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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칸 영화제 수상 송강호·박찬욱과 만찬 "이것이 우리의 국격"
정치 대통령실 2022.06.12 19:30:47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칸국제영화제 수장자들과 영화계 관계자들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했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진행된 이날 만찬에는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송강호 씨와 감독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영화계 원로인 임권택 감독과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위원장,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기용 영화진흥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에서 "이번에 칸영화제에서 이런 뜻깊은 쾌거를 이뤄냈기 때문에 제가 국민을 대표해 여러분을 모시고 소찬이나마 대접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의 문화예술 정책 기조는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실제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현장에서 뛰는 분들의 말씀을 잘 살펴서 영화 산업을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일이 있다면 팔을 걷어붙이고 열심히 도와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를 돌이켜보면 스크린쿼터라고 해서 국내 영화를 끼워 상영하던 시절이 있지 않았나"라며 "근데 이제 아련한 추억으로 가고, 우리 한국 영화가 국민에게 더욱 사랑을 많이 받고, 국제 시장에서도 예술성이나 대중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게 됐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이것이 우리의 국격이고, 또 국가 발전의 잠재력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 앞서 부인 김건희 여사와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영화 '브로커'를 관람했다. 윤 대통령은 관람 직후 취재진을 만나 “생명의 소중함과 생명을 지키는 일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해야된다는 그런 좋은 메시지를 주는 영화”라고 호평했다. 또 영화 관람에 대해 “특별한 이유는 없고 시민들과 늘 함께 어울려서, 대통령으로서가 아니라 한 시민의 모습을 저도 좀 가져야 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양복에 지난 2019년 한국 영화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영사기 모양의 배지를 착용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의 상황으로 영화 산업을 정상화하자는, 즉 '영화를 살리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 "칸 영화제 수상보다 韓 개봉 가장 긴장된다" [SE★현장]
서경스타 영화 2022.06.02 13:45:07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계에 한 획을 그은 박찬욱 감독이 영화 '헤어질 결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수상에 들뜨기보다 작품의 깊은 의미를 들여다봐주길 원하는 박 감독의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헤어질 결심' 제작보고회가 개최됐다. 박찬욱 감독과 배우 탕웨이, 박해일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는 수사 과정의 팽팽한 긴장감과 서로에게 특별한 호기심과 의외의 동질감을 느끼는 두 인물의 감정선이 재미를 선사한다. 작품은 박찬욱 감독이 영화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한국 영화다. 영화제 소식지인 스크린 데일리에서 경쟁 부문 작품 가운데 최고점인 3.2점을 받으며 유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고, 박 감독은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공식 초청에 이어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는 '취화선'(2002)의 임권택 감독 이후 두 번째다. 박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4번째 칸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한국 감독 가운데 최다 초청 타이기록을 세우고, '올드보이'(2004)와 '박쥐'(2009)에 이서 세 번째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본상을 받아 한국 영화인 최다 칸 국제영화제 수상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박 감독은 "이전에는 황금종려상만 트로피만 있고 다른 상은 상장밖에 없었는데 바뀌었더라"라며 트로피를 거머쥐게 된 소감을 재치 있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에서 개봉해서 관객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전작보다 좀 더 한국인만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내 생각에는 탕웨이의 한국어 대사가 특별하다. 그만큼 나에게는 외국 영화제의 수상보다는 한국 개봉이 가장 긴장된다"고 작품에 초점을 뒀다. 앞서 박 감독은 칸 국제영화제에서 '올드보이'로 수상했을 때 '이제 내리막길밖에 없어서 씁쓸하다'고 한 바 있다. 하지만 그 말이 무색하게 더 많은 기록을 세우고 있다. 그는 "지금 작업 중인 작품은 영어로 하는 7부작 TV 시리즈"라며 "내 꿈은 영어 작품, 한국어 작품 번갈아 가면서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과의 전작과 결이 다르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강렬한 장치가 있는 '올드보이' '설국열차' '아가씨'에 비해 잔잔하다는 평이 뒤따른다. 박 감독은 이에 대해 "말초신경적인 표현들을 서슴지 않았던 것"이라며 "(이전 작품에서는) 폭력과 정사, 노출 장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만큼 구사했다. 관객들에게 바짝 눈앞에 갖다 대는 류의 영화였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는 좀 다르게 해보고 싶었다. 감정을 숨기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만큼 스스로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며 "미묘하고 섬세해야 하고 변화를 잘 들여다봐야 하기 때문에 자극적인 요소들을 낮춰야 했다. 음악으로 치면 섬세하고 여린 가수가 노래하는데 반주가 너무 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탕웨이는 "감독님의 이전 작품은 무거운 맛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직접적이고 강렬하다"며 "전작들이 맛이 진한 김치이었다면, 이번에는 내가 나고 자란 항저우 서호 주변의 청량하고 담백한, 그러면서도 달짝지근한 맛이 있는 게 특징이다"라고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6년 만에 국내에서 장편 영화를 개봉하는 만큼 박 감독은 관객들이 영화관에서 관람하기를 적극적으로 독려했다. 그는 "사운드와 이미지 양쪽 면에서 정말 공을 많이 들였다. (코로나로 인해) 개봉을 못하고 있어서 후반 작업을 많이 했다"며 "그래서 본의 아니게 내 작품 중에서 완성도가 가장 높은 영화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 산업이 붕괴 직전에 있는 상황인데 송강호가 남우주영상을 받은 '브로커'와 '범죄도시2'도 함께 봐달라.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게 이런 거였지'라는 잊고 있던 감각을 감히 권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헤어질 결심'은 오는 6월 29일 개봉한다. -
[특징주] CJ ENM 칸 영화제 줄수상에 강세
증권 국내증시 2022.05.30 09:13:17CJ ENM(035760)이 투자배급한 영화 두 편이 칸 영화제에서 주요 상을 받으면서 주가가 장 초반 강세다. 30일 오전 9시 8분 기준 CJ ENM은 전일 대비 4.09% 상승한 11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영화제 시상식에서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으로, 송강호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CJ ENM은 두 편의 투자배급을 맡았다. CJ ENM은 다음 달 8일 '브로커'를 먼저 개봉하고 3주 뒤인 다음 달 29일 '헤어질 결심'을 개봉한다. -
[SE★이슈] 다시 쓰는 韓 영화 역사…칸 영화제 휩쓴 송강호·박찬욱 감독
서경스타 영화 2022.05.29 13:36:51칸 영화제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가 두 번이나 호명됐다. 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배우 송강호가 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박찬욱 감독이 영화 ‘헤어질 결심’(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으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송강호는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르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게 됐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로, 송강호와 배우 강동원, 이지은(아이유), 이주영, 배두나가 함께 출연해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극 중 송강호는 돈을 받고 아이를 입양시키려는 상현 역을 연기했다. 송강호의 남우주연상 수상은 한국 남자 배우로서는 최초다. 한국 배우가 칸 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은 것은 ‘밀양’(2007)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전도연이 처음이었다. 송강호는 올해 ‘브로커’를 포함해 8번이나 칸을 찾았다. 그간 ‘괴물’(2006), ‘밀양’(2007)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박쥐’(2009) ‘기생충’(2019) ‘비상선언’(2021) 등으로 칸에 초청됐고, 남우주연상 후보에는 4번이나 올랐다. 국내에서 ‘국민 배우’라는 호칭에 걸맞은 대표 배우인 그는 수상에 크게 기뻐했지만 의연하기도 했다. 시상식 후 국내 취재진들과 만난 그는 “상을 받기 위해서 연기를 할 수도 없고 하는 배우도 없다”며 "좋은 작품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최고 영화제에 초청도 받고 거기서 격려를 받고 수상도 하게 되고 이런 과정 자체가 있을 뿐이지 절대적인 가치라 생각하진 않는다. 아주 매우 행복하고 영광스럽지만 이게 목표가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박찬욱 감독은 ‘아가씨’(2016)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장편 한국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하며 위상을 높였다. ‘헤어질 결심’은 변사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멜로 스릴러로, 지난 23일 칸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로써 박 감독은 칸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감독상을 받게 됐다. 한국 감독으로 수상하는 것은 ‘취화선’(2002) 임권택 감독 이후 두 번째다. 칸에서 박 감독의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경쟁부문 진출은 네 번째이고, ‘올드보이’(2004)와 ‘박쥐’(2009)로 심사위원상을 받은 바 있다. ‘아가씨’는 아쉽게 무관에 그쳤다. 감독상 호명 후 무대 위에 오른 박 감독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온 인류가 국경을 높이 올릴 때도 있었지만, 단일한 공포와 근심을 공유할 수 있었다. 영화와 극장에 손님이 끊어지는 시기가 있었지만, 그만큼 극장이라는 곳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우리 모두가 깨닫는 계기가 됐다”며 “우리가 이 역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도,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고 믿는다”고 뭉클한 소감을 전했다. ‘헤어질 결심’이 영화제 소식지인 스크린 데일리에서 경쟁 부문 작품 가운데 최고점인 3.2점을 받으며 유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 떠올랐지만 아쉽게 실패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국내 취재진들과의 자리에서 “평점이 수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경험이 많아서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두 한국 영화인이 동시에 칸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것 역시 뜻깊은 일이다. 특히 송강호와 박 감독은 ‘박쥐’ ‘설국열차’ 등을 통해 오랜 시간 함께 호흡해 온 사이다. 송강호는 “내가 박찬욱 감독님과 오랫동안 작업했던 배우라서 남다른 감정”이라며 “감독님 눈빛을 보는 순간 정말 좋았고, 서로 축하하는 순간의 그 감동을 잊을 수 없다”고 영광의 순간을 되짚었다. 박 감독은 “우리가 같은 영화로 왔다면 동시에 받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한 영화에서 감독상과 주연상을 같이 주지 않으니까 우리가 다른 영화로 와서 동시에 받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가 세계를 놀라게 한 반가운 낭보에 윤석열 대통령도 축전을 보냈다. 윤 대통령은 송강호에게 “영화사에 길이 남을 송 배우님의 뛰어난 연기는 우리 대한민국 문화예술에 대한 자부심을 한 단계 높여줬고 코로나로 지친 국민에게 큰 위로가 됐다”며 “한국이 낳은 위대한 감독의 영화들도 배우님의 연기가 없었다면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을 것”이라고 축하를 전했다. 박 감독에게는 “한국 영화의 고유한 독창성과 뛰어난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박 감독님과 배우, 제작진이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며 “앞으로도 세계인에게 널리 사랑받는 좋은 작품으로 한국 영화의 위상을 한층 높여주기를 바란다”고 인사를 남겼다. -
1억 넘게 꾸민 아이유, 입은 드레스는 명품 아니었다
국제 국제일반 2022.05.29 13:28:18가수 겸 배우 아이유(본명 이지은)가 영화 ‘브로커’의 주인공으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가운데 당시 입고 나온 드레스가 국내 웨딩드레스 브랜드인 '엔조 최재훈'의 의상으로 밝혀져 화제다. 아이유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영화 ‘브로커’ 상영회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송강호, 강동원, 이주영과 함께 참석했다. 아이유는 이날 양 어깨를 드러내는 쉬폰 소재의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에 올랐다. 드레스는 초록색과 회색빛이 은은하게 감돌았다. '엔조 최재훈'은 다음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이유가 해당 드레스를 입고 칸 영화제에 나선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한국을 빛낸 배우 이지은과 함께한 엔조최재훈’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 아이유는 당시 물방울 모양의 다이아몬드가 장식된 목걸이와 하트 모양의 귀걸이를 착용해 관심이 주목 됐다. 해당 목걸이와 귀걸이는 프랑스 명품 주얼리 브랜드 쇼메의 '조세핀 컬렉션'이다. 두 제품의 가격은 1억원이 훌쩍 넘는다. 다이아몬드 180개가 ‘브이’(V)자 형태로 장식된 목걸이는 약 1억1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트 모양의 다이아몬드 2개가 얽혀 있는 귀걸이는 3000만원 안팎으로 전해졌다. 아이유는 다음날 열린 포토콜 현장에서도 재킷부터 구두까지 화이트톤으로 맞춘 깔끔한 패션을 선보였다. 28일 열린 폐막식에서도 은은한 그린 컬러와 풍성한 흰 소매가 포인트인 드레스로 시선을 모았다. 2008년 중학생 시절 가수로 데뷔했던 아이유는 2011년 TV드라마 ‘드림하이’로 배우로도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드라마 '프로듀사', ‘나의 아저씨’, '호텔 델루나' 등를 통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나의 아저씨’를 보고 아이유에게 캐스팅을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영화 ‘브로커’는 지난 2018년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처음으로 연출한 한국 영화다. 아이유는 ‘브로커’에서 미혼모이자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두고 간 엄마 역할을 연기했다. 특히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이를 몰래 데려다가 아이가 필요한 부모에게 파는 브로커 역할을 맡은 송강호는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한국영화 사상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는 송강호가 최초다. 아시아로 범위를 넓혀도 ‘화양연화’(2000)의 양조위와 ‘아무도 모른다’(2007)의 아기라 유야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송강호의 이번 수상으로 한국영화는 칸 영화제의 황금종려상을 비롯한 그랑프리, 감독상, 남녀 주연상, 각본상, 심사위원상 등 본상 전 분야에서 수상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
韓, 칸 영화제 첫 2관왕…송강호 남우주연상·박찬욱 감독상
국제 국제일반 2022.05.29 07:01:3728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두 편의 한국영화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가 나란히 수상에 성공했다. 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박찬욱 감독은 11번째 감독 작품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송강호는 주연으로 출연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탔다. 이번 수상은 한국영화가 산업적 측면뿐 아니라 예술적 측면에서도 세계의 중심에 섰음을 분명히 한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 또한 두 사람 모두 수상소감으로 코로나19 사태 속 영화산업의 어려움 속에서도 자리를 지킨 영화인들과 영화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 영화제 시상식, 감독상 수상자의 순서에서 박 감독의 이름이 불리었다. 한국 감독 중 두 번째이자 본인의 네 번째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만의 첫 감독상 트로피였다. 박 감독은 2004년 ‘올드보이’로 그랑프리(심사위원 대상),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은 데 이어 세 번째 수상의 영광을 안으며 별명인 ‘깐느박’의 명성을 증명했다. 박 감독은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옆에 있던 배우 박해일 등과 축하 인사를 나누고 웃으며 무대로 향했다. 그는 수상소감으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도 꺾이지 않을 영화의 힘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박 감독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인류가 국경을 높이 올리기도 했지만 단일한 근심과 공포를 공유하게 됐다”며 운을 뗐다. 이어 “영화인들도 극장에 손님이 끊기는 시대가 됐지만, 그만큼 영화관이란 곳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 계기가 됐다”며 “우리가 이 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며 영화를 영원히 지켜낼 거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과 정서경 작가 등 제작진에게 감사를 표한 후 주연인 박해일과 탕웨이에게 “두 사람에게 보내는 저의 사랑은…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고 말했다. 남우주연상은 송강호의 몫이었다. 한국영화 사상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는 송강호가 최초라 더 눈길을 끌었으며, 아시아로 범위를 넓혀도 ‘화양연화’(2000)의 양조위와 ‘아무도 모른다’(2007)의 아기라 유야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송강호는 역대 7번째 참석으로 올해 수상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송강호의 이번 수상으로 한국영화는 칸 영화제의 황금종려상을 비롯한 그랑프리, 감독상, 남녀 주연상, 각본상, 심사위원상 등 본상 전 분야에서 수상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송강호는 본인의 이름을 듣고 옆자리에 앉았던 강동원, 고레에다 감독 등과 포옹한 후 무대로 나왔다. 불어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기고 “너무나 감사하고 영광스럽다”고 수상소감의 운을 뗀 그는 “위대한 예술가 고레에다 감독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 배두나씨에게 깊은 감사와 이 영광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작사인 영화사 봄의 이유진 대표와 CJ 측에 감사를 표하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같이 와서 큰 선물이 된 것 같아 기쁘다. 영원한 영광과 사랑을 바친다”고 밝혔다. 그리고 “끝으로 수많은 영화팬들에게 이 영광을 바친다”고 소감을 끝맺었다. 박 감독이 6년만에 선보인 장편영화 ‘헤어질 결심’은 변사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멜로 스릴러로서 촘촘한 심리 묘사를 통해 독특한 사랑 이야기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개 후 현지 외신과 평단으로부터 높은 평점을 받으며 수상 가능성이 점쳐졌다. 송강호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긴 ‘브로커’는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이를 몰래 데려다가 아이가 필요한 부모에게 파는 브로커들과 아이 엄마가 뜻하지 않은 여정에 나서는 이야기다. 한편 이날 막을 내린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스웨덴의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작품 ‘슬픔의 삼각형’에 돌아갔다. 그는 2017년 ‘더 스퀘어’로 황금종려상을 탄 데 이어 두 번째 진출작으로 연거푸 황금종려상을 타는 기염을 토했다. 그랑프리는 벨기에의 신예 감독 루카스 돈트의 ‘클로즈’와 프랑스의 거장 감독 클레르 드니의 ‘한낮의 별’이 공동으로 수상했다. 여우주연상은 ‘홀리 스파이더’의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가 받았으며, 각본상은 ‘보이 프롬 헤븐’이 받았다. 심사위원상은 폴란드의 80대 거장 감독 예지 스콜리모프스키의 ‘이오’가 펠릭스 반 그뢰닝엔·샤를로트 반더미르히 감독 ‘여덟 개의 산’과 함께 받았다. 다르덴 형제는 ‘토리와 로키타’로 75주년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SE★이슈] 날 선 외신들…헤어질 결심·브로커 혹평 vs 호평 모아보니
서경스타 영화 2022.05.27 18:30:00제75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과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가 공개 이후 외신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두 작품 모두 10분 가량 긴 기립 박수를 받으며 성황리에 첫 상영을 마쳤지만 극찬과 비판 두 평가가 잇따른다. 칸 영화제 시상식은 오는 28일(현지시간) 폐막식 날 열린다. 올해 경쟁 부문 총 21개 작품 목록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인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가 엇갈린 반응 속에서도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이나 감독상 등을 수상할 수 있을지 조심스럽게 기대가 모이고 있다. “계속해서 놀라움을 준다” VS “중구난방 스토리” 한편 상영을 마친 한국 작품들은 대부분 호평 속 일부 혹평이 엇갈렸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영화 '헤어질 결심'은 칸 월드 프리미어 현장에서 처음 공개됐다. 상영 직후 현장에는 환호와 함께 8분간 기립 박수가 쏟아졌다. 영국 매체 가디언(THE GUARDIAN)은 헤어질 결심에 최고 별점인 5점을 부여하며 "눈을 뗄 수가 없는 매혹적인 작품"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박찬욱 감독이 우아한 서스펜스 스릴러로 돌아왔다, 긴장감 있는 텐션과 감정적 대치, 최신 모바일 기술의 독창적인 활용은 너무나도 히치콕스러웠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 역시 "박찬욱 감독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쇼트와 정교한 편집으로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켰다, 비주얼적으로 매우 아름답다"면서 "바이올린과 퍼커션이 조합된 음악 역시 인상적"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할리우드 리포터(HOLLYWOOD REPORTER)는 "정점에 오른 세계적 거장과 두 배우의 뜨거운 케미스트리가 담겼다"며 "다층적인 플롯으로 마지막까지 계속해서 놀라움을 주는 영화"라고 극찬했다. 또한 미국 비평 사이트 인디와이어도 'A-(마이너스)'라는 높은 점수를 매기며 "박 감독은 대부분의 감독들이 어려워할 만한 기능적 설정으로부터 관능적 사항을 끌어내는 능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혹평을 내놨다. 미국 영화 전문 매체 데드라인(DEADLINE)은 "박찬욱 감독의 전작들만큼 강렬하지는 않다, 영화적 요소가 잘 맞지 않으며 중구난방"이라고 깎아내렸다. 이어 "영화의 결말도 아쉬웠으며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따뜻하고 재밌는 영화” VS “엉터리 드라마" 한편 26일 오후(현지시간) 영화 '브로커'는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 월드 프리미어 현장에서 첫 상영됐다. 영화 상영 후 기립 박수가 무려 12분간 쏟아졌다. 관례보다 긴 시간 박수를 받은 '브로커'가 '헤어질 결심'보다 4분 가량 더 호응 받은 것. 올해 칸 영화제에 초청됐던 한국영화 중 가장 뜨겁고 긴 박수 소리를 받았지만 그럼에도 호평과 혹평, 엇갈린 반응을 피할 수 없었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영화가 내포하는 주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단순한 범죄 영화 이상의 따뜻함을 지닌 작품, 좋은 결말이었다"라고 언급했다. 데드라인은 "존경받는 일본의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브로커'를 통해 사회 관찰과 감상주의 사이의 선을 지켜냈다"라며 "스토리에는 여유가 있으며 곤경을 헤쳐 나가는 사람들의 따뜻하고 재밌는 영화"라고 평가했다. 이어 "깊은 영화는 아닐지라도 인간의 약점, 정서적 탄력성, 사람들의 희망 그리고 욕망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영화"라고 덧붙였다. '헤어질 결심'에 아쉬운 작품이라며 혹평했던 데 반해 비교적 긍정적인 평이다. 가디언은 '브로커'에 평점 5점 만점 중 고작 2점을 부여했다. 이들은 해당 영화에 "아기 유괴범을 사랑스러운 불량배들로 만드려고 한다"라며 날을 세웠다. 이어 "이 영화는 어리석고 지나칠 정도로 얕다"라며 "이런 사기를 친 캐릭터가 현실 세계에 있다면 소름끼치고 혐오스러운 인물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헤어질 결심"에 만점인 5점을 부여했던 것과는 상반된 반응이다. 데일리 텔레그래프 역시 '브로커'에 2점을 매겼다. 그러면서 "보기 드문 엉터리 드라마, 투박한 애정과 성격으로 가득찼다"라며 "올해 칸 영화제 경쟁 부문의 가장 실망스러운 작품일 수 있다"라며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미국 연예매체 더랩은 "영화의 형식적인 요소와 이야기 사이에 이상한 불협화음을 만들어내며 톤을 잡는 데 힘든 시간을 보낸다"라고 비판하면서도 "고레에다 작품으로는 중급이지만 다른 작품들보다는 낫다"라고 언급했다. -
칸 첫 상영 '브로커'…12분의 기립박수 있었지만 평가 엇갈려
문화 · 스포츠 문화 2022.05.27 10:34:33올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기대작이자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의 합작으로 주목받은 한국영화 ‘브로커’가 최초 공개됐다. 26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영화 ‘브로커’의 월드 프리미어 상영이 진행됐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이와 아이의 엄마, 아이를 팔아 넘기려는 브로커와 그들을 추적하는 형사들이 얽히며 만들어 내는 따뜻한 로드 트립 영화다.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심사위원상을 칸에서 수상했던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한국 영화계와 손잡고 만든 영화로 주목받았다. 이날 상영회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이지은·이주영·강동원이 참석했다. 배두나는 촬영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상영 시작 전부터 현장의 열기는 대단했다. 많은 팬들이 레드카펫에 모여 사진과 사인을 배우들에게 요청했고, 배우들은 웃으며 화답했다. 객석 2500석은 모두 만석이었다. 영화 상영 후 나온 기립박수는 무려 12분이었다. ‘헤어질 결심’이 받은 8분의 기립박수와 비교해도 길었고, 관례보다도 길었다. 고레에다 감독은 기립박수를 주도한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에게 “서스펜스를 아주 잘 다루신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식은땀이 났는데 막 끝났고, 팬데믹으로 촬영에 고생했는데 팀과 도움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지은은 끝없이 이어지는 기립박수에 눈물짓기도 했다. 이미경 CJ 부회장도 작품을 관람하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영화 공개 후 외신의 반응은 엇갈렸다. 감독의 따뜻한 시선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호평이 있는가 하면, 영화의 깊이가 줄어들었다며 아쉬움을 표하는 평가도 있었다. 영국 ‘가디언’ 지는 5점 만점에 2점을 주며 “근본적으로 어리석고, 지칠 정도로 얕다”고 혹평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도 “올해 경쟁부문의 가장 실망스러운 작품일 수 있다”며 2점을 줬다. 반면 미국 버라이어티는 “가장 인간적인 결론까지 따라가게 만드는 영화”라고 호평했다. 뉴욕타임스도 “올해 칸 최고 작품 중 하나”라며 극찬했다. CJ ENM 측도 배급사들 반응이 좋았다고 전했다. 올해 칸 영화제 시상식은 한국시간 29일 새벽에 진행된다. 경쟁부문에는 ‘브로커’와 함께 ‘헤어질 결심’이 출품되어 수상 기대를 모은다. 한국 관객들에게는 6월 8일 개봉으로 찾아올 예정이다. -
'순한맛' 박찬욱표 느와르…8분간 기립박수 쏟아졌다
문화 · 스포츠 문화 2022.05.24 17:49:01박찬욱 감독이 6년만에 선보이는 신작 영화 ‘헤어질 결심’이 23일(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을 통해 처음으로 그 베일을 벗었다. 영화가 공개된 후 현지 외신에서는 이번 작품에 대해 박 감독의 전작들 같은 자극적인 수위의 연출은 없지만 매우 만족스러운 스릴러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헤어질 결심’은 이날 오후 칸 영화제의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전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박 감독과 주연을 맡은 배우 탕웨이, 박해일은 이날 상영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를 통해 턱시도와 드레스를 각각 차려입고 멋을 내며 등장했다. 이번 작품은 2004년 ‘올드보이’, 2009년 ‘박쥐’, 2016년 ‘아가씨’에 이어 박 감독의 네 번째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영화는 강력계 형사 해준(박해일)이 변사 사건을 조사하던 중 피해자의 아내인 한국에 들어와 사는 중국인 여자 서래(탕웨이)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상영이 끝난 후, 관객들은 영화제의 관례대로 기립박수와 환호를 보냈고, 박수소리는 8분여간 이어졌다고 배급사인 CJ ENM 측은 전했다. 박 감독은 “길고 지루하고 구식의 영화를 환영해주셔서 매우 감사하다”는 소감을 말했다. 이 자리에는 이미경 CJ그룹 부회장도 함께 참석해 영화를 관람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영화 상영 후 외신들은 대체로 긍정적 반응을 보냈다. 이미 192개국 이상의 선판매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인디와이어는 “박찬욱의 살인 미스터리는 전작인 ‘아가씨’만큼 화려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영화 속 나쁜 로맨스는 전작만큼 깊어진다”고 평가했다. 영국 영화매체 스크린데일리는 이 작품에 대해 “매혹적인 ‘네오 느와르’ 영화”라며 “독보적 비주얼 스타일리스트로서 입지를 다시 확고히 한다. 스타일에는 피상적이거나 불필요한 것도 없다”고 말했다. 스크린인터내셔널도 “박찬욱이 극도의 충격적 묘사 없이도 매우 만족스럽고 상업적 잠재력도 있는 스릴러를 만들 수 있음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영화 전문지 데드라인은 “영화의 전반부 80분은 팽팽하게 짜여져 있을 뿐 아니라 섹시하고 영리하다”면서도 “박찬욱의 전작들만큼 강렬하지는 않다”고 소개했다. 한편 박 감독은 현지 간담회를 통해 “어른스러운 영화를 목표로 했다고 해서 꼭 폭력과 섹스를 강하게 묘사할 필요는 없다”며 “좀더 미묘하게 관객에게 스며드는 영화를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그는 네 번째 칸 영화제 진출로 수상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대해 “이렇게 다 같이 다 모여서 영화를 함께 본다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소중하다”며 “그냥 재미를 생각할 뿐, 큰 호응을 얻으면 좋겠지만 그건 나중 문제”라고 답했다. -
칸 영화제 간 영화 '브로커', 전 세계 171개국 선판매돼
문화 · 스포츠 문화 2022.05.23 15:53:53일본의 거장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첫 한국영화 연출작인 ‘브로커’가 전 세계 171개국에 선판매됐다고 배급사 CJ ENM(035760)이 23일 밝혔다. CJ ENM 측은 ‘브로커’가 현재 열리고 있는 제75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가운데 일본·홍콩·프랑스·독일·북미·호주 등 다양한 지역의 국가로 선판매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일본서는 다음 달 24일 개봉하며 프랑스에서는 12월로 개봉 시점을 정했다. 박정민 CJ ENM 영화사업본부 해외배급팀장은 “세계적 거장 감독과 한국의 인기 배우들이 만나 작품성과 상업성을 두루 갖춘 작품이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과 북미 지역까지 활발한 판매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에 놓인 한 아기를 통해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송강호·강동원·배두나·이지은(아이유)·이주영 등이 출연한다. 해외에서는 고레에다 감독과 송강호의 만남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우크라 여성 성폭행 멈춰라"…칸 영화제에 등장한 나체 시위
국제 국제일반 2022.05.23 05:00:51“우리를 강간하지 말아달라!”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난입한 나체 시위자는 가슴엔 우크라이나 국기를, 흰색 속옷에 빨간색 페인트로 피를 그렸다. 20일(현지시간) 영화 ‘Three Thousand Years of Longing’의 조지 밀러 감독과 이드리스 엘바, 틸다 스윈튼 등 배우들이 레드카펫을 걷고 있을 때, 돌연 한 여성이 앞으로 나와 옷을 벗었다. 그리고는 전세계 사진·영상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울부짖었다. 러시아군이 북부 전선에서 퇴각한 후 우크라이나의 여성들을 성폭행 하는 사건을 비판하기 위한 퍼포먼스였다. 현장 요원들은 행사 진행을 위해 여성을 레드카펫에서 퇴장시켰다. 이후 칸 영화제 측은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개막 전 러시아의 참가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냈다. 칸 영화제 측은 “우리는 러시아 대표단을 환영하지 않으며 러시아 정부와 관련된 사람들의 참석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목격자 카일 뷰캐넌은 “조지 밀러의 새 영화 레드카펫 현장에서 내 앞에 있던 여성이 (바디페인팅으로 덮인) 옷을 모두 벗고 사진기자들 앞에서 비명을 지르며 무릎을 꿇었다”면서 “칸 직원들이 달려와 코트로 덮었고 내 카메라를 막아 촬영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당시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칸 영화제 레드카펫에서 진행된 돌발 시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82명의 여성들이 영화 산업에서의 성 불평등에 항의하며 레드카펫을 동시에 밟기도 했다. -
[SE★초점] 역대급 한국 취재진…칸이 뭐길래?
서경스타 영화 2022.05.20 09:57:3418일(현지시각) 제75회 칸국제영화제(칸영화제)가 코로나19 상황을 뚫고 3년 만에 정상 개막했다. 베를린, 베니스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는 칸 영화제는 프랑스 국립영화센터에 의해 1946년부터 프랑스 남부 소도시 칸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경쟁 영화제로, 특히 칸은 3대 영화제 중에서도 권위가 남다르다. 이 세계인의 축제에서 지난 2019년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자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과 같다”면서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이후 한국 영화에 대한 외신의 반응과 글로벌 관객의 관심은 해가 거듭할 수록 높아져왔다. 그 상승세는 올해 75회 칸영화제에서도 두드러진다. 올해 칸 영화제 경쟁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린 총 21작품 중 한국 영화가 두 작품이나 선정됐다.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 등 모두 칸과 인연이 깊은 거장들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여파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오징어 게임' 주연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는 올해 칸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됐다.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선정된 것으로 이정재는 주연 배우이자 절친으로 소문난 정우성과 함께 레드 카펫을 밟았다. 칸을 빛낼 한국 영화들은 이뿐만 아니다. 비평가 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된 정주리 감독의 '다음 소희', 문수진 감독의 애니메이션 '각질'까지 모두 다섯 작품이 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문수진 감독의 '각질'은 한국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으로 단편경쟁 부문에 후보로 올라 의미가 깊다. 여기에 배우 오광록이 주연으로 출연한 프랑스 영화 'ALL THE PEOPLE I'LL NEVER BE(원제: RETOUR A SEOUL)'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 공식 상영된다. 칸영화제에서 한국 배우와 한국 영화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그만큼 관심도 뜨겁다. '박찬욱 감독의 네 번째(최다) 경쟁 부문 진출', '이정재 감독 데뷔작 초청',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 단편 경쟁 부문 진출'까지 다양해진 장르와 이례적인 초청에 벌써부터 '최다', '최초' 타이틀이 대거 등장했다. 한국 언론도 ‘역대급’이라 할 정도로 대거 칸으로 향해 어느 때보다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권위의 상징과도 같은 칸영화제는 그만큼 보수적인 영화제 성격 탓에 사실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영화의 존속과 그 위상을 높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은 틀림없으나, 변화하는 시대 속에 꿋꿋하게 전통을 고수하면서 잡음도 많았다. 서울경제스타는 칸 영화제가 그간 어떤 문제에 부딪혀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나름의 해법을 모색해 왔는지 떠들썩했던 과거와 현재 이슈에 대해 정리했다. ■플랫폼 거부했던 칸, 틱톡과 손 잡다 칸영화제는 올해 처음으로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과 파트너 계약을 체결했다. 영화제가 진행되는 동안 레드 카펫, 백스테이지, 배우들의 인터뷰 현장까지 틱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가히 파격적인 행보다. 칸영화제는 지난 2017년을 마지막으로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플랫폼발 영화들을 완전히 배제해왔다. 전통적 의미의 극장이 아닌 온라인으로 영화를 상영한다는 것 자체가 영화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반발이었다. 2017년 당시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OTT 작품은 노아 바움백 감독의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스(The Meyerowitz Stories)' 그리고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있었다. 당시 칸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인 스페인 영화감독 알모도바르는 스트리밍 서비스로만 관객을 만난 작품에 황금종려상을 줄 수 없다고 발언해 논란에 불을 당겼고, 넷플릭스 로고가 박힌 작품이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상영되자 일부 관객들은 야유를 보내기까지 했다. 결국 칸은 이듬 해부터 프랑스 극장에서 상영한다는 조건에 합의한 영화들만 경쟁 부문에 초청하겠다는 새로운 심사 규정을 발표했다. 넷플릭스 영화를 경쟁 부문에 초청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칸영화제의 이 같은 결정은 ‘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영화에 대한 정의는 보통 '필름', '무비', '시네마' 세 가지 키워드로 표현할 수 있는데, 필름은 영화의 물리적 형태를, 무비는 이미지의 운동성과 상업적인 면을, 시네마는 본래 극장이란 의미에서 확장된 개념이다. 칸의 행보는 OTT 작품을 '시네마'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올해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칸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리모는 "이번 틱톡과의 협업을 통해 영화제 관객의 다양화를 추구하고 영화제에서 가장 흥미롭고 감동적인 순간을 틱톡 크리에이터와 커뮤니티의 시점을 통해 공유하는 새롭게 해석된 영화제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틱톡단편영화제도 진행 중이다. 우수한 작품을 뽑아 칸 이름을 내건 상까지 수여한다고. 칸의 이같은 변화에 아직까진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다. ■레드 카펫 예절, 피할 수 없는 잡음 사실 칸영화제의 보수적인 성격은 레드 카펫 예절, 복장 규정에서도 알 수 있다. 그간 레드 카펫 행사에 참석한 여성은 이브닝드레스와 하이힐을, 남성은 보타이와 정장, 구두를 신어야 했다. 올해 칸영화제의 복장 규정 가이드에 따르면 저녁 상영의 경우 남자는 100% 검은색 타이를 착용해야 한다. 여성의 경우 과도한 짧은 치마를 권장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기재돼 있다. 낮 상영에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도 허용하는 등 비교적 느슨해진 규정이지만 여전히 철저한 태도를 보이고 있음은 틀림없다. 그동안 많은 영화인들은 칸영화제의 복장 규정에 반기를 들어왔다. 배우 수잔 서랜든은 제69회 칸영화제에서 플랫 슈즈를 착용, 사진 촬영 내내 선글라스를 벗지 않는 등 '칸 영화제식 드레스 코드'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현했다. "남자에게도 드레스와 힐을 신게 하지 않는다면 여성에게도 강요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유명한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제71회 칸영화제에서 극장으로 가던 걸음을 멈추고 하이힐을 벗은 후 맨발로 계단을 올라 화제를 모았다. 때아닌 '셀카 금지령'이 내려져 논란을 빚기도 했다. 당시 티에리 프리모는 "칸에는 자기 자신을 보러 온 것이 아니고 영화를 보러 온 것이다"라며 "레드카펫 위 셀카 때문에 불편하다, 셀카 찍는 모습은 아름답지 않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 그는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퇴행적인 방침이라는 비판에도 불과 몇 년 전까지 레드 카펫 위 셀카를 금지했다. ■ '다양성' 거리두기? 칸영화제는 다양성 측면에 대한 지적에도 자유롭지 못하다. 예술성을 중시하고 작가주의 성향 감독을 지지하는 칸이기에 경쟁 부문 후보작에서 상업 영화나 SF 장르, 애니메이션 영화를 찾기란 매우 어렵다. 여성 감독의 황금종려상 수상 사례 역시 극히 드물다. 1993년 영화 '피아노'의 감독 제인 캠피온과 2021년 영화 '티탄'의 감독 쥘리아 뒤쿠리노가 수상한 것, 단 두 번 뿐이다. 28년 만의 여성 감독 수상에 대해 쥘리아 뒤쿠리노는 "내가 받은 상이 내가 여성인 것과는 관련이 없길 바란다.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여성 수상자가 뒤를 이을 것이다"라고 인상적인 수상 소감을 남겼다. 또 감독 스파이크 리가 심사위원장이 되기 전까지 7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칸영화제에서는 흑인 심사위원을 찾을 수 없었다. 올해 칸영화제에서는 또 어떤 기록과 오명을 남기게 될까. '다양성'이란 가치에 가까워질 것인지, 시대에 흐름에 발맞춰 변화하는 모습을 보일지도 관심이 모인다. 한국 작품이나 한국 배우들의 수상 소식도 같이 들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좋다. 영화 ‘브로커’로 칸에 일곱 번이나 초청받은 배우 송강호는 최근 ‘브로커’ 제작보고회에서 "상을 받기 위해 연기하고 작품을 만드는 사람은 없다, 세계 최고의 영화제에서 인정받고 경쟁할 수 있는 것만으로 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우리는 세계인의 영화 축제 속 위상이 높아진 한국의 모습을 만끽하며 마음껏 즐기고 박수를 보내면 되겠다. -
3년만에 활짝 열린 칸 영화제…韓작품 2편 황금종려상 노크
문화 · 스포츠 문화 2022.05.18 07:00:00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고 규모가 큰 국제영화제인 칸 영화제가 3년만에 온전한 형태로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 돌아왔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의 전 세계적 풍파를 칸 영화제도 비켜 가 수 없었다. 2020년 행사는 초청작만 발표한 채 열리지 못했고, 지난해는 7월로 미뤄져 열렸을 뿐 아니라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행사 규모를 축소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치러진다. 칸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17일 오후 7시(현지시간) 프랑스 남동부 휴양도시 칸의 뤼미에르 극장에서 제75회 칸 영화제의 막을 올렸다. 개막 행사에 이어 개막작인 ‘파이널 컷’의 상영과 함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 이 영화는 지난 2012년 ‘아티스트’로 로 미국 아카데미상 5개 부문을 수상한 미셸 하자나비시우스 감독의 신작으로, 좀비영화의 제작 과정을 기발한 연출로 다룬 일본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의 리메이크판이다. 개막 행사에서는 ‘버드’, ‘굿모닝 베트남’, ‘라스트 킹’ 등에 출연한 미국 배우 포레스트 휘태커가 공로상인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영화제는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린 총 21편을 비롯한 초청작들의 상영과 기자간담회를 비롯해 모든 행사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정상 개최된다. 특히 올해 황금종려상을 놓고 겨루는 경쟁부문 영화들의 라인업이 매우 쟁쟁하다. 스콧 록스보로 헐리우드리포터 유럽지국장은 로이터통신에 올해 경쟁부문에 대해 “솔직히 말해서 최근 몇 년 동안 비교했을 때 최고의 라인업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관객들로서는 2017년 이후 5년만에 처음으로 나란히 경쟁부문에 오른 한국영화 두 편이 반가울 만하다. 바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처음으로 한국 시스템 안에서 작업한 한국영화 ‘브로커’와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이다. ‘브로커’는 베이비박스를 소재로 벌어지는 여정을 다룬 로드무비로, 송강호·강동원·배두나·이지은(아이유)·이주영이 주연을 맡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서도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꼽았다. ‘헤어질 결심’은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 외에도 쟁쟁한 감독들이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로제타’ ‘더 차일드’로 두 번이나 황금종려상을 탄 벨기에 거장 다르덴 형제(장 피에르 다르덴·장 뤽 다르덴)는 아프리카에서 온 아이들의 망명 과정을 다룬 ‘토리와 로키타’를, 나란히 황금종려상을 한 번씩 탔던 크리스티안 문쥬와 루벤 외스틀룬드는 각각 ‘R.M.N’, ‘슬픔의 삼각형’을 들고 왔다. ‘애드 아스트라’의 제임스 그레이 감독과 ‘크래쉬’ ‘폭력의 역사’ 등의 데이빗 크로넨버그는 각각 ‘아마겟돈 오브 타임’ ‘미래의 범죄’로 첫 황금종려상에 도전한다. 전작으로 평단의 극찬을 받은 젊은 감독들도 칸의 문을 두드린다. '경계선'(2018)의 알리 아바시 감독이 새 영화 '홀리 스파이더'로 칸을 찾으며, '퍼스트 카우'(2019) 켈리 라이카트 감독이 '쇼잉 업'을, '레토'(2019)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이 '차이코프스키의 아내'를 들고 왔다. 비경쟁부문에서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생애를 다룬 바즈 루어만 감독의 ‘엘비스’,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 후속작인 ‘탑건: 매버릭’이 눈에 띈다. 또한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인 첩보액션물 ‘헌트’도 장르물의 심야상영인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정우성과 이정재가 ‘태양은 없다’ 이후 20여년만에 다시 뭉쳤다. -
냉정한 시선으로 세상을 보다
문화 · 스포츠 문화 2022.05.10 17:40:01“한국영화의 보물 같은 배우들, 홍경표 촬영감독을 비롯한 한국영화계를 대표할 제작진들과 한 자리에 모여서 영화를 만들었는데, 재미가 없으면 전적으로 제 책임이라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스스로도 납득할만한 작품으로 완성됐습니다. 최고의 ‘월드 프리미어’ 장소인 칸에서 영화를 선보이게 됐습니다. ”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작년 한 해 한국의 시스템 안에서 작업한 신작 한국영화 ‘브로커’를 선보이게 된 데 대한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2018년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탄 ‘어느 가족’을 비롯해 숱한 걸작을 만들었던 그가 한국에서 영화를 찍는다는 점은 그 자체로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출연진이 공개되고, 오는 17일 개막하는 제75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며 관심은 더 커졌다. 고레에다 감독은 10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브로커’의 제작보고회에 화상으로 참여해 “한국 관객들에게 이 영화를 선보이게 돼 매우 기다려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브로커’는 베이비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송강호와 강동원이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이를 새 부모에게 넘기려는 브로커 상현과 동수로 나온다. 둘은 영화 ‘의형제’ 이후 12년만에 뭉쳤다. 이지은(아이유)은 이들이 넘기려는 아기의 엄마 소영을 연기하며, 이들을 뒤쫓는 형사 수진은 배두나, 그의 후배 이형사로 이주영이 출연한다. 상현과 동수가 베이비박스에서 아기를 몰래 데려왔지만 아이를 두고 온 소영이 다시 돌아오고, 세 사람이 새 부모를 찾아 나서는 여정이 이야기의 뼈대를 이룬다. 송강호는 이 자리에서 “차가운 얘기로 시작해 따듯한 휴머니즘으로 끝날 것 같은 예상과 달리 따뜻함에서 시작해 차갑고 냉정한 시선으로 사회와 세상을 바라보게끔 영화세계가 펼쳐진다”고 영화를 소개했다. 칸 영화제는 이 작품을 경쟁부문에 초청하며 고레에다 감독과 송강호의 만남이 관심을 끈다고 소개한 바 있다. 박찬욱, 봉준호, 이창동 등 국내 숱한 거장들과 함께 했던 송강호에게 고레에다 감독과의 작업은 어떤 의미였을까. 그는 “오래 전부터 존경하는 예술가였다. 출연 제안 자체가 영광스러웠다”며 “치밀하게 계산된 연출 등 일본 영화감독에게 갖는 선입견과 달리 자유롭게 배우의 감성을 존중하고 끄집어내주는 작업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고레에다 감독 역시 송강호에 대해 “선악이 미묘하게 교차하는 인물을 만들어낸다”며 “다채로운 색의 인물을 표현하는 탁월한 배우라고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봉준호 감독이 식사 자리에서 “현장이 시작된 뒤엔 무조건 송강호에게 맡기면 괜찮을 거다. 그는 태양과 같은 존재”라고 조언한 걸 떠올리며 “실제 작업해보니 그랬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그는 2009년작 ‘공기인형’에 이어 함께 작업한 배두나에겐 “그 시절 이상으로 연기를 갈고닦았더라. 빈틈도 없고 버릴 허점이 없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지은을 캐스팅한 데 대해선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보고 팬이 됐다며 “이 역할엔 이분밖에 없다는 마음으로 출연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주영 역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를 보고 캐스팅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으로 고레에다 감독은 8번째, 송강호는 7번째로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다. 강동원과 이지은은 칸 영화제에 처음 참석한다. 이지은은 “살면서 이런 날이 또 있을까 하는 마음”이라며 “열심히 배우고 즐기고 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각에선 송강호의 주연상 수상 가능성에 대한 성급한 관측마저 있는데, 그는 “수상이 영화를 만드는 목적이라 생각지 않는다. 세계 최고 영화제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저는 상을 받았다 생각한다”고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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