빠졌다. 5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5.33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6% 하락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 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 비율을 보여주는 지표다. 5월에 물건 하나를 수출하고 받은 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건은 0.85개라는 의미다. 교역 조건이 나빠질수록 국민 실질소득이 줄고 경상수지가 악화하는 등 경제 기초 체력이 약해진다. -
빅스텝 더 가까워졌다…6월 기대인플레 3.9%, 10년 만에 최고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6.29 06:00:00향후 1년 뒤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3.9%로 한 달 만에 0.6%포인트 상승해 2012년 4월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음 달 13일로 예정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꺾기 위해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6월 기대인플레이션은 3.9%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역대 최대 폭 상승으로 2012년 4월(3.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1년간 물가 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물가인식도 4.0%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올라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수준까지 오르고 국제 식량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공급망 차질까지 이어지면서 물가가 당분간 오를 것으로 보는 심리가 강해진 것이다. 특히 외식비를 비롯한 체감물가 상승이 기대인플레이션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팀장은 “기대인플레이션이 현재 물가 흐름을 반영하기 때문에 높게 나타난 것”이라며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이나 금리 인상은 과거에 비해 속도가 빠르고 체감물가도 반영되면서 물가가 크게 오를 것으로 봤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JP모건 등 7월 빅스텝 예상 기대인플레이션이 오르면 가계는 비용 부담으로 인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기업은 이를 제품 가격에 전가하면서 물가가 지속해서 오르는 ‘임금·물가 악순환(wage price spiral)’이 나타날 수 있다. 이미 물가에 기대인플레이션이 반영되기 시작한 만큼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한은이 다음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한 번에 0.50%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5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기대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정액급여 중심의 임금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어 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완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다음 달 빅스텝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돼 있다. 블룸버그가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 금융시장 금리를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 시장 참가자들은 한은 기준금리가 6개월 뒤 3.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남은 네 번의 금통위에서 빅스텝 한 번,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 세 번을 예상한 것이다. JP모건도 다음 달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소비심리 얼어붙고 집값 전망도 하락 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소비심리도 위축되기 시작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4로 전월 대비 6.2포인트 하락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CCSI가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2월(97.2) 이후 1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오미크론 확산에도 떨어지지 않았던 소비심리가 인플레이션 우려에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셈이다. 한은은 CCSI 하락 배경에 대해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의 성장 둔화, 주요국 금리 인상, 물가 상승세 지속 등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소비심리뿐 아니라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보는 심리도 크게 꺾였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13포인트 하락해 98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4월(-16포인트)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한 가운데 대출금리 상승에 따라 이자 지급 부담이 늘어나면서 집값이 더 오르기 힘들 것으로 보는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과 기준금리 추가 인상 예상으로 금리수준전망 CSI는 149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
기준금리 인상 러시…노르웨이, 20년 만 처음으로 '빅스텝'
국제 국제일반 2022.06.24 10:53:30세계 각국에서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진정시키기 위한 기준금리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노르웨이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았고, 멕시코 역시 중앙은행 독립 이후 사상 첫번째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23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0.5%포인트(50bp) 인상했다. 2002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인상폭이다. 이로써 노르웨이 기준금리는 0.75%에서 1.25%로 올랐다. 나아가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오는 8월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추가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기록적인 금리 인상은 가파른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노르웨이 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회는 성명에서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 정도로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확실히 높은' 정책금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르웨이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5.4% 올라 13년 만에 가장 높았다. 아울러 위원회는 "노르웨이 통화 크로네가 약세를 보이는 등 경제의 (인플레이션) 수용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그 와중에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빠르게 심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우려했다. CNBC는 노르웨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최종적으로 약 3%까지 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같은날 멕시코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7%에서 7.75%로 인상하기로 했다. 멕시코 중앙은행이 1994년 독립한 이후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멕시코 일간 엘피난시에로는 전했다. 멕시코는 지난해 6월부터 이날까지 기준금리를 총 3.75% 포인트나 올렸지만 물가 상승세는 쉽사리 잡히지 않고 있다. 멕시코의 올해 상반기 물가 상승률은 7.88%로 중앙은행의 목표치(3%)를 크게 웃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세계 주요 38개국·지역에선 올해 상반기 80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졌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3월 25bp 인상을 시작으로 5월과 7월에 각각 50bp, 75bp 인상을 단행했다. -
빅스텝 발목 잡는 변동금리…코로나19 이후 급증한 이유는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6.23 06:00:00“우리가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을 할 것이냐 안 할 것이냐 하는 것은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나 이것을 통해 환율에 주는 영향, 또 사실 우리는 변동금리부 채권이 많기 때문에 그것이 가계 이자 부담 비용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빅스텝을 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물가만 보지 않고 경기나 환율, 가계대출까지 보고 결정하겠다며 변동금리를 언급했다. 이후 ‘복합위기’ 관련 질문이 나왔을 때도 “우리나라는 변동금리부 채권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물가를 제어하기 위해서 금리가 올라갈 때 이자 지급 부담이 커져서 취약계층의 소득 불평등이라든지 이런 문제도 같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재차 변동금리를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물가가 꺾일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라며 강하게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유독 빅스텝만큼은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오히려 물가뿐 아니라 경기 상황이나 환율, 가계부채까지 보고 결정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인 셈이다. 변동금리 대출을 두 차례 강조한 만큼 향후 빅스텝 결정에 있어서 주요 고려사항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있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으면 대출금리 변동에 따른 민감도가 높아지고 가계 원리금 상환 부담도 커진다. 특히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 부실위험은 확대된다. 한은에 따르면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취약차주 비중은 1분기 말 전체 차주의 6.3%로 전년 말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자산가격 조정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금리마저 급격히 올리면 버틸 힘이 남지 않은 취약차주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도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줄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출 받는 입장에서 앞으로 시장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경우엔 고정금리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반대로 시장금리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면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다만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금리 수준이 높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은행이 금리 변동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고정금리 대출에 프리미엄을 붙이기 때문이다. 자금 필요기간, 시장금리 변동, 대출상품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신에게 유리한 대출 방식을 선택한다. 한은은 물론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를 포함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속도를 내는 요즘 같은 상황에는 금리가 계속 오를 것이 예상되므로 고정금리가 합리적 선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한은 통계를 살펴보면 4월 고정금리 신규대출 비중은 19.2%로 올해 1월(23.7%) 대비 오히려 4.5%포인트나 낮아졌다.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규대출자 5명 중 4명은 변동금리로 돈을 빌리고 있는 셈이다. 잔액 기준으로도 고정금리 비중이 23.8%에서 22.7%로 1.1%포인트 떨어졌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2016년까지만 해도 이 정도로 낮지 않았다. 정부도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를 개선하고 차입자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고정금리 대출을 장려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특히 2015년 4월은 전체 대출의 73.4%가 고정금리일 정도로 많았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2016년 50%대, 2017년과 2018년 30~40%대 수준으로 점차 떨어지다가 2019년 40~50%대로 다시 늘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30~35%대로 낮아지더니 2021년 20%대 아래로 급락했다. 변동금리 선호는 코로나19 초저금리와 맞물리면서 더욱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는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차이가 더욱 크게 느껴질 뿐 아니라 저금리 상황이 오래 갈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지기 때문에 변동금리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금리 상승기에는 은행채 5년물 등 고정금리 지표금리가 오르는 속도가 코픽스 등 변동금리 지표금리 상승 속도보다 빨라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격차도 확대된다. 최근 주택금융공사 조사에 따르면 변동금리 선호가구 88%는 금리 격차가 0.5%포인트 이내로 줄면 고정금리를 선택한다고 답했다. 그렇지만 앞으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를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변동금리 선택이 늘고 있는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한은은 코로나19 이전과 같이 고정금리대출 비중을 높이기 위한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가 하반기부터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안심 전환 대출’을 시행하면서 고정금리 비중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도 지켜봐야 한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이란 기대가 있으면 고정금리가 나은 선택”이라면서도 “변동금리 대출이 고정금리 대출보다 이자율이 낮다는 것 이외에는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이창용 "물가중심 통화정책"…'빅스텝'에 한발 더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06.21 18:24:49이창용(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과거 물가 급등기였던 2008년의 4.7%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며 “가파른 물가 상승 추세가 꺾일 때까지 물가 중심의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세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다음 달 한미 간 금리 역전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통화 당국 수장으로서 이전보다 좀 더 열린 입장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관련 기사 10면 이 총재는 이날 한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설명회에서 “향후 물가 흐름은 국제 유가 상승세 확대 등의 여건 변화를 고려할 때 지난달 전망(연 4.5%)을 상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4%대 후반의 고물가 가능성을 경고했다. 한은은 지난달 26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올해 물가 상승률을 기존 3.1%에서 4.5%로 끌어올렸는데 불과 한 달 만에 전망치를 다시 높인 것이다. 이 총재는 높은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며 기대 인플레이션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을 경우 고물가 상황이 고착될 수 있다”며 “기대 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지면 물가가 임금을 자극하고 이는 다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상호작용이 강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 총재는 다음 달 금통위의 빅스텝 단행 여부에 대한 질문에 “물가만 보고 결정하는 게 아니라 경기와 환율에 끼치는 영향, 가계의 이자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리 격차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며 "미국과 다른 주요국 간 금리 차이와 환율, 자본 유출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살펴보면서 유연하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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